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유럽 20년 차 자동차 디자이너의 생각 노트다.
표지는 단순하고, 디자인에 대해서도 단순하고 사소한 생각을 이야기하지만, 단순함 속에 담겨 있는 거대한 예술성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글이 바로 '상자'였다. 인생도 디자인도 모두 상자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세르비아 시인 바스코 포퐈의 시 「작은 상자」가 소개되어 있다.
인상적인 시여서 한번 감상하고 넘어가야겠다.
작은 상자
바스코 포퐈
작은 상자는 더욱더 더욱 커진다
이제 방이 상자 속에 들어와 있다
집과 도시와 대지도
그리고 이전에 상자가 들어가 있던 세계도
작은 상자는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간절히 바라다가
다시 작은 상자가 된다
디자인과 상자와 인생과 모든 것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글을 읽어나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사는 세상도 거대한 상자이고 내 생각의 상자를 여는 시간을 보낸다.
당신에게 상자가 있다. 거기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아니, 담을 수만 있다면 무엇을 담을 것인가? (28쪽)
저자의 말을 따라가며 갖가지 사유 속으로 들어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