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 때 딸의 사춘기는 절정으로 치달아 부모를 쉽게 헤어나지 못할 심연 속으로 가두어 엄마 속은 오징어 먹물로 물들어갔다. 아이가 중심을 바로 잡고 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때가 되면 방황하던 사람도 제자리로 돌아선다고 하지만 그 순간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원 마일 클로저라는 파란 색 표지에 사이클 종주에 나선 젊은이들이 페달을 밟고 지나가는 거리에는 진초록 나무의 전송을 받으며 아스팔트 위를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가 땀으로 물기를 적신다. 힘든 시간을 감내하며 이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페달을 밟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였다.


    영국 소년 제임스 후퍼는 열다섯 살부터 그의 머릿속에는 미답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모험과 탐험 생각으로 가득했다. 많은 위헌 부담을 떠안고 모험에 나서야 할 공간이라 어머니의 허락을 받기도 힘들었지만 막역하게 지낸 친구 롭과 함께 탐험을 준비하고 탐험의 길에 나섰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가능하여 보인다는 일에 도전하여 실패를 거듭하며 또 다른 모험에 나서는 그의 여정은 비전을 실현하는 일로 귀결된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고 등반기술을 연마하여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옮기며 꿈을 이뤄가지만 20091월 알프스 등반 중 친구 롭과 앳킨슨을 크레바스 속에 묻어야 하는 상실의 아픔은 무엇보다 컸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진정한 우정을 쌓으며 지냈던 친구와의 영원한 이별은 지금까지 행해 왔던 탐험과 모험에서 벗어나 하늘나라로 먼저 간 친구들의 열정을 새기며 그들의 도전과 열정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꿈을 불을 지피는 분화구로 자리할 수 있길 바랐다. 롭의 유품을 정리하며 원 마일 클로저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척박한 환경에 놓인 이들을 구호하는 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영국을 넘어 다른 나라로 확장하여 갔다. 롭이 생전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생각한 대로 실천하며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려 했던지 널리 알리며 남들과 다른 길을 걷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구상하며 생각을 행동에 담는 용기 있는 선택과 결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은 저자의 바람은 컸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교육의 기회를 줘 널리 인류를 이롭게 하는 일에 동참함으로써 롭의 권위를 지켜주고 싶은 친구의 바람은 기부금으로 우간다에 교육적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나랑 학교를 열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교육은 한 인간의 삶을 열어주고 또 다른 이들의 삶까지 영향을 끼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 공공의 선을 실현할 수 있는 길 위에 서게 하는 힘이 있다. 저자는 청소년 시절 롭과 함께 자신들의 꿈 이야기를 드러냈을 때 허황된 꿈은 꾸지도 말라는 말로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은 선생님을 만나 도전할 용기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처럼 타인에게 또 다른 꿈의 창조력을 제공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6학년도 수시전형 기간이 시작되는 9월 대한민국 고 3 교실에 자리하는 만 18세의 학생들은 자신의 내신 성적보다 좀 더 높은 대학에 지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대학을 왜 가는지도 모른 채 부모님 강요에 못 이겨 원서를 넣어야 하는 현실에 답답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아이들도 많다. 진정한 공부는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야할지 고민하지 않은 채 남들이 여섯 군데 원서를 넣으니 뒤처질세라 자신도 원서를 모두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원서비용을 쓰면서 방향감각을 잃은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할 소신과 의견도 없이 사는 청소년들에게 제임스 후퍼의 일상은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며 점검하고 일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야할지 방향을 세울 때 적절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을 가지 않고 본격적인 모험 활동에 빠져 영국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 폴투폴이란 명칭을 붙인 북극부터 남극까지 무동력 종단, 알프스 등반 등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행하며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교실에서 본격적인 학문을 배우기 전 실패와 좌절 속에 꿈을 차근차근히 실행해 온 제임스는 한국에서 학위를 받고 산악회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를 반려자로 삼아 또 다른 꿈을 호주 시드니에서 실행하고 있다. 친환경적 삶을 표방하며 자연과 인류가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대안적인 삶을 꿈꾸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공부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한다.


   제임스 후퍼가 세 살이었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와 살던 아동기, 맞지 않음을 인정하고 결별한 뒤 각기 다른 방향에서 부모님은 생활에 충실하였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에 만족하며 지내던 그에게 남자로 살기로 했다는 어머니의 폭탄선언 이후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그였지만 어머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의 삶을 선택하고 그 결정에 집중하여 살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저자는 엄마의 용기 있는 선택을 지지하였다. 삶이 깊어질수록 이해심은 늘어나 포용력이 커질 줄 알았는데 자신의 경험과 산술적인 잣대로 재단하여 편 가르기를 하고 마는 자신과 맞닥뜨릴 때의 헛헛함은 미욱함이 많은 어른이라는 생각에 머물게 한다. 위험에 빠지거나 실수를 저지르게 되더라도 스스로 선택한 삶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가운데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쥘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길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안정적인 길만을 좇아 자신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하며 살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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