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제 48회 졸업식이 거행되었고 한 학년도를 마루리하는 종업식이 열렸다.

그동안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손을 놓고 쉬었더니 기록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어

글을 읽고 쓸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이제서야 급한 불을 끄고 신간 평가단 목록을 작성하기 위해 읽고 싶은 책들을 

불러내 본다.  

  결혼보다는 여행을 선택하고 실크로드 기행에 나선 작가가

낙차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는 사진이 인상적이다.

북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했을 때 만난 티벳인들의 선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닉네임 라모라는 이름은 다람살라에서 탁아 봉사를 할 때 만난 여자 아이 이름이라니 더 반갑다.

일반적인 생각을 뒤엎는 실크로드 기행은 경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립 경주박물관에 전시된 지중해 연안 유리로 만든 제품을 보면서 경주를 떠올렸다는 그녀의 12000Km, 143일 동안 여행한 흔적들이 궁금해진다.

 

 

 

 

 

 활자 중독자의 글을 읽고 고전 읽기를 통해 사유하며 표현하고 생계까지 해결하는 독서 전문가의 책을 읽어서인지 고전 읽기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진다. 위대한 개츠비에게 매료되어 고전을 꾸준히 읽으며 소설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독서 에세이라니 관심이 간다. 데이지의 환상에 사로잡혀 자기 파멸에 이른 개츠비의 삶을 보면서 내면에 자리하는 애착을 버리는 일부터 시작할 일이다.
 

 

 

 

저널리스트로 다작하는 글장이 작가의 캐리커처가 눈길을 끈다. 역설적인 제목만큼이나 심오한 의미를 띠는 산문들의 정수를 모았다니 기대된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의 주제에 걸맞은 54편의 에세이를 모아 교양적 지식 함양과 저자의 유려한 글솜씨를 지켜보는 즐거운 일일 것이다.

 

 

 

 

 

 

  졸업식이 열리는 날 서른 둘의 제자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학교 다닐 때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우울하게 지냈는데 환골탈태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 글을 쓴 저자의 청소년기 역시 만만치 않았던 모양이다. 시인 안도현과 이름이 같아 시인이란별칭 하나 붙였을 듯한데 그런지는 모르겠다. 인도와 미국, 프랑스 등을 거치면서 하곡 싶은 공부를 끈기 있게 해냈다니 놀랍다. 한국 사회의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겪으며 자기 발전을 도모한 저자의 인생의 일면을 통해 20대인

자식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을 듯해 호기심이 더한다. 여행을 통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비전을 실현하는 저자의 노력이 궁금하다. 

 

 

 

명절 연휴를 앞둔 지금 다가오는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다. 제사를 시댁에서 지내지 않아 예년에 비하면 일이 많이줄었지만 심리적 부담이 큰 명절이다. 남녀 평등을 주창하는 사회풍토이지만 여성으로서 감당하며 살아야할 몫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떤 삶을 살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떠올리며 중년 여성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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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을 때의 휘황한 밤거리의 찬란함과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서 에펠탑에 올랐던 기억이 대부분인 파리 여행은 파리의 속살까지 보지 못하였다. 세계 미술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입구에 세워진 유리 파리미드를 지나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명화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책에서만 봤던 명화를 볼 수 있다는 감흥도 잠시 인파에 밀려다니다 보니 박물관 견학이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떠올려야 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다시 오기 힘든 공간을 찾은 만큼 머릿속에 이미지를 새겨 넣고 가슴에 채우려 애를 써보았지만 별 소득은 없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그 당시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채 기억 속에 사장해두었던 일은 망각이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들어앉아 버렸다.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의 저자는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파리를 다시 찾아 유학생으로 틈틈이 복합적인 공간을 찾아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인 글로 남겼다. 예술의 도시 파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예술적인 디자인은 강렬한 인상을 풍기며 독자들의 눈에 들어온다. 예술가를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정책 때문인지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잇는 이들이 많은 점은 예술인이 밥벌이하기 힘든 한국과는 대별되는 요소로 비춰졌다. 파리에 체류하며 지낸 7년이라는 시간 속에 학교 주변과 명소를 다니며 발견한 작은 소품 숍에서부터 개똥 치우는 청소기와 레몬 착즙기, 희소성의 가치가 큰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전시하는 갤러리, 뷰트 쇼몽 공원에 조성된 머리 없는 산은 도심 안에 위치한 산에 있는 인공 폭포와 절벽이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는 곳이 인상적이다.

 

   개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취향만큼이나 개똥이 지천이라 그것을 치우는 진공청소기를 보면서 좋아하는 개의 배설물까지 깔끔히 마무리하려는 시민의식이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냈다. 거미를 연상케 하는 레몬 착즙기 '주시 살리프'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모습으로 부엌의 조리 기구로 자리한다. 제르망 카페의 톡톡 튀는 디자인에 매료당한 저자는 카페 중앙에 설치된 자비에 베이앙의 조각품 소피는 카페의 1층과 2층을 뚫고 서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일상생활 속 익숙한 감정에서 비껴나 자유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적 영역의 지평을 확장해 준다.

 

   설치 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이 만든 지하철 입구인 팔레 우아얄 뮈제 드 루브르역은 동심을 예술로 승화시킨 야행성 키오스크는 유리구슬로 만든 설치물이다.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길의 벽 속에는 물방울 모양의 보석함 속에 투명한 구슬들을 넣어 파티장을 연상케 한다니 그곳에서 지하철을 이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인다. 유학 생활에서 오는 고단함과 고독을 풀어내기에 그만인 곳으로 갤러리를 꼽고 있는 저자는 천장이 높은 곳에 전시된 작품을 만나며 잠재된 미의식을 불러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갔다. 새로운 경험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일에 적극적인 생활은 많은 곳을 찾아 오감으로 끌어내는 일련의 활동으로 그 모습을 스케치하고 메모하면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파리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창조적으로 형상화하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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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책 읽기 아우름 9
장석주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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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핍으로 이어진 생활 속에서도 책이 있어 너머의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삶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여학생은 책을 끼고 생활하는 사서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척박한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은 어디에도 발견하기 힘든 상황에서 들입다 책을 읽으며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는 그녀의 소개서 구절이 생각나는 밤이다. 40년이 넘는 동안 책을 읽어온 저자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읽으며 청소년기의 방황을 스스로 달랠 수 있었다고 한다. 독서 습관이 몸에 배어 활자와는 숙명처럼 엮여 글을 읽고 쓰면서 강연하는 활동으로 저자는 생계를 전담하여 왔다. 생존을 위한 독서가 앎의 영역을 확장해 지평을 넓혀 준 지적 성장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타자의 삶에 대한 수용의 폭까지 넓혀주었다.

 

   급변하는 시대 물신주의로 치달아 자본 증식에 혈안이 되어 사는 우리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지성인으로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는 규범을 스스로 정립해 가는 길에 독서는 자리한다. 갖가지 욕망의 화신들이 만들어 낸 표피적인 형태에 끌려 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채 타인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책은 규범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준다. 1년에 100권 이상 읽기를 5년째 지속하면서 점진적으로 향상된 자신과 맞닥뜨리는 기쁨은 쌓여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하였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책을 읽고 올린 리뷰에 댓글을 다는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챙기며 사고력 함양에 도움을 받는 일련의 활동들이 책을 매개로 이어지는 행위는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활자 중독자인 저자는 1년에 책을 1000권 이상 구매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음으로써 균형 잡힌 삶을 꾸리는 주인으로 살아왔다. 살면서 고비가 올 때마다 책을 읽으며 시련을 감내하였고 절대 고독의 경지에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서울 살림을 접고 안성으로 내려와 살아야 했던 때, 저자는 낙오자의 열패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노자의 <<도덕경>>100번 이상 읽으며 버리고 비우는 삶을 위한 수행 도구로 삼았다고 회고하였다. 견디기 힘든 상황을 감내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에너지를 준 책들의 의미를 좇아 자신의 행적을 살필 때마다 독서의 긍정적인 평가는 도처에 자리했다.

 

   자기 관리에 능숙한 저자는 스스로 정한 규율대로 움직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행하며 즐기는 생활을 잇고 있다. 오전에는 글을 쓰고, 삿된 생각을 정리하며 걷기, 책 읽기 등의 단순하면서도 규칙적인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근간은 스스로 인생의 주인으로 바로 서는 삶을 지향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40년간 책을 읽어 오면서 반복 훈련과 학습을 거쳐 자신만의 책 읽기 기술을 습득하였음을 사례로 밝히고 있다. 첫 번째 읽기 과정은 반가통 지식으로 어렴풋하게 아는 것이고, 두 번째 책 읽기부터 모르는 것을 꼼꼼히 따지고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며, 세 번째 책 읽기는 완전한 지식을 자기 안으로 들이는 전가통 지식의 습득을 목표하였다.

 

   ‘완벽한 비움에 이르러, 고요함을 착실하게 지킨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함을 일삼으라는 노장 사상의 핵심을 무위(無爲)’로 본 저자는 욕망을 제어하면서 마음이 시끄러워지지 않는 삶을 지향하면서 지낸다. 분에 넘치게 채움은 몸을 고되게 하고,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인생을 고단하게 만들어 스스로 일 중독자로 전락하여 만성 피로 증후군을 앓는 이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마음의 탐욕을 버리고 욕심을 덜어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는 잣대를 규정하며 살아가는 일은 우리 몫으로 남는다. 시인·인문학자·강사·방송인 등의 삶을 경험한 저자의 인터뷰에는 현상 이면의 본질이 담박하게 드러나 저자의 정체성을 더하고 있다.

 

   장서가 빽빽하게 꽂힌 나만의 서재를 꾸미고 싶은 열망은 책 읽기를 즐기는 이들의 바람 중 하나다. 변변한 서재를 마련하지 못한 까닭에 거실 한쪽에는 읽은 책들로 쌓여만 간다. 거실 책꽂이 밖으로 나와 있는 책들로 공간이 너저분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읽을 책들과 읽은 책들로 산을 이루는 풍경은 지적 양분의 저장고처럼 풍요로워진다. 미답의 공간을 찾아 나서는 여행자처럼 호기심을 열어주고 충족하여 주는 책 읽기는 개인의 삶을 바꾸는 숭고한 가치를 지닌 활동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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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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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탈하게 지내던 건강한 이의 부음은 돌연한 죽음으로 슬픔의 깊이를 더한다. 뜻밖의 상황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지금 이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게 회한을 덜 남길 수 있음을 일깨운다. 역사학자로서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던 아버지를 하루아침에 여읜 상실감과 허탈함은 남은 식구들이 감내하기 힘든 시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아버지를 여의고 생전에 역사학자였던 아버지가 가고 싶어 했던 페루를 찾아 길 위에 섰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고 싶었던 마음은 인간 세상과 신의 세계를 이어준다는 신비로운 동물 콘도르를 보기 위한 여정은 시작되었다.

 

   참척의 슬픈 소식은 맥을 추스르기도 힘들 정도로 꺾여 힘을 모아 살아갈 동기조차 앗을 때가 있다. 인생의 큰 고비를 맞을 때마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일상을 벗어난 여행은 미답의 공간에서 만난 이들과의 우연한 만남은 소통과 교감으로 이어져 고통의 시간을 견디게 하는 원천으로 자리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는 남미 대륙에서도 페루는 잉카 문화의 진수를 담고 있는 보고(寶庫)로 많은 이들이 신들의 거처라 불리는 마추픽추로의 여행을 동경한다. 노쇠하여 기력이 딸리기 전에 남미 몇 나라라도 여행해야겠다는 막연한 계획에 작가의 페루 여행기는 그동안 심연에 자리했던 여행의 세포들이 살아나 달뜨게 했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부족한 물자를 조달하기도 힘든 점을 감안해 목록을 작성해 여행 짐을 꾸린 여행자는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애틀랜타를 거쳐 페루의 수도인 리마에 도착했다. 페루를 떠나서는 심장과 영혼이 평화로울 수 없다는 친구 이야와 만나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간을 맞춰 그녀의 고향 쿠스코를 찾아 마추픽추에 동행할 계획을 세웠다. 지구 저편에 살던 친구를 위해 시간을 내어 함께 하는 일은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밀림 지대에서 위협적인 모기의 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탐험대장이 이끄는 정글프로그램에 참여해 대자연 속에 깃든 생명체의 신비로움에 젖을 수 있었다. 열대우림답게 폭우가 쏟아졌다 금세 비구름이 걷히는 날씨 변화에도 현지인은 여유를 잃지 않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이치를 역설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한 대로 움직여지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최근에 제주도 여행을 떠났을 때 공항을 지나쳐 버려 탑승을 놓치고 고가의 항공료에 저가 비행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그 덕분에 친절한 청년을 만나 제주도 여행이 순조롭게 시작되었다. 비행기 결항으로 만찬을 즐기고 숙소로 돌아갈 때 식당 아주머니가 전한,

   ‘젊은 아가씨,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에요. 인생은 그런 거지요. 어디에서 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똑같아요. 중요한 건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있죠. 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당신도 부디 행복하세요.’ 92

   한마디는 작가의 여행기를 읽는 내내 소중한 가치는 거창한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일깨웠다.

 

   잉카인들의 경제적·종교적·정치적 요충지였던 도시 쿠스코를 찾기 전에 고산병 적응을 위해 그보다 해발이 낮은 마추픽추를 먼저 찾았다. 위를 최대한 비우고 마추픽추 등반에 나선 길은 인간의 한계를 확인하고 위대한 자연 앞에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교만함을 버렸을 때 영혼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음을 가르쳐줬다.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 위의 도시를 건설하고 잉카인들은 그들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대로 살면서 자연을 숭배하면서 섭리를 따르는 생활을 잇다 신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떠났을 것 같은 오랜 유적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반문한다.

 

   이야의 고향 쿠스코를 찾아 그녀의 집을 방문했을 때 한 가족이 오랫동안 지내면서 특별한 날에 심은 나무들로 조성된 정원은 가족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안데스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퓨마를 닮은 쿠스코의 코발트 빛 하늘은 탐내는 마음 없이 사는 질박한 삶이 잣는 인생의 문양이다. 쿠스코 여행을 마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티티카카호수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사는 현지인들의 강인한 생명력은 자연적 질서를 거역하지 않는 순응으로 일생을 살면서 부지런히 살아가는 삶의 태도에서 시원을 찾을 수 있었다. 콜카 캐니언 협곡에서 창공을 비행하는 콘도르를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딸은 슬픔을 품고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페루가 내세우는 생태계의 보고인 바예스타 섬은 새똥들이 쌓인 섬으로 작물을 기르는 비료의 재료로 페루 경제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니 놀라웠다. 무용지물처럼 보이던 새똥도 무엇인가를 성장케 하는 촉진제로 작용하는 것처럼 여행은 아집을 꺾어 타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넉넉함까지 선물해주는 명약 같은 것이다. 쿠스코의 하늘을 한 번 더 보고 싶어 일정을 미루고 들른 그곳의 마을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그레고리와 동행하며 누린 경험은 이방인을 환대하는 현지인들의 정성과 사랑이 빚어낸 향연이었다. 따뜻한 미소로 타인의 삶에 안녕이 깃들기를 바라며 행복하게 지내기를 빌어주는 마음을 간직한 이들을 추억하며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묘약으로 기능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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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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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던 이상을 실현하여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천직이라고 믿으며 지내는 직장인들이 몇이나 될까? 전공과 무관한 직장에 들어가 힘들게 일하지만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냉혹한 현실에서 정규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에서 젊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생활에 감사할 때가 는다. 불황으로 55세 이상의 임원을 포함한 사원들의 명예퇴직 신청 접수 중이라는 기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반목과 질시로 그만 두고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적도 있지만 생각한 대로 직장을 쉽게 그만 두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일상이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은 왠지 모르게 유쾌함이 더하고 힘든 일도 그냥 넘기게 되는 불금이다. 부담 없이 술 한 잔을 나누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안주 삼아 회포를 풀기에도 그만인 날이 지나 일요일 저녁이면 새롭게 시작될 한 주를 생각하며 가슴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 월요병이라는 말이 유행병처럼 번져 피곤에 찌들어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하루를 보내고 안도하다 보면 어느 새 주 중반인 수요일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한 해라도 빨리 자리를 잡고 싶은 생각이 앞서 직장에 들어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시간을 두고 이 직장에서 일하는 게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은데 성급히 결정하여 힘든 시간을 보내는 다카시를 보면서 대학 4학년인 딸의 모습이 겹쳐져 마음이 무거웠다.

 

   직원에게는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서 그들이 직장을 위해 서비스해주기를 강요하는 직장 생활은 아침에 일어나 직장으로 나가 퇴근할 때까지 지속된다. 피폐해진 육신에 휴식을 제공할 일요일에도 상사가 부르면 달려가야 하는 직장의 말단 영업직 사원인 다카시는 승강장에서 선로 위로 몸을 던지려다 야마모토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일을 계기로 간간이 만나 소통한 둘은 옛 기억을 더듬으며 서로를 향한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삶의 자세를 조금씩 바꿔 나갔다. 친구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회복해가던 다카시는 입사 이후 계약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친절한 직장 상사를 믿고 그에게 정보를 노출한 게 화근이 되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친절하였던 상사는 이익 앞에서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얼굴로 본심을 드러내면서 어떤 계약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한 채 후배 직원을 물 먹였다.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놈은 쓰레기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부장은 그에게 잡일을 시키면서 스스로 열패감에 젖도록 종용했다. 존재감 없이 일상을 보내는 일은 또 한 번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었고 그 때도 야마모토는 푸른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려 했던 그를 붙들었고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라고 조언했다. 자살한 야마모토 준과 닮은 야마모토는 다카시가 죽으려 할 때마다 나타나 그를 구조해주었다. 야마모토의 정체를 둘러싸고 머리 아파했던 다카시는 13층에서 투신자살한 야마모토 준의 집을 찾아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을 낳아 길러준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 속에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엄마의 부드러운 말은 얼어붙은 아들의 마음을 녹여 더 이상 회사를 다닐 수 없다면 견딜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실행에 옮겼다. 지금 회사 좀 관두고 올 거라는 말을 건넨 다카시는 그동안 자신을 핍박하던 상사에게 인간의 마음으로 조언하고 충고하는 일이 가치 있음을 드러낸 뒤 사표를 제출했다. 일도 안 하면서 월급을 챙겼다며 소송하겠다는 부장을 향해 사원을 부속품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회사에 더 이상 볼일이 없다며 일침을 가하는 모습은 통쾌하였다. 이제부터 내 인생에 참견할 수 있는 사람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뿐이라고 말하는 다카시의 인생에 희망의 빛은 조금씩 비췄고 또 다른 삶을 살아갈 힘을 주었다.

 

   옛날에는 어른들 말에 순종하며 반듯하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며 그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감내하며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에 기존의 가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겉돌 때가 많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직원들을 윽박지르며 권위에 복종하기를 바라기보다는 사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생각을 들으려고 할 때 회사는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어려움이 무엇인지 진단하여 문제를 해결하여 가는 과정은 삶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다카시의 결단과 이직에 따른 그의 움직임에 활기가 넘쳐흐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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