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채소 가득 홈메이드 과자
최지연 지음 / 청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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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만 20개월이 시작된 우리 아기에게 되도록 첨가물이 덜 들어간 음식, 그리고 간식들을 먹이고자 노력을 하였지만, 이유식을 지나 조금씩 과자를 먹이게 되면서 알게 모르게 아기에게 첨가물을 먹이는 양이 늘고 있을 거라 생각이 되었다. 돌 전에는 이유식을 잘 먹지는 않아도 거의 간을 하지 않았고, 돌이 지나 하도 먹지 않아 조금씩 간을 해주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조금씩 음식 제한도 줄이게 되어 이것저것 시험삼아 더 먹여보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그저 덤덤한 맛의 쌀뻥튀기 과자도 잘 먹었는데, 요즘에 달콤한 것도 먹고 새로운 맛을 알게 되니 예전에 잘 먹던 덤덤한 맛의 쌀과자를 이제는 거의 거들떠도 보지않는다.

 

그렇다고 매번 시판 과자를 사먹이기에는 아무리 아기 과자라고 해도 엄마 마음에 찜찜한 것이 사실이었다.

엄마를 닮아 빵도 과자도 좋아하는 우리 아기.

어떻게 하면 좀더 안전한 간식을 먹일 수 있을까?

그런 물음표에서 시작된 것이 엄마들의 홈메이드 간식 만들기 열풍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나도 이제 그 대열에 들어갈 준비단계이고 말이다.

결혼하면서부터 오븐을 사오기는 했는데, 주로 전자렌지 용도로만 쓰고 빵을 구워본적은 티라미수 케익이 전부였던 내가 이제는 귀찮아도 아기를 위해 오븐을 사용할 때가 된 것이다.

 

신랑도 평소에 내가 빵을 굽겠다고 하면 사먹는게 빨라 라고 이야길 했는데, 우리 아기 먹거리라면? 이라는 단서가 붙으니 그럼 해먹어야 하나? 로 바뀌었다. 사먹는게 간편하지만, 이것저것 따져봤을적에 엄마 손으로 좋은 재료로 만든 홈메이드 간식만큼 안전한것은 없을 것이다. 단지 귀찮고 힘들어서 하기 힘들뿐이지.

 

7살 아들, 5살 딸을 키우며 모든 먹거리를 엄마표로 만들어낸다는 이 책의 저자 꼬마츄츄 최지연님.

간식은 커녕 반찬도 어떻게 만들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내게는 존경의 대상이 되는 분이셨다. 그래도 이렇게 레시피 책을 내주셨으니, 나도 노력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아기 낳기 전에 양갱을 만들어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팥 앙금도 사다가 만들었었다. 이 책에는 팥을 사다가 직접 불려서 팥 앙금을 만드는 것부터 차근차근 나와 있었다. 그리고, 과자 만들기에 기본이 되는 '버터 크림화 과정'도 팁과 함께 처음에 잘 나와 있었다. 사실 마요네즈를 직접 만들어보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 버터 크림화를 잘 해낼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마요네즈보다는 쉽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꼭 마스터해보리라 생각하는 단계였다.

 

눈으로 따라 하는 레시피로는 생각보다 과정이 쉬워 보여서 (빵처럼 반죽하는 과정이 번거롭거나 발효시키는 과정이 없어서 과자가 더 만들기 쉬울 것 같았다. 빵은 제빵기가 필요할것같았는데..과자는 오븐만 있어도 될 것 같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우리 아기 간식은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아직은 설탕을 적게 먹이려 하는 터라 설탕이 많은 카라멜이나 추러스는 힘들겠지만, 두부 과자는 고소하니 맛있을 것 같아 제일 먼저 해보고픈 과자이다.

또,.다른 홈메이드와 차별화되는 점이 이 책에는 과일과 채소로 만드는 레시피가 많아 아이들의 건강까지 한층 더 고려하는 고급 레시피라는 점이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시금치로도 (잘 먹으면 상관없지만) 굳이 나물로 억지로 먹이기보다 카라멜을 만들어 먹이면, 거부감도 덜하고 영양도 섭취하면서 그 풍미를 가까이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같았다. 사실 발상의 전환 아닌가? 녹차카라멜은 생각해봄직했어도 시금치 카라멜이라니..

 

책의 많은 레시피들을 얼른 따라해 과자 프로 주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다. 아직은 시작을 못했지만, 이 책을 옆에 끼고 다부진 마음을 지닌 것으로도 이미 반은 준비했단 생각이 들었다.

스승의 날이라고 동생과 엄마가 홈메이드 머핀을 선물로 받아왔는데, 달지도 않고, 파는 것보다 훨씬  맛이 있었다. 특히 동생이 가져온 머핀은 당근 등의 채소가 들어가서 식감도 좋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았다. 나도 열심히 아기 간식도 만들어 먹이고, 아기가 크면 이렇게 직접 만든 과자를 아기 친구들에게도 나눠 주고 학교에도 보내주고 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벌써 그런 엄마들이 있으니 그 솜씨가 부러울 따름이지만..

시작이 절반 아닌가.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으로 요리 삼매경에 빠져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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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보는 부모교육 예술이 되는 자녀양육
유명희 지음 / 학지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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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많은 궁금증이 생기고, 또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도 많이 찾고, 책도 많이 읽고 있는게 요즘의 부모의 모습이다. 나 또한 그렇다. 어머니들께 여쭤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나보다 몇개월 먼저 아기를 낳은 친구들에게 최신정보(?)를 묻거나 인터넷을 찾고, 혹은 간혹 책을 찾고 그랬던 것이다. 아무래도 인터넷이 편한 세대여서 또 집약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 그랬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유명희님은 아동학으로 석사, 박사를 따고, 공주교대 가정교육과 교수까지 역임한 분이셔서. 아무래도 신빙성이 없는 카더라 통신이 많은 인터넷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를 권유하고 있다.

현대의 부모는 인터넷에 제시되는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지속적인 노력으로 아동심리를 이해하고자 신중해야하며, 아동을 지도할때는 심사숙고하는 성숙된 태도로 임해야한다. 9p 머리말

 

이 책은 예비부모에서부터 영아기, 유아기, 그리고 아동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자녀양육법에 대해 나와 있는 책이다. 지금 만 20개월의 아들을 둔 나로써는 유아기인 "자율성이 강한 2~3세 유아의 부모에게"라는 3장부터 읽게 되었다. 표지의 느낌부터가 다소 교육학 혹은 아동학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는지 전반적으로 쉬운 내용임에도 다소 교과서적인 (혹은 원론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주제별로 나와있는 글들을 읽으며 아, 이럴땐 이렇게 해야겠구나 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부분도 많았다.

 

아직은 "왜?"라는 질문을 시작하지 않은 우리 아가지만, 조만간 그 공포의 "왜" 시즌이 올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법은 미처 마련해두지 못했었는데, 저자의 방법을 참고해야겠다고 느낀 것이다. 유아가 물어보는 "왜"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답변을 해주기 보다는 단순한 설명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씩이지만, 요즘도 아가와 외출을 나가서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알아듣는다 생각하고서 과학적으로 설명할때가 많았다. 어떤 책이나 프로에서는 아이가 못 알아듣는다 생각말고 알려줘야한다는 의견을 본것 같아서 그래왔는데..아이가 원하는게 그게 아니었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가 3세가 가까워지면 흔히 "엄마, 왜 깜깜해져요?"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는 "밤이 오니까" 라고 말해주면 되고, "왜 밤이 와요?" 라고 질문이 이어지면 "자라고 밤이 와요"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된다. 사실 아이에게 "왜"라는 의미는 어른이 생각하는 "왜"의 의미와는 다른 , 단순한 호기심이므로 아이의 개념 학습이 시작되는 신호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된다. 166p

 

또 밥을 잘 안먹는 아기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면서 서서히 양을 늘려 나가 요 며칠은 제법 많이 먹게 되었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궁금했던 아이의 식사 양에 대해서도 이렇게 나와 있었다. 사실 요즘에는 밥을 좀 많이 먹여보려고 입을 벌리지 않을때까지 계속 먹였는데, 적게 주는게 더 낫다는 말에 다소 놀랐다.  

2~3세 아이의 식습관을 지도하는 엄마에게 중요한 것은 식사의 기대치를 줄이는 것이다. 아이의 식사양에 맞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어른 식사 양의 1/3이나 1/4 정도를 아이에게 주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많이 주는 것보다 적게 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171p

 

가장 관심이 가는 유아 편에서 내가 관심 가는 부분들만 소개해봤는데, 예비 부모 이야기나, 영아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해당될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이야기들도 모두 우리 아기, 혹은 둘째를 위해서도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부터 읽어봤지만, 아이를 키우며 궁금점이 들때마다 책을 읽어보고 참고할 점을 보고 배우면 좋을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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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00배 즐기기 : 제주시.서귀포시.중문관광단지.한라산 외 - 2010~2011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홍연주.홍수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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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제주도는 총 네번을 다녀왔다. 처음은 대학 입학후 가족들과 함께 한 단체관광여행이었고.. 두번째부터는 결혼 후 신랑과 함께 한 여행이었다. 그 처음은 임신 8개월에 태교 여행으로 다녀왔고, 그 다음해에 아기 6개월에 한번 다녀오고.. 또 최근에 4월 초에 신랑 학회 참석시 따라 다녀온 여행이었다.

 

패키지로 여행갔을 적에야 워낙에 짜여진 일정대로 버스를 타고 다니며 바쁘게 움직이느라 뭘 본건지는 몰라도 쉴새 없이 다닌 기억이 난다. 사진도 많이 남았고.. 하지만, 음식도 그저 그랬고, 숙박은 더욱 열악했다. 결혼 후 태교여행과 아기와 함께 하는 여행을 계획하다보니 아무래도 렌터카로 다니는 편안한 여행을 추구하게 되었고, 일정도 정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최대한 느슨한 일정을 짜서 거의 오전에 한 곳, 오후에 한 곳 정도로 둘러보고 많이 걷지도 않고 그저 휴양을 위주로 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그래서인지 제주도에 여러번 다녀왔음에도 가 본 곳보다 못 가본곳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갈때마다 더욱 새롭게 느껴지고, 다음엔 또 어디를 가게 될까? 설레게 되는 것이다. 국내면서도 비행기를 타고 가고, 풍경도 이국적인지라 해외처럼 느껴지는 우리나라 관광명소 제주도.

그 이름만으로도 벌써 설레고 부푼 기대를 안게 하는 관광지인 것이다. 

 

맨 처음 태교 여행을 계획했을적에는 사실 몸이 안 좋아서 해외는 꿈도 못 꾸고 제주도도 무리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최대한 편안한 일정을 추구했고.. 그래도 자유여행이기에 여행 정보 수집은 필수라 생각해서 제주도 여행 카페에 가입해서 한참을 정보를 검색해서 맛집과 관광지들을 추려봤다.

잠깐 둘러볼 건데도 가보고 싶은 곳이 너무나 많았다.

그냥 욕심을 비우고 편하게 편하게 생각하니 몸에도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아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그 다음에 여행을 계획할 적에 역시 또 그 여행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맛집 등은 추천도 할 수 없고, 자세히 소개도 할 수 없게 제한이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경쟁업체들에서 항의가 많이 들어갔나보다. 그래도 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간 사람들은 특히나 초보자들은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어딘가에 확실히 물어보고 싶고, 믿을만한 정보를 얻고 싶은데 자꾸 제한이 되는 그 기분은 그저 아쉬움 그 자체일뿐..

 

그래서 난 해외 100배 즐기기에 이어 제주도 100배 즐기기가 나왔을때 가장 먼저 환호했다.

휴가를 길게 내기 힘들고, 마음의 부담도 되기에 해외여행은 정말 큰 맘 먹지 않고서는 거의 꿈꾸기 힘든 우리 신랑을 생각하면 제주도는 우리 가족에게는 거의 최고의 선택일때가 많았다. 어쩌면 앞으로도 그럴 수도 있고 말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제주도 여행 할적에 좀더 나은 코스 소개, 그리고 맛집 등을 소개 받고 싶었는데... 해외여행 못지 않은 자세한 정보가 수록된 여행 책자가 나왔으니 환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즐거운 마음에 여행하는 기분으로 혹은 여행을 바로 앞둔 설레임 같은 기분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는데..

읽으면 읽을수록..아, 못가본곳들이 너무 많고. 어쩜 이리도 다들 예쁘고 멋질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해졌다.

 

요즘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 올레에 대한 여행 책자 두권을 소장하고 읽었는데, 그 올레길에 대한 코스 설명도 되어 있었고.. 여행 코스도,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 구분되어 추천코스로 설명이 잘 나와 있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여행코스,여자 친구들끼리 떠나는 휴식과 음식여행 코스, 커플의 사랑을 위한 로맨틱 데이트 여행 코스, 동아리 회사 연수여행 코스등이 그것이었다. 이 중에서 나는 특히 가족여행코스와 여자친구들끼리 떠나는 여행코스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또한 맛집 정보들도 정말 최신 정보를 다루어서.. 최근에 웹에서 검색했던 그런 내용들이 바로 그대로 수록이 되어 있었다. 여행책자는 아무래도 구간보다 신간을 보게 되는 것이 바로 최신 정보에 민감하기 때문이 아니던가. 또, 숙소도 미처 가보지 못한 숙소가 더 많은데 예쁜 숙소들이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잘 나와 있었다. 앞으로 가고 싶은 곳들을 꼽기에 좋았다. 또 책에서 직접 추천할 만한 곳에는 손 모양으로 추천 표시를 해주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그리고, 유명한 예술가들이 만든 건축물들도 많았다. 내가 아는 곳은 섭지코지의 안도 다다오가 만든 건물만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더 많은 건축물들이 무수히 있어서.. 예술건축물 위주로 둘러보는 여행 일정도 멋질 것 같았다.

 

앞으로 볼 곳이 더 무궁무진해 기대되는 제주도.

그 여행길에 같이 동반할 소중한 책이 나와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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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1
백동호 지음 / 밝은세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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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유명했던 실미도. 영화 속에 다 드러나지 못했던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지은 작가의 이름과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알기가 힘들다. 사실 전부가 사실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어둠의 세계. 책으로 경험하고 그저 짐작하고 추측하여 써낸 이야기가 아닌 저자가 직접 겪은 어둠의 세계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애인이자 제자인 염채은을 대도로 키운 이야기, 그리고 그로 인해 겪게 되는 복수의 굴레. 백동호의 삶은 정말 파란만장하였다. 범상치 않았던 그. 어렸을적에 심하게 받은 아동학대로 쌍둥이 형과 자신 모두 범죄자의 길을 겪고있음에 슬픔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자전적인 소설 "대도"에서도 쓰여졌다 하였다. 이 책 실미도는 그가 만난 강인찬이라는 또다른 인물이 직접 겪은 실미도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바로 그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강인찬이 백동호에게 이야기해주는 방식으로 서술이 된다. 그리고, 액자처럼 끼워진 그 실미도의 이야기 전후로 백동호와, 염채은, 강인찬의 삶이 펼쳐진다. 영화같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그들의 이야기가 말이다.

 

솔직한 말투, 욕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이 정말 그의 생생한 과거를 그대로 읽는듯 했다.

징역 속 전중이들은 대개가 문교부와는 친하지 않아서 편지를 쓰려면 변비 걸린 사람처럼 끙끙 용을 써도 한줄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한데 백동호는 펜을 잡기만 하면 거미 x구멍에서 거미줄 나오듯 한다고 해서 별명이 왕거미였다. 89p  

 

그래서 다른 이들의 상상 속의 글과 달리 걸러지지 않은 그의 걸쭉한 말투와 표현들에 생동감이 깃들여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읽으면서도 두려운건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실미도의 실상이..

그 적나라한 표현이 너무나도 두려웠다. 무섭고 치가 떨리는..잔인한 우리의 역사.

 

평범하게 태어난 다른 사람들이 평안한 삶을 보내고 있을때 그들은 동료가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는 것을 목도해야했고,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아야했다. 영화 속에서도 그 울분을 참을 수 없었는데..책에서는..정도가 더 심하고 잔인했다. 아마 영화기에 표현할 수 있는 데 제한이 많았으리라.

 

공부하는 , 그리고 철저히 준비하는 대도였던 백동호. 그가 헤어졌던 쌍둥이 형 역시 무기수로 수감된 것을 알고..깊이 통감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소설을 쓰고자 마음먹고, 노력하고 살아가려 하나 그와 관련되었던 과거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백동호를 괴롭혔다. 그래도 꿋꿋이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글을 쓰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글속에서 무서운 그들의 삶, 그리고 잊혀지기엔 너무나 비극적인 부대 실미도의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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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바이러스 2010-05-1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러브캣 2010-05-17 23:40   좋아요 0 | URL
감사드립니다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같은 오후였어 - 연극보다 드라마틱하고 와인보다 향기로운 43가지 인생 레시피
신리 지음, 이희숙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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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랑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나갔다가 이야기를 했다.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 같은 오후였어"를 읽었어.

"쇼비뇽 블랑이 뭔데?"

"와인이야."

"달콤한거?"

"아니, 드라이한 화이트와인. 저자가 싱그럽고 상큼하다는 의미로 한말이야.

에고.. 내가 책 읽고 보통은 그게 뭔지 기억 못하는데 이건 기억해 다행이다. 오빠가 물어봤을때 책 읽고 제목도 몰랐으면 어쩔뻔했어."

 

사실 난 와인에 대해 잘 모른다. 와인뿐 아니라 술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모른다. 맛도 모르고,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어쩐지 와인은 일반 술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예전에 직장 동료였던 한분은 무척 와인을 좋아했다. 친구분과 둘이서 와인한병을 시키고, 키핑을 시키고 싶었지만 항상 다 먹고 오게 되었다고 이야길 했다. 그냥 분위기려니 하고서.. 난 와인을 시켜도 그 맛을 잘 음미할 줄 몰랐다. 특히나 달콤한 아이스와인이 아닌 일반 시금털털한 와인은 더더욱..

 

마치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한 나즈막한 목소리의 에세이.

그리고 너무나 예쁜 표지와 글에 어울리는 멋진 그림과 사진들.

읽고 있으면 마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책을 읽었다.

 

와인은 잘 모르지만, 인생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

 

이름이 그 사람의 제목이잖아.

누군가를 만나면 그 사람의 이름을 먼저 읽는 거지.

처음 받은 대본의 제목을 읽는 것처럼.

그리고 그 사람을 겪어가면서

그의 삶을 내 마음이 읽어가는 거야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 작품을 몸에 담는 것처럼

70p

 

저자 신리는 미국에서 연극배우활동을 하던 분이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서래마을에서 와인바 "맘마 키키"를 원경이란 분과 운영중이다. 따뜻한 부엌같은 주방에서 만드는 요리들. 연극의 뒷무대 같은 부엌에서 그들은 새로운 주연으로 활약을 하는 듯 하다.

오고 가는 손님들을 보며, 이야기하고 그들을 떠올리고, 책속에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었거든

다 알고 있는 말이어도....

진리는 하나라고 했잖아.

단지 자꾸 잊어버리기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속삭여주는 거랬어.

그게 좋은 길동무라고..

81p

 

친구같은 아들, 알렉스의 엄마이자 편안한 선배같은 느낌의 카페 주인.

그 앞에서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어릴 적 "쟤가 그애"라고 불리웠다는 이는 아버지가 60이 넘어 낳은 아들이었기에 어릴적에 꼬리표처럼 그렇게 불리웠다.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이름대신 수군거림을 들었던..

쟤가그애.. 그 말이 왜 그렇게 가슴아프게 느껴졌을까. 이름 대신 그렇게 불리울 수 있다는거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 분은 지금 60이 넘은 나이로 카페를 찾았다가 주인의 권유로 연극 무대에 실제로 서기도 하였다. 버스 운전사 역할로 말이다.

 

정말 조곤조곤한 느낌..

손님과 사장으로 만나는게 아니라 내 이웃, 내 친구를 찾아가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몇십커플이 탄생했고, 또 많은 이들이 결혼을 하였다.

카페에는 아마 사랑과 평안함이 흐르고 있나보다.

와인을 이야기하고, 음식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연극할때의 인생 그리고 카페에서 만난 인생들..

 

아늑한 느낌의 표지만큼 따뜻한 에세이.

신리의 그날은 정말 쇼비뇽 블랑같은 오후였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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