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내 기준^^) 6번째 읽은 작품이다.(카라마죠프, 죄와벌, 지하로푸터의 수기, 백치, 악령 순으로 읽었던 듯) 도스토예프스키의 2번째 작품인 이 분신은 이후에 나오는 그의 작품의 시초가 되는 작품이어서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섬망증, 정신분열, 주인공과 대비되는 인물(자아), 완전 무관심하고 냉소적인 주변사람들(?), 보드카, 사모바르, 추위(겨울)까지 이 책에 다 들어있다.
이 책을 아주 간단히 요약하면,
특유의 소심함과 주변사람에 대한 지나친 의식, 은둔자/외톨이와 같은 골랴드낀이,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그의 분신인 작은 골랴드낀이 나타난 후 정신병이 더욱 악화되는 이야기이다. 작은 골랴드낀은 진짜 골랴드낀이 가졌어야 하는, 가지고 싶었던 자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자아는 합쳐지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면서 끝난다.
˝분신˝을 읽으면서 정신병에 걸리는 줄 알았다. 다른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경우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이 등장해서 관점이 분산되지만, 이 책은 골랴드낀 한 인간에게만 이야기가 집중되다보니 책을 읽는 내가 골랴드낀의 감정에 이입될 수 밖에 없었다. (지하철에서 이 책을 보는데 사람들이 처다보고 비웃는거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분신˝이 집중해서 잘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등장인물 이름 확인할 필요도 없었고.ㅎㅎ
이 책에는 웃기면서도 슬픈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분신하고 술먹는부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분신한테 무시당하고 까이는 부분, 골랴드낀이 사람과 대화할때 더듬거리거나 이름을 두번 세 번 부르는 부분,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결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히는 부분 등이 그랬다. 읽는 내가 안타깝고 답답한건 왜인지~~(과몰입은 안좋다 ㅋ)
최근에 Coolcat님이 멋진 리뷰를 남겨주셨는데, 줄거리를 정말 잘 정리하신 것 같다. (그래서 또 이야기 요약은 간략하게ㅋ) 나도 책 다 읽은 후 그 리뷰보고 ‘아‘ 하고 이해했다.
다음번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읽어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