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개의 눈 - The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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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의 장르 중에서 공포 호러물 만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없다. 비단 영화 뿐만이 아니라 책이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인데, 특히나 영화는 그것이 비주얼로 포팅이 되면서 시각적인 효과를 노리며 근원적 공포로 다가오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공포 호러물은 이것을 즐기는 나름의 매니아층이 많다. 국외를 총망라한 수많은 종류와 작품을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그런데 이중에서 인간과 동물을 소재로 다루는 공포는 사실 흔하지는 않다. 사람 대 사람의 구도가 주류를 이루며 판타지적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에 동물이 들어가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나 인간과 같이 해온 애완동물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라면 더욱 그러한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나온 공포영화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개의 눈'은 그런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전에 사실 '개'가 나온다면 이게 공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 개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이라는 인식이 있어 공포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물론 미치거나 사나운 개를 소재로 공포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서도.. 어쨌든 영화 '마음이'시리즈를 보더라도 '개'는 친숙함에 더 가깝다. 하지만 사람과 친숙한 동물 중에 '고양이'를 대입시키면 느낌은 사뭇 달라진다. 보통 고양이를 어떻게 보는가.. 털이 하얀 페르시안 고양이가 떠오르는가, 아니면 새벽마다 발정난 수컷 고양이의 쩨진 울음 소리가 떠오르는가.. 그렇다. 고양이는 옛부터 영물(靈物)이라 불릴 정도로 무언가 신비롭고 영적인 분위기가 발산되는 동물로 인식이 돼 온 게 사실. 물론 지금은 '애묘(愛猫)'로써 사랑을 받는 반려동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문학 등지에서 발현되는 고양이에게 내포된 그 이중성은 아직도 유효할 정도로, 고양이하면 이것저것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 이런 고양이를 전면에 내세우며 공포물로 탄생했으니 영화 '고양이 : 죽음을 보는 두개의 눈'이다. 과연 그 고양이는 무엇을 보고, 죽음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 그림의 시놉시스를 보듯이, 영화의 전개는 깔끔하니 참 심플하면서 나름 매력적인 코드가 깔려있다. 의문의 살인사건이야, 사실 새삼스럽지는 않다. 그건 공포 호러물이든 스릴러물이든 거쳐가는 관례일 뿐이다. 사람이 죽어야 이야기가 되기에.. 그런데 이 영화는 제목에서 이미 밝혔듯이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즉 바로 그 고양이가 살인현장에 항상 있게 되고, 그것을 목격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실제 본지는 모르겠고, 아마도 촬영 당시 애를 좀 먹었을 터. 어쨌든 영화에서 사람이 네 명이나 죽은 연속된 의문사의 중심에는 항상 하얀 고양이 '비단이'가 있고, 그 비단이를 펫숍 미용사 소연(박민영)이 거두어 가면서 공포는 전개된다. 그러면서 소연마저도 그 고양이로 인해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그냥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처자라면 모르겠는데, 그녀는 사실 '폐쇄공포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 그는 닫힌 밀폐된 공간을 싫어하고 무서워한다. 자신의 집에 문을 다 띄어내고 지낼 정도로 말이다.



(침대 밑을 보는 고양이, 그 자체로 무언가 나올 듯한 이 장면은 꽤 공포스러운데, 보면 안다.)

아무튼 직업정신이 투철해서 애완동물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머지 그 비단이 고양이에게 정성을 쏟아 돌보지만, 이게 묘하게 흘러간다. 갑자기 비단이가 안 보이고, 침대 아래로 사라져 꺼낼려고 손을 뻗는 순간 무언가 물컹한 게 잡히는가 하면, 바닥에서 자신을 그로테스크하게 쳐다보는 미친 눈빛에 엄청 깜놀하고 마는데, 이게 한두 번에 그치지 않는다. 창가에서도 '갑툭튀'하고, 옷장 뒤에 숨어서 무섭게 째려보기도 해, 그 강도는 심하게 여전히 그녀를 짓누른다. -(물론 이게 다 그녀의 환청과 환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서 그 자리에는 항상 고양이 '비단이'가 자리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바로 소연을 관찰자 시점으로 지켜보는 시선을 비쳐주며 무언가 공포를 자아내게 하는데, 이것은 결국 중반 즈음에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바로 죽은 어린 소녀 '희진'이 였다는 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창백한 소년의 미친 아우라 '주온', 이불 속 그녀도 잊을 수 없다..ㄷㄷ)

이때부터 소녀라는 정체를 드러내며 영화는 다소 식상하게 전개가 된다. 바로 고양이 눈빛으로 칠흙 같은 몰골의 그로테스크한 소녀를 보는 순간, 마치 그 유명한 일본 공포영화 '주온'의 그 소년 얼굴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분칠을 한 건지 밀가루을 덮어쓴 건지 모르겠지만, 주온에서 그 소년의 임팩트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그리고 여기 영화 '고양이'에서는 그것을 오마주하듯 소녀를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니 이런 모습에 안 놀랄 수가 없다. 소위 '깜놀'시키는 수법이 알면서도 당하는 그 느낌이 거시기한 게, 이른바 귀신깜짝쇼는 제대로 표출했다. 심지어 좀비물을 좋아하는 강호조차도 무엇이 나올 걸 예상하고 헛기침에 손가락으로 얼굴을 몇 번 가렸으니 말이다. ㅎ



(박민영의 첫 스크린 데뷔작 '고양이..', 나름 성공적인 게 고양이와 잘 어울리더라..)

그런데 영화는 이런 깜짝쇼에만 급급한 느낌이 지배적으로 흐른다. 바로 소녀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며 이것은 바로 죽은 자의 넋을 기린다는 '원혼'으로 귀결이 되고 만다. 이미 그로테스크한 소녀를 보는 순간 눈치를 챘듯이, 역시나 그 코드로 그려낸 것이다. 어린 소녀 '희진'이 죽게 된 현장에는 고양이들이 있었고, 그 원귀가 고양이에게 덮씌어져 이렇게 연속된 의문사를 맞이하는 파국.. 그리고 여주인공은 그 어린 소녀의 원혼을 달래주었다는 이 식상한 공포물의 클리셰, 그래서 이런 흔한 설정에 기대다 보니,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어 전반이 그려낸 심플하면서도 공포스런 분위기를 상쇄키고 만다. 홍보처럼 '일상을 파고드는 죽음의 공포'가 결국은 이렇게 허망하다는 정도랄까..

고양이의 공포적 소재와 '원혼 달래기'의 클리셰, 아쉽지만 볼만하다.

하지만 나름 괜찮게 보이는 구석도 있다. 전반적으로는 영화가 꽤 조용한 스타일을 지향한다. 여타 공포 호러물처럼 야단법석을 떨지않고 전개가 된다. 이게 다소 지루해질 수도 있지만, 여기에 매번 음향효과가 한몫을 해 귀신깜짝쇼에 일조를 하며 그때마다 눈길을 끈다. 그런데 이건 맥락없이 진행돼 다소 이벤트성으로 그치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그 불길한 고양이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소녀로 치환되고 마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고양이 자체의 매력을 마음껏 끄집어 내지 못하고, 결국은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어린 호소까지 하는 모양새로 그려져 공포물을 반감시키도 했다.

그래도 두 여주인공 박민영과 김예론 양의 호연은 볼만했다. 요즈음 인기있는 수목드라마 '시티헌터'에서 김나나로 열연중인 민영 처자를 스크린으로 보는 재미는 물론, 그녀만의 매력이 호러물에도 나름 어울려 보이기도 해 스크린 첫 데뷔작 치곤 어느 정도 성공적이지 않나 싶다. 여기에다 영화 '아저씨'의 원빈을 울렸던 소녀 김새론의 여동생 '김예론' 양의 '주온'같은 분장과 호러 연기는 정말 볼만했다. 특히 그 고양이 눈은 잊을 수가 없다.

아무튼 영화는 '당신의 심장을 조이는 매혹 공포''일상을 파고드는 죽음의 공포'라는 홍보로 눈길을 끌고 있는 전형적인 공포 호러물이다. 물론 연속된 의문사로 모두의 죽음을 지켜본 유일한 두 개의 눈 '고양이'를 데려다 그리며 나름 공포 분위기는 조성이 됐지만, 마치 '전설의 고향' 시리즈의 오래된 떡밥이자 고전 한국공포 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인 '원혼 달래기' 모드로 귀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즉 색다른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그게 단지 고양이가 들어가 독특했지만 그마저도 소녀에게 귀결돼 매혹감을 반감시켰다. 그래도 영화는 고양이라는 소재로 죽음을 연관시켜 그려나가며 유기동물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이슈로도 눈길을 끌었다.

그래도 남는 건 장르적 쾌감인데, 이게 깜짝쇼에 그치지 않고 뚝심있게 끝까지 그려냈다면..
고양이가 '죽음을 본 두 개의 눈'은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야옹~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9140&mid=1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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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3 -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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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한 편의 로봇 액션으로 점철된 SF 블록버스터가 7월의 극장가를 잠식하며 모든 이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네 극장마다 한 두개 상영관에 걸리는 정도가 아니라, 기본 5개 이상씩 걸리며 코흘리개 아이들까지 모든 가족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역시 블록버스터의 위용답다. 과거 4년 전 트랜스포머 1편이 나올 때도 이랬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의 기대치가 만만치 않음을 본다. 그런데 역시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기대치에 못미치는 부분도 있어 보이는 게, 역시나 완벽한 영화는 없나 보다.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지만, 저마다 쏟아내는 이 영화에 대한 평은 빠심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 취향과 성향의 문제일 수도 있을 터. 그래서 강호가 보기엔 딱 두 가지다. 우선 2시간 반이 넘는 런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좀 지친다. 특히 중반 전에 앞 부분의 사족이 많아 지루함이 다소 느껴지고, 마지막 로봇 액션의 향연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무슨 게임에서 스테이지 클리어 하듯 전개돼 아쉬움을 주었다. 그래도 볼거리로 충만된 '트랜스포머3' 였으니,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수천년을 끌어온 오토봇 VS 디셉티콘의 전쟁
그 최후의 전투가 지금 시작된다!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디딘 그 날부터,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은 예고되었다.

시카고 도심 한복판, 정체 불명의 푸른 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진다.빛은 오랜 시간 동안 달의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디셉티콘 군단을 깨우게 되고,순식간에 시카고를 점령한 디셉티콘 군단의 무차별 공격으로 인해 도시는 초토화된다.오토봇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디셉티콘의 도심 공격이 40년 전 인류의 달 착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다시 한번 우주의 운명을 건 최후의 전면전에 나서는데… 

아래는 스포일러가 일부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스킵하시길.. ~





 
(옵티머스 프라임의 스승인 할배 로봇 '센티널 프라임', 그의 야욕이 3편의 핵심이다.)

사실 이 영화는 시리즈 3편까지 나오며 기존 이야기에서 진보된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이번 작품은 과거로 회귀하는 일종의 '프리퀄'형식을 띈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이들의 태생적 과거를 가지고 중심을 이룬 건 아니고, 이들 '사이버트론' 행성이 두 종족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으로 불라불라해서 피해를 입고 도망을 친 건지 달에 불시착한 거대한 우주선을 보여준다. 그 속에는 의식불명의 잠들어 있던 로봇 '센티널 프라임'이 있었는데, 이게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는 그 역사적 순간에 여기 우주선을 탐사하는 그림과 중첩을 시키며 포문을 연다. 가히 영화적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것으로, 나름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 과거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전쟁에 음모론적으로 표출을 하며 전개가 된다.

그 과정에서 세월이 흘러 미국이 먼저 손을 써 오토봇 군단을 저 달나라로 보내 우주선에서 잠자고 있는 '센티널 프라임'을 깨우게 된다. 오토봇 군단의 수장인 '옵티머스 프라임'이 무엇인가 꽂더니 그가 깨어난 것인데, 그는 바로 '옵티머스 프라임'의 스승이자 오토봇의 정신적 지주였던 거. 이제부터 천군만마를 얻은 듯 위용을 갖춘 모양새지만.. '센티널'은 그들과 다르게 야심과 야욕이 있었던 것이다. 한편, 인간 주인공 샘(샤이아 라보프)은 과거 1편과 2편을 통해서 이러저리 '큐브'를 가지고 뛰어다니기 바쁜 모양새로 디셉티콘의 공격을 막고 오토봇과 함께 지구의 평화를 지킨 그 영웅의 모습은 어디로 간 채, 좋은 학벌에도 불구하고 구직 활동하기에 여념이 없다. 새로 바뀐 여친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를 사귀게 됐지만,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건 약간 '루저'로 대하는 모양새, 여친은 잘 나가는 회사에서 카 디렉터로 일하는지 상사로부터 벤츠까지 선물 받는 등, 몸매만큼 잘 나간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디셉티콘의 새로운 악당 '쇼크웨이브', 하지만 그의 출연은 짧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상사라는 놈이 바로 디셉티콘의 앞잡이였다 거.. 결국 그놈 때문에 지구에 위기가 닥친 꼴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다 더 위기를 자초한 것은 바로 '센티널' 할배 로봇이다. 이젠 다 늙어빠졌는데도 어디서 그런 위세가 나온 것인지, 자기 행성 '사이버트론'의 안위와 재건을 위해서 지구의 자원을 이용해 무슨 파란 꼬챙이 수정처럼 생긴 걸 모두 득템하는데 사활을 건다. 그러면서 지구가 제2의 고향이라고 여기서 인간과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옵티머스 프라임 일당을 배신하게 되는 것인데, 즉 디셉티콘의 메가트론 방랑자들과 손을 잡은 거. 그런 와중에 지구인들을 겁박해 오토봇을 저기 달나라로 쫓아버리는 등, 지구를 접수하고 자기 행성의 재건을 꿈꾸며 디셉티콘 로봇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한다. 잠자던 드래곤이 깨어나듯 지구는 절체절명의 위기로 치닫고 그 중심의 가장 미국다운 도시 시카고는 초토화 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다. 지구을 지키는 정의의 용사 '옵티머스 프라임' 오토봇 일당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무슨 탐사선 같은 것을 타고 저 안드로메다로 갈 줄 알았는데, 이놈들이 미리 빠져 나온 것이다. 센스가 아주 굿이다. 지구인과 지내더니 아주 영악해졌다는 거.. 그렇다면 이제부터 디셉티콘과 시카고에서 가열한 전면전을 치루는 일만 남았다. 과연 이들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이며 지구의 평화는 계속 지켜질 것인지.. 마지막에 펼쳐지는 그 로봇 액션의 전투를 지켜보면 된다. 여기 허당영웅 샘과 미해병대의 활약상과 함께.. ㅎ



(이번에 3D로 포팅돼 더욱 활약이 돋보였던 '옵티머스 프라임', 천하무적으로 로봇계의 전설이다.)

트랜스포머 3편은 확실히 '옵티머스 프라임', 그를 위한 로봇 액션 영화다.

이렇게 영화는 로봇 액션의 향연답게 마지막 그 시카고 시가전에서 방점을 찍으며 '트랜스포머3'를 갈무리 짓는다. 승자는 당연 1편이나 2편도 그랬듯이 생각하는 그런 쪽인데, 문제는 이번엔 그게 좀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 다분하다. 물론 이들 두 종족의 가열한 판타지한 역사까지 알 필요가 없겠지만, 영화가 창조해낸 두 로봇 세계의 양대 지존인 '오토봇''디셉티콘'은 절대 선과 악으로 양분된 구도를 띄고 있다. 1편에서 오토봇은 큐브를 찾아 헤매며 그들과 싸웠고, 2편에서는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부활해 물리치는 등, 사실 오토봇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가히 불사신 같은 존재다. 일종의 경외와 존경의 의미까지 내포된 그런 '오마주'를 보듯이, 감독 '마이클 베이'는 프라임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그를 더욱더 한층 진일보시켜 그려낸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3편에서는 그의 스승인 '센티널 프라임'을 창조해내며 그의 신적인 존재의 대항마로 프라임을 갖다 놓고, 센티널이 배신을 때리는 그림으로 전개시켜 프라임만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활용한 느낌이 다분하다. 그리고 여기에 디셉티콘 수장인 '메가트론'은 1편과 2편에서 죽다 살아나듯이 한낱 어디 노숙자 로봇 패션의 부랑자로 그리며 그의 악의 기운을 더욱 끄집어 냈는데, 이마저도 프라임과 대결에서는 맥 한번 못추고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악당 '쇼크웨이브'마저도 그랬으니, 옵티머스 프라임이 무적이긴 한가 보다. 그래도 시카고 시가전에서 쏟아져 나온 디셉티콘의 로봇 용병들 전투와 SF 걸작 영화들이 많이 차용하는 거대한 함선이 스카이라인을 점령하는 모양새는 볼만했다.


(트랜스포머3의 새로운 여주인공 '로지 헌팅턴 휘틀러', 역할 보다는 바디만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영화의 백미는 트레일러 영상에서도 나왔듯이, 마치 심감독의 그 유명한 영화 '디 워'의 용가리가 고층타워를 뱀처럼 휘감은 그 영상처럼, 그런 무기로 무장한 로봇의 공격도 볼만했고, 그 와중에 살고자 고생한 샘과 캘리의 버티기 신공, 그러면서 공중에서 날다람쥐처럼 직접 하늘을 날았던 그 대원들까지 이부분은 3D 효과를 제대로 선사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물론 그 전에 보여주었던 고속도로에서 변신하며 로봇들끼리 육박전도 볼만했다. 이건 2편에서도 나온 거지만.. 그리고 여기 이런 볼거리 로봇들과 시가전 말고 또 하나의 비주얼한 볼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이번에 새롭게 캐스팅 된 여주인공 캘리 역의 '로지 헌팅턴 휘틀러'다.

새 여주인공은 기대에 못 미치고, 로봇 액션만 한층 돋보이는 종결판이다.

보기 전에 프리뷰에서도 기존의 '메간 폭스'를 대신한 87년생의 이 처자에 대해서 나름 기대가 된다고 했지만, 사실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친 느낌이다. 물론 섹시한 속옷 모델 출신이라 비주얼은 볼만했다해도, 연기하는 모습이나 그녀의 역할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메간 폭스는 섹시함은 물론 영화에서 남주인공 '샤이아 라보프'와 함께 무언가 중요한 축을 이루며 활약을 했던 반면에, 로지가 보여준 활약상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고, 사실 그렇게 눈에 띄지도 않는다. 숨기에 바쁜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녀가 보여준 건 저런 섹시한 바디였을 뿐이다. 처음 등장부터 하의실종에 토끼 인형을 들고 침대에 있는 샘에게 달려들더니..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재밌는 건 '존 말코비치'옹이 샘의 직장 상사로 나왔는데, 카메오인지 몰라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는..

아무튼 '트랜스포머3'는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위용답게 포팅돼 아직도 많은 관객 몰이를 하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주춤할지 모르지만, 그것도 호불호가 약간씩 갈리며 주목을 끈다. '스토리가 개연성도 떨어져 산만하고 샘의 이야기가 지루하다, 1편과 2편처럼 색다른 건 없고 로봇 액션을 한층 확인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역시 아우라는 있어 볼만했다, 3D 효과가 시망이다, 소년들의 로망이 깨졌다' 까지 안 좋은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강호가 보기엔 그렇게 시망인 수준인 아니고, 중간 이전까지 전개가 조금 지루한 감은 있지만, 중간마다 실사 같은 로봇들의 디테일한 모습과 액션, 그리고 마지막 시카고 시가전에서 펼쳐지는 두 세력간의 로봇 액션은 정말 볼만했다. 눈을 못 띌 정도로, 물론 기존에 봐온 거라 익숙한 그림이지만 3D로 포팅된 효과는 나름 기본은 했다고 본다.

그러면서 영화 '트랜스포머3'는 오토봇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이 항상 갈무리를 짓듯이, 거기에 방점을 찍으며 그려낸 SF 액션 블록버스터라 할 것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주인공은 하나고 그 주인공을 살리며 영웅으로 등극시키는 게, 이런 류에서 가장 교과서적이고 모양이 잘 빠지는 그림의 종결판인 셈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그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남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옵티머스 프라임', 지구를 계속 지켜주길 바란다. 그럼 4편도 나올 수 있을까.. 그러면 악당은 이제 누가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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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 Poongsa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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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유구한 역사와 같이 해온 유일한 동물 중 하나인 '개', 귀엽게는 '강아지'라 부르지만 우리에게 한 글자로 불리는 '개'의 의미는 다양하게 쓰인다. 욕설에도 쓰일 정도니, 그런데 이런 개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해외는 물론 우리나라의 토종개만 해도 진돗개나 삽살개, 또 뭐가 있을까.. 그중에서 웬지 낯설기도 하고 어디서 들어봄직한 개가 있으니 바로 '풍산개'다. 바로 위키에서 찾아보니 그 위용이 남다르다. "풍산개(豊山-)는 개 품종 중 하나로, 한국의 대표적인 사냥개이다. 겉모습은 진돗개와 비슷하나, 추운 날씨에 적응하여 털이 굵다. 풍산개는 큰 짐승을 사냥하는 데에 주로 쓰였으며, 시베리아호랑이 같은 맹수를 사냥하기도 했다." 이렇게 소개된 내용만 봐도 나름 알려진 바대로 '호랑이를 사냥하는 '개'인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이 개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과거 남북정상회담 때 선물로 보내기도 한 전력이 있다고 하는데, 남한의 진돗개처럼 꽤 유명 인사라는 거. 여기에다 북한에서는 그 풍산개를 모델로 하는 담배가 있었으니, 바로 위의 그림이 그것이다. '우리 나라의 자랑 풍산개'라고 적힌 문구와 함께 말이다. 실제 이 담배가 아직도 북한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하는데 니코틴도 엄청 센 게 꽤 독한 담배라고 한다. 이번 영영화에 출연한 애연가 윤계상도 꽤 곤욕이었다는 후담이다. 그런데 북한 담배가 다 그렇듯 디자인은 과거 우리의 '거북선'이나 '솔' 담배 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풍산개는 실제 존재하는 '개'를 의미하면서 이번에 영화의 제목으로도 쓰이게 돼 나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영화는 그 '개'가 주인공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이고 그 인물이 북한의 '풍산' 담배를 즐겨 피면서 붙여진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의미적으로는 '호랑이를 사냥하는 개'의 이미지처럼 꽤 마초적인 남자 주인공을 통해서 남북 분단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으니, '풍산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그 분의 여자를 배달하라! 
김기덕 감독, 3년의 침묵을 깨고 제작한 바로 그 영화!!

휴전선을 넘나들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사나이(윤계상). 이번에는 물건이 아닌 사람을 빼오라는 사상 초유의 미션을 받는다. 그녀는 바로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층 간부의 애인 인옥(김규리)이다. 두 사람은 철조망을 넘다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를 눈치 챈 ‘남한 요원들’은 이들에게 위험한 제안을 해온다. 한편, 망명남을 처단하기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던 ‘북한 간첩단’은 인옥을 납치하는 계획까지 세우며 이들을 둘러싼 예측불허 작전이 시작되는데…



(오늘도 내일도 불철주야 휴전선을 넘나들며 살아가는 한 남자, 그는 이름도 말도 없다.)

여기 이름도 말도 없이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생사의 휴전선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전직 특수요원 출신인지 몰라도 그는 서울과 평양을 왕복 3시간에 주파하는 최고의 첩보? 능력을 지니고 있다.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의 '톰'보다도 더 뛰어나다. 무술 실력은 기본이요 뜀박질 실력도 좋아서, 남북한의 철저한 경계망을 뚫고 갈대밭을 눈에 안 띄게 누비고 긴 장대로 철조망을 넘으며 이 일을 해온지도 언 3년.. 아니 횟수는 모르겠고, 어쨌든 그는 이런 소일거리?로 먹고 사는 남북한 사통팔달 전매특허 1호 배달부다. 그렇다면 무슨 배달을 하는 것일까? 그렇다. 그는 남북한 이산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등 유품을 전해주는 일을 하는 그런 남자다. 사실 이게 휴전선이 가로 막혀 있어서 그렇지, 우리가 통일만 되면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일. 하지만 그는 지금 자유자재로 남북한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는 남한 사람일까? 아니면 북한 사람일까? 하지만 그는 좀처럼 말이 없다. 그를 사주한 조직들에게 잡혀서 남조선이야? 북조선이야? 로 일관된 질문과 갖은 고문에도 말이다. 일견 벙어리 같지만 그는 묵직하게도 '말이 없는 사나이'로 통한다. 김기덕 감독의 그 '나쁜 남자' 조재현처럼.. 그러면서 새로운 일감이 들어온다.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고위층 간부가 꿈에도 그리던 애인 '인옥'을 찾는다는 거. 그래서 그는 평양으로 가 그녀를 남한으로 데리고 온다. 그 스스로 주어진 3시간 안에, 대단하다. 물론 사선을 넘는 과정에서 경계병들에게 발각이 될뻔한 위기를 맞는 등 고초가 있었지만 어쨌든 임무는 완수했다. 하지만 그에게 합당한 몫이 안 떨어지고 그를 사주한 일당들이 그를 잡아들이기에 이른다. 북한 고위층 간부를 보호하고 있는 남한의 정보부 요원들이 한 짓인데, 남북한을 자유자재로 오가니 성분이 의심이 가는 건 당연할 터. 이때부터 말이 없는 사나이는 풍파를 겪는다.


(휴전선을 넘나드는 그 3시간 동안 그들은 연정이 쌓인다. 그래도 남자는 말이 없을 뿐...)

전기 고문을 당하는 건 물론, 그 인옥이라는 여자를 데리고 오면서 연분이 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으며 그 고위층 간부로부터 협박까지 받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그는 입만 더 다물 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모두 지켜보는 여자 '인옥'의 마음은 쓰라리고 아파온다. 짧은 3시간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자신의 목숨까지 구해준 이 남자에게 애틋한 연정을 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단박에 눈치를 깐 망명남은 앙앙불락되며 매 항상 히스테리로 일관, 그녀와 사나이를 압박하기에 이른다. 인옥의 애인이라고 하지만 마치 아빠뻘 되는 듯한 인상의 이 남자는 그렇게 남북관계보다 복잡하다는 삼각관계의 중심에서 갈피를 못잡고 있는 거. 결국 남쪽의 정보원과 작당해 그를 겁박하기에 이르고 이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나 싶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일당이 가세하면서 드라마는 블랙코미디로 급전향이 되고 만다.

바로 남쪽에 내려와 있는 북한간첩단 4~5명이 망명한 그 고위층 간부와 애인 인옥을 처단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다. 그 와중에 말 없는 사나이 '풍산'이 또 잡혀가 고문을 받는 등, 그는 여러모로 고초를 겪는다. 그냥 유품 같은 거나 배달하던 그에게 북한 고위층 간부의 애인을 데리고 오면서 이렇게 일이 꼬여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의 휴전선을 넘나들던 관록이 있기에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남쪽 정보원까지 구해준 덕택에 그로 인해서 잠시 빠져 나오는가 싶었는데, 이 와중에 망명남은 나름대로 처단이 되고, 인옥이는 북한간첩단에게 인질이 돼 잡히게 된다. 물론 그 '풍산'도 같이 생사의 고비를 이런 지하실에서 맞이하게 된다. 결국 처단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풍산은 어떻게든 이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려 한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남쪽 정보원과 북쪽 정보원을 하나 둘 한 곳에 가두어 놓고 한바탕 쇼를 벌이는데.. 이게 정말 웃지못할 해프닝으로 마지막에 전개가 된다는 거. 참 난감하다.. ㅎ

그렇다면 '풍산'이라 불리는 이 사나이는 어떻게 됐을까? 또 그 여자와 러브는 어떻게 됐던 것일까?
영화는 그 웃지못할 해프닝만 빼면 마지막엔 나름 멋지게 갈무리가 되었다. 사선을 넘나드는 그곳에서..


(풍산과 인옥의 생사의 고비는 휴전선 뿐만 아니라, 서울 한복판 지하실에서도 이루어진다.)

이렇게 내용을 보듯이 영화는 다분히 남북 분단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아니 실제로 아직도 휴전 상태인 남북한의 대치된 상황을 그리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게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다. 왜냐면 이 영화는 일종의 허구 즉 판타지가 가미돼 그려졌다. 영화 포스터 문구도 그렇지만 '서울에서 평양까지 3시간, 그 분의 여자를 배달하라!'라는 것처럼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다. 물론 통일이 되면 가능할지 몰라도, 지금 우리 실정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 그러다 보니 영화는 그 어떤 이념을 초월한 판타지가 들어가게 된다. 그 무이념의 중심 인물은 바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전혀 말문을 열지 않았던 윤계상이 열연했던 정체불명의 그 사나이로, 남조선인지 북조선이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런 무게로 말문을 열지 않는 사나이를 통해서 초중반까지 나름 묵직하게 전개가 된다. 

휴전선을 넘나들며 연분이 쌓인 '남남북녀' 로맨스에 블랙코미디적 드라마

그런데 이게 망명남과 함께 남쪽 정보원들이 그 사나이를 잡아들여 고문을 하고 북한간첩단까지 가세하면서 마치 블랙코미디로 전개가 되는 느낌이 다분하다. 남쪽 정보원 쪽의 뚱띵이의 연기도 그렇고, 간첩으로 나온 4~5명의 연기들도 어디 연극배우스러운 대사 톤처럼 한 편의 촌극을 보듯이 펼쳐진다. 이것 때문에 앞서서 윤계상이 보여주었던 나름 묵직한 연기의 기운이 사라지는 느낌인데, 그래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지키며 마지막까지 제대로 방점을 찍었다. 물론 그의 연인으로 나온 위험한 평양 여자 '인옥' 역의 김규리도 나름 호연을 펼치며 그녀만의 우울하고 애틋한 연정을 잘 표출했다. 다만 그녀의 나이든 애인으로 나온 아버지 같은 그 망명남 아저씨는 희비를 오가는 연기가 좀 오바스런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어쨌든 여기 세 명의 주축 인물은 볼만했는데, 그 주변 인물들 즉 남북한의 정보 요원들의 정제되지 않은 연기와 발성으로 영화는 꽤 저예산의 독립영화 같은 필로 표출돼 아쉬움이 남는다. 정말 그 지하실에서 서로들 죽이려는 상황은 코미디가 따로 없었던 게 일부 관객들도 실소를 금치 못했으니..ㅎ 그렇다면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막상 뚜겅을 열어보니, '김기덕 감독, 3년의 침묵을 깨고 제작한 바로 그 영화'라는 홍보답게 사실 영화는 그런 기운이 다분히 감지된다. 물론 이 영화를 김기독 감독이 직접 연출한 것은 아니고, 제작과 각본 또 투자까지 하며 기존의 아웃사이더에서 한발짝 나서며 참여한 상업영화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김기덕 사단이 배출한 실력파 감독으로 인정받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날>의 장철수 감독과 함께, 데뷔작 <아름답다>를 통해서 베를린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무서운 신예 전재홍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에 김기덕 사단이 그려내며 유명세를 치렀던 <나쁜 남자>, <빈 집>, <숨> 등에서 연출부로 일한 그에게 있어 이 영화는 사실 색다른 건 없다. 다만 남북 분단이라는 소재를 진중하게 가져가는 게 아니라, 일종의 판타지로 이야기를 내세우고 여기에 블랙코미디적 요소로 그리며 종국에는 '남남북녀'라는 국경을 초월한 남녀간의 로맨스를 그린 영화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풍산개'에서 제대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윤계상, '최고사'의 아무나 한의사도 나름 성공적)

영화 '풍산개' 남북 분단의 이야기지만 주인공 윤계상만 남은 로맨스물

결국 영화의 전체적 느낌은 자연스런 전개 보다는 일종의 연극 같은 컷을 보듯 진행돼 개연성이 떨어지고 멜로코드가 심하게 배어 있어 한 편의 로맨스물을 본듯 하다. 왜 그 남자는 말이 없이 살았던 것일까?라는 근원적 질답은 차치하더라도, 사선을 넘나드는 그 자체만으로 존재적 이유가 되었던 그 남자, 그리고 그 남자와 생사를 넘나들며 연정을 품게 된 한 여자, 여기에 이를 시기하며 의심하게 된 고위급 간부 망명남, 또 이들을 처단하려는 블랙코미디적 남북한의 정보요원들, 이들에게는 그 어떤 남북 분단의 현실을 직시한 가열한 정서나 메시지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건 그런 진중함보다는 그런 쪽인 건 느낌이 오지만서도, 그렇게 디테일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건진 게 있다면 평양 처자 김규리(과거 김민선) 여배우는 기존의 이미지처럼 나와서 기본은 했지만, 기존의 이미지 때문인지 유약해 보였던 윤계상의 '나쁜 남자' 같은 스타일의 재발견은 나름 의미가 있다 하겠다. 연기력에 터닝 포인트가 될 뻔했던 영화 <집행자>나 전쟁드라마 <로드 넘버 원>이 나름의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 그런데 얼마 전에 끝난 '최고의 사랑' 드라마에서 맡은 '아무나 한의사' 역 윤필주는 나름 로맨스물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며 성공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그런 꽃미남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계속 각인이 되나 싶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김기덕 사단이 그를 살린 건지, 윤계상이 그를 살린 건지 한 쪽은 나름 살아났다는 거.

특히나 영화에서는 말이 없는 사나이 '풍산' 윤계상 연기 때문이라도 볼만은 하다는 게 다소 위안일지 모르겠다. 김규리를 비롯해 노 개런티로 출연을 하며, '진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를 악 다문 그의 표정처럼 영화 '풍산개'의 이미지 컷은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윤계상에게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영화 '풍산개'는 사실 그를 위한 것이었다. 다만 영화는 분명 괴작의 필이 있다는 거, 이것저것 담아냈지만 역시 남는 건 '남남북녀'의 로맨스다. 생사를 넘어 들었으니 당연한 거다. ~


풍산개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9159&mid=1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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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트 - Super 8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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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재 감독의 만남이라는 가열한 홍보로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는 영화 '슈퍼 에이트'(SUPER 8), 제목만 봐서는 얼추 무슨 뜻인지 감이 안 오는 게, 혹시 슈퍼 히어로물의 새로운 명칭인가 싶지만, 여기서 제목은 바로 '슈퍼 8mm 카메라'를 의미한다. 지금이야 좋은 영상 장비들이 있지만, 과거 1970년대 이 슈퍼 8mm 카메라를 들고 자기들만의 영화를 찍겠다고 덤벼든 당돌한 여섯 명의 아이들이 있다. 좀비물의 거장 '조지 로메로'가 되겠다는 건지 많이 어설퍼 보이는 좀비물을 찍고 있는 거. 그래서 그들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그 카메라에 무시무시한 영상이 알게 모르게 담기면서 그들은 그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과연 그 카메라에 무엇이 담겨 있길래 그랬던 것일까? 이미 홍보된 트레일러 영상과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 속에는 정체 불명의 괴수? 아니면 외계인?, 이도 저도 아닌 잔혹한 에이리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놈은 좀처럼 정체를 완벽하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쌍제이'라 불리는 'J.J.에이브람스'가 제작에 참여했던 핸드헬드 기법으로 괴수물을 다루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영화 '클로버필드'를 마치 오마주하듯, 미드 '로스트'를 연출한 그 떡밥의 제왕답게 마지막 전까지는 올 바디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SF물의 미스터리적 요소로 다가오며 이번에도 그런 필로 연출을 하고, 제작은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참여하며 소싯적 'ET'의 감성으로 포팅해 마치 21세기 ET판을 보듯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저 포스터의 그림처럼 말이다. 소년과 소녀는 그렇게 저 정체 불명의 불빛 앞에 서 있는 게, 마치 꽤 드라마적이고, 감히 이 영화가 괴수영화라 볼 수 없을 정도의 느낌이 들게 한다. 물론 괴수영화라고 완벽히 말하기에도 뭐한 게, 여기는 아이들의 성장 드라마가 담겨져 있어 종국에는 거기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좀비물을 찍겠다고 덤벼든 그 카메라 '슈퍼 8mm', 거기엔 무엇이 담겨져 있었고,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위의 그림으로 나타난 시놉을 보듯이, 영화의 배경은 현재 21세기가 아니다. 바로 1979년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듯 고전적인 면들이 많이 부각된다. 사람들의 옷맵시나 자동차와 생활양식 등, 전통적인 미국내 평범한 가정들의 모습을 아이들을 통해서 투영시킨다. 여기 남자 주인공 '조 램'이라는 소년, 장차 꽃미남이 될 소지가 다분해 보이는 이 아이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보안관인 아빠 '잭슨'과 함께 살고 있다. 상처가 가지지 않았지만, 자신을 위시한 여섯 명의 아이들과 영화 찍기에 여념이 없다. 자신이 맡은 분야는 특수분장 쪽, 그러면서 유일한 홍일점인 앨리스(엘르 패닝)와 연애 비스무리하게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 여기서 앨리스 역의 '엘르 패닝'은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숀펜이 나왔던 02년작 '아이 엠 샘'에서 어린 나이에도 명연기를 펼쳤던 '다코타 패닝'의 여동생이다. 98년 생으로 아직은 10대 소녀지만 장차 재목감이 보이는 그런 여배우로, 처음 제대로 봤지만 금발에다 얼굴도 참 예쁜 게 싹이 보인다. ㅎ

아이들에게 닥친 정체 불명의 외계 생명체와의 사투와 모험담 '슈퍼 에이트'

어쨌든 이들 악동 6명이 좀비물을 찍겠다고 어디 허스름한 철도 옆의 세트장인가 그쪽에 가서  촬영을 하며 좋아하는 찰나, 저쪽 어딘가에서 지축을 울리며 달려오는 열차가 보인다. 열차가 지나가는 좋은 씬으로 착안해 계속 촬영에 몰두하는데, '조'가 저쪽 앞에서 열차 쪽으로 철길 위를 달리는 트럭 한 대를 발견한다. 곧바로 충돌이 일어나며 열차는 탈선하고 그 여파로 모든 열량들이 하늘과 땅으로 날아다니며 그 지역이 초토화된다. 물론 아이들은 그 와중에도 살아 남는다. 그리고 어느 한 열차 칸에서 정체 모를 괴수스런 울림과 그곳을 빠져 나올려는 몸짓으로 초긴장이 된다. 그때 열차에 부딪쳤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지 아이들 흑인 선생의 언질로 이곳을 비밀에 부치고, 사고 와중에 이 장면이 스스로 찍혀버린 그 카메라를 들고서 그들은 달아난다.

이때부터 영화는 공포 스릴러의 묘미로 다가온다. 이 마을에서 터진 그 재난에 어디서 온 건지 몰라도, 군부대가 투입되고 이 사건현장을 접수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각종 잔해는 물론 이상한 큐빅 같은 것도 채취해가는 등, 열심히다. 그 마을 보안관들은 무시한 채 말이다. 그러면서 밤마다 아니 이상한 기류가 마을을 암습해 온다. 괴수스런 음성이 들리고, 사람들이 기르던 개가 사라지고, 차의 배터리도 사라지는 등, 알쏭달쏭한 일들이 벌어진다. 분명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놈 짓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 놈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몇 몇 사람을 해치는 그 순간에도 말이다.

결국 군부대는 이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선포하고, 마을 사람들을 어느 곳에 고립시키에 이른다. 하지만 군부대도 속수무책인 게, 마을이 전쟁터로 변해 자기들끼리 총싸움이 마구방발식으로 벌어지며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종국에는 자기장의 위력인지 몰라도 각종 철제나 쇠 덩어리들을 빨아들이며 한곳에 모이게 되는데, 물론 그 와중에도 여기 아이들은 매 순간 위기를 벗어난다. 하지만 여주인공 앨리스가 그놈에게 잡혀간 것을 알게 된 남친 '조'가 다른 친구와 그놈의 지하 아지트를 급습해 여친을 구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그놈의 정체는 무엇이고, 결국 여기 마을에서 왜 이토록 몸부림?을 쳤던 것일까.. 하지만 종국에 영화는 ET를 오마주하듯 갈무리 짓는다. 각자 지들 별이 최고인기라.. ㅎ


(앨리스 역의 '앨르 패닝', 이 소녀 앞으로 기대된다. 옆에 '조' 라는 남자애 너도 만만치 않구나..)

아이들이 '에이리언'을 만나며 고전 SF물로 회귀한 '슈퍼 에이트', 클래식하다.

이렇게 영화는 정체 모를 외계 생명체를 다루는 SF적 분위기를 다분히 띄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과거 ET를 보듯 고전적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모양새로 일관한다. 꿈과 희망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영화를 만드는 일은 하나의 놀이이자 존재 이유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이들이 만든 그 허섭하지만 재미난 좀비물을 보여주듯이 말이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만 놓고 보면 그 안에서 이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성장 드라마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 이야기에 외계 생명체 괴물 같은 '에이리언'을 집어넣고 SF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귀환한다.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그 근원적 호러 요소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클로버필드'를 보듯이 그대로 오마주 됐지만, 흔하게 봐온 괴수 시리즈의 스타일대로 복기돼 참신함은 떨어지는 느낌이다. 버스씬에서 나타나 이들을 처단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지퍼스 크리스퍼'를 보듯이 그대로 연출됐다. 모습도 지퍼스와 얼추 닮은 게 나름 임팩트했다는.. ㅎ

이외에도 그 놈의 지하 아지트에서 벌이는 사투는 마치 아이들 어드벤처물의 고전 '구니스'를 보듯이 펼쳐지며, 그놈과의 승부를 갖는데, 이마저도 주인공 조는 죽지 않는 불사신이다. 잡힌 그 순간에도 '조'의 말 한마디에 시식하려다 그만두는 걸 보면, 나름 지능이 있는 놈이다. 그러니 자기 별로 돌아갈 마음에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것인데, 어쨌든 영화는 중반 이후 그 놈의 정체를 서서히 드러내며, 종국에는 그와의 대결 국면으로 치닫는다. 그러면서 과거 흑백 화면으로 군 과학부대에서 벌어졌던 모 프로젝트를 보여주며 희생양으로 그를 놓는다. 그게 바로 어찌보면 유명한 좀비물 시리즈인 '바탈리언'의 그 행태처럼 말이다. 물론 아이들이 만든 좀비영화가 이런 느낌이 다분하지만서도.. ㅎ

아무튼 영화는 아이들 성장 드라마에 에이리언을 집어넣으며 향수를 자극시키는 구도로 일관한다. 그렇기에 구식의 느낌으로 때로는 클래식한 분위기로 극이 전개가 된다. 이게 바로 '쌍제이' 감독이 ET를 연출한 스필버그 옹에 대한 오마주라 봐야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분위기는 향수를 자극하는 블록버스터 기운으로 나가려 한다. 하지만 그렇게 스펙타클하고 임팩트한 느낌은 많이 떨어진다. 아이들 때문인지 몰라도, 또 마지막에 그렇게 그려낸 갈무리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는 괴물 같은 정체 불명의 '에이리언'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참 '귀엽다'는 느낌이 다분하다. 소싯적 ET를 만나 같이 지내고 또 종국에는 그의 별로 보내 주었듯이 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 '슈퍼 에이트'는 과거로의 귀환이자, 고전 SF의 향수를 자극하는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의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흥행보다는 무언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그런 류, '슈퍼 에이트'는 딱 그 느낌으로 여기 아이들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7039&mid=1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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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 Green Lan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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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지구의 안녕과 평화를 지킨다는 슈퍼 히어로물의 끝은 있는 것인지, 먼저 묻고 싶을 정도다. 정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거 보면 정말 그쪽의 마블/DC 코믹스와 헐리웃 시스템이 만들어낸 히어로 역사가 대단하긴 한가 보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슈퍼 히어로는 초록 슈트 아니 울트라 파워 쫄쫄이를 입은 초록돌이 '그린랜턴' 되시겠다. 이런 히어로는 또 어디서 기어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모 소개를 보니 1940년대부터 근원은 시작돼 나름 짠밥이 된 슈퍼 히어로물이란다. 그래 다 좋다. 그 유명한 슈퍼맨· 배트맨·엑스맨·스파이더맨·아이언맨 같은 맨시리즈에서 최근에 나온 천둥의 막가파 신 '토르'까지 도대체 슈퍼 히어로의 끝은 어디인지 안 보일 정도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슈퍼 히어로인지 개봉하자마자 단박에 달려가 봤다. 얼추 포스터만 보면 심히 아동틱해 보여서 너무나 유치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나름 기본은 했다. 아니 기본 보다는 슈퍼 히어로물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아내려 애쓰며 액션 판타지에 방점을 찍었으니, 이 영화 '그린랜턴'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가장 밝은 낮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도, 나의 눈을 벗어날 악은 절대 없다!
모든 악의 추종자들이여, 나의 힘을 두려워하라! 그린랜턴의 빛을!


100년의 기다림, 위대한 탄생

머나먼 은하계에는 무한파워를 발휘하는 반지 파워링의 힘으로 지구를 포함한 총 3600개 섹터로 구분된 행성들을 수호하는 그린랜턴 군단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주의 빛이 사라지고 강력해진 악의 기운으로 최악의 위기가 다가오자, 그린랜턴의 수장은 운명적으로 지구에 불시착해 그의 파워링이 선택하는 대로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을 후계자로 맞는다. 그린랜턴의 집결지인 오아 행성으로 불려온 할 조던은 훈련을 통해 인간으로서 최초이자 또한 최강의 군단으로 거듭나 섹터 2814의 지구를 담당하게 된다. 그 사이, 모든 생명체들을 파괴시킬 ‘가장 어두운 밤’이 오리라는 예언이 실현되면서 새롭게 탄생한 악의 존재들 역시 점점 파워를 키워가는데...


('라이언 레이놀즈'가 분한 '그린랜턴', 그는 외계 종족으로부터 선택받은 초능력자로 나온다.)

영화의 시작은 저 먼 은하계의 우주질서를 말하며 그들 종족의 역사를 거론한다. 무슨 섹터로 나눠져서 '불라불라' 식으로 표현하는데, 요지는 그 은하계도 가열하게 살고 있다는 거. 그러면서 어디서 잠자던 우주 괴물이 어떤 외계인 같은 세 명의 기를 빨아 들이면서 오랜 숙면을 끝내고 부활한다. 그 이름도 거룩한 두려움의 화신이자 슈퍼 파워를 가진 먹구름 괴물 같은 '패럴렉스', 이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서 오아 행성의 그린랜턴 군단은 힘을 모으고 그에 맞서 싸우려 한다. 그런 와중에 수장이 크게 다치고 지구로 불시착, 그린랜턴 용사만이 낄 수 있는 반지의 주인을 찾기 위해서 반지 스스로 찾아 날아가더니 어느 지구인이 당첨, 그는 바로 전직 비행조종사 '할 조던'으로 반지가 선택한 그린랜턴 군단 최초의 인간이 된 것이다. 한마디로 평범한 인간에서 '초울트라슈퍼캡짱'이 되는 순간이다.

운도 좋다. 모든 맨 시리즈들이 어느 날 부지불식간에 잠자고 일어나 보니 '나도 모르게 초능력자가 되버렸어' 모드다. 물론 할도 처음엔 믿기지가 않았다. 나에게 이런 횡재수가 있다니, 그의 친구는 그 반지를 보고서 외계인으로부터 청혼을 받았냐며 개그를 날린다. 그런데 그 반지만 끼면 초록돌이 그린랜턴으로 변신을 하는데, 하지만 그린랜턴은 기존의 울트라파워 초능력자와는 다소 다르다. 무협 액션 애니물 '쿵푸팬더2'에서 언급한 '내면의 평화'와 같은 정신수양이 안 되면 그 초록빛 에너르기파를 끄집어 낼 수 없는 거. 바로 자신의 확고한 의지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용기백배로 맞서야 모든 파워가 일시에 뿜어져 나와 적을 물리칠 수 있는 것이다. 그 순간에 자신이 상상하는 모든 걸 실행할 수 있게 돼 하늘을 나는 건 물론이요, 생각하는 대로 각종 무기를 만들고 방어막도 치는 등, 한마디로 슈퍼울트라 무한파워를 지니게 된다. 부럽다~
 

(자, 우리 모두 하늘 향해 두팔을 벌리고, 초록빛을 쏘아 보아요.. ㅋㅋ)

물론 이게 처음에는 초능력이 제대로 안 나와 조절이 안돼서 오아 행성에 가 어떤 괴물한테 맞으면서 배우고, 또 '시네스트로'(마크 스트롱)라 불리는 그린랜턴의 유일한 빨간 페이스 수장한테 배우면서 할은 자신 안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게 된다. 오로지 확고한 의지만이 초울트라급으로 슈퍼 파워를 지니게 되는 것인데, 이때부터 그의 활약이 펼쳐진다. 먹구름 괴물 같이 생긴 '패럴렉스' 괴물이 지구를 암습해 오는 가운데, 그 괴물에 감염돼 두상이 커진 천재과학자 '헥터'와 한판 대결을 펼치고, 그 와중에 빠질 수 없는 여주인공 캐롤(블레이크 라이블리)과의 러브도 진행되며 그녀가 처한 위기를 또 구하는 등, 슈퍼 히어로로써 책무를 다한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구를 습격한 그 먹구름 괴물 '패럴렉스'를 물리쳐야 하는데, 자신의 무한파워를 끄집어내 그를 우주로 유인하고, 거기서 막강한 파워로 그를 물리치기에 이른다. 어떻게 물리쳤을까? 그건 보면 안다. 어쨌든 인간 그린랜턴 '할'이 해내며 위대한 영웅이 탄생되는 순간이다. 캬.. 대단하도다.. ㅎ


(여주인공 캐롤 역의 '블레이크 라이블리', 매력적이다.)

이렇게 영화는 슈퍼 히어로물의 전형대로 진행이 되고 갈무리 된다. 그런데 이 영화 '그린랜턴'은 기존의 히어로물과 조금은 궤를 달리하는 느낌이다. 물론 이야기의 전제는 SF 판타지기에 다소 허무맹랑한 은하계의 질서를 말하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평범한 지구인이 초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활약하는데, 이게 그냥 무작정 곧바로 슈퍼파워를 갖는 게 아니라, 자기 안의 확고한 의지를 끌어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 '할'이 과거 전투 비행으로 아비를 잃었던 전력을 가지고 그를 새롭게 깨어나는 방어기제로 삼는다.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되다보니 처음에는 완벽한 슈퍼 히어로서의 활약 보다는, 평범한 지구인으로서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것에 대한 두려움 반 호기심 반에 절차탁마하는 그림으로 점철된다. 물론 종국에는 초울트라캡짱이 되었지만서도, 어쨌든 부제인 '반지의 선택'으로 뽑힌 '할'에 대한 일종의 성장통이 주류를 이룬다.

초록빛 슈퍼파워의 향연 '그린랜턴', 괴작필에 다음 속편이 기대된다.

그러면서 빠질 수 없는 여주인공과의 러브 진행도 볼만했던 게, '가쉽걸'과 '타운'등에 나왔다는 그녀라는데 강호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극 중 '캐롤'로 나온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매력이 만만치 않다. 예쁜 건 둘째치고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여기 주인공 할을 슈퍼파워맨으로 이끄는 매개체로 활약했다. 역할은 잘 나가는 군수업체인지 거기 사장 딸이자 캐리어우먼으로써도 매치가 잘 되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주인공 그린랜턴 역을 한 남자 배우다. 보는 내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인가 했더니, 바로 지하의 관 속에서 산 채로 묻혀서 사투를 펼친 영화 <베리드>에 나왔던 그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다. '스칼렛 요한슨'의 전 남편으로 당시 '베리드'를 찍으면서 죽음 직전까지 심하게 고생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아주 제대로 슈퍼 영웅으로 변모한 거. 팔자가 단단히 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목할 인물로는 할의 스승이자 위대한 그린랜턴의 수장으로 나왔던 유일한 빨간 페이스 모습의 '시네스트로', 그 역을 맡은 배우는 '마크 스트롱', 이 분 인상이 선하지 않아서 그런지, 영화 '킥 애스'에서는 물론 '셜록홈즈'에서도 그렇고, 악당 전문으로 나왔던 배우다. 보는 내내 몰랐지만, 찾아보니 그 분이었던 거. 결국 중요한 건, 그가 엔딩 크레딧 보너스 영상에 나와서 속편을 예고하는 모양새로 새롭게 부활한다는 점이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이걸 놓치지 말고, 꼭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

아무튼 영화는 뭐랄까.. 분명 슈퍼 히어로물의 전형을 따르는 듯 하면서도 파워레인져급을 뛰어넘는 과도한 CG 판타지 액션을 선보이며 스크린을 종횡무진 활약한다. 온통 초록빛의 향연을 펼쳐지는데, 이 빛이 '의지'의 빛이란다. 적이 내뿜는 노란빛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악의 기운이고, 어쨌든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로써 손색은 없다. 과도한 CG가 걸리지만, 화려하게 펼쳐보이는 시퀀스가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SF 판타지에 가장 근접하게 펼쳐보이며, 이야기 전개나 구성이 다소 유치하게 흐르지만 그 정도면 '익스큐즈'된 거라 보면 편하다. 그래서 정통이 아닌 다소 B급이 묻어나지만 그렇다고 컬트적인 건 아닌 것 같고, 무언가 괴작스런 분위기도 탐지되는 게 영화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물론 개봉하자마자 벌써부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것 같은데, 강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론 그렇게 망작의 필은 아니고, 또 다른 슈퍼 히어로물의 오락영화이자 팝콘무비로써 충실하게 그려내 흔적은 엿보인다. 다만 진정한 슈퍼 히어로가 탄생이 된 건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초울트라 쫄쫄이를 입고 활약한 그린랜턴도 어찌됐든 우리네 슈퍼 히어로로 각인되게 됐다. 그렇다면 이것도 시리즈로 갈지 그게 궁금해지는데, 마크 스트롱이 악역 전문이기에 기대해 본다. 다음엔 둘의 대결을 말이다. ~


예고편 영상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9990&mid=15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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