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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서 온 편지
김광 지음 / 북나비 / 2021년 6월
평점 :
[내게서 온 편지]. 알 듯 모를 듯한 책 제목이 옅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싱겁습니다. 자신이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감상과 느낌들을 열심히 적어서 집으로 보낸 엽서 등을 나중에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읽어 보겠다는 의미랍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보며, [내게서 온 사진]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살짝(?)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작가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고 정년 퇴직한 공무원인데 이미 시집도 내고, 수필집도 낸 시인이고, 수필가이고, 평론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채우는 유려한 문장과 깊은 사유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저자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이 책 16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아프리카 전도에는 저자가 이 책에 기록한 여행지가 육로 이동의 실선과 항공 이동의 점선으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저자는 이 여행을 완전 배낭여행으로 하고 싶었지만, 불안한 치안 등을 감안하여 세미배낭 여행으로 결정했다고 말합니다.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총 다섯 나라 21곳(단순히 이동을 위한 구간 포함)이며, 페루로 입국하여 브라질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일정임을 잘 표시해 두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행한 다섯 나라를 각 장으로 구분하였고, 각 여행지를 들어가기로 시작하여 자세히 설명한 후에 나가기로 끝마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여행하는데, 꼭 필요한 정보는 TIP으로 친절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여행은 크게 남미여행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고대 잉카의 문명을 둘러보는 장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잉카문명’은 저자의 가슴을 뜨겁게 한 동기이지만, 그 동기는 이 책을 독자들에게도 강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특히 이 책을 펼치자마자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은자의 도시인 마추피추의 사진이 아련한 상상을 갖게 합니다.
2,400미터 험준한 봉우리 위에 35,000헥타르에 이르는 도시를 조성해 놓고 살다가 16세기에 도시를 버리고 사라졌다는 수수께끼의 역사를 유적만 남겨진 사진과 함께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또한 페루의 4대 보물 중 하나인 우르밤바강 입구, 해발 3,000미터의 산중에 잉카인들이 조성한 암염전이 21세기인 지금도 놀랍기만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해발 3,810미터의 티티카카 호수를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해발 3,900미터에 위치한 에콰도르의 낄로또아 호수로 알고 있는데,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가는 곳마다 남미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자연 풍광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유려한 문체의 글과 함께 볼거리도 풍성하여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도 않고, 시원한 여백을 제공해 주어서 가독성에 효과적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