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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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책 출간 24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이건 지금 읽어야 해!'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다. 그것도 여러 차례 읽었고,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보았으니,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 갔을 때에도 영화 속 그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렸는데, 어쩜 이리 기억에서 희미해져버렸는지…….

세월이 무상하다. 사랑도 추억도 그 무엇도 시간 앞에서는 이렇게도 맥을 못추나보다.

괜찮다. 이렇게 때맞춰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났으니, 지금이 다시 이 책을 읽어볼 기회다.

오래 잊고 있던 이들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내가 이 책을 읽음으로 다시 되살려내는 것이다.

그래서 냉정과 열정사이 Rosso를 읽으며 정말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의 감성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그동안 나에게 호불호가 있었다. 어떤 때에는 정말 인생작을 만나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정말 그 감성에 공감할 수 없는 시간도 있었다.

하지만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도 결국 읽게 만들었는데, 그러는 데에는 이 책 냉정과 열정사이의 여운이 컸기 때문이다.

이 느낌만으로도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결국 선택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에 이 책이 특별 리커버로 출간되었으니, 그 감성을 다시 되살려본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2년여간 연애하듯 써 내려간 릴레이 러브 스토리 일본 소설이다.

Rosso 와 Blu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인데, 에쿠니 가오리의 Rosso가 좀더 감성적이라면 츠지 히토나리의 Blu는 좀 더 현실적이었다고 할까.

한 사랑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시선이 이리도 다르다니, 그래서 조금 서글펐던 기억을 떠올린다.

원래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가. 입장에 따라, 남녀에 따라, 해석하기에 따라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와닿는 그런 것.

영화로 보았을 때의 느낌도 떠오른다. 마지막 장면 즈음에서 울컥 눈물을 흘렸던 그 시절 내 모습도 떠오르면서, 파리 여행을 계획하다가 계획에 없던 이탈리아와 피렌체를 추가로 넣으면서 그들의 재회 장면을 떠올렸던 그때 그 마음도 생각해본다.

추운 겨울이어서 달달 떨기만 했던 것이 함정이었지만, 그때의 나도 내 마음도, 오랜만에 떠올리며 추억에 잠겨본다. 이게 다 냉정과 열정사이 덕분이다.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았던 러브스토리였으니, 이번에 리커버 재출간 된 것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감상에 빠져들어보아도 좋겠다.

그리고 난 책이 더 좋았다. 그리고 두 권 중 한 권만 읽겠다면 아무래도 여자의 시선에서 사랑을 그린 이 책, 냉정과 열정사이 로소를 추천한다.


에쿠니 가오리.

결코 평범하지 않은 관계들.

상처를 입고도 조용히 살아가고

또다시 사랑하는 고독한 여자와 남자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응시하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다.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발췌)

소설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리고 이미 결말을 다 알고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그것이 김을 빠지게 하는 면이 있기도 한데, 이 소설은 다르다.

알고 보더라도 그 결말까지 가는 세세한 여정이 애틋하고 안타까워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쥰세이와 아오이가 10년 후에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지켜낸 그 장면,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까지 안타깝게 어긋나는 그들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지켜보게 되었다.

그들의 사랑이 어긋나다가도 결국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만남이 더욱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그들의 심정까지도 세세하게 알 수 있도록 그려냈으니, 그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에쿠니 가오리 감성에 모두들 감탄했었나보다.

많은 사람들을 울린 작품을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사람 감정이란 것은 사라지지 않나 보다.

내 안의 깊은 곳에 숨어 있다가 어떤 계기로 그 작은 불씨가 되살아나기도 한다.

그런 감정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었다.

이들의 사랑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이 찔끔.

어쩌면 처음 그 소설을 마주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되돌아간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그 소설을 읽던 내 마음으로.

소설은 작가가 모든 것을 쓰기도 하지만, 독자가 그다음 이야기를 스스로 상상하며 이어보기도 하고 소설 속 장면으로 뭉클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소설이 여운을 강하게 남기는데, 이 소설이 바로 그렇게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한동안 아오이와 쥰세이의 사랑 이야기가 내 마음에 남아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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