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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쇼지 유키야 지음, 김난주 옮김 / 개여울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25년전 대학 시절, 한지붕 아래에서 함께 모여 살던 다섯친구 중 하나인 가와타 신고가 교통사고로 급사했다. 나머지 네명은 장례식이 있던 후쿠오카에 모인다. 같은 대학에서 만나, 밴드를 결성하고, 24시간 함께 지냈던 다섯명은, 먼저 간 신고를 포함해서, 나(다이), 와료, 히토시, 그리고 준페이. 졸업 후 결혼 하거나, 가업을 잇거나 하게 되면서 사는 곳도 멀어지고, 그동안 좀처럼 전원이 한꺼번에 모일 기회가 없었다.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페이가 운전하는 차로 공항으로 향하던 도중, 줄곧 배우생활을 해오다가 중년이 된 최근에야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 준페이가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요약하자면, "너희들을 모두 공항에 내려준 뒤 나는 혼자 이 차로 어딘가에 가서 자살하겠어"
친구의 진지한 결심에 당황한 나머지 세명은, 공항에서 내리려던 계획을 바꾸어 그 차로 각자의 집까지 돌아가면서, 준페이를 설득하기로 한다. 예전에 다섯명이 함께 살고 있던 무렵에 그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알아 맞추면 준페이는 자살을 단념하겠다고 한다. 혹시 준페이가 당시 진지하게 사귀고 있던 아카네씨가 원인? 그립고 빛나던 청춘의 나날들. 그 날로 돌아가는 롱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장시간에 걸쳐 드라이브가 이어지는 동안, 서로 알고있거나, 이해하고 있는 사항, 인간 관계, 사건같은 과거의 일들을 회고하는 동안, 준페이가 자살을 결심하는 원인이 될만한 숨겨진 사실들이 서로의 입을 통해 조금씩 밝혀져 간다. 그 사이,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독자는, "왜? 어떻게? 어째서?" 하고 궁금증을 키워가게 되는데, 점점 더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이 테크닉이 발군이다. 과거의 사건들을 끄집어 내면서 하나씩 전모가 드러난다는 점에서는 어쩌면 미스터리의 범주에 넣어도 좋을 듯 하다. 그 밝혀지는 진상은 꽤 안타깝다.
이 <모닝>이라는 제목의 스펠링은 Morning이 아니라 "Mourning"이다. 의미는 비탄, 애도, 슬픔... 후반부에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상복"이라는 의미로 언급된다. 다만, 그 상복이라는 의미와는 별개로, 모닝이라는 발음에서 연상하게 되는 "아침" 의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음에 틀림없는듯 하다. 결말이 가까워져 오는 아침, 요코하마 근처의 모래 사장에서의 장면은, 이 작품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다. 마치 향을 피운 것처럼, 모래사장에 꽂아 둔 네개비의 담배가 마음에 남는다.
하나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는데, 대학시절 다섯 명이 한꺼번에 상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있다. 구체적인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법을 어긴 일방적 린치이다. 분별력 있는 성인 다섯명이 모였는데 그 행위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인물이 한명도 없다는데 대해서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그 점을 제외하면, 지금은 아저씨가 된 세대가 옛날 좋았던 청춘 시절를 마음껏 그리워한다는 변격 청춘 소설이며, 기본적으로는 상쾌하면서도 씁쓰레한 이야기이다. 등장인물 들의 시대와는 겹치지 않지만, 대학시절 특유의 열기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어딘가 그리운 느낌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