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더.
미나리 요리를 할 때마다 거머리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시던 울엄니.
사실 요즘 미나리에는 거머리가 나오는 것을 보기 힘들기에 왜 그렇게까지 강조하시나 궁금했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보며, 미나리무침에 거머리까지 함께 무쳐버린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혹시 엄마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살짝 여쭤보았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니고 어린 시절에 미나리꽝이라는 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미나리꽝은 미나리를 심는 논 비슷한 곳인데, 잘박잘박 물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부여가 외가인 울엄니는 어린 시절 동네 장난꾸러기 악동들이 미나리꽝에 들어가서 잘박거리고 나오면 다리에 거머리 여러 마리 붙이고 나왔고, 그것을 본 울엄니는 기겁하며 도망 다녔다는 것이다.
그 기억 때문에 미나리를 보면 샅샅이 살피고 거머리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를 하게 되었다고 하시는 거다.
이 책 덕분에 우리 집 모녀는 이야기꽃을 가득 피웠다.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음식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이 중간 역할을 참 잘해주어서 모처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갖가지 추억을 떠올리면서 함박웃음을 지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