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 한국과 일본, 라면에 사활을 건 두 남자 이야기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김윤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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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면 세 끼를 집에서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한 끼 정도는 면으로 해결할 때가 있다. 다양한 면이 나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지만 인스턴트식품이 갖는 부적합한 영양 성분 때문에 즉석 식품을 꺼려하는 편이다. 어쩔 수 없이 라면을 섭취해야 하는 경우 열량을 낮추고 몸에 안 좋은 성분을 거르기 위해 두 군데의 냄비에 물을 끓였다가 라면만 넣어 삶은 뒤 그 국물을 따른 뒤 새롭게 끓인 물에 스프를 풀어 라면을 완성한다. 자극적인 맛은 덜하지만 불가피하게 라면을 섭취하는 경우 이 방법을 따른다.

 

    세계 인스턴트 라면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 중 1위로 오른 한국은 지난해 1인당 연평균 라면 섭취량은 74.1개라니 날로 이채로운 라면이 출시되는 것만 봐도 라면 시장은 불황을 모르고 있다고 여길 정도다. 라면 마니아가 많은 만큼 한국의 라면 시장은 활성화되어 세계로 수출되는 품목으로 각광받는다니 인스턴트식품인 라면의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제국주의의 침탈로 곤핍한 시기를 지내고 광복 후 국가 재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여력도 없이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의 식량난 타개를 목적으로 19639월 한국 최초의 라면으로 삼양 라면은 출시되었다.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식인 쌀을 대체하여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라면은 삼양식품 설립자인 전중윤 회장과 일본의 묘조식품의 오쿠이 사장의 인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오쿠이 사장은 가난한 나라 한국의 국민들이 누구나 배부르게 먹기를 바란다는 간곡한 전회장의 호소를 받아들여 라면 제조과정에서부터 기밀에 해당하는 스프 배합표까지 알려주며 협력 체제를 굳혀 갔다. 한 집안의 음식 맛은 장맛이 결정짓듯 라면의 국물 맛은 스프 맛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도 오쿠이 사장은 실패를 거듭하여 이뤄낸 스프 배합표까지 내주었다. 그 후 전 회장은 전수받은 라면 제조 공법 기술을 토대로 대량생산으로 박리다매를 내걸고 라면 시장을 이끌어갔다. 라면의 원활한 재료 공급을 위해 대관령 목장을 인수하여 5원 짜리 꿀꿀이죽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국민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주었다

 

    한국 전쟁 후 보험업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전중윤 회장은 위기에 몰린 제일생명을 구하라는 재무부의 요청대로 보험사 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보험계를 떠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였다. 유지(油脂) 제조회사인 민성산업을 인수해 삼양제유로 바꿔 라면 제조 원료 중 유지부터 시작할 요량이었다. 기존에 걸었던 길과는 다른 길이었기에 무모해보일 수 있는 길이지만 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며 척박한 환경을 극복해나갈 용기를 내었다. 일본의 닛신식품 안도 도모후쿠의 라면 발명 이후 오쿠이 사장의 도움으로 건면사업에 착수하여 굴지의 라면 식품업계를 키워 온 동안 공업용 쇠기름 사건으로 타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기업을 키워왔다.

 

   주황색 표지에 삼양 로고가 박힌 라면을 양은 냄비에 끓여 둥근 소반에 둘러앉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을 피해 후루룩거리며 젓가락질하던 추억은 따스함으로 스며든다. 다양한 즉석 식품들이 주를 이루는 바쁜 시대 트렌드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하면 시장은 다양한 요리법만큼이나 소비자들의 애환이 녹아 있는 라면이다. 급식이 이뤄지지 않을 때 학교를 다닌 아이들은 컵라면에 물을 부어 후루룩 먹던 기억 때문에 라면은 쳐다보기 싫다고 하지만 가슴이 아려올 때면 따끈한 라면 국물에 식은 밥 한 덩이 넣어서 울음을 삼키던 음식이다.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겠지만 칼칼한 라면을 먹어야할 때는 냄비 두 개에 물을 끓여서 염분과 칼로리를 낮춰서 먹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해외 오지를 여행 할 때 무심코 들른 구멍가게에서 발견한 한국 라면을 보고 반가움에 일렁이는 눈물을 감추고 라면을 사서는 봉지에 뜨거운 물을 넣어 반쯤 불린 라면을 먹었던 기억은 집을 나설 때마다 생각난다. 지금은 추억 속 아련한 향수를 달래는 음식 라면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뿌리를 내리기까지의 역사를 통해 굶주림을 면해주는 유용한 음식으로 사랑받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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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 나는 어떻게 1등 프랜차이즈를 만드는가
강훈 지음 / 다산3.0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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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어도 매너리즘에 젖지 않고 가지 않은 길을 도전하며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강렬해졌다. 편안하고 쉬운 길을 걸으며 현실에 안주하는 삶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보다는 굳건히 서서 힘을 모으는 일은 생존의 당위성을 더하는 일련의 활동 중하나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다 할리스 커피카베베네로 토종 커피 브랜드 프랜차이즈를 창업하여 토종 브랜드로 키워낸 <<카베베네 이야기>>를 이전에 읽어서인지 그의 도전이 낯설지 않다. 편안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망고를 주재료로 한 새로운 브랜드 망고 식스로 음료 시장이 트렌드를 선도하여 온 과정이 책 속에는 융해되어 있다.

 

    우물 안 개구리식 사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감동과 행복을 전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을 궁극적 목표로 망고 식스를 연 강훈 대표의 경험은 성공적인 사업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망고가 나지도 않는 곳에서 망고 음료로 승부를 거는 일에 승산이 없다며 만류할 때도 그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자산으로 자신 안에 있는 두려움을 제거하고 나섰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굴지의 음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키워낸 성과는 사상누각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만큼 마음먹은 일을 주저하지 않고 행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재단하기보다는 도전함으로써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길을 그는 선택하였다.

 

   할리스 커피 창업 시절부터 그는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진출시켜 널리 알리는 비전을 잊지 않았다. 기존의 카페베네 해외진출보다는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다짐하고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카페를 찾아 직접 맛보고 관찰하며 소비자들의 기호를 알아 그들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일로 차별화된 아이템을 발견하였다. 시간에 쫓기는 관광객들이 홍콩의 디저트 전문점인 허유산의 망고주스를 사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착안하여 망고를 선택한 그는 망고 주스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갔다. 주스가 많이 팔리는 계절의 한철 장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내내 찾을 수 있는 공간인 디저트 카페를 위해 따뜻한 커피와 차 종류까지 포함하는 메뉴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매장수가 적을 때는 점선면의 법칙을 따르며 브랜드 홍보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매장 수를 늘려 눈에 잘 띄는 방식을 추구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갔다. 20퍼센트 정도 시장이 형성되어 있을 때 새로운 수요 창출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본 저자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여 재구성한 결과물로 창조의 원천으로 삼았다. 오더 메이드 방식을 도입하여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주문 즉시 만들어내 젊은 고객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신생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해 모아 둔 자금을 부으며 드라마 PPLCF제작 등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효율성을 높여갔다. 신사의 품격 드라마에 투입된 망고식스 PPL 작업은 투자 대비 높은 수익을 창출하며 망고 식스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갔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할 때 트렌드가 된다.’

   고릴라 캐릭터 망식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 SNS 사용자들의 움직임은 자발적인 홍보 효과를 낳아 마케팅 전략을 선점해갔다. 직원이 개발한 메뉴를 미리 먹어보고 평가하지 않음으로써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창조적 기반을 다지는 일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갔다. 특별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는 실패의 경험 역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남보다 먼저 시도하는 경험으로 누적될 때 혁신적인 맛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음료 시장의 개척지로 떠오른 중국에서 현지 파트너를 찾아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하여 가맹점을 열기까지 걸린 4년이라는 시간은 그가 몰두한 목표에 부합하는 실천력을 입증하는 성과로 남는다. 대식가인 중국인들의 기호에 걸맞은 음료 사이즈를 생각하였고, 음료를 시킬 때 디저트까지 주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고려해 디저트 메뉴를 개발해 현지인들의 호감을 끌어냈다

 

   중국을 넘어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였지만 현지화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지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한 것으로 여기고 철저한 준비로 미국 본토 진출을 위한 계획을 재수립하였다.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관찰해 이를 공략 포인트로 삼아 집중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직원을 고용할 때도 적용해갔다. 창업주와 오래 갈 수 있는 사람을 뽑는 일에 주안점을 두고 능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했고, 타인에 의존하지 않는 진짜 주인으로 자리할 수 있게 돕는 교육으로 사업 파트너를 찾아 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아버지의 가르침과 다양한 길을 열어 갈 열쇠를 쥐고 있는 독서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간 저자의 시도는 조금 힘들다고 포기하고 체념하는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당부하고 있는 듯하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신뢰를 쌓으며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업 도전가의 여정은 힘겨워 보이기도 하지만 진짜 주인으로 자리하는데 큰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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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이 사랑하고 싶다 - 사랑하지만 상처받는 이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박규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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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태어나면서부터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이들이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할 일련의 일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태된다. 고립되어 살 수 없는 상황에서 타인과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기에 많은 심리학자들은 관련 도서를 발간함으로써 관계 지향적인 삶에서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무게감 있게 담았다. 자신의 고유한 생명력과 자율성을 유지하며 타인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조명이 필요할 때 제 기능을 발휘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건강한 자기애와 자존감은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으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행동기제로 작용하지만 지나친 자기중심적 성격은 열등감과 오만함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파멸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균형을 잃을 정도로 자기애가 강한 자기도취자들은 사랑하는 이들과의 조화로운 관계 형성이 힘들다. 자기 가치감을 조절할 능력을 상실하기 쉬우며,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다른 사람을 수단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견지하는 확고부동함으로 타인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허세로 일관하는 외현적 자기도취자, 예민한 감수성으로 타인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한 채 망설이거나 거절당했던 경험으로 굴욕감에 치달아 있는 내현적 자기도취자로 분류된다. 자기애적인 인격 장애는 긍정적인 가치-성공칭찬인정애정 표현-를 회복함으로써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자양분을 쌓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에게 과잉된 애정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공감하는 능력을 배우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면 이지러진 관계 회복은 가능해 보인다.

   타인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단점은 남에게 투사하여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상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면 충동적으로 치달아 공격성을 드러내기 쉽다. 관계 맺기의 두려움을 은폐하기 위해 강한 자존심으로 자신을 포장하며 보호막을 치는 이들은 정체성 문제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중에는 어린 시절 내면에 핍박받는 신데렐라가 내재하고 있어 자신의 주변 세계를 거둬들이는 확장된 자아를 상대방으로부터 만들어 내려고 하여 관계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유아기 때부터 경험한 인간적 상호작용의 유형을 통해 현재의 우리 모습은 결정되었다고 보는 이들에게 성격 형성은 내적 투사와 내면화, 동일시의 세 유형으로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역기능적 인간관계 형성은 피그말리온 역동성과 맞닿아 상대방을 자신의 생각에 맞춰 만들어가려는 경향이 강해 긍정적인 관계 모색은 힘들어진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거부당했던 경험은 자기애적 역동성으로 나타나 상대방의 독립과 자율성을 인정하는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다. 하지만 반복된 인정과 수용으로 형성되는 자기 신뢰로 사랑하는 관계를 받아들여 서로가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기 내면의 아이를 존중하고, 중요한 유기체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일이 필요하다. 서로 평등한 관계를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 가려는 걸음을 내디딜 때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할 자기애적 부분을 제거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

   만나서 소통하고 싶은 이들과 교류하며 살기보다는 불가피하게 만나서 함께 생활하여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로 사랑하고 있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결혼하였지만 행복하지 않은 생활이 이어져 남녀의 사랑에 대해 회의마저 들 때가 흔하다. 타인의 말에 공감하지 않으며 자신의 뜻만을 관철하려는 이기적인 자기애로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 줄 상대로 배우자를 선택하였다면 한쪽이 갖는 정신적 피폐는 생활의 균형을 앗아가고 만다. 다양한 사연으로 심리 치료를 받은 상담 사례를 보면서 사랑한다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배려하는 가운데 이해를 증진하여 갈 때 상처 없이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로 정립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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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special 유재석 who? special
김성재 글, 스튜디오 해닮 그림, 김민선 감수 / 다산어린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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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한 이야기보다는 Fun한 이야기를 하라.’

   는 말로 일상 속 웃음거리를 찾아 즐거움을 주려는 개그맨의 꿈이 한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느님으로 통하는 유재석 씨를 담은 Who시리즈를 보면서 위인들뿐 아니라 한 나라의 영향력 있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들의 궤적을 밟아가는 일이 의미 있어 보인다. 개그맨으로 출발해 방송계를 뒤흔드는 만능 MC로 성장한 그의 현재만을 보고 간과하였던 아동기부터 청년기를 망라하는 글에서 정성을 기울인 과정을 도외시하고 상대를 보는 것은 아닌지 반추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사는 일이 쉽지 않을진대 주어진 무대 위에서 역할 수행에 충실한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하며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2005년 연예대상 이후 9년 만에 KBS에서 대상을 받은 뒤 2014년까지 열두 번의 대상을 받은 유재석은 예능 역사상 수상 기록을 경신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공무원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여러 번 학교를 옮기며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절감하며 지냈던 소심한 성격의 그가 자신감을 회복하며 친화력 있는 청소년으로 자리하기까지 유머 감각은 한몫을 차지하였다. 6학년 때 반장으로 선출된 재석을 위해 그의 어머님은 아들의 교실 청소를 도우며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일에 능동적이었지만 재석의 눈에는 마뜩치 않았다. 그 후 엄마가 마음 다쳤을 것이라 여겼던 그는 자신의 철없는 행동을 뉘우치며 일찍 철이 들어 어른스러워졌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는 고등학생들이 많은 데 비해 유재석은 연예계로 뜻을 굳혔지만 상경 계열로 진학해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다복한 가정을 누리며 살기를 바랐던 부모님 생각은 달랐다. 전국의 고등학교를 돌며 학교 자랑거리와 학생의 생활 모습을 촬영하는 비바 청춘에서 영웅본색의 주인공인 저우룬파를 패러디해서 큰 웃음을 준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부모님 원하는 대로 대학에 지원하였지만 불합격하여 서울 예술 대학교 방송연예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뒤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를 꿈꾸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1회 대학 개그제를 통해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하던 그는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서인지 카메라 앞에서 위축되어 실수를 연발할 때가 많았다. 맹연습에 돌입하여 카메라 공포증을 극복하려 애를 썼지만 실수는 잦아들지 않아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

 

 

   카메라 공포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개그맨 동료들은 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의미 잇는 시간을 보내자 군 입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사유하는 가운데 스스로를 단련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전역 후 자신의 외양과 비슷한 메뚜기 탈을 쓰고 우스꽝스럽게 행동하며 토그 박스에서 재미있는 재담으로 인기를 끌어갔다. 그만의 개인기로 수다를 떠는 일에 발군의 힘을 보였던 그는 이후 다른 방송 프로그램을 맡아 기량을 선보이며 후배 개그맨들이 떨고 있을 때 유머로 긴장감을 풀어주면서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을 넘어 무리한 도전이라는 제목을 거쳐 무한도전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종횡무진하며 활약하는 유재석은 겸손한 태도로 방송을 모니터링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프로그램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스무 살 시절 아득하기만 하였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였지만 가지 않은 길을 동경하며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가 되는 길을 접지 않고 한 우물을 깊게 파 한류 열풍을 이근 주역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무명의 긴 시간을 달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초라했던 지난날의 아픔을 노래 말에 담아 실패하고 좌절하던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폈던 그는 승승장구하여 무대 위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내어 입지를 다졌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프로그램 계발에도 능동적으로 동참하여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 용기를 줄 수 있는 행동으로 음지에서 가려진 일상을 사는 이들을 돕는 일들을 병행하니 모범적인 연예인의 길을 걷고 있어 호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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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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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를 여행하며 사적인 도시라 부를 만한 곳보다는 문명사회 이전의 향수에 빠져 과거로 회귀하는 시간 속 감상에 젖을 때가 있었다. 이와는 달리 번화한 대도시 익명성이 부각되는 뉴욕에서의 생활은 낯선 공간으로만 여겨졌다. 아직껏 가보지 못한 곳이라 동경하는 마음만 가득한 공간으로 세련된 뉴요커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만 생각해 왔다. 상업·금융·무역의 중심지로 세계 경제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대학· 연구소· 박물관· 극장· 영화관세계 금융의 중심지 등 미국 문화의 주류를 선도하는 거대도시에서 생활했던 저자는 자신만의 사적인 도시 뉴욕에서의 일상을 블로그에 담아 두었다가 책으로 선을 보였다.

 

 

   살기로 선택한 도시 뉴욕은 저자에게 사적인 은유로 기존의 가치들을 뒤집어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처럼 비춰졌다. 한 번의 선택으로 붙박이별처럼 시골의 소재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일상에 얽매어 살아가는 독자의 눈에 비친 저자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미술 공부를 위해 찾은 도시 뉴욕에서 미술관을 관람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청탁받은 칼럼 기사를 작성하며 즐기는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자기중심적으로 뉴욕을 느끼고 살았던 경험의 조각들을 맞추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때, 원하는 대로 움직이며 사유하고 표현하였던 생활이 주는 의미 있는 활동들이 살아난다.

 

   미술 작품 전시장을 찾아 작품을 볼 때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규범적인 관람 에 머물러 있어 느낌을 표현하기 힘들 때면 작품을 보는 관점도 새롭게 배워야 함을 알아차린다.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하기 위해 미술을 보는 능력을 키워나가 마음대로 보는 감상으로 치환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싶다. 자신의 위상을 올리고 나만의 품격을 유지하며 살아갈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는 예술 작품 관람은 시야를 확장하여 질 높은 삶을 구가하는 일상으로 이끈다. 마티스, 세잔, 고갱, 피카소 등의 작품을 수집하였고 그들을 후원하였던 거트루드 스타인은 입체적인 사물해석과 보는 각도에 따른 물체 그 자체의 탐구를 모티브로 한 큐비즘을 설명할 때 시간성을 화면에 들여놓아 다양성을 추구하였다.

 

   녹음이 짙은 센트럴파크 공원을 거닐며 그늘에 앉아 책을 읽고 여유롭게 지내는 일상을 그려보는 일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드는 것은 구체적인 공간에서 강렬하게 살아보고 싶은 소망의 발로다. 가난과 결핍을 자기 나름대로의 스타일로 변형시켜 취하여 갈 때 그 사람만의 스타일이 살아나듯 저자는 있던 것을 빼고 모자람을 즐기며 살아갈 때 흥미로운 삶을 살아가는 방편임을 밝혔다. 지난한 시간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뉴욕의 맨해튼 야경의 휘황한 빛을 떠올리며 가보지 못한 곳을 밟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단조로운 잿빛 세상을 넘어 일상을 변주하고 싶을 때 허드슨 강가에 비치는 햇살은 미답의 공간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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