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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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은 소중하지만 한 번은 죽는 법이다. 조금 당길 때가 오거든 그리하는 것이 사내의 일이다.’

   누군가의 동무였고, 누군가의 아들·지아비·아비였던 이들이 죽어갔다. 알아주는 이들이 없어도 의협심 있는 그들은 밝은 세상을 꿈꾸며 맨주먹 붉은 피로 농기구를 들고 신식무기에 맞섰다. 탐관오리의 횡포와 일본의 주구 세력들에 대항하여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기치 아래 들불처럼 일어난 동학농민 운동 세력들은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또 다른 재를 넘어서는 일의 반복으로 대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후대의 사람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 여기며 중심 가치를 실현하였다. 부정한 관리들을 징치하는 일에 국한하지 않고 이 땅의 민중 중심의 민주적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쇄국정책을 펼쳐오던 흥선대원군은 조선의 사직을 공고히 하는 일에 관심을 모았고 기존의세도 정치의 폐단을 개혁하여 왕권을 강화하려는데 며느리 민정왕후 일파의 개화당과 마찰을 빚어 시대적 고민이 많았다. 핍박받는 민중 중심의 개혁을 주장하는 동학군의 우두머리인 전봉준에게 나라의 명운이 덜려 있음을 명심하라고 당부하는 모습에서는 기존의 녹두장군을 다룬 소설과는 다른 개연성을 담았다. 개똥이로 불리는 김개남, 통찰력 있게 전세를 살피며 전략을 편 손화중과 의기투합하여 동학농민혁명은 민중 봉기로 한 획을 그었다.

    고부군수 조병갑은 불효와 불목, 음행 등의 죄목을 붙여 사람들의 재산을 늑탈하였고, 갖은 학정을 일삼아 민중들의 분노는 커져갔다. 전봉준이 제폭구민(除暴救民)을 역설하자 민중들은 짓눌린 채로 살 수 없다는데 뜻을 같이 하였다. 무고한 사람에게 죄목을 씌워 재산을 착취하는 등의 갖은 횡포로 동학농민운동은 발발되었다. 학정으로 부모를 여의고 전봉준 장군을 스승이자 아버지로 받아들이고 장군의 수족처럼 기민하게 움직인 을개는 장군의 딸 갑례의 뱃속에 씨를 뿌리고 대의를 위해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호정이 순정을 바칠 뜻을 내비치었을 때도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리면 큰일을 못한다고 판단한 이철래는 그녀를 가슴에 품고 민중들의 민주적인 삶의 초석을 마련하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동학도들의 혁명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고민하며 권력을 기틀을 공고히 하는 일에 주안점을 두는 이들의 생각은 대화 속에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결핍은 채움으로써 갈무리되는 게 아니라 결핍은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근간으로 작은 안락함을 거부하고 고단한 길 위에 서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부패와 결핍으로 균형을 잃은 조선의 형세를 간파한 청과 일은 조선을 좌지우지하려는 욕심을 내세워 조정과 밀착되어 야심을 관철하려는 야욕은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맞서 전봉준은 도탄에 빠진 창생을 구제하기 위해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를 징치하고,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을 물리치려는 격문을 선포하고 민중들을 규합하였다. 전의를 모아 전략을 펼 때도 신중하게 대처하길 바랐던 전봉준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생명을 유린하는 일은 삼가도록 당부했다. 변방에서 강적에 맞서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열세인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기에 민초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인내심과 치밀한 판단력으로 책임감 있게 행해야 했다.

   존엄한 개체인 생명체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둘러싼 선택은 현재적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민주적인 세상을 꿈꾸며 비전을 실현하려는 뜻에 함께 하는 동학도들을 규합할 때, 전봉준은 신식 병기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 의지와 힘으로도 안 되는 일에 대하는 두려움은 공포로 자리할 수 있음을 간파하고 세력의 힘을 모아갔다. 청국에 지원병을 요청한 조선의 정세를 살피며 일본은 조선에서 주인 행세를 하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운현궁으로 들이닥친 스기무라 일파는 대원군을 설득해 일본의 뜻에 따르기를 종용하였지만 그는 일본의 만행에 맞섰다. 하지만 김홍집을 위시한 관료들은 평양 전투 이후 삼남의 동학당을 소탕하라는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군의 총격전은 맹렬했다.

   이노우에 공사가 지휘한 동학의병 토벌작전으로 일본군과 조선 관군의 조직적인 공세에 직면한 동학의병은 연이은 전투에서 패배하였고 우금치전투의 대패로 아래로부터 거세게 일어난 동학 혁명의 불길은 사위어갔다. 김개남, 전봉준, 손화중 등 동학의병 지도자들이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이라는 표식을 유산처럼 남기고 떠난 을개의 뜻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갑례의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체로 자란 도치 역시 아버지 을개의 뒤를 이어 민중들의 음울한 삶을 거두는 희망의 빛으로 성장해 역사의 진보를 위한 먼 길을 향하는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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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이로 동그란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달을 보면서 명절을 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날려 보내렵니다.

가족 간의 불화로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사는 형제들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늘 그렇듯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며 언제나 이 일에서 벗어날까 의문을 품습니다.

한 집에서는 제사를 모시고 또 다른 집에서는 큰어른을 모시는 일상이

하나로 모아지면 좋을 텐데요.

다시 하나로 연대하며 살기는 어려워 보이는 어르신들이

상대를 배려하며 이해하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여 직장 일을 마치고 금요일 밤에는 푹 쉬고

그동안 읽은 책 서평을 작성하고 읽고 싶은 책을 보았습니다.

추리 소설을 읽으며 반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가면을 치우고 살의를

표현한 범인의 추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9월에는 읽고 싶은 수필류가 많이 나와 5권을 선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창창한 햇살 아래 답사를 떠나고 싶은 날

20대 청춘 시절부터 함께 하였던 유홍준 교수의 답사기는 답사 길라잡이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을 새기게 했고 보는 만큼 가슴에 남는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합니다.

 

 

 

 여름 방학 때 아이와 함께 강원도 영월로 답사 여행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호야 박물관에 끌려 박물관 고장인 영월을 찾았습니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내쳐진 단종의 슬픔을 단종의 능 옆에 있는 보리밥집에서 삭이고 펑령포를 돌아나왔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찾고 싶은 영월이라 남한강 유역을 둘렀나 답사기

들고 떠나는 여행을 꿈꿉니다.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이의 정성과 노력에 감동하며 지낼 때가 많습니다. 중화 요리로 명장의 자리에 오른 고향 친구가 있어서인지

사부의 요리가 남다른 느낌으로 자리합니다.

쉽게 식어버리는 열정을 바로 세우려는 움직임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근성으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이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밥 한 끼를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별로 소통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는 밥을 먹고 싶지 않은 아집이

크게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와 밥 한 끼를 나누는 일은 그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명사들은 누구를 그리워하며 밥을 나누고 소통하묘 교감하였을지

궁금합니다.

 

 

 

 

 

 필사하고 싶은 작가 김훈 님의 글은 가슴 속 잔잔한 울림을 전하는

정한수 같은 정성의 산물입니다.

라면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서민적인 음식입니다.

나이 듦에 라면을 먹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양은 냄비에 라면을 끓여 한 젓가락씩 후루룩 먹으며

서로 웃고 떠들던 아동기의 결핍이 떠오릅니다.

부족함이 많았어도 서로를 생각하는 정이 흘렀던 그 시절을

추억하면 골방에서 친구들이 함께 먹었던 라면이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류시화 님의 인도 여행기를 읽고 인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인도 여행의 시작은 환상이 깨지는 것부터일 것입니다. 빠하르간즈 관행대로 해오던 질서가 무너지고 아비규환 같은 길에서도 현지인들은 그들만의 질서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혹독한 여정에 몸과 마음은 지쳐갔지만 여러 곳을 떠돌아 다녀도 신기한 나라 인도만큼 이야깃거리를 주는 곳이 없어 보입니다.

'노 프라블럼' 한마디로 형통하는 그곳의 문화에 흠뻑 빠져들고 싶은 날 인도 여행을 꿈꿉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신간평가단 16기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는 소통하고 싶은 이웃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라 공감대 형성에 이로울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청아함이 가득한 가을에 까슬까슬한 마음을 달래 줄 에세이들이 있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행복한 가을입니다.     

소소한 일상에 감동하고 감사하는 감성을 잃지 않고 살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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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유학에서 돌아온 딸이 가족들에게 줄 선물 꾸러미 속에 샤오미 보조 배터리가 있었다. 대륙의 애플이라 불리는 샤오미를 몰랐다고 하니 딸은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엄마로 여기며 배터리 외의 상품에도 관심을 보였다. 달리던 돼지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를 기세로 날개 짓하는 표지의 그림은 궁금증을 더한다. 샤오미의 공동창업자이자 마케팅 책임자인 리완창은 CEO 레이쥔의 권유로 샤오미의 창업 정신과 핵심 전략인 참여감을 어떻게 적용하여 왔는지 소상하게 밝혔다.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택하여 양질의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려는 기업의 핵심 이념은 사용자를 친구로 여기고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운영 체제를 만들었다.

 

 

   디지털 문화를 선도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폭발적인 전파로 정보 확산 반경이 넓어져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그 기업의 제품을 외면하게 된다. 사용자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작은 음식점 같은 회사가 되길 바란 샤오미 창업자는 소비자들이 사용하면서 찾은 개선점을 수용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여 사용자들의 입소문마케팅 전략에 기댄 인터넷 씽킹의 핵심을 실현해갔다. 소비자의 수요가 물적 속성에 갇히지 않고 사회적 속성으로 확장되어 왔음을 통찰해 참여형 소비를 촉진하는 3개의 전략과 전술로 참여감 33 법칙을 펴나갔다. 제품, 서비스, 브랜드, 소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방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참여감 구축으로 기업을 성장시켜 온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전자게시판에 남긴 사용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우선순위를 정하여 개발팀에 전달해 사용 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을 유도하였다. 화요일에만 구매 활동을 개방하는 소매 방식으로 소비자 참여형 소비를 촉진하는 소비 혁신으로 지평을 넓혀갔다. 참여 이벤트를 운영하기에 적합은 제품을 만들고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에 사용자들이 참여할 만한 활동 고리를 심어두었다. 샤오미를 창업하고 인재를 찾는데 주력한 경영자는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는 평범한 10명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고 일류 조직을 꾸리기 위해 주력했다. 사용자들이 샤오미 성장 과정에 참여하면서 키워진 끈끈한 유대 속에 사용자들이 기업에 애정을 보내는 경우가 있어 훈훈한 풍경이었다.

 

   어떤 카테고리에 해당하는가를 먼저 고려한 뒤 샤오미 제품을 만들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데 집중하고 사람들의 뇌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펴왔다. 통제할 수 없는 팬덤 효과를 부른 샤오미 제품은 MIUI 초기에 형성된 ‘100인의 꿈의 후원자들은 이후 사용자들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갔다. 자신의 의견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되는 경험을 한 소비자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인 미펀(米粉·샤오미 팬)들을 초청해 샤오미 사용자들이 함께 어울려 놀면서 자신을 펼쳐 보일 기회를 제공해 준다니 놀라웠다. 빠져드는 느낌이 드는 극장식 신제품 발표회를 추구하는 만큼 발표 원고를 수없이 반복해 체크하며 준비하고 PPT작성까지 치밀하게 준비하여 발표회장을 찾은 이들의 탄성을 유도하였다.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콘텐츠를 담기 위해 사용자들의 참여감을 존속해 왔다.

 

   제품을 판매하고 난 뒤 철저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가는 샤오미 기업 경영은 1800명의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들이 실시간 상담에 응하며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서도 드러난다. 애프터서비스와 체험을 위한 공간인 샤오미의 집 운영으로 재품 구매자나 잠재적 구매 고객들이 안락한 서비스를 누리게 한 점이 인상적이다. 놀이처럼 즐겁게 일하는 조직체 운영을 위해 고심한 경영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제품을 혁신하고 조직의 구성원들 스스로 자사제품을 사랑하고 샤오미 제품 사용자들을 생각하는 활동을 구체화했다. 모바일 시대에 흡인력 있는 이미지의 형상화가 중요한 만큼 유능한 디자이너를 찾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은 색채와 형상으로 표현되는 이미지 소통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의 인지도를 높였다.

 

   선험적인 지식보다는 경험으로 축적된 삶의 지혜는 현안을 해결하는 열쇠로 작용한다. 샤오미 제품을 체험한 사람들의 입소문은 급속도로 확산되어 호감도를 높였고, 초기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핵심 사용자들과 유대를 돈독히 하였다. 샤오미 기업을 신뢰하고 높이 평가하는 마니아들의 충성도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광고는 지명도를 높여주었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전략과 전술로 모바일 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샤오미의 선전은 일류 조직을 꾸리기 위해 핵심인재를 영입하는 것부터 제품 판매 후 고객 서비스까지 신속히 응대하는 직원들 복지까지 고려한 공동 창업자들의 고민이 구체적인 경험 속에 융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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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은 열망으로 가슴이 바스락 소리를 낼 때면 떠오르는 공간 간송 미술관이 있다. 일 년에 두 차례 열리는 전시회를 보기 위해 남해에서 서울까지 가서 한성대 입구에 내려 마을버스로 이동했다 두 시간 넘게 줄을 섰다가 5분도 채 안 되는 관람 시간에 허탈할 때도 있었지만 미술관으로 걸음을 옮기며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사는 게 팍팍할수록 선현들의 그림은 나를 다독거리며 현재에 충실할 이유를 묻고 스스로 답하며 좀 더 열심히 살아갈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수집한 작품을 상설 전시관에서 전시할 때는 관람한 적이 없지만 소슬한 바람이 부는 가을 미술관을 찾아 바람 빠진 풍선처럼 휑한 마음을 작품 감상으로 채우고 싶어진다.

 

   친목 모임에서 패키지여행으로 서유럽 5개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유럽의 명소를 찾아 수박 겉핥는 것처럼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줄을 섰지만 2시간 넘게 줄을 선 다음에야 입장이 가능했던 바티칸 박물관은 입구에서부터 인파에 밀려 작품 설명을 제대로 들을 수도 없는 상황에 지쳐갔다. 잰걸음으로 가이드를 따라 움직이지만 방대한 그림과 조각들을 보기에는 여러 제약이 한계로 작용했다. 바티칸 박물관을 보면서 인류가 남긴 문화유산으로 자산을 축적하며 사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게 부러웠던 기억을 안고 미술관과 건축에 관심이 많은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며 세계 곳곳에 자리한 독특한 구조의 건물이 있어 찾고 싶은 곳이 늘어났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을 대표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에 대한 설명에 이어 박물관 설계를 주도한 세계적인 건축가에 대한 작품 세계가 곁들여져 건축물설계에서부터 완공까지의 과정을 집약해 놓은 글이다. 어떤 장소를 방문하였을 때 그곳을 살피며 떠오른 생각들은 쉽사리 잊기 힘든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될 때가 있다. 도처에 자리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각기 다른 형태로 자리하지만 고유한 모습과 빛깔로 관람객의 눈길을 끌어 향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남기도 한다. 선사 시대부터 현재까지 800만 점이 넘는 소장품을 보유한 영국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을 설계한 노먼 포스터는 환경에 대한 의식을 바탕으로 최신 공법과 재료로 효율성을 높이는 건물의 완공을 위해 노력하였다.

   유치원 때 만난 두 친구는 건축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세계 최고의 건축가 콤비로 일한다니 살아온 세월만큼 쌓인 우정의 깊이를 가늠해 본다. 건축물이 들어서는 장소의 역사성 및 문화의 조화까지 아우르는 자크 헤어초크와 피에르 드 뫼롱의 작품인 테이트 모던은 템스강변의 폐쇄된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개조한 것이라니 흉물로 방치될 수도 있는 건물을 문화의 향유 공간으로 변환시키는 거장들의 능력은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세계도시 재생 프로젝크의 모델로 자리하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철강도시 빌바오의 명성을 이어 항공기 몸체에 쓰이는 티타늄을 유선형의 굽어진 벽면에 부착하여 비가 많이 내리고 흐린 날이 많은 지역의 기후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조형미가 뛰어나다고 하였다. 네르비온 강과 맞닿은 미술관의 측면 역시 또 다른 예술성을 더해 사진만으로도 예술적 감각에 놀라고 말았다. 루부르 궁전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루브르 박물관의 입구에 자리한 유리 피라미드는 복도로 이어진 선형 건물의 분산된 출입구를 한 곳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컸다니 조형물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건축가들의 의도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베를린을 관통하는 슈프레 강 지류에 있는 박물관섬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 건물로 베를린의 역사적 중심지를 이룬다고 한다. 전쟁의 상흔을 살려 새로운 박물관에 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담아내려는 노력은 옛것과 새것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조형물로 자리하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고전적이고 미니멀리즘적인 특성으로 일관하는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본질에 충실한 건축으로 전 세계에 걸쳐 신프로젝트를 수행한다니 그가 설계한 건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듯하다. 홀로고스트로 불리는 나치의 광적인 반유대주의는 무모한 죽임으로 수많은 인명 학살을 자행한 인권 유린의 현장을 작품으로 형상화하여 가해한 독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속죄하여 왔다. 희생된 유대인들의 비극적 역사를 보여 주는 공백의 기억과 홀로고스트 타워는 수형의 공간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유대인들의 불안과 공포의 소리를 쇠로 만든 얼굴 조각들을 밟을 때의 소리에 담았다니 섬뜩하면서도 숙연한 걸음을 옮겨야 할 듯하다.

 

   영세중립국으로 아름다운 대자연과 함께 세계 속의 부자 나라 스위스에 자리한 파울 클레 센터는 세 개의 물결 모양으로 이뤄져 곡선미를 더하며 주변의 말밭과 잘 어우러져 바람이 불 때면 밀밭이 물결을 이루고 건물도 이랑을 이루는 경치를 자아낸다니 자연 속에 자리한 그곳에서 평화를 찾고 싶어진다. 경이로움으로 다가온 외계인 모양의 쿤스트하우스 그라츠는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중세도시 그라츠에 내려앉은 형상으로 파격을 더하는 미술관이다.

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건물 외부에서 50분마다 5분 동안 초저음의 진동이 나도록 설계했다니 하늘에서 지구의 생명체에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처럼 들려왔다. 르네상스 회화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는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은 문에 부흥기의 보물들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며 황홀경에 젖게 한다.

   멋모르고 지내던 시절의 평화가 삶의 행복인 줄도 잊고 지냈던 시절로 회귀하고 싶은 날이 있다. 예기치 않은 일들에 발목이 잡혀 일상성을 잃게 될 때면 일이 벌어지기 전으로 시계 바늘을 돌리고 싶어진다. 무탈하게만 살아온 일상이 아니기에 늘 나의 고통이 큰 무게로 자신을 짓누르며 불행을 자초한다고 여겨왔으나 이제는 힘든 시간이 지속되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믿으며 자신을 담금질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이며 지내는 배포가 생겼다.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자생적인 게 아니라 추억의 보물 창고 속에 저장된 추억의 앨범과 그 시절 읽고 들었던 유형의 문화들이 현재의 문화에 다리를 놓아 소통하면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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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 때 딸의 사춘기는 절정으로 치달아 부모를 쉽게 헤어나지 못할 심연 속으로 가두어 엄마 속은 오징어 먹물로 물들어갔다. 아이가 중심을 바로 잡고 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때가 되면 방황하던 사람도 제자리로 돌아선다고 하지만 그 순간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원 마일 클로저라는 파란 색 표지에 사이클 종주에 나선 젊은이들이 페달을 밟고 지나가는 거리에는 진초록 나무의 전송을 받으며 아스팔트 위를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가 땀으로 물기를 적신다. 힘든 시간을 감내하며 이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페달을 밟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였다.


    영국 소년 제임스 후퍼는 열다섯 살부터 그의 머릿속에는 미답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 탐험 생각으로 가득했다. 많은 위헌 부담을 떠안고 모험에 나서야 할 공간이라 어머니의 허락을 받기도 힘들었지만 막역하게 지낸 친구 롭과 함께 탐험을 준비하고 탐험의 길에 나섰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여 보인다는 일에 도전하여 실패를 거듭하며 또 다른 모험에 나서는 그의 여정은 비전을 실현하는 일로 귀결된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고 등반기술을 연마하여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옮기며 꿈을 이뤄가지만 20091월 알프스 등반 중 친구 롭과 앳킨슨을 크레바스 속에 묻어야 하는 상실의 아픔은 무엇보다 컸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진정한 우정을 쌓으며 지냈던 친구와의 영원한 이별은 지금까지 행해 왔던 탐험과 모험에서 벗어나 하늘나라로 먼저 간 친구들의 열정을 새기며 그들의 도전과 열정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꿈을 불을 지피는 분화구로 자리할 수 있길 바랐다. 롭의 유품을 정리하며 원 마일 클로저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척박한 환경에 놓인 이들을 구호하는 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영국을 넘어 다른 나라로 확장하여 갔다. 롭이 생전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생각한 대로 실천하며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려 했던지 널리 알리며 남들과 다른 길을 걷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구상하며 생각을 행동에 담는 용기 있는 선택과 결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바람은 컸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줘 널리 인류를 이롭게 하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롭의 권위를 지켜주고 싶은 친구의 바람은 기부금으로 우간다에 교육적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나랑 학교를 열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교육은 한 인간의 삶을 열어주고 또 다른 이들의 삶까지 영향을 끼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 공공의 선을 실현할 수 있는 길 위에 서게 하는 힘이 있다. 저자는 청소년 시절 롭과 함께 자신들의 꿈 이야기를 드러냈을 때 허황된 꿈은 꾸지도 말라는 말로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은 선생님을 만나 도전할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처럼 타인에게 또 다른 꿈의 창조력을 제공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6학년도 수시전형 기간이 시작되는 9월 대한민국 고 3 교실에 자리하는 만 18세의 학생들은 자신의 내신 성적보다 좀 더 높은 대학에 지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대학을 왜 가는지도 모른 채 부모님 강요에 못 이겨 원서를 넣어야 하는 현실에 답답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아이들도 많다. 진정한 공부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할지 고민하지 않은 채 남들이 여섯 군데 원서를 넣으니 뒤처질세라 자신도 원서를 모두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원서비용을 쓰면서 방향감각을 잃은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할 소신과 의견도 없이 사는 청소년들에게 제임스 후퍼의 일상은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며 점검하고 일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야할지 방향을 세울 때 적절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을 가지 않고 본격적인 모험 활동에 빠져 영국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 폴투폴이란 명칭을 붙인 북극부터 남극까지 무동력 종단, 알프스 등반 등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교실에서 본격적인 학문을 배우기 전 실패와 좌절 속에 꿈을 차근차근히 실행해 온 제임스는 한국에서 학위를 받고 산악회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를 반려자로 삼아 또 다른 꿈을 호주 시드니에서 실행하고 있다. 친환경적 삶을 표방하며 자연과 인류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대안적인 삶을 꿈꾸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공부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제임스 후퍼가 세 살이었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와 살던 아동기, 맞지 않음을 인정하고 결별한 뒤 각기 다른 방향에서 부모님은 생활에 충실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에 만족하며 지내던 그에게 남자로 살기로 했다는 어머니의 폭탄선언 이후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그였지만 어머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의 삶을 선택하고 그 결정에 집중하여 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저자는 엄마의 용기 있는 선택을 지지하였다. 삶이 깊어질수록 이해심은 늘어나 포용력이 커질 줄 알았는데 자신의 경험과 산술적인 잣대로 재단하여 편 가르기를 하고 마는 자신과 맞닥뜨릴 때의 헛헛함은 미욱함이 많은 어른이라는 생각에 머물게 한다. 위험에 빠지거나 실수를 저지르게 되더라도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가운데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쥘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길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안정적인 길만을 좇아 자신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하며 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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