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과 심리스릴러에 현대판 지킬 앤 하이드라니 더욱 기대감이 생기며 책을 펼쳐본다. 엄마가 아빠를 죽이고, 나를 죽이려다 실패하고, 결국 정신병원에 감금된 엄마는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도입부부터 심상치 않다. 소설의 흐름을 나도 모르게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페이지가 순식간에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신병원의 부원장이었던 칼 번햄에게 입양되어 케이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소녀. 소녀는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 첫 기억은 피카소 「게르니카」를 보고 사로잡힌 순간이었다. 어느 날 그림 속 황소가 튀어나와 내 몸을 찢어놓았다는 이야기에 칼은 친모에게서 물려받은 정신병의 전조 증상이라며 분홍색 알약을 정기적으로 복용시킨다.성인이 된 케이트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하게 된다. 그림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있던 케이트는 꿈 속에서 비밀 병실에 갇혀있는 에린과 에린의 그림을 발견한다. 에린의 그림에 사로잡힌 케이트는 에린의 그림을 훔치는 꿈을 꾸게 되면서 점차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가며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밝혀진다.
은밀히 미쳐가는 것.
그래, 난 미쳐가고 있는 것이다. 꿈속에서.
하지만 꿈속에선 누구나 다 미치지 않나? _36
(최대한 스포 없는 선에서 작성하였습니다.)도입부부터 강렬한 시작과 함께 '미쳤다'가 반복될수록 나도 같이 미쳐가는 느낌의 혼란스러움과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로 환상적인 느낌이 동시에 들며 집중하게 된다.아버지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과 좌절, 뒤로 갈수록 점차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가는 모습에 내 머리속도 불안불안, 뒤죽박죽되며 케이트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나도 덩달아 따라가게 된다. 꿈과 현실이 하나로 합쳐지며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 속에서 덮어져 있는 또 다른 진실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모습에 마지막까지 쉬이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있는 소설!!케이크에 촛불 밝히는 장면과 일기 속 마지막 편지글에 케이트의 모든 감정이 녹아져있고, 나도 덩달아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다. 마음의 감옥에 갇혀있던 케이트부터 미로를 벗어나 세상으로 걸어나오는 케이트까지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소설이다. 거기에 흡입력까지 크흐 추천 꾸욱 합니다. 강력 추천!하지만 이제는 이것을 태워야 한다. 여기 쓴 모든 사건으로부터 나 자신이 벗어나기 위해선 꼭 그래야만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들을 여기 다 옮겨놓은 후 태워버리면 겹겹의 악몽 같은 그 오랜 시간들도 결국엔 잊을 수 있게 될 것 같기에. 그러니 남은 이야기들을 마저 쓴 다음 어서 이 노트를 태워야겠다. _302
은행나무 서포터즈 활동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