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밤이었다. 우리가 젊을 때에만 만날 수 있는 그런 밤이었다.˝
개인적으로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을 꼽자면 ˝도스토예프스키(이하 도선생님)˝ 전작이다. 도선생님 전작을 하면서 책 읽기의 극대화된 즐거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올해 이미 열린책들에서 나온 <백야 외>를 읽었지만, <열린책들 35주년 세트>에 이 책이 있어서 재독을 했다. 그럼에도 너무 감동에 감동이었다. 오히려 다시 읽으니까 더 재미읺게 읽혔다.
도선생님은 정신(?)분야만 잘 쓰는게 아니다. 사랑에 대한 서정적인 글도 대단히 잘 쓴다. 도선생님의 작품 중 <가난한 사람들>과 <백야>를 읽어보면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특히 <백야>는 100페이지 정도의 짧은 단편이지만 이 안에는 사랑에 대한 모든 감정들이 담겨있다.
몽상가이자 주인공인 ˝나˝와, 첫사랑을 떠나보내고 기다리던 ˝나스쩬까˝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 5일간의 백야의 하늘 아래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줄거리는 올해 이미 적었기 때문에 생략하고 예전에 쓴 리뷰를 첨부한다. (좀 허접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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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도, 정말이지 누구 하나 한 사람도 나를 초대해 주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잊어 버린것 같았다. 그들에게 나는 이방인인 것 같았고 실제로 나는 이방인이었다.] P.17
[한순간의 아름다움이 그렇게나 빨리 그렇게나 돌이킬 수 없이 시들어 버림에, 그녀가 당신 앞에서 그렇게나 기만적으로, 덧없이 명멸함에 당신은 서러워한다. 그녀를 사랑할 시간조차 없었던 것에 당신은 애달파한다.] P.19
[저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난하지도 않고요. 제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걸 가지고 당신을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그게 제 운명인걸요.] P.75
[그런데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지! 행복한 인간의 심장은 사랑으로 끓어오른다! 자신의 마음을 모조리 다른 이의 마음속에 흘려 넣고 모든 것을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이 기쁨이란 것은 어찌나 전염성이 강한지.] P.80
[이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고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닌데, 나는 정말 그토록 눈이 멀었단 말인가. 나는 몰랐단 말인가, 정작 그녀의 다정함도, 그녀의 배려도, 그녀의 사랑, 그래, 나에 대한 사랑까지도 실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앞에 두고 느끼는 기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자기의 행복을 나에게도 옮겨 주고 싶다는 바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P.80
잠시 동안이라도 행복했더라면 이별해도 괜찮다. 사랑한다면 오랫동안 모욕을 곱씹지 않는다. 당신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어느 외로운 가슴에 행복과 기쁨을 주었으니까.
PS. <열린책들 35주년 세트> 20권 중 이제 <벨킨이야기>, <자기만의 방>,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세 작품이 남았다. 올해안에 다 읽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