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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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훨씬 전에 출간된 이 책을 난 이제서야 읽게됐다. 바로 시오노 나나미의 대히트작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소위 역사 전문가나 덕후한 분들 빼고는 서양 역사에서 근원이자 빼놓을 수 없는 고대 그리스 로마를 알고자 하는 일반 대중들에게 베스트 셀러가 된 책이다. 그래서 이번에 시리즈 전권 대신 1권만 각잡고 정독을 했는데 고대 로마사의 개론서를 본 듯한 느낌이다. 마치 법학의 총론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쉽게 써내려갔지만.. 흔치 않은 이름이나 지명들이 입에 착착 붙지 않아서 단숨에 읽은 책은 아니었다.

이책의 역자 후기에서 '로마인 이야기'를 비평과 해설을 곁들인 역사 평설(評說)이라 부르고 있다. 많이 공감이 가는 애기다. 작가 나나미는 역사학자가 아니지만 그가 로마에 쏟은 애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탈리아 남편과 그곳에 살면서 수십년을 사료와 연구서를 파온 열정.. 그래서 이 책이 일반인 들에게 다가서기 쉬운 이유일 것이다. 1권은 내용은 B.C. 753년 로물루스(로마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가 로마를 건국한 시점부터 7대의 왕정시대를 거치고 B.C. 509년 공화정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풀어 쓰고 있다.

왕정시대는 200백여년 유지가 됐는데.. 이것은 중국의 춘추시대 초중반 시대와 맞물린다. 왕정 시대의 로마는 그저 평화롭고 작은 도시국가에 지나지 않아서.. 도리어 북쪽의 에트루리아인과 남쪽의 그리스 식민도시가 세력이 컸다. 그러면서 왕정 시대가 끝나고 공화정 시대가 열리면서 로마가 고개를 쳐든다. 왕 대신 집정관 두명을 두어 통치하면서 원로원과 민회의 견제로 진행되어온 역사다. 그 역사속에서 로마는 당시 그리스의 패권국가 아테나와 스파르타를 지켜봤고.. 이들은 살라미스 대해전인 페르시아 전쟁을 치르면서(B.C.480년) 발돋움하고 아테네의 번영을 가져온 페리클레스 시대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러면서 로마는 여러 민족과의 잦은 마찰과 전투가 일며 B.C.390년 켈트족의 침입으로 로마는 역사상 최대의 굴욕을 받는다. 하지만 이때 로마는 제2의 건국을 지휘한 카밀루스의 등장과 기존에 문제가 많았던 라틴동맹에서 로마가 중심이 된 로마연합의 성립까지.. 그러면서 B.C. 367년 '리키니우스 법'으로 정치 개혁이 일며 로마는 한껏 성장한다. 이때의 일을 후세에 역사학자 토인비는 '정치 건축의 걸작'이라 평가했단다. 이러면서 로마인 특유의 개방성과 함께 시민권이 확대되며 역사의 중심에 선다.

하지만 삼니움 전쟁으로 불리우는 산악 민족 삼니움족과의 수십년에 걸친 전쟁(B.C.326~284)과 이후 아피아 가도 건설을 통한 길 닦기 사업등을 통해 뻗어 나간다. 그래서, 여기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애기가 나왔다는.. ㅎ 그러다 또다시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해상지역 타렌툼 전쟁으로 그리스 북쪽의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와의 십년에 걸친 전쟁을 또 겪는다. 이 피로스는 후에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흠모했던 병법의 천재로 불리우는데.. 그의 전략과 전술로 로마가 고전하지만 그의 인내심은 로마를 결국 꺽지 못했고 물러난다. 이로써 로마가 남부 이탈리아의 그리스계 식민 도시까지 재패하고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며 공화정 시대의 번영을 가져온다.(B.C.270년)

이렇게,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았는데.. 이렇게 본 책은 B.C.756년 건국부터 B.C.270년 공화정까지 500여년을 이야기하듯 풀어썼는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영어와 관련된 어원들의 상식부터 로마가 처음에는 7개의 언덕에서 출발한 조그만 도시형태에서 국가로 변모하는 과정까지 쉽지만은 않은 역사였음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 책의 1권뿐만 아니라 로마인 이야기 전체의 논거는 바로 이거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족이나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인들"이었음에도, 왜 그들만이 번영하고, 마침내 지중해 세계의 패자(覇者)가 되어 천년 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는가" 그 물음에 답은 그들의 윤리나 정신보다 법과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왕정과 공화정 시대를 거치면서 정치체제의 노하우와 시민권을 개방하고 그 대표자를 원로원에 흡수함으로써 사회적 통합에 성공함으로써.. 물리적 가치를 중요시한 제도와 개방성을 통한 사회 질서 확립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로마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은 힘든 여정이었고 또 하루 아침에 무너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이 근원적인 이유는 이 책에 나와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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