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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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 전에 출간된 이 책을 난 이제서야 읽게됐다. 바로 시오노 나나미의 대히트작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소위 역사 전문가나 덕후한 분들 빼고는 서양 역사에서 근원이자 빼놓을 수 없는 고대 그리스 로마를 알고자 하는 일반 대중들에게 베스트 셀러가 된 책이다. 그래서 이번에 시리즈 전권 대신 1권만 각잡고 정독을 했는데 고대 로마사의 개론서를 본 듯한 느낌이다. 마치 법학의 총론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쉽게 써내려갔지만.. 흔치 않은 이름이나 지명들이 입에 착착 붙지 않아서 단숨에 읽은 책은 아니었다.

이책의 역자 후기에서 '로마인 이야기'를 비평과 해설을 곁들인 역사 평설(評說)이라 부르고 있다. 많이 공감이 가는 애기다. 작가 나나미는 역사학자가 아니지만 그가 로마에 쏟은 애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탈리아 남편과 그곳에 살면서 수십년을 사료와 연구서를 파온 열정.. 그래서 이 책이 일반인 들에게 다가서기 쉬운 이유일 것이다. 1권은 내용은 B.C. 753년 로물루스(로마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가 로마를 건국한 시점부터 7대의 왕정시대를 거치고 B.C. 509년 공화정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풀어 쓰고 있다.

왕정시대는 200백여년 유지가 됐는데.. 이것은 중국의 춘추시대 초중반 시대와 맞물린다. 왕정 시대의 로마는 그저 평화롭고 작은 도시국가에 지나지 않아서.. 도리어 북쪽의 에트루리아인과 남쪽의 그리스 식민도시가 세력이 컸다. 그러면서 왕정 시대가 끝나고 공화정 시대가 열리면서 로마가 고개를 쳐든다. 왕 대신 집정관 두명을 두어 통치하면서 원로원과 민회의 견제로 진행되어온 역사다. 그 역사속에서 로마는 당시 그리스의 패권국가 아테나와 스파르타를 지켜봤고.. 이들은 살라미스 대해전인 페르시아 전쟁을 치르면서(B.C.480년) 발돋움하고 아테네의 번영을 가져온 페리클레스 시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러면서 로마는 여러 민족과의 잦은 마찰과 전투가 일며 B.C.390년 켈트족의 침입으로 로마는 역사상 최대의 굴욕을 받는다. 하지만 이때 로마는 제2의 건국을 지휘한 카밀루스의 등장과 기존에 문제가 많았던 라틴동맹에서 로마가 중심이 된 로마연합의 성립까지.. 그러면서 B.C. 367년 '리키니우스 법'으로 정치 개혁이 일며 로마는 한껏 성장한다. 이때의 일을 후세에 역사학자 토인비는 '정치 건축의 걸작'이라 평가했단다. 이러면서 로마인 특유의 개방성과 함께 시민권이 확대되며 역사의 중심에 선다.

하지만 삼니움 전쟁으로 불리우는 산악 민족 삼니움족과의 수십년에 걸친 전쟁(B.C.326~284)과 이후 아피아 가도 건설을 통한 길 닦기 사업등을 통해 뻗어 나간다. 그래서, 여기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애기가 나왔다는.. ㅎ 그러다 또다시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해상지역 타렌툼 전쟁으로 그리스 북쪽의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와의 십년에 걸친 전쟁을 또 겪는다. 이 피로스는 후에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흠모했던 병법의 천재로 불리우는데.. 그의 전략과 전술로 로마가 고전하지만 그의 인내심은 로마를 결국 꺽지 못했고 물러난다. 이로써 로마가 남부 이탈리아의 그리스계 식민 도시까지 재패하고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며 공화정 시대의 번영을 가져온다.(B.C.270년)

이렇게,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았는데.. 이렇게 본 책은 B.C.756년 건국부터 B.C.270년 공화정까지 500여년을 이야기하듯 풀어썼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영어와 관련된 어원들의 상식부터 로마가 처음에는 7개의 언덕에서 출발한 조그만 도시형태에서 국가로 변모하는 과정까지 쉽지만은 않은 역사였음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 책의 1권뿐만 아니라 로마인 이야기 전체의 논거는 바로 이거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인들"이었음에도, 왜 그들만이 번영하고, 마침내 지중해 세계의 패자(覇者)가 되어 천년 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는가" 그 물음에 답은 그들의 윤리나 정신보다 법과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왕정과 공화정 시대를 거치면서 정치체제의 노하우와 시민권을 개방하고 그 대표자를 원로원에 흡수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에 성공함으로써.. 물리적 가치를 중요시한 제도와 개방성을 통한 사회 질서 확립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은 힘든 여정이었고 또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이 근원적인 이유는 이 책에 나와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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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광의 공포 영화관 - 무섭고 재미있는 공포영화 재발견
김시광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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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영화를 보는 수준은 마니아적도 아닌 극히 일반적인 수준이다. 더군다나 많이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지라.. 굳이 따진다면 드라마를 뺀 액션, 공포, SF, 스릴러 같은 재미와 볼거리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러던차에 덜컥 이글루스 렛츠리뷰에 당첨되면서 받게된 '김시광의 공포 영화관'이라는 책.. 하루 정도 시간잡아 쭉 읽어봤다. 공포영화를 20년넘게 즐긴 김시광이라는 분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정리하며 책을 낸것인데.. 우선, 책 구성이 좋고 내용도 알차다. 책 중간중간에 그의 식견과 정보력이 물씬 묻어나며.. 저자의 공포 영화 사랑은 가히 놀라울 정도로 오덕후스럽다. 그러니 이렇게 책을 쓴 거겠지만서도.. 아무튼, 몇년전부터 이런 파워블로거들의 출판러쉬는 부럽긴 하다.

책 초반에 에필로그 식으로 저자가 어렸을때부터 비디오키드로 자라면서 공포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부터 제대로 즐기는 법과 공포영화의 매력에 대한 분석등이 적혀있다. 그러면서 본론으로 들어가면 영화별 소재와 장르를 나누어 해당 영화를 소개하고 리뷰하고 평가하고 있다. 예를들어, 첫번째 흡혈귀편은 과거로부터 온 연인 '드라큘라', 시간의 흐름 속으로 '뱀파이어의 인터뷰', 신념의 상실 '황혼에서 새벽까지' 영화를.. 두번째 좀비편은 나는 전설이다 '조지로메의 시체3부작', 그 남자 흉포하다 '좀비2', 성난 얼굴로 돌아오라 '28일후' 영화를.. 세번째 몬스터편은 인간은 괴물을 만들었다 '프랑케슈타인', 늑대는 괜히 울지 않는다 '울프',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 '캣피플' 영화를..

이런식으로 오컬트편, 죽지 않는 망령편, 귀신들린 집편, 로맨스편, 가족편, 정체성편, 이성의 한계편, 기타편까지 이루어져 있고.. 물론, 각 소재에서 다루는 영화들은 명작을 선정해 과감히 해부해 주고 있다. 그리고, 책 중간에 호러팁들을 넣어 공포영화와 관련된 폭넓은 상식을 제공한다. 이런 공포영화의 입문서자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는 저자의 이책은 사실 정독 하긴 힘든 책이다. 즉, 정독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꺼내봐야 할 책으로.. 즉, 한번 보고 책장에 꽂아둘 책은 아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틀리듯.. 공포영화를 바라는 시선 또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날 공포 영화를 접하게 되면 이책을 찾아서 음미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면서 호러 팁 마지막에 공포영화 베스트 100은 참 유용한 내용같다. 시간나면 보고 싶은 공포 영화 몇편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ㅎ 하여튼, 공포 영화야 말로 허상이 아닐까 싶다. 즉, 인간의 상상 속에서 무한대로 그려내며 이중적 심리를 자극한 약자에 대한 철퇴와 배려.. 심지어는 전통과 권위, 편견마저도 타파하는 공포영화야 말로 가장 무서우면서 자극적이고 재밌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저자도 공포영화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공포영화는 인간의 추한면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솔직한 장르이고, 빙 돌려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끈한 장르이며, 과장을 일삼는다는 점에서 웃기는 장르이고, 각종 모순을 타파한다는 점에서 달콤한 장르이다. 또한 안전한 방식으로 공포에 대한 백신을 맞게 한다는 점에서 예방적 장르이기까지 하다고 하니.. 이런 즐거운 공포 영화를 배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인간사의 투영이 영화로 계속 표출되는 가운데.. 상상이 멈추지 않는한 공포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나올것이며 우리는 또다시 공포영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때 이책이 그 옆에 있음이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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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1
미야기타니 마사미츠 지음, 오근영 옮김 / 다리미디어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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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하면 먼저 떠오르는 삼국지.. 사실, 삼국지를 한번 이상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수많은 장수들의 모습과 활약에 매료되곤 한다. 하지만 삼국지 최고의 군사(軍師) 제갈공명이 "나도 이 사람처럼 되었으면 좋겠다"고 술회할 정도로 흠모한 장수였던 전국시대 악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열국지나 사기(史記)를 보면.. 악의(樂毅)는 전국시대 중기 BC 3세기 전반에 연(燕)나라 무장으로 전국시대의 첫 패자였던 위(魏)나라 문후시절 무장인 악양(樂羊)의 자손으로 현자이며 중산국(中山國)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태어나 성장한 무장이다.

후에 그는 조, 초, 한, 위, 연 연합국을 이끌고 제나라를 쳐서 수도 임치를 함락시키며 5년 동안 제나라의 70여성을 함락하고 이들을 모두 연나라에 소속시킨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물론, 악의는 결코 천하를 통일하는 위업에 혁혁한 공을 세운 명장은 아니다. 하지만 악의만이 가진 장점이자 특색이라면 자신이 산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한 인물로 평가된다. 이것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악의라는 인간 자체가 갖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이고 어떤 명장이었을까.. 이에 그의 일대기를 다룬 악의 4권을 통해서 전개해 보면 이렇다.

악의는 중국 하북(河北) 지방에 있는 중산국(中山國)에 태어났고, 그는 중산국 재상의 적자로 성은 악(樂)이고 이름은 의(毅)다. 그럼.. 그의 선조는 누구였는데 바로 중산국의 재상의 아들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전국시대 첫 패자 위문후시절 악양이라는 정벌군 장수가 중산국을 병탄시키며 그쪽의 영수라는 읍을 하사받으며 살게 되면서 후에 악의가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이 전국시대 중산국이라 나라는 마치 춘추시대 중반 정나라를 보는듯 아스트랄 하다. 즉, 중간에 끼어서 중산국은 북동쪽의 연나라 남북 서쪽에는 조나라와 남북 동쪽에는 제나라 그리고 바로 밑에 위나라.. 이렇게 사면에 둘러쌓인 형국이었다. 더군다나, 중산국은 중원의 나라들과 달리 수렵 민족 가운데 백적(白狄)이라 불리는 선우족(鮮虞族)으로 알려져 있어.. 즉, 오랑캐로 매번 무시당하고 놀림을 받다보니 나라의 정세가 위태하곤 했다.




 
그러던차에 중산국의 군주가 자칭 왕호를 칭하고 다른 중원 국가를 깔보며 나름 위세를 떨치자 다른 중원국가들의 콧대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이때 동방의 대국 제나라는 오만하다며 중산국을 치려했고.. 특히 조나라 무령왕(혜문왕의 아버지)은 중산국을 병탄시키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그러면서 악의는 중산국을 떠나 신분을 숨기고 동방의 대국 제나라 임치로 유학을 삼년간 떠난다. 거기서 손자병법을 남긴 손무의 후손 손빈을 만나 병법을 전수받고자 했으나 그는 이미 시망.. 하지만 손무와 손빈이 남긴 손자병법으로 제나라는 군제 개편등 강국으로 부상하고.. 제나라의 하급관리 전씨를 통해서 얻게된 손자병법을 배우며 수도 임치의 번화와 광활함에 빠져든다. 그리고, 저 전씨는 악의가 있을때 아들 전단(田單)을 낳는다.

이 전단이 누구던가.. 악의와 맞대결을 펼친 제나라의 재상이자 명장으로 연나라에 몰락당한 제나라 성을 다시 찾아온 무장이다. 그런데, 악의가 제나라에서 유학을 하며 인생의 큰 변환점을 맞는다. 그때 제나라는 제선왕(제민왕의 아버지) 시절로 재상은 바로 전문(田文) 맹상군(孟嘗君) 설공(薛公)이었다. 설공의 칭호는 그가 설땅을 하사받아서 그렇다. 식솔 최대 수천명을 켈렉한 설공의 위명은 당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악의는 신분을 숨기고 설공을 만나 그의 위험에 눌리며 그를 흠모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중산국으로 돌아온 악의..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다.
중산왕은 안하무인에 빠지며 사면에 둘러쌓인 위급 정세를 못느끼고 대신들도 동조하니 악의의 아버지가 직언으로 지금 처한 상황을 설파한다. 그러면서 우선은 남쪽의 위나라로 태자와 악의를 보내 구원 요청을 하지만 위나라 혜왕은 돕고 싶지만 현실이 안된다며 양해를 구한다. 이에 다시 돌아온 그들은 조나라 무령왕이 짓쳐 들어온다는 소식에 깜놀한다.

조무령왕(趙武靈王, 재위기간 B.C.326~299)이 누구던가.. 바로 춘추시대 초강대국 진(晉)나라가 육경(六卿)들의 권력다툼으로 살아남은 대신들중 유력한 세경가(勢卿家).. 지백과 조양자(조간자의 아들)가 한씨와 위씨와 함께 전투에서 이겨 삼진(三晉)으로 나뉘고.. 그 조양자가 조(趙)나라의 선조로 조헌후부터 이어져오다 조숙후의 아들 조무령왕이 처음으로 왕호를 쓰면서 정복전쟁으로 위세를 떨치던 때다. 더군다나, 조무령왕은 당시 최초로 중원 국가중 오랑캐옷 즉, 호복(胡服)을 도입시켜 군사들의 복장을 간편 슬림화해 컽치레를 버리고 나서며 위세를 떨친 정복 군주였다. 이런 조무령왕이었으니 오랑캐 주제에 왕이라 칭하는 중산국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에 중산국은 물론 삼호(三胡)로 불리는 임호, 누번, 동호를 짓쳐들어가는데.. 처음에는 중산국을 가로질러 가며 약하게 짓발더니 두번째 침공에는 무령왕의 장 태자가 안이하게 대처하다 대패하고 만다. 물론, 여기에는 손자병법을 통달한 악의와 그의 부하들과 나름 중산국을 살리려는 태자가 있었다. 이에 대노한 조무령왕은 세번째 침공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조여등 휘하 장수들과 중산국의 수도 영수를 짓쳐 들어가기 위해 동원 지역을 둘러쌓는다.

여기서 정형의 요새를 수성하는 악의와 조나라의 만만치 않은 장수 조여가 공성전을 벌이는데 나름 공을 세우며 우선 조여가 철수를 하고.. 무령왕의 중군은 중산군을 치는 과정에서 악의 아버지가 조의 태자 장에게 죽는다. 이에 전세가 불리하자 중산왕은 조나라에 읍 네개를 바치는 조건으로 조군을 철수시키니.. 악의는 아비의 죽음과 중산왕의 이런 처사로 미래 없음에 중산을 떠날 생각을 하는데.. 과연 풍전등화의 중산국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지.. 악의의 일대기 천명을 통해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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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의 꿈 1 - 내 비록 소국에 태어났지만
미야기타니 마사미쓰 지음, 이정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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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현(大聖賢) 공자(孔子)가 흠모했고 한비자가 극찬한 중국 춘추시대 최고의 명재상으로 꼽기를 주저않는 자산(子産, B.C.585~522) 그는 누구였을까? 간단히 요약하자면.. 춘추 중기시대 약소국 정나라를 외교적 능력을 발휘해 처지를 개선하고 내정에서는 중국 최초의 성문법을 제정하여 법치 확립의 선구가 되었으며 인간주의에 바탕을 둔 통치로 제나라의 안영, 진나라의 숙향, 오나라의 계찰등과 함께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현명한 정치가이자 재상이다. 이런 자산을 '자산의 꿈' 1권을 읽으면서 느끼는 바는 '안자(晏子)'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다. 

본 책도 자산을 먼저 애기하기 전에 그들의 아버지.. '안자'에서 안영의 아버지 안약(晏弱)이 무관으로서 제나라 경공-영공시절 활약했다싶이 자산의 아버지 자국(子國)도 무관으로서 정나라 성공을 보필하고 활약한다. 이렇게 중원의 샌드위치로 지리적 위치에 있던 정나라는 두 강대국 진(晉)과 초(楚)를 중심으로 약소국의 고된 현실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 적나라하게 이야기가 펼쳐지니 바로 정나라 열국지가 되겠다. 그 이야기를 간단히 풀어보면 이렇다.

당시 정나라는 목공의 수많은 아들들중에 두각을 나타낸 인물중에 재상 자한(子罕)과 집정자 자사(子駟)가 있었는데.. 자한은 군사보다는 외교와 행정에 뛰어났지만 극히 상식적인 인물이었고.. 자사는 선견지명의 안목과 뛰어난 내정처리로 신망을 한몸을 받던 몸으로 자국은 그를 지근에서 항상 따른다. 그러면서 정목공의 손자 정나라 성공은 자한과 자사와 함께 정나라를 이끌어나가는데.. 이게 쉽지않다. 왜냐면 두 강대국이었던 진(晉)나라는 여공 시절로 이 군주는 경박하고 교만해 진나라의 육경의 세경가들을 융합시키지 못한 군주였다. 그리고, 초나라는 춘추시대 3번째 패자 장왕의 아들 공왕 시절로 부친의 패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나름 기본 이상을 해준 군주였으나 영윤 자중과 자반이 탐욕스러워 자중지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서 정나라는 당시 약소국 허나라를 치고 진나라와 굳건히 유대 관계를 가져온 송나라를 치면서 그 선봉에 무관 출신의 자국이 나서서 큰 공을 세운다. 이때 자산은 열살대로 아버지 자국이 출전 할때마다 전황을 예견하고 책사같은 지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는데 이게 다 어렸을때부터 군사와 천문과 주역등을 배우 덕택이었다. 이때 송나라를 거드린 정나라를 진나라 여공이 가만둘 수 없고 자신들과의 동맹을 파기했다는 이유로 정나라를 치게된다. 이때 정나라는 급히 사자를 보내 초나라에 구원 요청을 하니 정나라를 사이에 두고 춘추대전의 5대 대전중 하나인 언릉전투(B.C.575년)가 벌어지게 된다. 보통 열국지에서 나름 잘 묘사가 되어 있는데.. 본 자산의 책에서 언릉전투는 반권을 할애할 정도로 아주 리얼하게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언릉전투에서 대해서는 이미 정리한 바 있다. 아래 링크 주소 참고..


http://mlkangho.egloos.com/9431340

간단히 양쪽의 군사 진영만 보면은 진나라 여공은 육경들로 중군의 수장으로 난서(난염과 난침이 아들), 중군의 좌장 사섭(사회 아들), 상군의 수장 극기(극극의 아들), 상군의 좌장 순언, 하군의 수장 한궐, 하군의 좌장 순앵(순수의 아들)등 이름만 들어도 ㅎㄷㄷ한 인물들로 특히 이 전투에서 명장으로 혁혁한 공을 세운건 한궐이었다. 반면 초나라 공왕쪽은 중군의 수장 자반(공자측), 좌군의 수장 영윤 자중(공자영제), 우군의 수장 우윤 자신(공자임부)이 있었다. 물론, 이 전투는 역사적 기록대로 초나라가 대패하면서 진나라가 필의 전투(진경공과 초장왕의 전투)에서 패배를 설욕한 대전이었다. 이때 진나라쪽에는 제나라의 최저, 고구무등이 지원을 하는데 여야무야 됐고.. 초나라는 정나라가 연합해 나서면서 정성공이 자한과 자국을 필두로 나섰지만 진나라로 출분한 초나라 출신 묘분황의 전략에 말려들어 수세에 몰리게 된다. 이미 초나라 공왕은 전장에서 눈에 화살을 맞고 자반까지 작전에 응수하지 않으며 어이없이 패전하고 철수하고 마니 정나라도 대패하고 만다.

이에 언릉전투에서 승리한 진나라 여공의 교만함은 더 커져 고생한 육경들을 무시하고 극씨 일가와 작당하니.. 이를 못마땅히 여긴 난서가 순언과 작당해 극씨 일가를 모함해 삼극(극기, 극주, 극지)을 참살케 하고 심지어 진여공까지 암살하고 만다. 삼극중에 극지가 누구였던가? 극극의 생질로 용맹스럽고 예를 아는 인물로 제나라 안약이 진에 사로 잡혀있을때 그의 인물됨을 보고 풀어준 인물이었다. 이후 진나라는 문공 이후 최고의 명군으로 칭송받았던 진도공(晉悼公)이 권좌에 앉고 가식이 없고 용병술이 뛰어난 명장 한궐이 재상으로 앉게되며 다시 패권을 잡기 시작한다. 이때 제나라는 영공 시절로 고무구와 국좌가 참살당해 최저의 무소불위 권세를 누리던 때로 내정은 풍전등화로 치닫고 있었다. 

하여튼, 이런 진과 제나라 모반 소식에 정나라 성공은 더욱더 초나라 공왕과 연합을 공고히 하며 그런 맹세로 태자 곤완을 보내니 곤완은 불평불만을 토로하며 자신을 적지로 보낸 자한과 자사를 미워하게 된다. 또한 진나라 한궐이 순앵과 함께 다시 정나라를 치게 되면서 자국이 선봉으로 나서 이기지는 못했지만 몸을 바쳐 도성을 지켜낸 공으로 자국은 사마직에 오른다. 여기서 사마는 군사 문제를 다루는 최고 책임자로 전쟁터에서는 군법을 담당한다. 하지만 이게 마냥 좋은것 만은 아니었다. 바로 정성공이 훙거하면서 안하무인 제멋대로인 태자 곤완이 권좌에 오르니 그가 바로 정희공(鄭憘公)이다. 정희공은 아버지 성공이 초나라와 연합한 것과는 달리 자신이 고생했던 초나라를 버리고 진나라 도공에게 붙게 되는데.. 과연 정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런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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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희 - 상
미야기타니 마사미쓰 지음, 양억관 옮김 / 한길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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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하희는 예전 열국지를 통해서도 그녀의 방사술을 중점으로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미마의 하희 두권의 작품은 하희의 인생사의 중점보다는 각 제후국들을 통한 열국지속의 또 다른 열국지같은 느낌이다. 먼저 상권을 읽어본 느낌은 정작 주인공 하희는 조연일뿐.. 그녀가 태어난 나라 정나라는 당시 진(晉)과 초(楚)나라 강대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유지하며 이쪽 저쪽을 왔다하면서 자구책을 강구하는 모습은 같은 상황의 진(陳)나라와 함께 자세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춘추시대 천하절색 하희가 조연으로 열국지속에 또 다른 열국지 느낌으로 다가선 상권에 이어.. 하권에서는 춘추시대 세번째 패자 초장왕 중심으로 비로소 그녀의 굴곡 많은 인생사가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녀는 마가 낄정도로 궁지에 몰리는데.. 더군다나 그녀의 인생은 남편 어숙이 죽고 아들 하징서(자남)와 함께 진(陳)에 머물며 고통의 연속이다. 때마침, 그녀는 가재가 모함으로 궁지에 몰리자 하씨 가문을 일으키기 위해서 진나라 대신 공영과 의행보에게 몸을 바쳐 두남자의 노리개가 되고 만다. 이에 아들 징서는 울분과 분노에 치를 떨며 복수를 다짐하는데..

더군다나, 두 대신은 진나라 영공에게 하희를 소개해 그녀를 욕보이며 분탕질에 빠지고 급기야 진영공은 하희를 위해서 화려한 저택 '하씨대'까지 만들어 쾌락의 나락으로 빠져든다. 이것은 하희가 오로지 아들 징서(자남)의 출세를 위해 몸을 바쳤으니 결국 자남은 대부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징서는 가재의 아들 계창과 함께 자신의 어머니를 능욕한 진영공을 죽이고 두 대신 공영과 의행보는 초나라로 출분해 망명객 신세가 된다. 이때 초나라는 장왕 시절로 강성하던 시절.. 결국 초장왕이 신하가 국주를 죽인 만행을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진나라를 공격하여 하징서는 자결하고 그의 유해는 거열형에 처해져 진나라를 병탄시켜 버렸으니.. 하희가 자식과 함께 나라를 망하게 한 원흉이 되는 순간이다.

한편, 초장왕은 하희를 보고 한눈에 반해 품으려 하지만.. 이때 묘한 분위기의 사나이 명문 굴씨 일족의 굴무(무신)가 등장하는데.. 특히 굴무는 신과 대화를 나누는 신관이면서 무당으로 외교뿐만 아니라 왕의 거동에 대한 상당한 발언권을 행사한다. 결국, 그는 초장왕에게 하희는 풍백(風伯) 즉, '바람의 신'이 깃들여 있기에 음험하고 초나라 기운에 상충된다며 접근을 삼가라한다. 하지만, 여기서 굴무는 그녀를 통해서 신의 힘을 보며 신관으로서 그녀의 알수없는 매력에 빠져들고 만다. 뭐.. 남몰래 흠모했음이다. 결국, 초장왕은 음욕을 버리고 하희를 양로라는 관리의 아내로 줘버리는데.. 이 양로도 하희를 노리개감으로 전락시키더니 그는 전투에서 참가해 죽고 그 아들 흑요도 능욕을 저지른다.

여기서 말하는 전투는 춘추시대 5대 대전중 하나인 필의 전투(B.C.597년)로 초나라 장왕이 정나라를 치기위해서 출전한 전쟁에서 진(晉)나라와 맞붙은 대전으로 여기서 진나라는 중군 원수 순림보 휘하의 장수 선곡(증조부가 공자 중이를 모셨던 선진)의 무모함으로 대패하고 만다. 이에 여세를 몰아 초장왕은 대신 자중, 자반과 함께 송나라까지 짓쳐들어가 송의 대신 화원은 성안에서 사람을 서로 잡아먹는등 고군분투속에 우여곡절로 초와 화친을 맺으니.. 이로써 초장왕은 패자에 오르며 위세를 떨친다. 이때 양오의 아들 흑요는 굴무에게 접근해 대부의 한자리를 청탁하는데.. 이에 굴무는 대신 자반에게 접근해 진나라에 있는 양요의 유해를 양도받기 위해서 노력하며 하희와 함께 초나라를 벗어나기 위해서 기회를 노리는데.. 이게 쉽지 않다. 하지만, 그즈음에 자신을 총애했던 초장왕 여가 훙거(B.C.591년)하며 초나라가 심란에 빠지고 아들 심이 권좌에 오르니 초공왕이다.

비로써 굴무는 초공왕에게 양요의 유해와 초장왕 형 공자 곡신과 진나라 순앵(순수 아들)을 돌려주는 조건 인도로 정나라가 중재를 나서자.. 하희를 정나라로 보내달라 간언하니 결국 그녀는 먼저 정나라로 출국하여 그렇게 가고싶었던 고향땅을 밟게된다. 이에 굴무도 가려면 당당하게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기회를 계속 보고 있는데.. 금윤 자중이 제나라를 다녀오라는 명을 내린다. 제가 진(晉)의 공격에 초에게 군사원조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이에 왕의 명을 받고 제나라로 떠나는 길에 무신은 하희의 남편 양로의 유해를 찾아온다는 명목으로 정나라로 가서 하희를 데리고 나와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제나라로 가지 않고.. 적국인 진(晉)나라로 급선회해 하희와 함께 그곳에서 정착해 버리니.. 진의 대신 극씨 일가의 환대를 받는다. 물론, 초나라 대신 자반과 자중은 속았다며 분노했지만.. 어쩌랴.. 명문 출신에 높은 관직에 있던 굴무는 그 모든것을 버리고.. 하희와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고 만 것이다.

본 책에서 소제목이 '하희를 얻는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이다. 하희의 굴곡 많은 인생사를 보면.. 풍백(風伯)답게 그녀를 거쳐간 남자들은 모두 죽거나 망명길에 올랐다. 처음 사통한 오빠 자이 정영공과 대신 자송과 자가, 진(陳)나라 영공과 대신 공영과 의행보는 망명길에.. 아들 징서까지 죽고 후에 남편 양로도 죽고.. 하지만 마지막 남편으로 그녀를 진정으로 보듬고 신의 힘으로 그녀의 섭리를 받아들인 굴무만이 살아남아 그녀와 평생 해로하며 살게 된다. 더군다나 굴무는 진(晉)으로 출분해 초를 무찌르는 계략으로 오나라와 교류하며 병차를 사용하는 방법과 진법을 가르치고 아들 호용을 오나라의 수몽의 재상으로 키우며.. 이때 오나라의 군사력은 급속히 강화되어 춘추시대의 세력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 정도면 천하를 얻었다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굴무에게 있어 천하는 바로 하희였을 것이다. 하희가 풍백으로써 바람의 신이 뿜어내는 힘은 절제가 안되었고 그 절제되지 않은 힘은 끝없이 남자를 탐하고 음녀로 되살아났지만.. 그것은 하희가 어린시절부터 쌓여온 깊은 심리적 외상때문일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굴무 무신은 신관으로써 그녀와 함께 아파하고 치유하며 그녀를 여린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고 평생을 함께 한 것이니.. 결국은 하희가 천하를 얻은게 아니었을까..

본문에 하희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음미해 보시길~~

"아름다운 새는 어떠하더이까?"            
"아, 그 새. 아름다운 날개를 퍼덕여 나를 황홀한 세계로 이끌어주었지."
"바람을 타고 말씀이지요."
"하하하, 아름다운 것은 혼자서 차지하는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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