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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평점 :
제1회 박지리 문학상 수상작
그때그때 기분따라 책 선택하는게 달라진다. 가끔은 평소에 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의 책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 책이 그렇다.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제1회 박지리문학상' 문구에 호기심이 생겼다. 아직 책을 읽은지 오래되지 않아 박지리 작가님을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으니, 박지리 작가님의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가의 말, 수상소감, 심사평, 작품해설을 제외하면 125페이지의 짧은 분량이다.
첫 페이지를 펼치면, 순식간에 주인공 수정과 끝까지 달리게 된다. 보면 볼수록 묘한 표지가 이 책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읽다보면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머릿속으로 절로 그림이 그려진다. 사실 판타지소설은 상상이 그려지면 재밌고, 그려지지 않으면 재미없지 않은가.
연명설화를 현대적으로 풀이한 소설이고, 짧지만 그 속에 여러 의미들이 담겨있다.
단편적으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뒤에 작품해설을 읽고나면 내가 놓치고 있는게 얼마나 많은지 보여준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나도 단단해져야지.
서로 다른 것을 원하는 둘이 가야 할 곳은 같다. 도망치는 자는 붙잡히게 되지만, 쫓는 자는 붙잡게 된다. 함께 저승으로 가거라. 힘을 합쳐 문 앞에서 저승의 신을 붙잡아, 각자 원하는 것을 얻어 내렴. [49]
구한 거야. 이룬 거야. 최선을 다했기에 흔적이 남은 거야. [109]
칼은 나를 아프게 하는 방식으로 나를 살리거나 죽이지만 나는 나의 죽음을 죽일 수 있다. [125]
앞으로도 세상은 우리를 계속 죽이고 싶어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 단명(短命)을 타고난 것이고, 어쩌면 끊을 단으로 끊어야 할 최종 목표는 저 짧은 단인지도 모르겠다. 단단(斷短)할 것을, 더 단단해질 것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127, 작가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