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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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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소 열기가 사그러들었지만, 한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부동산 광풍의 연장선상에 있는 소설. 소설의 배경이 2008년이니까, 남녀노소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부동산/ 경매 책을 사들고 공부 삼매경에 빠져있었을 시기였다. 그런만큼 부동산 소설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을 것이다. 다만 그 파도의 기세가 한풀 꺾인 지금은 조금 늦은게 아닌가 하는 느낌.

태국에 사는 지인의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다가 손님으로 찾아온 중년의 부인을 만난 것을 계기로 사람들에게 내집을 마련해주는 임무를 떠맡게 되는 젊은 아주머니의 이야기. 부동산도, 땅투기의 땅자도 모르던 문외한이 짧은 시간동안 맹렬하게 공부한 끝에 어느 부자 할아버지의 오른팔이 되어 맹활약한다.

음식을 소재로 한「식신」이나 도박을 소재로 한「타짜」와 같은 류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맞으려나. 경매에 대한 지식이나 학습을 염두에 두고 스토리를 엮어낸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소재로 한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주인공인 송수빈은 대필 작가 일을 하고 있고, 남들보다 여행경험은 많지만, 그렇게 특출나지도 내세울만한 것도 없는 여성이다. 남편이 훌쩍 사라져 버린 후 혼자서 딸을 키우며 사는 싱글맘. 그런 그녀에게 부자 노인이 제안해 오는 것은 자서전을 대필해 달라는 내용이 아니라, 의외로 자신이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내 집'을 마련해주라는 특명이다. 부동산, 재테크에 그다지 밝지 않던 그녀는 곧바로 경매, 부동산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노인으로부터 소개받는 가족들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집을 알아봐주기 시작한다.

노인이 연결해 주는 사람들은 그와 같은 부류의 부자들이 아니라, 가난한 형제, 적당적당히 사는 게이 할아버지, 자폐증세를 보이는 아이가 있는 가족 등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힘겨워하는 우리 주위의 소시민들. 그리고 주인공은 열악한 그들의 사정에 맞추어 최적의 집을 마련해준다.

여기에, 사라진 남편과 말문을 잃어버린 아이등 그녀의 사연들이 얽혀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이야기가 되고 있다. 부동산 광풍때 열심히 발품을 팔아본 사람을 포함해서 평소에 부동산 경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라면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다. 다만, 저자가 자료조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는 몰라도, 통상적인 상식이상으로 이 바닥에 대해 세세하게 캐들어가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조금은 밍숭맹숭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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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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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로 말할 것 같으면, 현대적인 무대나 청춘물, 그리고 특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캐릭터나 작풍의 가벼움 등이 공통된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단편집<덧없는 양들의 축연>은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 버릴 정도로 180도 그 이미지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우선, 소설속 시대 설정이 지금보다 한 세대쯤 앞서 있어서 7,80년대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일부)주인공은 여타 작품에서 그래왔듯이 학생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더라도, 처해있는 입장이라던가, 말투나 인간 관계 등에서 가문이나 신분을 중시하던 고리타분한 가풍이라던가, 혹은 고풍스러움 같은 것들을 몸에 두르고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지금까지의 「소시민 시리즈」나 「인사이트 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수수께끼와도 같은 사건에 있어서는, 띠지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마지막 한줄의 충격의 반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록된 각 단편의 마지막에는 패턴이라 해도 좋을만큼 동일하게 놀랄 만한 장치가 준비되어 있고, 또 그 마지막 결말도 제대로 매조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형식이나 분위기 때문에 어쩐지 「오츠이치」와 「에도가와 란포」의 책을 동시에 번갈아가며 읽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단편들은 따로 떼어놓으면 독립된 이야기나 마찬가지이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어떤 「한 점」이 있습니다. 그 점을 축으로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이 되어있어서, 이것이 마지막에 맛깔난 향신료 효과를 냅니다.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연결하는 능청스러움이 노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한줄의 충격의 반전」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면, 지금까지의 요네자와 호노부 작품을 좋아해왔던 사람에게도, 아직 한권도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추천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요네자와 호노부와는 조금 상성이 안맞았는다고 생각해 온 사람이라면, 분위기 일신한 이 단편집으로 다시 한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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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캬비크 101 - 1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7
하들그리뮈르 헬가손 지음, 백종유 옮김 / 들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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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지도에 나오기도 하고 안 나오기도 하는 인구 30만명의 조그만 섬나라다. 주류에 속하지 못하고 또 그것에 그리 집착하지도 않는 아웃사이더 근성을 가진 민족. 오랜 세월에 걸쳐 이어져온 아이슬란드인들의 그런 모호한 정체성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후손들에게까지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본인들 스스로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아이슬란드의의 수도 레이캬비크에 사는 어느 기괴한 백수의 이야기이다. 세른 네살의「힐누어 비외르든」은 나이를 먹고도 이혼한 엄마의 그늘 아래서 일정한 직업 없이 실업급여를 받으며 탱자탱자 살아가고 있다. 티비나 포르노 비디오감상, 밤이면 술집이나 클럽을 전전하면서 여자를 꼬시는 게 힐누어의 반복되는 일과. 그런 그에게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하는 여러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황당하게도 레즈비언임을 선언한 엄마, 그런 엄마의 애인인 로라와 어쩌다보니 동침을 하게 된 힐누어. 얼마후 그는 로라가 임신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게다가 이전부터 종종 잠자리를 같이 하곤 했던 호피 역시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다. 평온하던 일상을 한방에 날려버린 이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타계책, 그리고 자신에 대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힐누어의 이런저런 고민들을, 기상천외하고 배꼽잡게 만드는 몽상과 함께 버무려 낸다.

얼마전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광풍에 휘말려 국가파산을 선고하기 전까지만 해도 북유럽의 이 작은 섬나라는 부유하고 복지가 잘되어있는 살기좋은 나라였다. 서른 네살씩이나 되어서도 일자리없이 실업수당만으로 먹고 놀 수 있는 나라. 일찌감치 취업걱정부터 하게되는 우리와는 그 위기의식이라는게 근본적으로 달라 보인다. 놀고 있으면서도 그로 인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고, 심각한 가정사에도 비교적 관대하고 여유롭게 대처해 나간다.

또, 아이슬란드는 몇달씩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계속되는 곳이기도 하고, 반대로 하루종일 밤인 날이 몇달씩 지속되는 극야가 있는 땅이기도 하다. 대낮에도 어두컴컴한 밤과 같다면 그 시간을 아이슬란드의 연인들은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아무래도 역사가 이루어지는 빈도가 빈번해지지 않을까?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성풍속도가 자유롭다는 것을 느낀다. 대단히 자유분방한 사고와 관념을 가지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때로는 심각하게 노골적인 대사도 서슴치 않지만, 그런데 그게 또 왠지 자연스럽고, 그렇게 난잡하게만 느껴지지는 않으니 묘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철퇴를 맞을법한 장면도 로맨틱 코미디에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장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선에서 받아들여지는걸 보면, 가치관이 먼저 그 행위의 무게를 좌우하게 되는 것일까. 너무나 당당하기 때문에 오히려 거부감을 드러낼 타이밍을 찾을수가 없다. 아무튼 그런 이유도 있고 해서 백수 주인공이 자기 생각을 주절주절 풀어놓는 이야기일 뿐인데도 우리의 시각으로는 상당히 독특한 형태의 이야기가 되었다.(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독특한 것은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저자 「하들그리뮈르 헬가손」은 아티스트 출신. 그래서 그런지 독창적일 뿐 아니라 정말로 힐누어의 몽상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처럼 감각적이기도 하다. 저자의 다른 작품도 읽어볼 수 있기를.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생활습관이 묻어나오는 이 소설은 생소하지만, 영미권이나 같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의 문학의 분위기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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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존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강성순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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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존은 1977 년생. 내성적이고 주화수집만이 유일한 취미인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자학적인 소년 시대를 보낸 주인공 존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불량한 생활을 벗고 육군에 지원, 보병으로서 미군 독일 기지에 주재하게 된다.

휴가를 얻어 고향에 돌아와 있던 존은, 자원봉사를 온 대학생 사바나와 알게 되어 사랑에 빠진다. 대부분의 장면은 기껏해야 손을 잡을 뿐인 금욕적인 순애지만, 그 때문에 이 이야기가 더 동화처럼 순수하게 보이는 거겠지. 얼마 되지 않는 휴가가 끝나고 기지로 복귀하는 존. 둘은 결혼을 약속 하지만, 시대는 존의 운명을 평탄하게 놓아두지 않는다.

이후 미국이 개입하는 코소보 분쟁, 911 테러사건을 거쳐 아프가니스탄 분쟁, 그리고 이라크전쟁으로 존은 종군을 피할수 없게 되고 애국심의 발동으로 전역은 더더욱 멀어진다. 이윽고 장거리 연애는 이루어지지 못한채 사바나로부터 이별을 고하는 편지를 받는다. 그리고 이 두 연인의 러브스토리 외에도, 이전까지는 자폐증등으로 잘못 진단되고 있던 「아스퍼거 증후군」도,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소설을 읽고나면 반드시 지금 읽고 있는 내용을 현실의 장면과 연결시켜서 바라보게 된다. 나 자신이 그러한 필터를 통해 모든 것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일까? 예를 들면... 예전에는 용산미군기지 근처를 오고가며 아무 감상없이 지나쳤을 젊은 미군병사들. 그들 한사람, 한사람에게도 모두 주인공 존처럼 소중한 가족과 연인이 있었겠지? 와 같은 상상이 한동안 멈출줄 모르고 이어지곤 한다.

나로서는 드물게 감명깊게 읽은「순애 소설」. 냉정하게 바라보면, 전형적인 현대 미국 소설이자 엔터테인먼트라는 측면에서「노리고 만들어진」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의 감성은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조용한 안타까움으로 쓰여진 이 연애 소설에 솔직히 뭉클할만큼 감동받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 혹은 마음을 열고 진실한 교류를 갖는 것은 좋은 것이구나하고 재차 생각하게 해 주는 그런 이야기였다.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감정이란 대단히 자연스러운 것. 그리고, 그것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사람은 의무라든지 책임이라든지 운명이라든지 그러한 것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서로 섞여 존재하고 있는 그것들이 살아 가는 동안 인내하는법, 용서을 구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 너를 생각하기 때문에 너에게서 떠난다, 너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슬픔을 견딘다. 깊이 알면 알수록 사람은 멀리 넓게 바라보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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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 로마 서브 로사 3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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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세일러」의 이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는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장보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하게 하는 그런 부류의 물건이다.
처음 1권을 읽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어지간한 역사소설보다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로마 공화정 당시의 시대상, 거기에 추리소설까지 섞어놓은 흡입력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역사추리소설이라는 시각에서 보아도 역사적 배경 이외에는 허구로 점철된 평범한 작품들과는 그 레벨이 다르다. 역사추리보다는 오히려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린 「역사소설」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묵직한 소설이다.

2권 「네메시스의 팔」을 거쳐서 3권인 <카틸리나의 수수께끼>까지 오는 동안 중간에 단 한번도 느슨해지거나 하는 적이 없고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지기만 했던 것 같다.(우상향)  하여간에 이 시리즈는 그 스토리의 밀도나 묘사의 디테일이라는 점에서 볼때마다 감탄한다. 로마시대를 동경하거나 로마 이야기를 즐겨 읽는 사람들은 좋아하게 될 확률이 거의 백퍼센쯤 되지 않을까 싶다.

3권에서는, 2편의 결말 이후 10년 뒤, 더듬이 「고르디아누스」가 40대 중반의 나이가 된 시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제 3편이라는 걸 감안하면 주인공이 너무 빨리 늙는것 같은 감이 있어서 걱정이다.) 그사이 고르디아누스는 해방노예인 베데스타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매토라는 노예소년을 면천시켜 양자로 삼았고, 디아나라는 딸까지 얻었다. 유유자적 전원생활을 만끽하며 살고 있는 그에게 어느날 느닷없이 키케로의 첩자를 자처하는 「마르쿠스 카일리우스」라는 작자가 나타나서 「키케로」를 위해 그의 정적인 「카틸리나」의 은신처를 제공해달라는 황당한 요청을 한다. 카일리우스가 진짜 키케로의 수하로서 카틸리나측에 잠입을 한 것이든, 아니면 카틸리나의 수하이면서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것이든, 고르디아누스는 어느쪽이든 낭패를 볼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때마침 마굿간에서 목없는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고르디아누스의 주름은 깊어만 간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상당하다. 사실에 입각해서 그려진 실존인물들이든, 저자에 의해 완전 창작된 오리지날 인물들이든, 대충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캐릭터가 없고, 만약 고르디아누스가 소설의 화자만 아니었다면 모두가 주인공처럼 느껴질 만큼 비중있고 깊이있는, 그리고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로 넘쳐난다. 역사추리소설이라면 이제는 흔하디 흔한 장르가 되었지만 그 많은 작품들 가운데서도 유별나게 이 소설이 몰입도가 높다고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이런 섬세한 인물묘사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건의 연결고리가 되는 인물간의 대립구도나 정치적 배경뿐 아니라, 가장 관심사인 노예제도의 실태를 포함한 당시 로마의 실생활을 손에 잡힐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우리역사보다는 생소할 수 밖에 없는 로마시대의 이야기가 마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우리 사극만큼이나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니 이상하다. 그 생소함이라는 갭을 메울정도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한 세세한 묘사가 역시 압권이다.

확실히 역사란 시각과 견해의 차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지금까지 항상 우리편으로만 보이던 키케로가 세치 혀로 세상을 우롱하는 악당같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나쁜편이라고만 생각했던 카틸리나가 한없이 매력적이고 게다가 생각깊고 달콤하기까지한 무한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보이기 시작하니 정치든 역사든 포장의 「차이」이고 해석의 차이인 것만은 맞는 것 같다. 역사속 실존인물들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과 저자류의 새로운 해석으로, 그러한 진리를 이번 3편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어떤 역사가 진실일까. 어쩌면 우리가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은 실제역사속 인물들이 아니라 후세의 역사가들이 입맛에 맞게 데코레이션 한 성형미인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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