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광의 공포 영화관 - 무섭고 재미있는 공포영화 재발견
김시광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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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영화를 보는 수준은 마니아적도 아닌 극히 일반적인 수준이다. 더군다나 많이 보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는지라.. 굳이 따진다면 드라마를 뺀 액션, 공포, SF, 스릴러 같은 재미와 볼거리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러던차에 덜컥 이글루스 렛츠리뷰에 당첨되면서 받게된 '김시광의 공포 영화관'이라는 책.. 하루 정도 시간잡아 쭉 읽어봤다. 공포영화를 20년넘게 즐긴 김시광이라는 분이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정리하며 책을 낸것인데.. 우선, 책 구성이 좋고 내용도 알차다. 책 중간중간에 그의 식견과 정보력이 물씬 묻어나며.. 저자의 공포 영화 사랑은 가히 놀라울 정도로 오덕후스럽다. 그러니 이렇게 책을 쓴 거겠지만서도.. 아무튼, 몇년전부터 이런 파워블로거들의 출판러쉬는 부럽긴 하다.

책 초반에 에필로그 식으로 저자가 어렸을때부터 비디오키드로 자라면서 공포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부터 제대로 즐기는 법과 공포영화의 매력에 대한 분석등이 적혀있다. 그러면서 본론으로 들어가면 영화별 소재와 장르를 나누어 해당 영화를 소개하고 리뷰하고 평가하고 있다. 예를들어, 첫번째 흡혈귀편은 과거로부터 온 연인 '드라큘라', 시간의 흐름 속으로 '뱀파이어의 인터뷰', 신념의 상실 '황혼에서 새벽까지' 영화를.. 두번째 좀비편은 나는 전설이다 '조지로메의 시체3부작', 그 남자 흉포하다 '좀비2', 성난 얼굴로 돌아오라 '28일후' 영화를.. 세번째 몬스터편은 인간은 괴물을 만들었다 '프랑케슈타인', 늑대는 괜히 울지 않는다 '울프', 사랑이라는 이름의 폭력 '캣피플' 영화를..

이런식으로 오컬트편, 죽지 않는 망령편, 귀신들린 집편, 로맨스편, 가족편, 정체성편, 이성의 한계편, 기타편까지 이루어져 있고.. 물론, 각 소재에서 다루는 영화들은 명작을 선정해 과감히 해부해 주고 있다. 그리고, 책 중간에 호러팁들을 넣어 공포영화와 관련된 폭넓은 상식을 제공한다. 이런 공포영화의 입문서자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는 저자의 이책은 사실 정독 하긴 힘든 책이다. 즉, 정독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꺼내봐야 할 책으로.. 즉, 한번 보고 책장에 꽂아둘 책은 아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틀리듯.. 공포영화를 바라는 시선 또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날 공포 영화를 접하게 되면 이책을 찾아서 음미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면서 호러 팁 마지막에 공포영화 베스트 100은 참 유용한 내용같다. 시간나면 보고 싶은 공포 영화 몇편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ㅎ 하여튼, 공포 영화야 말로 허상이 아닐까 싶다. 즉, 인간의 상상 속에서 무한대로 그려내며 이중적 심리를 자극한 약자에 대한 철퇴와 배려.. 심지어는 전통과 권위, 편견마저도 타파하는 공포영화야 말로 가장 무서우면서 자극적이고 재밌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저자도 공포영화의 매력을 이렇게 말한다. 공포영화는 인간의 추한면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솔직한 장르이고, 빙 돌려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끈한 장르이며, 과장을 일삼는다는 점에서 웃기는 장르이고, 각종 모순을 타파한다는 점에서 달콤한 장르이다. 또한 안전한 방식으로 공포에 대한 백신을 맞게 한다는 점에서 예방적 장르이기까지 하다고 하니.. 이런 즐거운 공포 영화를 배겨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인간사의 투영이 영화로 계속 표출되는 가운데.. 상상이 멈추지 않는한 공포영화는 계속 만들어지고 나올것이며 우리는 또다시 공포영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바로 그때 이책이 그 옆에 있음이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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