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칙 연산으로 이뤄진 문제를 풀 때 더하기와 곱하기에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서도 빼고 나눠주는 문제를 잘하지 못해 야단맞기 일쑤였던 아동기가 떠오른다. 학교를 파하고 나면 10리 길을 걸어오는 동안 개울가에서 고동을 잡거나 친구 집에 들렀다가 집에 도착하면 어느 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말아 저녁밥을 지어야 했던 까닭에 조바심을 내며 잰걸음을 놀리던 1970년 후반이 떠오른다. 어머니 품을 떠나 객지를 떠돌며 눈칫밥을 먹으며 이를 앙다물고 살았던 것은 왠지 모를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리하며 뭔가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갈 것만 같은 막연한 감정에 충실하였던 치기어린 20대였는지도 모른다. 간절히 바라던 꿈을 현실화하여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였던 2012학년도를 갈무리하는 날 <<오늘, 뺄셈>>을 읽으며 뺄셈 철학을 배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에만 급급한 나머지 불필요한 것을 비우고 소박하고 단순 명료한 삶과는 괴리된 일상을 살아냈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부를 축적하고 누리는 일에 관심을 보이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많이 가진 남들과 비교하며 그들을 질시하며 선의의 경쟁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으로 스스로를 옥죄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불필요한 것을 빼내기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을 더하는 일에만 골몰하여 보태지 못하여 괴로워하였던 적이 떠오른다. 많은 것을 얻고 누리려는 욕망의 노예로 전락한 채 순수한 영혼이 내는 소리를 외면하며 현재적 삶을 합리화하는 일에 촉수를 내밀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본다. 뺄셈 철학이란 필요 없는 것들을 자신의 의지로 비움으로써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댓잎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라오스 퉁족의 집에 들어가 간소한 살림에 최소한의 것만 취하며 대가족이 함께 사는 모습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 넓은 집에서 식구 서너 명이 살면서도 더 큰 집에 사는 친구네를 보며 푸념을 늘어놓았던 기억이 떠올라 괴란쩍어진다. 물을 받아들여서 다른 곳으로 흘려보내는 갈릴리 호수는 맑은 물속에 노니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지만 사해는 물을 받아들이기만 할 뿐 내보내지 않아 물고기 한 마리 살지 못하는 척박한 곳으로 변해 버렸다. 갈리리 호수와 사해의 발원지는 같지만 흘려보내고 비울 줄 모르는 사해는 소중한 것을 얻지 못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비움으로써 소중한 가치에 눈을 떠 삶의 또 다른 길을 열 수 있는 지혜를 얻어 삶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서로의 욕심을 채우며 사랑했던 연인이 결혼 생활을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 예사로이 들리지 않는 것은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진로 시간 ‘나의 꿈’을 소재로 글쓰기 과제를 부여받은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 되어 돈을 많이 벌고 높은 지위를 누리고 싶다는 표현으로 마무리 짓는 일이 흔했다. 부모, 교사의 입장에서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기성세대가 정해 둔 틀에 아이들을 가두고 이들이 어떤 특정 목표를 향해 더하는 삶을 다짐하도록 강요해왔을 것이다. 자기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을 골라낸 다음 그 이외의 일은 확 줄임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바바우타의 방식은 물지게를 지고 물을 나르던 이의 샌 양동이에서 흘러내린 물이 척박한 땅에 생명의 꽃을 피운 것처럼 비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보여준다. 바깥일을 하다보면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쌓여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집안에까지 그것을 가져가지 않으려 실천해야 한다.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를 무의식중에 발산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하며 스트레스를 버려야 한다.

‘손을 움켜쥐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지만, 손을 펴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누구나 쉽게 실천하는 경우는 드물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면 상대를 소유하려고 갖은 애를 쓰며 집착하는 감정의 노예로 전락할 때가 있다. 하지만 대학시절 연인이었던 타나를 사랑했던 살라비앙이 암을 선고받고는 그녀의 행복을 위해 곁을 떠났다가 멀찍이서 연인을 지켜보던 것처럼 내 것으로 만들려는 마음을 버리고 담담히 응시하며 지켜주는 사랑은 욕심을 비우고 뺌으로써 가능해진다.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은 그것에 집중함으로써 그 외의 모든 것을 버리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반드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자신을 옭아매며 번잡하게 살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단순하게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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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괜찮아 - 꿈을 찾는 진로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8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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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부터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아이를 흔들어 깨우며 어디 아프냐고 묻자 간밤에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잠을 설쳐서 피곤하다며 모로 누워 버린다. 아침부터 아이를 닦달하면 서로 기분이 상할 듯해 오후 자율학습 시간 상담을 요청했다. 그동안 관찰해 온 일들을 나열하며 꿈이 뭐냐고 묻자 녀석은 벼락부자라고 말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지금은 돈이 없어서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며 돈을 많이 벌어서 폼 나게 살고 싶다는 말로 목청을 돋우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좇아 잠재적인 능력을 계발하기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억대 부자로 살고 싶다는 아이를 보면서 배금주의(拜金主義)가 우리 내부 깊숙이 들어와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냥 돈 걱정 없이 무위도식(無爲徒食)하며 지내고 싶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궁벽한 시골에서 나고 자라 결핍이 곳곳에 자리하는 아이들을 만나 그들과 생활한 지 20년 남짓, 학생들의 진로 선택은 안정적인 직업의 바로미터라 할 만한 학과로 모아진다는 것을 절감하며 지낸다. 교과 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고려하여 부모들이 선망하는 직업에 종사할 길이 다소 편해 보이는 곳으로 학생들의 진로가 결정되는 경우가 캐리어 존의 흔한 풍경이다. 인턴 십으로 시작하는 비정규직의 불안에서 벗어나 정규직으로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느라 골몰하는 진학 지도 풍경은 획일성을 띠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기성세대의 바람을 지침에 따르는 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고1 태섭이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아무것이나 하려 들지 말고 돈이 되는 일, 남들이 선망하는 일을 찾아 가야 한다는 강압적인 말보다는 뭘 해도 괜찮다는 말은 상대의 기를 꺾지 않은 가운데 힘을 실어주는 말이다.

 

 

  생각만큼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태섭은 순위를 매긴 성적표를 볼 때마다 실의에 젖는 횟수가 늘었다. 학원을 교체하고 용돈을 조정하는 일로 아들에게 자극을 주려던 엄마의 의도와는 달리 태섭은 학교와 집, 학원을 오가는 생활을 청산하고 스스로 학습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심어 주겠다며 독서실로 향한 지 며칠이 안 되어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뺑소니 사고라 가해자를 찾지도 못하고 옆을 지나가던 여학생의 도움으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사고 후 태섭은 팔씨름을 계기로 꾸준히 운동하여 몸짱이 되겠다고 결심하며 미처 발견하지 못하였던 소소한 능력을 찾아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이 소중함을 일깨우게 되었다.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학생으로 자리한 준수를 보면서 다른 친구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태섭은 자못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갖은 경험을 버무려 놓은 비빔밥 같은 책 중에서도 결과론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았다는 위인전은 방향키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촉매로 작용할 때가 있다. 사서 교사의 추천으로 읽은 링컨의 자서전은 도전할 때마다 실패를 거듭하였던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좌절 속에서도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존감을 지켜나갔기에 성공에 이르러 행복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링컨 대통령의 도전을 보면서 태섭은 아무리 힘들어도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기 때문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자신을 믿지 못한 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였던 스스로가 무색해지고 말았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며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여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에 얼마나 근접하였는지를 점검하며 실패를 거듭해도 그 속에서 얻은 교훈으로 끝내는 성공에 이를 수 있음을 각인하게 되었다.

 

 

  1등만 생각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지닌 무자비함이 현수막의 주인공의 들러리로 자리하는 다수의 아픔이 겹쳐져 마음이 편치 않다. 학생들의 성적만으로 줄을 세우는 성적 지상주의를 표방하는 교육 제도 속에서 공부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일이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수가 따르는 길을 답습하는 구태의연함으로 일관하기에는 세상의 변화가 극심하다. 봉사활동 횟수를 늘려서 봉사 시간을 누적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려는 여느 학생들과 달리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봉사해 온 규리의 진로 선택 과정이 인상적이다. 남을 도우면서 스스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규리의 모습에 더욱 힘은 얻은 태섭은 진로 특강을 통해 부러워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일로 경험의 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장애인 축제 기획을 맡은 태섭은 벼룩시장을 운영하여 수익금으로 단체를 후원하는 일까지 계획하여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서는 모습은 자기가 선택한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으로 자리할 것이다. 가능성과 다양성을 함께 키워 나가는 진로 설계로 실패를 겪더라도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배워가는 길은 진로를 개척해 가는 이들이 놀라운 변화를 이뤄 내는 씨앗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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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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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자국의 역사인 것처럼 흡수하려는 중국의 야욕이 팽배한 시대에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한 한민족 역사 기행단의 일원으로 고구려와 발해 유적지를 찾아 역사의 웅혼한 기상을 가늠해 본 적이 있다. 광활한 만주 벌판을 무대로 한 고구려 시대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고구려의 뒤를 이은 발해의 두 번째 수도 상경용천부에 도착하여 넓은 궁궐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발해의 성은 당시 동북지방에서 당나라 장안성 다음으로 큰 궁성이었다는 안내자의 설명을 들으며 역사적 기록이 많지 않은 발해의 역사를 잊고 산 것은 아닌지 반성케 하였다. 물질적 재화를 축적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일에 소원한 시대에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 홍라의 길은 희망적이다.

 

 

  교역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상단 활동은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바탕으로 영역을 확장해 간다. 금기옥이 이끄는 금 씨 상단은 상경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상단으로 교역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풍랑에 난파를 당하여 교역 품들을 수장(水葬)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어머니를 잃은 홍라는 빚쟁이들의 빚 독촉에 시달리며 상단을 책임져야 할 상황에 놓인 데다 부왕의 혼례식에 바칠 비단 오백 필을 마련하는 일까지 겹쳐 진퇴양난에 빠졌다. 상단을 정리하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일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제시하는 이들의 군소리를 뒤로 한 채 홍라는 부모가 딸에게 전해 준 선물로 위기를 타개해 갔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기 위해 흑수로 돌아간 아버지는 딸에게 소동인을 남겼고 어머니는 상단이 위기에 놓였을 때 쓸 열쇠를 남겼다.

 

 

  묘원의 열쇠를 들고 석실로 들어간 홍라와 친샤는 서역 통화인 은화를 발견하고는 그것으로 사장시의 비단부터 해결하여 관아의 부곡으로 끌려갈 걱정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었다. 상단을 지키기 위해 은화를 들고 솔빈으로 향하는 길 위에 서기 전 홍라는 어머니의 손때가 묻은 지도를 펴들고는 담비의 길을 찾아 나섰다. 세상 모든 곳으로 통하는 길을 가늠할 수 있는 지도는 교역을 떠나는 이들에게는 상단에 이윤을 남기고 세상에 이득을 전하는 길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이다. 솔빈으로 가서 은화를 팔고 솔빈의 말을 사서 이문을 남겨 빚을 갚고 상단을 구하려는 목표를 바로 세우고는 친샤, 월보, 비녕자와 함께 길을 나섰다.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차용 증서를 들고 온 쥬신타와 동행하는 처지에 놓여 마뜩찮은 교역의 길에 올랐지만 수완이 좋은 쥬신타의 도움을 받으며 첫 거래를 성사시킨 홍라는 흑수 말갈 최고의 궁수인 아버지를 만났다. 다스림을 받지 않는 평화의 땅 흑수로 가자는 아버지 제안을 거절한 홍라는 아버지가 전해 준 전서구를 받아들고 제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듬직하고 멋져도 아버지는 아버지고, 난 나야. 내가 가고 싶은 대로 가야지.’

  홍라는 청해진 상단과 거래를 하기 위해 나섰지만 장보고 장군의 죽음으로 난관에 직면하여 마오 상단의 등주 책임자인 쿠트 영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수월치 않았다. 거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강박증이 커서인지 교역 상대를 찾았다는 비녕자의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여 김자인 일당에게 사기를 당하고 자신을 돕기 위해 원행에 나섰던 월보의 주검은 장사치들의 공생에 회의를 품게 했다. 가짜 돈인 줄도 모른 채 말을 내주었던 등주에서 나의 친샤로만 여겨왔던 홍라는 그녀의 이모를 만남으로써 친샤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과 그녀의 장애를 둘러싼 이력은 홍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아픔에 떨어야 했다. 지금껏 함께 해 왔던 이들의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채 지내왔던 날들이 부챗살처럼 퍼지자 홍라는 자신의 길을 걸으려는 이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쳤다. 각자가 걸어가야 할 길이 분명히 있음에도 주인의 명에 어깃장을 놓을 수 없어 끌려 왔다면 이제는 얽매임의 끈을 놓아야 할 때라고 여겼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난 뒤 뭔가가 두 손 가득 차오름을 느낀 홍라는 마음을 비우고 부리고 있던 짐을 다 내려놓고 나서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홍라는 스스로 떠나 온 길 위에 서서 끝까지 가 보고 싶은 열망으로 미답(未踏)의 길을 찾아 길고 긴 길을 넘어 세상 끝까지 가는 게 자신의 꿈이라는 생각으로 홀로 새로운 길에 나섰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길은 홍라가 걸어갈 비단길이다. 사마르칸트를 지나 비단길까지 걸어 더 넓은 세상을 호흡하고 숱한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며 안목을 키워갈 홍라의 길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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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전읽기 혁명 - 내 아이가 고전에 빠져든다! 성장한다! 초등 고전읽기 혁명
송재환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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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며 생각을 키우는 활동의 소중함을 잘 알면서도 공부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고 게임을 하거나 카카오톡으로 교신하는 일에 중독되어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초등학생이라고 다를 바가 없다. 실시간 올라오는 가벼운 영상물에 탐닉하여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글은 기피하는 경향까지 낳으니 어떤 책을 선택하여 읽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학습만화 세트를 선물하는 경우가 있는데 옳은 선택인지 돌아보게 하는 <<초등고전 읽기 혁명>>은 흥미 위주의 독서에서 벗어나 생각하며 깊이를 쌓는 독서로 전환할 촉매로 작용한다.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는 존재 가치를 높이는 정독을 독서법으로 삼아 책 한 권을 선정해 읽을 때도 신중히 가릴 필요가 있다.

 

 

  서울 동산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저자는 전교생에게 고전을 읽게 함으로써 얻은 교육적 성과를 여과 없이 담았다. 재미있는 책에 젖은 학생들은 책을 대충 읽음으로써 진정한 독서에 이르지 못하는 병폐가 있음을 진단하고 내면적인 변화와 성숙을 도모할 독서법을 고전 읽기에서 찾았다. 수많은 책들 중에 양서를 선택하여 읽는 일은 가치관의 뼈대를 이루는 초등학교 때 이뤄져야 할 고전 읽기는 글이 선사하는 감동에 몸을 맡기고, 그 구절을 음미하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 수 있는 고전 읽기로 모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한다. 인간의 마음을 전하는 문학 고전, 인간의 생각을 가르쳐 주는 철학 고전,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패턴을 소개하는 역사 고전을 읽음으로써 통찰력을 길러 난관에 직면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가 있다. 온 나라의 국민이 <<토라>>와 <<탈무드>>를 읽어 질의응답으로 사고력을 확장하고 논리력을 신장해 온 유대인들의 고전 읽기의 힘을 가늠케 한다. 학부를 졸업하기까지 고전 100권 읽기 운동을 전개하여 책 속에 영원불변한 가치를 발견하여 자신의 모델을 정하고 그 가치에 따라 꿈과 비전을 품어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삶의 원동력으로 삼은 일은 고전 읽기의 전형으로 보인다.

 

 

  감정을 조절하며 타인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는 정서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 사회성이 좋다는 평을 들으며 지낼 수가 있다. 여러 인물들의 삶의 형태를 담은 고전에는 다양한 군상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며 소통 능력을 길러주는 고전 읽기는 아이의 내면을 성장케 한다. 아는 만큼 느낀다는 말처럼 인문, 철학 고전을 읽고 고민을 물음으로 제시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사고능력을 향상시켜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는 독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아이의 집중력, 독서력, 연령에 따라 읽는 시간을 조절해 매일 일정한 시간 고전을 읽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책 읽기를 즐기는 아이로 자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동기 부여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도서 대출 카드 만들기, 서점 나들이, 독서 이력 관리 등을 들었다. 소리기에 속하는 저학년 때는 <<사자소학>>, 중학년 때는 <<동몽선습>>, <<격몽요결>>, <<명심보감>>, <<소학>>을 읽고, 고학년 때는 <<논어>>, <<채근담>>을 반추하듯 음미하며 읽을 때 그 효과는 커 보인다. 마음의 여유와 삶의 지혜를 발견하여 지금보다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을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암탉이 달걀을 부화시키기 위해 20일을 품듯이 한 책을 20일 정도 품으며 읽을 시간이 필요하다. 초등학교에서 중요한 읽기 능력 세 가지는 ‘상상하면서 읽기’, ‘배경지식을 활용하면 일기’, ‘질문하면서 읽기’의 과정이다. 대답보다는 질문을 평가하는 물음으로 그 질을 평가하여 세계를 장악하는 지도자로 키워냈다. 음독은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읽기 방법으로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권하면 좋을 방법이다. 서너 번을 음미하며 읽고 정서를 독서록에 남기며 논리 정연한 글을 표현하는 일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며 한 권을 읽고 난 뒤 표현활동까지 그치면 축하연을 벌여 성취감을 높이는 활동으로 격려하는 방법이 있다. 현상에 매몰되어 성적 위주로만 아이들 능력을 평가하는 편견에서 벗어나 이면에 숨어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열어 주는 활동 중 하나가 통찰력을 길러주는 독서 활동이다. <<파우스트>>를 창작한 괴테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밤마다 책을 읽어줘 상상력을 키워주었다니 음독의 효용 가치를 일깨운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부터 치우고 거실을 서재로 바꾸어 일정한 시간 온 가족이 모여 논어를 읽으며 타인을 배려하며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는 길로 이끄는 혁명적인 실천은 식구들마다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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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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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스런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남해에서 눈 구경하기 힘든데 첫눈이 내려 나이 어른 아이 모두 창을 때리며 흩어져 날리는 눈송이를 보며 상념에 빠져든 날 스마트 폰으로 추억 의 명장면을 남기며 환성을 지른다. 수업 시작종이 울리는 것도 잊은 채 친구들과 눈싸움에 빠져들던 아이들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눈덩이를 뭉쳐 들고는 교실로 들어와 팔매질을 한다. 진도 나가던 교과서를 덮고는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말하며 머지않은 겨울방학 계획 중 독서 계획을 추가하라고 주문하자 아이들은 이제 고 3인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냐며 아우성이었다. 휴대전화로 게임하고 인터넷 강의 듣는다는 핑계를 대고 포털 사이트 돌아다닐 시간을 줄여서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루가 다르게 수십 종의 신간도서가 쏟아져 나오는 책 홍수 시대에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는지 가늠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세계적인 지도자로 자리해 온 위인들은 독서를 통해 정신적 성숙을 도모하여 왔고, 지난한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도 책을 통해서였다고 회고하며 오늘 자신이 읽은 책이 미래의 나를 만든다는 의미심장한 말로 독서욕을 부추기도 한다. 배우며 가르치는 교사로 생활한 지 23년째 책과 함께 생활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며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적잖이 받아 왔다. 안이한 태도로 매너리즘에 빠져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배격하고 스스로 변화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에 독서는 큰 힘을 준다. 심리적 상처를 독서로 치유하며 오롯이 내면으로 향하는 시간 스스로 깨어 있는 시간 마음에 자리한 앙금을 가라앉히고 책을 통해 새롭게 배운 앎의 양식은 삶 속에서 내뿜는 에너지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일깨워 준다. 감정적으로 치닫던 자신을 책 속의 고갱이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사유하는 법을 일러주는 명약과 같았다.

 

 

“녹록치 않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책은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스스로 던진 물음을 기억하며 책을 읽고 물음을 충족할 답을 생각하며 표현하는 가운데 책은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며 나를 조금씩 변화 발전시켜 자신 있게 존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힘을 준다고 <<삶을 바꾸는 책 읽기>>의 저자는 주창한다. 능력은 잘하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다는 말이 명징한 울림을 전한다. 고희에 한글 공부를 시작한 할머니가 글을 깨치고 가슴으로 써내려간 시는 지속될 기쁨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능력을 발휘하고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제대로 된 선택이었다. 책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보여 주는 자료로 타인과 나가 공존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덕목들을 챙기게 한다. 유한한 인생에 좀 더 나은 인간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반문하고 스스로 답변을 구하는데 책은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같은 고통을 당하면서 문제 해결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하는 시대에 고 김형률 씨는 고통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고 그 원인을 파헤치는 일을 공론화하여 힘을 모으려는 취지에서 책을 찾아 읽었다. 고통과 정체성의 책 리스트를 만들어 책을 읽고 지금 자신이 겪는 고통의 정체를 꿰뚫어 보고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불안이 팽배한 시대, 물질적 가치가 우세한 세상에 안정적인 삶을 구가할 수 있는 책들이 쏟아져 나와 타인과 견주었을 때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증을 부추기는 가운데 자기계발 서적은 호황을 이룬다. 불안과 절망 속에 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태운 해고 노동자 이창근 씨의 책 읽기 인터뷰는 스스로 힘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절실함을 각성케 하는 촉매로 자신을 만나 반추하는 작용을 일으킨다. 키치적 인간으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자기 본성을 오롯이 깨달아 잠재력이 있는 인간으로 자리하는 길에 책은 자기 창조를 도와 고통에 직면했을 때 정면 돌파할 수 있는 지혜를 준다. 책을 읽어 어디에 써먹는지, 도서 목록은 어떻게 작성하는지 등의 물음에 저자는 인상 깊게 읽은 책들 중심으로 궁금증을 풀어가는 사례 중심의 글은 행간을 좇아 또 다른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관심 있는 주제별 책 읽기부터 현실에서 궁금한 것을 책에 찾아보기 등의 리스트 작성은 월초 세우는 테마 리스트 작성과도 닮아 있어 반가웠다.

 

 

  살아온 시간이 쌓여갈수록 사람들과의 사이에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로 남는다. 혈기 왕성하였던 20대에는 사람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며 이해가 잘 안 되던 부분도 40대에는 너그러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 경험과 연륜이 주는 힘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앎을 발견하고 이 좋은 것을 예전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 때도 있지만 타인과의 연결을 위해 나만의 틀을 깨고 나서서 새롭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길목에 자리하는 책은 진화하는 삶을 살아가는 원천을 마련해줬다. 종로서적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서서 책들을 읽으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던 자신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저자의 추억담은 조르바에 빠져 지냈던 자신을 떠올리며 미소 짓게 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지금도 심장 박동소리를 높이며 나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를 일깨워주었다. 가식과 위선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대신 순수한 모습 그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정성을 다하며 열정적으로 사는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는 더 큰 스승으로 다가왔다. 조르바를 동경하며 그의 행동을 모방하려 했던 점은 내 안에 화학작용이 제대로 일어나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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