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여영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그래픽 노블은 만화와 비슷하지만, 그와 좀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듯 하다. 우선 내가 그래픽 노블이라고 접했던 작품들이 대개 미국의 작품들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눈에 익숙한 일본 만화의 그림톤이 아니라, 다소 좀 거친 듯한 필체로 그려진, 정제되지 않은 그런 그림이랄까? 너무나 딱 떨어지는 그림에 익숙하다보니 그래픽 노블의 그림체가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정말 엄청나게 화려한 수상경력에 눈이 돌아갈 정도의 책이었다. 2004년 하비상 최고의 작품, 최고의 작가, 최고의 만화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 최고의 만화책 상 수상, 폴 그레빗의 죽기전에 봐야할 1001권의 만화책, 22011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그래픽 노블 10 등등. 만화와 그래픽 노블을 그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화려한 수상경력을 꿈꾸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나를 놀라게 한 또다른 사실.

이 책이 너무나 두껍다는 것이었다. 580페이지가 넘으니, 정말 어지간한 사전 두께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래픽 노블답게 그림이 많으니 정말 술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담요, 그리고 그에 얽힌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담요를 읽기전 짤막하게 작품에 대해 인지한 내용이었는데.

책은 의외로 남자주인공 크레이그의 암울한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크레이크와 동생 필.

어린 동생과 티격태격이라도 하는 날이면 아빠는 정말 너무너무 무서운 골방에 둘 중 하나, 특히 허약한 필을 가두고, 감금한채 밤을 새라며 내려가기도 하였다. 벌레가 가득한 어두컴컴한 골방 속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아버지의 학대서부터 시작을 해서, 집안에 뭔가 문제가 많은 집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것은 폭력적으로 보이는 그의 아버지와 아이들과 가정보다는 기독교에 더욱 심취한 그의 어머니가 크레이그 형제가 어른이 되도록 더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평범한 가정의 부모님처럼 그렇게 지냈다는 것이다. 음, 다만 아이들을 부드럽게 다룰 줄 몰라 그 섬세함을 헤아리지 못하고, 거칠게 다루었다 생각해야하나?

 

크레이그와 필은 둘이서 놀때의 추억만이 행복한 추억이었다. 조금씩 자라면서 서로를 외면하게 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못하고 각자가 살아남기에 급급해하였다. 키가 작고 허약해, 학교에서도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에게 놀림거리가 되고, 진정한 휴식을 얻지 못하였던 크레이그. 그는 교회 수업에서 자신의 천국을 찾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러면서 성경에 위배되는 삶, 10대들의 사랑 등에 눈을 뜨고 싶어도 떠서는 안될것같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번민하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그가 성경 캠프에서 만나게 된 레이나.

레이나와 그는 한눈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학교에서 왕따나 다름없던 크레이그와 달리 대도시에서 사는 레이나는 학교에서도 인기가 많은 그런 아이였다. 그럼에도 둘은 한눈에 반하고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레이나의 부모가 이혼 위기에 몰려 힘들어함을 알고, 크레이그는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레이나에게 2주간 놀러가기로 하였다. 양쪽 집안이 다 독실한 크리스천 가정이긴 했어도 남녀 친구네 집에 2주나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 참 트인 집이라고 해야하나? 놀랍기만 하였다. 어찌 됐건 그런 상황 속에서 둘은 둘만의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너무나 그리워했던 서로.

게다가 놀랍게도 레이나는 헝겊을 자르고 오려, 하나하나를 바느질로 연결한 퀼트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크레이그를 위한 담요를 만들어 선물해주었다.

 

입양한 지체부자유자인 동생.아니 언니인가. 암튼 형제를 돌보는 레이나의 모습. 이기적이고 방탕한 10대의 모습이 아닌, 가족에게 헌신을 다하고 배려할줄 아는 10대의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크레이그도 그런 레이나를 사랑한게 아니었을까.

레이나가 형제와 조카를 아끼고 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크레이그는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소중한 동생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에 비해 동생과의 즐거웠던 추억이 훨씬 많음에도 나쁜 아이들이 놀릴 때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고, 베이비 시터의 성폭력으로부터도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는 그 자신도 지킬줄 모르는 그런 나약한 존재였기에.. 다른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을 감히 상상조차 못했으리라.

 

그런 크레이그가 레이나를 만나 사랑에 눈뜨게 된다.

레이나의 가정 또한 독실한 크리스천 가정이라, 집안에 걸려있는 예수님의 그림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반성되고 또 반성되면서도 그들은 서로에게 향하는 사랑을 막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불처럼 뜨거웠던, 그러면서도 날이 갈수록 어쩐지 거리감이 생기는 그런 사랑의 유효기간은 14일이었다.

레이나는 크레이그와 같이 살고 싶었고 크레이그도 그러고 싶었지만, 당장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들의 일생의 훨씬 긴 시간보다, 그들이 함께 한 14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깊고 소중하게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담요에 담긴 레이나의 사랑.

그리고 돌아와서도 레이나와 사랑을 계속하고 싶었으나, 붕괴 직전의 가정과 떠맡아야할 수많은 책임앞에서 장거리 연애에 부담이 있던 레이나와 성직자의 길을 가도록 종용되는 삶에서 번민했던 크레이그의 고민은, 만나지 않고 떠나 있기에 식을 수 밖에 없었던.

아니 서로를 위해 접어야했던 사랑의 추억이었는지 모른다.

레이나의 모든 것을 태워버렸으나, 차마 태워버릴 수 없었던 담요는..

그렇게 비닐에 쌓인채 봉인되어 있다가..

몇년의 세월이 흐르고, 여전히 자신을 제대로 못 알아보는 부모님 속에서 불안해하던 그가, 레이나의 담요를 덮고 위안을 얻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 책의 꽤 많은 부분이 기독교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있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소년이지만, 소년과 소녀의 부모님들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아이들과 천국에서 만날 삶을 꿈꾸며 행여나 그들이 생각하는 "허튼"길로 아이들이 갈까봐 조바심내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들의 행복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부모가 신경을 쓰고 눈을 떴으면 좋으련만, 가장 좋은 것은 지금의 삶이 아니라 천국에서의 영생을 함께 누려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아이들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우리나라에도 기독교가 있지만 서구의 기독교 문화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가정 내에 깊숙이 침투해있는 느낌이었다. 기독교가 아닌 사람에게는 더욱 갑갑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상황이었다.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거기에 앞서 아이들의 진정한 삶을 바라다볼 줄 아는 부모의 이해가 선행되어야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교회의 힘이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수도 있지만, 때로는 튕겨져 나가게 만들수도 있음을 크레이그를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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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붓 사계절 그림책
권사우 글.그림, 홍쉰타오 원작 / 사계절 / 2012년 11월
절판


마량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신기한 붓은, 새로이 각색되어 나온 을파소 수학동화로 먼저 그 내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중국 전래 동화 쯤으로 짐작했는데, 알고보니 신필마량이라는 이름으로 1928년 중국에서 출생한 작가가 직접 지은 동화였네요. 중국 아동 문학을 언급할때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작품으로 유명한 책이고, 교과서에도 실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해요.

비슷한 작품을 을파소작품으로도 만나봤지만 이 책은 정말 글과 그림이 너무나 예쁜 책이었어요. 왜 엄마들이 이 책을 손꼽아 기다렸나 알 수 있을 정도로요. 그림체와 색감이 중국 작가의 작품인가 싶었는데, 우리나라의 작가 권사우님이 10년 넘게 가슴에 품고 있던 작품이라 하네요. 정통 채색화의 아름다움에 눈을 떠 그려낸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마량이의 선하고 귀여운 모습과 함께 원님의 심술궂은 모습이 정말 너무나 대조적으로 잘 그려진 책이 아닐 수 없었어요. 아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아빠라면 누구나 욕심날 정도로요.


마량은 그림을 잘 그리는 아이였지만 너무나 가난하여 붓 한 자루 살 돈이 없었어요. 나뭇가지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어느날 화공이 멋진 붓으로 원님을 그리는 것을 넋을 잃고 바라보자, 원님은 웬 거지가 얼씬거리냐며 썩 꺼지라고 쫒아내고 말았지요.

훌쩍훌쩍 울다가 잠이 든 마량의 꿈에 웬 할아버지가 나타나 붓 한자루를 주시는게 아니겠어요?

깨어보니 진짜 손에 붓이 한자루 들려 있었답니다.

마량은 얼른 일어나 수탉을 그렸는데, 정말 너무나 귀여운 외모와 달리 빼어난 솜씨를 자랑하는 마량의 수탉은 진짜 수탉으로 살아나고 말았어요 마량의 그림 솜씨도 훌륭했지만 그 붓은, 그리면 실제가 되는 신기한 붓이었던 것이지요.


마량은 마을로 내려가다가 배가 고파 우는 아가들을 보고, 따뜻한 밥을 정말 한가득 그려주었어요.

어쩌면 아가들, 또 그 주위의 강아지마저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는지. 밥을 못 먹고 사는게 무엇인지 모르는 우리 아이는 이 그림을 보고, 아가들이 왜 밥을 못 먹고 있어? 하고 묻더라구요. 마량이나 그보다 더 어린 아가들이나 아무리 봐도 우리 아이 혹은 그보다 어린 아이들로 보였는데,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밥도 굶고 구걸을 하고 다닌다 생각하니 저도 마음이 슬퍼질 정도였답니다.



마량은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 다닙니다.

그런데 마량의 붓 이야기가 원님 귀에까지 들어가 당장 마량을 잡아오게 시켰어요.

마량은 원님의 심술궂은 얼굴과 똑같은 두꺼비를 그려내고, 원님은 화가 나서 마량을 옥에 가두었어요.


신기한 붓이 있으니 문을 그리고, 말을 그려 탈출한 마량.

그러나 원님의 부하들이 커다란 그물로 덮치는 바람에 그만 붓을 떨어뜨리고 말았지요.

원님은 그 붓을 갖고 무엇이든 진짜가 된다는 생각에. 금덩이를 아주 많이 많이 그립니다.

그러자 그 금은 모두 똥덩이가 되었어요.


아차. 내가 잘못 그린게로구나. 그러면 돈나무를 그려보자. 하고 돈나무를 그리니.

너무나 무서운 뱀나무가 되어버렸지요.

하하. 너무 웃긴게 뱀나무 앞의 원님, 정말 너무 무서워서 말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어요.

마량 앞에서는 무시무시한 덩치를 자랑하며 마량을 겁주던 원님인데 무시무시한 뱀들 앞에서는 그저 꿀먹은 벙어리처럼 힘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지요.


원님은 신기한 붓의 덕을 보기 위해 마량을 꾀어냅니다.

황금산을 그려달라구요.

어린 마량은 그저 묵묵히 바다부터 그리기 시작해요.

그리고 바다 위에 황금 산 두개를 그려냈지요.

원님은 신이 나서 배를 그려달라고 해서, 그 황금산으로 가기 위해 마량에게 바람을 그려달라 합니다.

더 세게 더세게.

황금 앞에 눈이 뒤집혀버린 무시무시한 어른의 욕심을 들여다볼수있었어요.

그에 비해 마량은 아주 덤덤한 표정으로 그 그림을 그려냅니다.



아이 : 엄마, 왜 원님은 더 세게 더세게를 외친거야?

엄마: 응, 얼른 황금산에 가고 싶었거든.

아이 : 그러면 배가 뒤집히는데?

엄마: 그러니까. 원님은 황금산에 가기 위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할 생각도 들지 않았던 거야. 눈앞의 황금에 사로잡혀서 말이지.

지나친 욕심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해.



비슷한 내용을 다른 그림책으로 봤다 생각했는데, 사계절에서 나온 이번 판본의 그림이 워낙 정성이 깃들고 빼어나 정말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귀여운 마량과 아이들, 그리고 너무나 욕심으로 가득찬 원님의 대조적인 모습까지. 그림책 하나하나에 깃든 정성이 아이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지는지 우리 아이도 이 책을 무척 좋아하며 즐겨보고 있답니다.

원님과 뱀나무가 무서울 법도 한데. 재미나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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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2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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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묘묘 이야기 - 「어서와」 고아라 작가의 따뜻한 감성 만화
고아라 글 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1월
품절


요즘 색다른 웹툰들이 참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곰곰묘묘이야기, 곰과 고양이의 이야기지요. 웬 곰곰묘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읽다보니 곰은 ~곰으로 끝나게 말을 하고 고양이는 묘~로 끝나게 이야기하는데 은근 재미나답니다. 어쩐지 그런 말이 생각나더라구요. 달하 높히곰 돋아샤~ 뭐 이런 옛 문구가..


웹툰과 책을 보기 전에 이웃님의 후기를 먼저 봤더니 수더분한 그림에 강렬한 멘트가 콱 와닿더라구요. 요 까칠한 고양이 묘묘.

아악 더럽게 춥묘! 이런 기분 정말 이해가 돼요. 서울 살적에 정말 넘넘 춥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너무 추워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든 적이 있었거든요. 숨이 안쉬어지고 말이지요.

그밖에도 꺼지라묘 등등. 그에 비해 120kg의 거구가 믿기지 않게 나름 귀엽게 그려진 곰곰의 이야기.

어느날 곰곰이 커다란 가방을 들고, 묘묘의 집에 들어왔어요.

와서 밥도 먹고 사진도 보고, 자꾸만 집에 가려하지 않네요. 묘묘가 집에 좀 가라 하니, 갈데가 없다고 울어버려요.

결국 묘묘와 곰곰의 수상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재미난 것은 모두가 다 동물인 것은 아니예요. 묘묘와 곰곰 외의 친구들이나 등장인물들은 모두 사람이예요. 사람같은 고양이와 곰이 사람과 친구도 되고 애인도 될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 어쩐지 수상쩍으면서도 그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싶은 이야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멀리서 걸어오는 웬 고양이 한마리가 보이네요. 그리고 그 고양이 묘묘를 기다리는 곰곰.

둘의 이야기랍니다.

아, 그런데, 묘묘가 걸어올적에는 치말 입고 걸어왔는데, 곰곰과 만났을 적엔 바지로 바뀌어있네요. 크크

곰곰의 덩치에 비해 가녀린(?) 묘묘가 날아가려 하니, "날아가지 말라곰"하며 묘묘의 목도리를 낚아채는 곰곰.

흐흐. 어쩌면 이다지도 낭만적이지 않은 장면이란 말인가. 안 그래도 까칠고양이 묘묘가 까칠해지지 않을 수가 없네요.


프롤로그에서 묘묘와 동거하게 된 곰곰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진행되는 둘의 알콩달콩(?) 지지고 볶는 일상사가 진행이 됩니다. 거 참 신기하네요.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지루한 일상이 어느새 판타지로 변신한다라는 띠지의 문구처럼, 정말 평범한 일상인데도 재미나게 느껴져요. 4월의 눈을 신기해하며 사진찍어달라는 곰곰, 그런 곰곰에게 필름 아깝다며 꺼지라묘를 외치는 까칠 묘묘.

사실 생각해보면 객식구처럼 느껴지는 곰곰이 그닥 반가울리 없었겠죠. 늘 묘묘를 쫓아다니고 귀찮게 하는 곰곰.

어느날인가부터는 묘묘를 뚫어지게 바라보기까지 합니다.

묘묘는 자꾸 기분이 이상해지구요.


둘이 장보다 돌아오는 길에 묘묘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일이 있었어요.

곰곰은 다음에 그 길을 가다가, 묘묘가 넘어진 돌부리의 돌을 뽑아 버립니다. 무척 크고 무거웠는데도 끙끙대며 뽑아냅니다. 그런게 바로 사랑의 마음이겠지요. 묘묘는 곰곰이 뽑아낸 돌뿌리의 부재를 모르면서도 또 총총 뛰어집에 가지요. 아마 조심성없는 묘묘이기에 그 돌이 그대로 있었더라면 또 넘어졌을거예요.



묘묘와 곰곰은 참 달라요. 곰곰은 만화책 등을 보는데 묘묘는 책을 참 좋아해서 생애 최초로 고양이 다독왕에 선정되기도 하구요.

후루룩 짭짭 소리를 내며 먹는 곰곰 덕분에 묘묘는 참 거슬리는데, 그 거슬린다 표현하는 것도 관심의 한 표현이었을까요?

그러다 겨울이 왔어요.

사람들처럼 생긴 곰곰과 묘묘였기에 계절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저였는데, 곰곰은 겨울잠에 들어갑니다. 핫핫.


사람 친구 하나는 "그때가 마지막인줄 알았더라면."하고 푼수같은 눈물을 짓구요. 묘묘는 겨울잠에 들어간 곰곰을 기다리며 곰곰과의 추억을 회상하게 됩니다. 미처 몰랐던 그 하나하나의 추억을 말이지요.


곰곰과 묘묘의 따뜻하고도 사랑스러운 동거 이야기.

몇 페이지 읽기도 전에 어느새, 그거 마시곰? 이거 내꺼묘~ 하는 곰곰 묘묘식 화법이 입에 붙어버릴지도 몰라요.

단, 같이 읽어본 사람들 간에 통용될 말이겠지요.

신랑이 읽어보기 전인데 저 혼자 ~~했곰? ~~하묘~ 이러고 있으니 눈이 이상해지더라구요. 뭐하는 거임? 이런 눈으로요.



보면볼수록 사랑스러운 이야기. 웬지 가슴 따뜻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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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1-2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를 좋아하는 수퍼남매가 보면 좋아할 책이네요.

러브캣 2013-01-26 05:15   좋아요 0 | URL
ㅎㅎ 재미난 내용이었어요 좀 순애보적인 내용이기도 했구요

원추처럼 2013-02-11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살까말까 망설였는데... 그냥 사야겠네요. ㅎㅎ

러브캣 2013-02-14 09:37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전 정말 은근 매력있는 책이라 생각되더라구요 ^ㅡ^
 
용감할 수 있는 용기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는 법 용기 있는 어린이 1
도메니코 바릴라 글, 엠마누엘라 부솔라티 그림, 유지연 옮김 / 고래이야기 / 2012년 11월
절판


여성스럽기 보다 오히려 좀 왈가닥스럽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내가 엄마가 되다보니, 내 아이가 아들인데도 얌전하고 내성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이 처음에는 좀 견딜 수 없기도 하였다. 어릴 적에는 낯선 사람들 보고서도 방긋방긋 잘 웃고 먼저 친한척 하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인사하기 싫다며 엄마 뒤로 숨고,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깜짝 놀라고 그렇게 되었는지. 아이가 낯을 많이 가려서요. 이렇게 엄마가 먼저 보호 장벽을 둘러주기는 하지만, 아이가 너무 숨지 않도록 자신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엄마가 없는 세상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내가 우리 아이의 24시간 울타리가 되어 주고 싶지만, 이제 네 스스로도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함을 일러주고 싶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 용감할 수 있는 용기.

이 책은 정말 내가 따로 찾아내 읽고 싶었던 바로 그 책이었다.

물론 아이는 직접은 와닿지 않는 듯 했지만 책을 자꾸 보다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새로운 것은 싫어.

아이는 말을 한다.

엄마도 사실 외향적이라 말은 하지만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다.

새로운 책,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 등등.

그중 가장 참기 힘든 것은 모두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새 학년이 아니라, 나만 혼자 뚜욱 떨어져 전학을 두번이나 갔던 초등학교의 기억이었다. 그 맨 처음은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골목대장 부럽지 않게 기세등등했던 시골 꼬마아이가 도시로 전학와 낯선 환경에서 도도해보이는 친구들 무리에 끼여들려니 그 낯선 환경은 이루말할 수 없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나만 친구가 없다, 나만 모든게 낯설다.

그래서 사실 아직 어린 우리 아이지만, 아이가 낯선 환경을 싫어하는 것을 이해해야지 싶으면서도 그래도 좀 심하지 않나. 아이가 엄마 앞에서라도 좀 반갑게 나서서 인사하고 마음을 놓았으면 할때가 많았다. 사실 세상을 겁내는건 엄마가 만든 환경 영향일 수도 있었다. 엄마 옆에서 떨어지면 안돼. 모르는 사람이 잡아가면 안되니 꼭 붙어 있어. 엄마가 보기에도 세상은 너무나 무서운 일 투성이였다.



이 책은 그런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혀 일어서야하는 성장과정과 친구들과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는 그림동화이다.



어, 여기에는 아무도 없네?

시작인줄도 몰랐던 빈 페이지 같은 황량한 흰 백지에, 작고 작은 대화가 이어졌다.

아니야. 나 여기있어.


그 초록색 점은 몸을 길게 펴니 자벌레가 되었다.

아이의 손으로는 작게만 느껴지는 종이가 자벌레가 재어보니 열두번이나 들어가는 커다란 세상이었다.

아이는 사실 자기도 더 큰 어른들에 비하면 작은 존재임을 인정한다.

어른들 또한 광대한 우주 앞에서는 그 스스로 작음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이 세상에 살아있는 조그맣고 어린 생명들은 모두 자라기 위해 노력해.

누구나 자라고 싶은 그 마음 덕분에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하며 어른이 되어가지.


아주 어릴적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초등학생 때는 한학년 한학년 올라가는 일들이 정말 엄청난 성장처럼 느껴졌었다.

책 속 아이들의 변화도 재미나다. 기어다니던 아기가 빨리 크고 싶어서 쪽쪽이를 집어 던진다.

그보다 약간 큰 네살 남자아이는 그런 아기를 귀엽다 생각하고, 여섯살 여자아이는 네살 아이에게 그러는 너는 곰인형을 언제까지 들고 다닐거냐 묻는다. 그리고 사과 두개, 뾰족 구두로 자신도 어느덧 어른 흉내를 내고 있으면서 말이다.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표현하면서 또다른 화자인 자벌레와 거미같은 작은 벌레가 또다른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이다.

어른들의 입장이 아닌, 아이들 시점과 또 애벌레 시점에서 들어보는 재미난 이야기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 혹은 꾸중 등을 통해 성장을 돕기도 하고, 주눅이 들게 만들기도 하고..

아이들을 주눅들게 하는 말들은 엄마인 내게도 따끔한 일침이 되어 전해져왔다. 아, 긍정적이고 좋은 말들만 해줘야하는데.

못된 엄마가 되어가는 양, 왜 사랑스러운 내 아이에게 이런 말들을 퍼부었을까.


그러면서 아이들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모습들을 보인다. 그러기 위해 아이 시선으로, 아이의 관점에서 하는 잘못된 행동들이 객관적으로 보여진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자벌레와 작은 거미의 설명이 곁들여져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제대로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꼭 유아 시선이 아니더라도 조금 큰 아이들이 봐도 재미나고 교훈적인 그런 그림책이었다.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은 마음, 그러나 엄마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생각이야말로 언젠가 이길수있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그림을 그려가며 재미난 옛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한다.

무서울 수는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와달라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서로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고 뭐든 해낼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도전해보는 사람만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의 변화를 보고, 애벌레와 거미도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날고 싶은 꿈에 조금씩 더욱 다가가기 시작한다.



한권의 얇은 줄 알았으나 너무나 많은 내용이 담겨있었던 멋진 그림책, 용감할 수 있는 용기.

서툴지 않고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하던 것만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무서워하지 않는 그런 용기를 갖는것.

나 또한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완벽히 해내지 못하지만, 우리 아이가 조금씩 그 용기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한가득인, 그런 중요한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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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보낸 편지 -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윤해환 지음 / 노블마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조선시대 김내성이라는 유명한 탐정소설가와 영국의 유명한 탐정 소설의 주인공인 셜록 홈즈가 만났다?

사실 최고의 베스트셀러의 주인공들을 차용하여 그들이 만났더라면? 이라는 식의 소설이 종종 등장하고는 하지만, 대개는 유명한 배우의 무슨 영화, 이런 식의 작품들처럼 재미없는 작품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달.랐.다.

 

사실 책을 읽기에 앞서, 이미 이 책을 먼저 읽고 검증해주신 이웃님들의 칭찬이 이어졌던 터라, 흥미로운 주제지만, 제대로 멋지게 소화하기 더욱 어려운 이런 복잡한 난제를 제대로 풀어낸 이 작품의 내용이 미리부터 궁금했었는데, 정말 읽으면서 흥미 만점인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읽기는 진작에 다 읽었으나 이런저런 게으름과 사정으로 리뷰를 늦게 올리게 된 이 기분은 참으로 죄송하기 이를데가 없다.

왜냐하면 책을 읽고 난 직후의 그 느낌이야말로 정말 마구마구 하고 싶은 말들이 쏟아져나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지 며칠이나 지났음에도 다행히 이 책의 여운은 오래 가는 터라 머릿속엔 김내성과 카트라이트가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내성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 책에서 처음 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탐정소설가로 유명한 분이시라 한다. 실존 인물과 소설 속 주인공인 셜록 홈즈와 그 조수인 왓슨이 아닌, 또다른 조수 카트라이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야기

이야기는 김내성의 어릴 적 3.1운동때 만난 호루라기를 준 학생의 시체를 우연히 목격하게 된, 게다가 그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데서 시작되었다. 게다가 당시에 보기 드문 양인 소년 카트라이트가 김내성과 함께 해 조선 최초의 탐정소설가로써의 김내성을 다져주기에 이르른다. 스스로가 셜록 홈즈의 조수라 하는 소년. 카트라이트는 소년임에도 꽤나 빼어난 눈썰미를 갖고 있었고 그의 추리 솜씨는 추리를 처음 경험해보는 김내성이 느끼기에도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호루라기의 주인이었던 학생의 죽음, 그 뒤에는 방갓을 쓴 여인의 행방이 숨어 있었다. 소년 김내성과 카트라이트는 그 비밀을 파헤치려 했으나 다음날 온다던 카트라이트가 며칠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소년 김내성은 17년이 지나,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공부를 하면서 남들과 달리 탐정소설을 쓰는 작가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그런 내성의 곁에는 절친한 일본인 친구 쥬니치로가 있었다. 쥬니치로는 자신의 이복형이 궁금해하는 여학생 납치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한올한올 풀어가던 동안에 그가 그토록 찾아 헤메던 호루라기를 잠깐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 궁금한 그 호루라기와 청년, 그리고 방갓 쓴 여인의 이야기들을 말이다.

 

방갓이라는 것 자체를 이 책에서 또한 처음 만났던 나.

조선시대 등의 삿갓 등이 아닌, 그보다 꽤 큰 크기로 묘사되는 방갓의 정체가 정말 궁금했는데, 저자분이 마침 블로그에 올린  http://cameraian.blog.me/130153979884 사진을 보고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정말 책에 사진이라도 수록되어 있음 더욱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궁금했던 방갓의 정체와 모양이었다.

책한권을 내기까지 그보다 더욱 많은 방대한 양의 책을 읽고 도움을 얻는다는 저자분의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면서 정말 그 시대를 제대로 재현해내고, 그로 인해 작품이 더욱 치밀한 구성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재미난 작품 등을 읽다보면 과거건 현재건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나 과학적 데이터등 수많은 자료들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상상과 새로운 구상이 배여 나오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때가 많다. 정말 재미난 작품을 읽다보면 이 부분에 정말 작가가 대단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거나 아니면 정말 그렇게 느껴질정도로 깊이있게 자료를 수집했구나 하는 감탄이 드는 그런 느낌 말이다. 예전 미생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에 빠졌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 또래의 젊은 여성 작가가 그 어찌 일제 시대의 이야기를 이토록 생생히 추리해내고 상상해 낼수 있었겠는가. 그녀 스스로도 수많은 책을 읽은 결과이다 하였듯이 정말 그녀가 참고한 책들과 그 후일담들을 읽다보면 또다른 책의 묘미를 느낄 수가 있었다.

 

홈즈가 보낸 편지.

셜로키언이라고 해서, 셜록 홈즈가 실제 살아있다 믿는 사람들의 가설에 의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한다. 셜록 홈즈는 정말 살아있을까? 그에 대해 정말 살짝 헷갈리게도 쓰여있었지만 어느 것이 사실이건, 김내성과 카트라이트 등의 추리 등에 의해 다가가는 이야기의 접근은 실로 매력 만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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