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 구석에서 책을 먹던 '화괴' 혜성.
책을 먹지 않는 조건으로 '고민 상담부'를 만든 세월.
고민을 먹으면 아픈 기억은 잊을 수 있다?! 
'고민 상담부'에서의 진로, 우정, 사랑의 고민들. 
이 고민들을 모두 그냥 먹어도 괜찮은 걸까?
 
"지우고 싶은 기억들, 내가 다 먹어줄게."
 
YA! 사이언스판타지 시리즈, 여기서 YA는 'Young Adult'를 말한다. 10대 친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10대 친구들이나 대학생 친구들이 읽으면 좀 더 풋풋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학창 시절의 고민들이라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나는 기억을 지울까?
나에게도 잊고 싶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것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겠지?
그래도 가끔은 잊었으면 하는 기억들이 있다.
 
 
세상에는 자신의 나쁜 기억을 잊어버리길 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17]

고민은 문제로부터 오고, 문제는 기억에 있으니까. [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어른들 - 고통의 중심축에서 보내는 절실한 위로
부순영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어떤 어른인가요?


사하, 아빠 휘광, 엄마 연숙의 각자의 서사가 담겨있다. 물론 소설 속 상황과 다르지만, 사하에게는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고, 휘광에게선 아빠를, 연숙에게선 엄마를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사하 뿐 아니라 어린 휘광과 어린 연숙의 이야기 속에 울컥거리고 먹먹해지면서 책 속에 빠져 들었다.

책을 덮고 나서는 나의 부모님의 삶이 궁금해졌고, 부모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엄마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청춘이 있었고, 각자의 고민과 꿈이 있었을테고, 부모가 되어 무언가는 떨쳐내고 나아가면서 지금의 부모님의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가족이라고 다 아는건 아니다. 나조차도 내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으니, 부모님도 마찬가지겠지. 어린 시절에는 어른만 되면 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 그래도 나에게 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기에 조금은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가족들과 함께 앨범을 뒤적이며 추억 여행을 다녀와야겠다. 

"파이팅을 외치는 시대이지만, 무조건 극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달리는 것만큼이나 멈추는 것도 필요하죠. (...) 그 언제고 쉬운 적이 없었지만, 당신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있다면, 당신은 자신만의 항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오늘이 위태롭더라도 말입니다." [작가의 말 中]
작가님의 글에 위로를 얻어간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부모님을 이해하려는 계기가 조금은 담겨있지 않을까? 
 
철썩철썩 파도 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이상한 어른들> 
 
 
그로부터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 어른이 되면 칭찬이 필요할까? 필요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른에게도 포도알 스티커는 절실했다. 왜냐하면 아무리 해도 스티커를 받을 수 없었던 나는 어느새 목마른 어른이 되었고, 몸이 이렇게나 자라고 나서도 인정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84]
 
원래 그런 줄 알았다. 어른들은 원래 그래야 하는 사람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는 사람들, 어려운 일도 능히 짊어져야 하는 사람들, 속이 아주 단단해 웬만한 것에는 상처도 받지 않고, 막다른 길에 들어서도 나갈 구멍부터 찾아낼 수 있는, 어른이라면 응당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다. (...)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겪은 일이었다. 그렇게 다들 앓고 닳다 한풀 꺾여야만 자신의 인생을 인정할 수 있었다. (...) 그런데 나는, 나만 그런 줄 알고, 나만 빛으로 조각된 사람인 줄로만 알고, 오랫동안 착각이란 걸 해 버렸다. 나는,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을 때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137]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부모의 역할을 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그마저도 자신이 없다. 아무리 반복한다 해도 부모라는 역할은 어려울 것이다. 자식에 대한 그 모든 사소한 선택들이 몰고 올 거대한 결과 앞에서 늘 압도될 수밖에 없음을. [341]
 

서평단 당첨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말 하나만 막고 올게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공사 인스타에서 표제작 '종말 하나만 막고 올게' 카드뉴스가 흥미로워서 고르게 된 책.
원래는 SF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최근들어 몇 권의 SF소설을 재미있게 읽어 관심이 생겼다. 그렇지만 아직 넓은 세계관의 SF소설은 아직은 좀...어렵다,

<종말 하나만 막고 올게>는 전반적으로 일상SF 느낌이다. 
이 책에는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벌써 3편은 영상화가 확정되었다.
 
여섯 편 모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서 금새 다 읽어버렸다. 이걸 왜 이제야 봤지?

전체적으로 익숙한 소재로 참신하게 글을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상적인 이야기에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그 속에 녹아져있다. 

✔ 일상적이고 어렵지 않은 SF를 찾으시는 분들, 나처럼 아직 SF에 장벽이 있는 분들께 추천한다. 재밌다!
 
특히 <레어템의 보존 법칙>과 <로봇이라서 다행이야> 2편이 제일 인상적이다. 이 두 단편은 영상화 확정이라, 나중에 나오면 찾아봐야겠다. 영상으론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진다. 추가로 영상화 확정된건 <가울반점>이다.
 
<레어템의 보존 법칙>은 알로에PC방에서 있었던 전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 전설적인 이야기가 너무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온라인 게임을 하지도, 관심도 없는 분야임에도 완전 빠져들어서 내가 알로에PC방 한켠에서 그 전설적인 사건을 목격한 느낌! 정말 있었던 일이 아닌가하는 착각까지!

'전례가 없었던 피바람이 불 거야. 이 KOH의 세계에.' [234]
어느덧 알로에 피시방에서는 초침 도는 소리처럼 자연스레 배경에 파묻혀 있던 '뚜쉬뚜쉬' 하는 소리. 쪼꼬♡야미 님이 블랙엔트를 성실하게 패는 소리. [235]
 
<로봇이라서 다행이야>는 갈수록 늘어나고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라에서 비밀리에 발명한 로봇 이야기다. 이 로봇은 스스로 왕따가 되어 구타와 폭언을 당하고, 다른 아이들을 왕따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왕따 로봇이라니, 씁쓸한 현실을 그리고 있다. 결말이 찡하다. 왕따 문제 뿐 아니라 로봇, 기계에 대해 생각할 것들이 많이 담겨져있다.

"나는 왕따를 당하기 위해서 태어난 로봇, 모델명 'PB 34호'라고 해." [265]
비밀은 충치 같은 거야. 말하지 않고 입속에 담아 놓은 말들이 커지고 커지면 얼마나 커다란 통증이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됐지. [304]

수록작
#가울반점
#종말하나만막고올게
#궁극의몸
#이빨에끼인돌개바람
#레어템의보존법칙
#로봇이라서다행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품절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이 있다.
 
서울역 노숙자 독고 씨. 어느 날 주인 잃은 분홍색 파우치를 다른 노숙자들 사이에서 지켜내어 주인에게 돌려준다. 이것을 계기로 염 여사에게 편의점 야간 알바를 제안받고 일하게 되는데...
 
베스트셀러에 한참 보여 궁금해 도서관에 예약 대기 걸어두었다 빌려온 책이다.  
 
"나를 나도 모르는데...... 믿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편의점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했던 곰같은 독고 씨.
독고 씨는 같은 편의점 알바인 시현, 선숙 뿐 아니라, 손님들의 닫혀있는 마음도 조금씩 열어준다. 시현, 선숙 뿐 아니라 손님들도 주변에, 일상 속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보니 좀 더 몰입하며 술술 읽은 것 같다.(근데 염 사장님 같은 분은 어디에...?)
전체적으로 재미 뿐 아니라 위로와 따뜻함까지 주는 책이라 좋았지만, 독고의 과거와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서 좀 아쉬움을 느꼈다. 독고 씨도 편의점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은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비밀스러웠던 독고가 계속 편의점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짜쿵 든다. 
 
옥수수 수염차가 마시고 싶어지는 책.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미리 옥수수 수염차를 준비해두세요!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252]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2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서현 지음 / 마카롱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 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평범한 가정에 어느 날 사제폭탄이 배달되고, 무료한 현대인들에게는 즐거운 구경거리가 시작된다."
 
동생이 만화책을 사고 싶다고 해서, 바로드림을 신청하고 교보문고로 갔다. 간김에 책 구경하는데 빨간색 띠지 문구가 눈에 강렬하게 들어왔다.
제목부터 심상찮고, 평범한 가정에 사제폭탄...? 호기심나는 이 문구와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작 중 하나인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도 재미있게 읽어서, 이번엔 어떤 느낌의 수상작인지 궁금해졌다.
 
강남 한 아파트에 폭탄이 터졌다!
폭탄을 보낸 범인은 누구인가?
폭탄은 가족 중 누구에게 보내진 것일까?
폭탄을 보낸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폭탄이라니, 뭔가 비현실적이라 처음에는 단순히 추리 소설일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과 맞물려있고, 현실을 꼬집어주는 소설이었다.
읽다보면 상황과 과정 자체가 현실같다 생각할 정도로 깊숙히 빠져들게 되었다. 
 
각자의 자기만의 외로움, 상처, 아픔, 슬픔, 고민 등 꽁꽁 감쳐온 가족.
폭탄이 터지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용의자가 되고, 이 '폭탄'을 계기로 가족의 각자 꾹꾹 눌러 참아온 비밀, 상처들이 하나씩 낱낱이 파헤쳐져 간다.
범인이 누구인지, 왜 보낸 것인지 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주를 이룬다. 이러쿵 저러쿵. 잘 모르는 사람들의 판단으로 재단되는 이 과정들이 현실같아 참 씁쓸했다.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고, 왜 폭탄을 보낸건지, 누구에게 보낸건지 밝혀지게 된다. 테러범도 테러범이지만, 테러범의 엄마.. 하..(절레절레)
가족들은 아이러니하게 이 사건을 계기로 서로 간의 이해의 한 걸음이 시작된다.
하지만 범인이 밝혀졌다고 끝난 것일까? 가족들의 일상은? 상처들은 어떻게 보상되는 것일까?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이 가족을 보며 가족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하고, 우리도 각자의 마음 속에 폭탄 하나쯤 지니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한다. 
 
 
폭탄이 삶을 망치고 있는 건지, 이미 망가져 버린 삶을 폭탄이 보여주고 있을 뿐인지 헷갈렸다. [147]
폭탄이 터진 것이 집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삶인 것만 같았다. [191]
폭탄은 현재와 과거는 물론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까지 날려버렸다. [215]
 
"우리가 정말 당할 만해서 당했을까?"
"다들 그렇게 살아요. 폭탄만 안 터졋을 뿐이지."
그렇다면, 그게 정말 사실이라면 왜 하필 우리였을까? 행복한 가정이 어디에도 없고, 남모를 비밀 하나쯤 품고 사는 거라면 어째서 우리 가족만 낱낱이 해부되어야 했을까. [256]
 

범인이 잡혔다. 단 한 줄만으로 잘 해결되었다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808호 가족의 이후의 삶을 생각한다면 결코 잘 해결되었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저 하나가 해결되었을 뿐이다. 경찰의 수사가 종결되었음에도 여전히 808호 가족을 의심하는 이들이 인터넷에는 존재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낮선 공격으로부터 안전한가 되물어야 한다. 우리의 삶은 보호받고 있을까, 아니 보호받을 수 있을까. [3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