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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 자연을 줍는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
모리구치 미츠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0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일본사람인 저자가 치바대학 이학부 생물과를 졸업하고,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중, 대안학교인 자유의 숲 중, 고등학교를 알게 되었고, 1985년부터 2000년까지 16년 동안 근무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수행한 학습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살아 있는 것들을 좋아했는데 이는 ‘생물을 보고 있으면 평생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던 저자의 부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는 ‘사체 속에서 무엇인가를 보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사체는 그저 기분 나쁘고 무서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121p)’고 설명합니다.
저자의 이런 속내를 이해해 보면,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는 결국, 그 사체 속에서 무엇인가 탐색하려고 노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저자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사체를 줍는 행위는 엽기적이기도 하고, 혐오스럽기도 하고, 엉뚱하다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 실린 글과 그림을 그려 놓았는데, 생물과를 전공한 사람답게 내용은 진지하고, 그림들은 사실적입니다. 그리고, 저자의 성격은 치밀하고 꼼꼼한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사체들은 불결할 것이고, 진드기와 벼룩 같은 것들이 붙어 있으리라 생각해 보면, 학부모들로부터 학생들을 사체를 줍고, 연구하는 일에 참여시키는 일에 반대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책에는 학부모들이 반대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체를 수집해 오고, 함께 해부에 관심을 갖고, 골격 표본을 만드는 일에도 동참했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는 사체의 겉모습을 관찰하고, 골격 표본을 만들고, 사체의 동물들이 섭취한 음식물들을 통해서 동물들의 생활습성과 같은 많은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두더지나 쥐, 사람의 목뼈가 일곱 개이고, 너구리나 사람, 고래의 귀 뼈는 세 개임을 알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 학생들은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자연 친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실질적이고 생생한 수업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