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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 ㅣ 김영사 모던&클래식
존 스타인벡 지음, 안정효 옮김 / 김영사 / 2011년 11월
평점 :
신간 코너에 들러보면, 미국을 그리고 미국인에 대해 말하는 책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경제, 사회, 문화, 과학, 군사력 등 전방위적으로 이정도까지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는 테러와의 전쟁, 경제위기 등을 겪으면서, 미국은 여전히 전세계 화두의 중심에 놓여있다.
이 <아메리카와 아메리카인>이라는 책은, 노벨상 수상 작가인 '존 스타인 백'이 사망하기 2년전에 쓴 미국에 관한 에세이다. 미국인인 스타인백의 눈으로 자신이 나고 자란 아메리카를 시니컬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서술하고 있다. 60년대, 당시까지의 상황에 기반해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보면 시대착오가 아닐까 싶은 부분도 더러 있다. 현재의 미국을 말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것은 아닌가하는 기분은 든다. 저자가 생각하고 있던 미래보다, 현대사회는 훨씬 더 어두운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시대를 거슬러서 다시 소개되는 이책은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미국이 안고있는 문제들은 결국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고, 오늘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케네디 암살의 저변에 깔린, 혹은 통큰 팁문화와 같은 아메리카인 특유의 기저심리를 알지 못하고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다. 이는 40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인종갈등이나, 총기규제 문제와 같은 것들. 지금까지 미국의 총기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미국인들이 어째서 총기에 집착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런 미국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타인벡의 생각들도 물론 흥미롭게 읽었지만, 그밖에도 저자 자신이 경험하거나, 혹은 타인에게서 들었다는 몇몇 에피소드들도 꽤 재미있었다. 친분이 있는 어느 인디언으로부터 들었다는 복통을 낳게 해준 주술사 이야기, 혹은 저자의 고향인 살리나스에서의 유년시절의 경험담 등등, 각각이 하나의 단편소설 같은 이야기였다. 게다가 문학론 등 소설에서는 읽을 수 없는 에피소드도 다채롭기 때문에 스타인벡을 좋아하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