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밤이었다. 우리가 젊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밤이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을 꼽자면 ˝도스토예프스키(이하 도선생님)˝ 전작이다. 도선생님 전작을 하면서 책 읽기의 극대화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올해 이미 열린책들에서 나온 <백야 외>를 읽었지만,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에 이 책이 있어서 재독을 했다. 그럼에도 너무 감동에 감동이었다. 오히려 다시 읽으니까 더 재미읺게 읽혔다.


도선생님은 정신(?)분야만 잘 쓰는게 아니다. 사랑에 대한 서정적인 글도 대단히 잘 쓴다. 도선생님의 작품 중 <가난한 사람들>과 <백야>를 읽어보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특히 <백야>는 100페이지 정도의 짧은 단편이지만 이 안에는 사랑에 대한 모든 감정들이 담겨있다.


몽상가이자 주인공인 ˝나˝와, 첫사랑을 떠나보내고 기다리던 ˝나스쩬까˝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 5일간의 백야의 하늘 아래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줄거리는 올해 이미 적었기 때문에 생략하고 예전에 쓴 리뷰를 첨부한다. (좀 허접하긴 하지만)

https://bookple.aladin.co.kr/~r/feed/504859580


[그러나 아무도, 정말이지 누구 하나 한 사람도 나를 초대해 주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잊어 버린것 같았다. 그들에게 나는 이방인인 것 같았고 실제로 나는 이방인이었다.]  P.17

[한순간의 아름다움이 그렇게나 빨리 그렇게나 돌이킬 수 없이 시들어 버림에, 그녀가 당신 앞에서 그렇게나 기만적으로, 덧없이 명멸함에 당신은 서러워한다. 그녀를 사랑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에 당신은 애달파한다.]  P.19

[저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난하지도 않고요. 제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걸 가지고 당신을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그게 제 운명인걸요.]  P.75

[그런데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지! 행복한 인간의 심장은 사랑으로 끓어오른다! 자신의 마음을 모조리 다른 이의 마음속에 흘려 넣고 모든 것을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이 기쁨이란 것은 어찌나 전염성이 강한지.]  P.80

[이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고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닌데, 나는 정말 그토록 눈이 멀었단 말인가. 나는 몰랐단 말인가, 정작 그녀의 다정함도, 그녀의 배려도, 그녀의 사랑, 그래, 나에 대한 사랑까지도 실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앞에 두고 느끼는 기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자기의 행복을 나에게도 옮겨 주고 싶다는 바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P.80



잠시 동안이라도 행복했더라면 이별해도 괜찮다. 사랑한다면 오랫동안 모욕을 곱씹지 않는다. 당신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어느 외로운 가슴에 행복과 기쁨을 주었으니까.



PS.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20권 중 이제 <벨킨이야기>, <자기만의 방>,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세 작품이 남았다. 올해안에 다 읽어야 겠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12-27 17: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마지막 문장에
도끼옹의 참된 사랑이 가득!
진정으로 책읽는 즐거움
완독의 즐거움을 주신 새파랑님
이제 도끼옹의 력셔리 전집 세트 독파로 !~@@@

새파랑 2021-12-27 17:38   좋아요 4 | URL
내년에는 럭셔리 전집 세트로 시작하겠습니다~! 도선생님은 사랑입니다 😄

mini74 2021-12-27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반성합니다 어딘가에 내팽겨쳐놓고 신간들이게만 한눈을 판 저 ㅠㅠ ㅎㅎ 이 책들 저도 새파랑님처럼 얼릉 읽어야 하는데 ㅠㅠ 세 작품만 남았다니 ! 북플의 성실 아이콘 새파랑님! 대단하세요 *^^*

새파랑 2021-12-27 17:40   좋아요 5 | URL
이놈(?)의 압박감 때문에 그냥 읽습니다 ㅋ 내일은 다른책을 읽어야 겠어요~!

페넬로페 2021-12-27 17: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약한 마음‘과 ‘꼬마 영웅‘이 좋았는데 단연 백야가 제일 감동적이었어요~~
이제 3편 밖에 남지 않았네요^^

새파랑 2021-12-27 18:44   좋아요 5 | URL
괜히 표제작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니까 12월 얼마 안남았는데 큰일이네요 😅

청아 2021-12-27 1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문장은 인용문이 아닌것이 분명한가요?? 끝에서 두번째 문단요. ‘잠시 동안이라도 행복했더라면...‘마치 ‘백야‘의 한 문장인듯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전작하시더니 빙의되신듯한 새파랑님 글👍내년 활약도 넘 기대되요😉

새파랑 2021-12-27 18:46   좋아요 4 | URL
저 문장은 인용문은 아니고 제가 이것저것 짜집기(?)한 문장입니다 😆 도선생님의 낭만에 빙의 되었습니다~!!
미미님의 활약이 더 기대됩니다~!!

scott 2021-12-28 00:36   좋아요 3 | URL
빙의 되셨다에 한 표!🖐^^

라로 2021-12-27 1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다 샀는데(네 둘 다 샀지요,,ㅠㅠ) 아직도 오고 있어요. 태평양을 서서히 건너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시리즈에 <자기만의 방>있으니까 그건 이거 오면 읽어야겠어요. 그런데 새파랑님은 저 세 작품을 올 안에 다 읽으신다니,,, 그럼 저는 <닥터 지바고>에 대한 불평 그만하고 닥치고 읽겠습니다.ㅎㅎㅎㅎ

새파랑 2021-12-27 21:57   좋아요 3 | URL
물리적인 거리도 먼데 마음의 거리도 좀 먼거 같아요 ㅜㅜ
자기만의 방이랑 벨킨 이야기는 예전에 읽어서 금방 읽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닥터지바고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coolcat329 2021-12-27 20: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른 작가도 아니고 도스토예프스키 전작이라니 대단하세요. 스스로 자랑스러우실만 합니다.
백야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

새파랑 2021-12-27 21:57   좋아요 5 | URL
얇고 깊은(?) 독서를 실천중입니다. 백야는 강추입니다 ^^

얄라알라 2021-12-27 21: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멀리서 흘끔흘끔.
어른 된 후, 한 권도 제대로 다시 읽지 않았기에 플친님들의 대화를 먼 발치에서 흘끔흘끔 보고 듣고, 컨닝 중^^;;

새파랑 2021-12-27 22:09   좋아요 4 | URL
저는 어른(?)이 되서 책을 읽어서 별로 읽은 책이 없어요 😅 저도 맨날 컨닝중입니다 ㅎㅎ 북사랑님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으셔서 제가 컨닝해야 할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1-12-28 1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의 마지막 줄 : 올해 며칠 안 남은 날들에 대한 독서 계획이라니... 존경할 따름입니다.
저는 남은 며칠 동안 그냥 새해 계획을 세우는 걸로 보내려고 했어요. 급반성...
저도 수십 쪽만 남은 책을 마저 끝내야겠단 생각이 불끈 드네요. ^^

새파랑 2021-12-28 13:41   좋아요 3 | URL
제가 좀 강박(?)증 같은게 있어서 읽던 시리즈를 끝내야만 발뻗고 잘 수 있어서요 ㅋ 1월1일은 12월의 카드값이 리셋되는 연속일뿐이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

희선 2021-12-29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옙스키 책을 다 읽고 책읽기 즐거움을 느끼셔서 좋으셨겠습니다 열린책들 세 작품 남았군요 앞으로 사흘 남았어요 하루에 하나씩 보실지, 얇아서 하루에 다 보실지도...


희선

새파랑 2021-12-29 08:33   좋아요 0 | URL
오늘 세작품 다 완독하려고 생각중입니다~!! 새벽에 하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