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그동안 나에게 호불호가 있었다. 어떤 때에는 정말 인생작을 만나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정말 그 감성에 공감할 수 없는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도 결국 읽게 만들었는데, 그러는 데에는 이 책 냉정과 열정사이의 여운이 컸기 때문이다.
이 느낌만으로도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결국 선택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에 이 책이 특별 리커버로 출간되었으니, 그 감성을 다시 되살려본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2년여간 연애하듯 써 내려간 릴레이 러브 스토리 일본 소설이다.
Rosso 와 Blu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인데, 에쿠니 가오리의 Rosso가 좀더 감성적이라면 츠지 히토나리의 Blu는 좀 더 현실적이었다고 할까.
한 사랑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시선이 이리도 다르다니, 그래서 조금 서글펐던 기억을 떠올린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가. 입장에 따라, 남녀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와닿는 그런 것.
영화로 보았을 때의 느낌도 떠오른다. 마지막 장면 즈음에서 울컥 눈물을 흘렸던 그 시절 내 모습도 떠오르면서, 파리 여행을 계획하다가 계획에 없던 이탈리아와 피렌체를 추가로 넣으면서 그들의 재회 장면을 떠올렸던 그때 그 마음도 생각해본다.
추운 겨울이어서 달달 떨기만 했던 것이 함정이었지만, 그때의 나도 내 마음도, 오랜만에 떠올리며 추억에 잠겨본다. 이게 다 냉정과 열정사이 덕분이다.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던 러브스토리였으니, 이번에 리커버 재출간 된 것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감상에 빠져들어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난 책이 더 좋았다. 그리고 두 권 중 한 권만 읽겠다면 아무래도 여자의 시선에서 사랑을 그린 이 책, 냉정과 열정사이 로소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