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승민 옮김 / 정은문고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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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쉴 새 없이 나를 매혹하고 자극하고 내게 극을 보여주고 이야기와 시를 들려준다.
두 다리로 부지런히 거리를 누비는 수모만 감내하면 아무것도 걸리적거릴 것 없다.

혼자 런던을 걷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큰 휴식이다."
(1928.5.31 일기에서)

 

 

 

이 책은 소설가 이전에 에세이스트이자 비평가였던 버지니아 울프가 1931년부터 1932년까지 [굿 하우스키핑]이라는 잡지에 격월로 연재한 '런던 풍경'시리즈 중 6편을 담은 책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포켓북 같은 개나리 같은 느낌의 이 책은 그녀가 얼마나 런던을 사랑했는지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런던을 살던 이들에겐 익숙한 풍경이겠지만 그녀의 눈에 비친 런던의 일상은 그녀에겐 안락함이었다 보다. 세계의 중심지로 부상하던 런던의 역동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그녀가 배회하던 그 거리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베여있다.

도시 풍경을 고스란히 글로 담아내는 일, 산책을 하면서 그녀의 오감에 고스란히 녹아내린 일상을 다시 끄집어낸 점에 그녀가 뛰어난 관찰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다. 읽으면서 카메라를 따라가고 있는 듯한 느낌과 그녀가 조용히 내레이션을 읊어대는 느낌에 내 마음도 차분해졌다. 시대를 풍미하고 무역의 중심이었던 영국 런던과 그 뿌리 깊은 역사의 장에 나도 발걸음을 옮겨 보고 싶은 욕구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역사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그녀의 글들로 채색이 될 때면 런던에서 태어나지 못한 나의 운명이 조금은 부당하지 않은가라며 탓도 해 보았다.

 

 

자, 지금부터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그녀는 런던 부두에서 시작해 시인 키츠의 집을 거친 후 세인트폴 대성당에서의 웅장함과 고즈넉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하원 의사당에서의 동상에 대한 그녀의 예리한 견해를 덧붙이고 마지막으로 런던 주택가 골목, 런던 토박이로 생을 살던 평범한 크로 부인의 응접실과 일상 등을 소소하게 담아내고 있다.

런던의 새로움과 낡음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수로운 물건의 가치들이 대수롭지 않게 변화하고 그 안에서 삶을 이겨내고 있는 이들의 땀 냄새까지도 전해져 오는 듯하다. 속도의 무질서는 거리의 무질서와 동등하게 변화하고 그곳에서 힘을 내뿜는 이들의 강한 고함소리에 도시는 새로움을 덧붙여간다. 그러한 면모들을 안타까워하며 그녀는 강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빈약함, 종잇장 같은 석재, 가루 같은 벽돌은 우리 시대의 경솔과 허식과 조금증과 무책임을 반영한다고 말이다.
런던의 현대적 매력은 지속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런던은 사라짐을 목표로 세워진 도시다. -p.36
삶은 투쟁이고, 모든 건축물은 소멸하며, 모든 과시는 허영임을 이 촌스럽고 천박하고 번잡한 거리가 우리에게 상기시킨다는 사실 말이다. -p.41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거닐던 그녀의 눈에 비친 산자와 망자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그 웅장함을 드러낸 건물만큼이나 격렬하였음을 느껴볼 수 있었으니 영국 역사 책을 꺼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여 웨스트민스터 경내는 쉴 새 없이 고성들이 오간다. 단호한 몸짓과 인물들 특유의 자세가 경내의 평화를 깨뜨린다. 벽마다 발언과 주장과 실증이 들지 않는 곳이 어느 한구석도 없다. -p.66

그녀의 의식의 흐름은 평범한 부인의 응접실에서 살아났다가 조용히 사라진다. 일상들이 살아서 이야기로 떠다니던 자리. 그곳에서 여성들이 지켜온 가정에서의 일상들이 런던의 삶으로 대변되고 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글쓰기는 고독함이다. 그러나 그 글을 만나는 독자에겐 강한 유대감을 안겨주는 듯하다. 이미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그녀를 좀 더 느끼게 되었고 그녀의 소설을 더 사랑하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항상 그녀를 떠올리면 그녀의 마지막 선택에 안타까움이 가장 컸지만 온전히 그녀가 숨 쉴 때의 모습은 애정으로 가득했음을 이 짧은 에세이를 통해 느끼게 되어 좋았다. 
나도 애정을 담뿍 담을 수 있는 나만의 도시를 정해놓고 싶어졌다. 산책을 하면서 마음껏 촉수를 열어놓고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면모를 지녀보고 싶어졌다.

 

 

"어제는 아주 보람 있는 하루였다.
글 쓰고 산책하고 책을 읽었다."
(1934.8.30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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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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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구성과 문학적 창의성이 두드러진 또 한 명의 작가를 만났다. 나에게 맨부커 수상작들은 대체적으로 재독을 해야 비로소 소설의 흐름이 들어왔기에 그녀의 소설 [루미너리스]는 읽어볼 엄두가 나질 않았었다. 대체적으로 어렵다는 내용이 많다는 점이 한몫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그녀의 데뷔작이 번역돼서 출간이 되었는데 망설일 틈이 없었다. 화려한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의 글이 만만치 않을 꺼라는 점을 예상해서인가 전반적인 내용의 의미는 파악이 되었으나 음악부의 요일에서 장이 바뀌고 연극부의 11월, 10월, 2월을 건너뛰는 장치에 시간적 공간이 어디인지 갈팡질팡하였다. 일반적인 소설의 구성에 익숙해져있는 독자라면 참신하긴 하지만 조각조각을 던져놓고 짜깁기를 요구하는 이 불편한 구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였다.
그렇게 짜깁기 하다 보니 다른 시점의 같은 장면이 등장한다. 이솔드와 줄리아가 상담실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하는데 흥미롭고 신선한 장치였다.

소설은 10대 사춘기 소녀들의 성과 섹스, 그리고 그 이 나이 또래들 간의 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성향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그 시작점이 '섹스 스캔들'이다.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선생이 학생을 강간한 사건으로 둔갑하지만 그 이면은 또 다른 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즉 10대들의 솔직하고 발칙한 성에 대한 생각을 수면으로 끌어내어 소녀들이 더 이상은 소녀가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그러한 장치로 대학 연극부의 오디션 과정과 연극 수업을 바탕으로 연기와 인생에 대한 다양한 논리가 펼쳐진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로 갈수록 그녀의 창의성이 더욱 돋보이며 각 캐릭터의 내면의 심리를 잘 풀어놓은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금기사항인 섹스로 학교를 발칵 뒤집은 빅토리아는 오히려 대담하고 이중적이다. 그리고 그녀의 동생 이솔드는 그런 언니의 이중성에 역겨움을 느낀다. 하지만 언니의 사건 이후 이솔드에게 강한 매력을 어필하며 나타난 줄리아로 인해 또 다른 금기사항인 동성애에도 눈을 뜬다.
줄리아는 사춘기 소녀들이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솔직함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반항아이며 소녀들의 입을 대변한다.
또한 동성애에 대한 호기심과 감정을 충실히 전달하고 있는데 이는 색소폰 선생의 인생을 이해하는 연결고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또한 그녀의 입을 통해 지금 이 시기의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지금 이 시기는 나중에 올 모든 것에 대한
리허설일 뿐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그 인생의 리허설은 연극부로 대변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자신의 삶에 나름 열정적인 스탠리를 주축으로 주임 선생들과 또래들 간의 대화는 진정한 연기의 고민을 통해 드러나며 뇌리를 스치는 다양한 문장도 눈에 띄었다. 또한 스탠리를 통해 자아성찰, 인생의 양면성 등을 접하게 됨으로써 우리가 놓인 인생의 적정선은 어디까지인가 고민도 해 보았다. 이야기는 스탠리와 이솔드의 만남으로 더욱 구체화가 되고 스탠리의 연극부의 프로젝트 과제 선정 등 흥미롭게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현실과 연극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두 공간에서의 진실점을 맞추어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비로소 제삼자의 입장에 서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봄으로써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력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난 핵심을 말하려고 하는 거야. 그저 관객이 꽉 찬 객석 앞에서 무대에 서 있을 때 ‘진짜’라는 건 아무 쓸모도 없는 말이라는 얘기를 하려는 거지.
‘진짜’라는 말은 무대에선 아무 의미 없어. 무대에서는 진짜처럼 ‘보이는’ 데에만 신경을 쓰지. 진짜처럼 보이기만 하면 그게 진짜든 아니든 그런 건 중요치 않아. 상관없어. 그게 핵심이야.” --- p.205~206

나의 청소년 시절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그때의 우리는 지금보다는 덜 하였을는지는 몰라도 지금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이성과 섹스에 대한 호기심은 비슷하였을 것이다. 다만 그때의 금기사항에 대한 사회적 공기가 더 강하였을 뿐 우리도 그러한 금기사항에 대한 호기심은 늘 있었던 것 같다. 소설은 지금 청소년들의 생각이나 가치관들에 대해 어른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성장통을 어떻게 함께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인생의 전환기에서 우리는 수많은 리허설 같은 장에 놓이게 된다. 그 인생의 리허설을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길이 달라지니까.. 역시 그녀의 책은 쉽지 않았지만 내게 오래 각인이 될 듯하다.

 

너희들이 지금껏 닫았던 모든 문이 여기서 다시 열릴 거야.
‥‥‥(중략)
모든 가능성이 끊임없이 열려 있어. 열려 '있어야만' 해. 너흰 이 가능성들을 전부 손안에 움켜쥐고 절대로 놔주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될 거야.
‥‥‥(중략)
너희들을 자유롭게 풀어줄 정도로 영리한 사람이라면 언제든 너희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영리한 법이라는 걸 명심해. --- p.40~41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의 대사로 떠올라 그 부분으로 마무리하련다.
온 세상은 무대이고 모든 사람은 배우에 불과하다.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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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사랑이 지나간 순간들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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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사랑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대한 다채로운 기억을 끄집어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 이 한 권의 책에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묘사가 가득하다.
읽는 내내 집중의 집중을 거듭할수록 탁월한 묘사와 비유에 서서히 매료되어 가고 있는 내가 보였다.
내가 모르는 과거의 시간들
그리고
헤세가 지나온 시간들 속 그 시절의 사랑들..
지금과는 다른 세계에 놓인 사랑에 대한 어쩌면 막연한 동경이 작용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사랑의 설렘보다는 절제된 순수함을 느꼈다.

풋내음 나던 사랑의 시절을 너무 지나온 걸까.
사랑 노래에 흠뻑 취해 있었던 시절을 뒤로하고 사랑이 밥 먹여주냐는 무심함으로 지내서일까.ㅎ
처음부터 글들이 내 마음속으로 녹아들진 않았다.
하지만 헤세의 문학이 나에게도 조금씩 통했던 것일까.
그가 이야기하는 사랑에 대한 견해에 삶과 사랑에 대해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젊은 시절 헤세의 단편들을 묶어놓은 책이다.
자신의 생각들로만 쓰인 글도 있고 짧은 소설 같은 글도 있다.
또한 그의 그림에 잠시 머물러 보는 여유도 누릴 수 있다.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은 헤세가 그림에도 소질이 있다는 점이었다.
찾아보니 정신 치료를 받으면서 마흔이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다고 하며 그림으로 많은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단편 하나하나에  깃든 그의 깊은 사고의 열정들과 관조적인 그의 시선의 다채로움에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다.
젊은 시절 그의 내면세계는 이미 조숙해져 있었고
그런 모든 고뇌의 감각들이 글 속에 모두 녹아내려 있다.
 헤세의 사랑에 대한 그의 모든 생각들이 이 단편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어설프고 때로는 소심하기도 한 겸손하고 절제된 그의 사랑은
가끔 펼쳐든 여러 고전문학에서의 사랑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안나 카레니나 속 레닌의 키티를 향한 사랑의 감정들이나
오만과 편견에서의 엘리자베스의 흔들리는 감정의 흐름들이 스쳐 지나갔으니 말이다.

[빙판위에서]에서는 사춘기 소년의 짝사랑에 대한 설렘과 호기심.. 그리고 그 긴장감에
그때의 나의 모습을 대비시켜보기도 하였다.

"이상야릇한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었다.
행복, 부끄러움, 따스함, 쾌감, 당혹스러움 때문에
나는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p.13 (빙판 위에서)

[붓꽃 사랑]에서의 붓꽃의 묘사는 과히 탁월하다. 붓꽃 이미지를 대비시켜 여러 번 읊조려 보았다.
이토록 사물에 대해 아름답고 낭만스러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연한 노란빛의 마디들은 마치 궁궐 정원의 황금빛 울타리처럼 서 있고, 또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아름다운 환상의 나무들 사이로 겹쳐진 길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사이에는 맑은 유리처럼 연하고 생기 있는 그물맥을 통과하는 은밀한 길이 내면으로 통하고 있다. 웅장한 아치형으로 끝없이 둥글게 펼쳐진 황금빛 나무 사이의 오솔길 뒤쪽으로, 생각할 수조차 없는 심연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길 위에 보라색의 아치가 당당하게 휘어져 놓여 있고, 신비롭게 조용히 기다리는 듯한 놀라움 위로 얇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p.29 (붓꽃 사랑에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에서는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들이 거의 절정에 가깝다.
사랑에 대한 정의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결국 불완전한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이 사랑이라고 결론지으며
더 많이 사랑하고 우리 자신을 희생시킬 능력이야말로 삶을 더욱 충만하게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들어서 알고 있는 이러한 진리에 대해 자꾸 언급하는 이유도 인간들이 항상 놓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여러 단편을 읽다 보면 그의 글들에 담긴 진실성으로 인해 그의 작품에 한 발짝씩 다가서게 된다.
또한 괴테나 셰익스피어 같은 인물들이 그에게 안겨주었던 모든 인식의 본질들까지도 조금씩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고 나니 더 조금 더 성숙해진 느낌이 들었다. 깊이 있는 사고와 더불어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그림의 세계까지.. 나에겐 다채로운 경험이었다.
또한 나도 얼마 전 시작한 그림에 대한 갈망이 더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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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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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보노보노를 아느냐고 물었다. 두 놈 다 당연하죠~라면서 스케치북에 몇 번 그린것을 보여주지 않았냐며 되려 날 나무란다.
심지어는 그려놓은 스케치북을 들고 온다.

그런데 어쩌나.. 기억이 없다. 그냥 언 듯 보기에 곰인가? 개인가? 하다가 물개구나~~~~라니
아니야.. 해달이야.. 란다.ㅎ 대충 관심 보였던 일에 멋쩍게 미안함을 드러내었다. 그래서 난 보노보노를 모른다. 하지만 대략 어떤 느낌의 캐릭터인지는 파악이 되었다. 단순하고 귀여운 동물 캐릭터, 멍 때리게 하는 담담한 대화들로 구성된 이 만화는 아이들과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느낌말이다.

작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듯한 이 에세이는 작가가 아껴보는 보노보노와 잘 버무려져 있다. 더욱이 귀여운 일러스트가 전면을 차지하는 페이지는 정감 어리다. 내가 좀 더 청춘의 시절에 이 책을 만났다면 친구들에게 예쁘게 리본 달아 건네주고픈 그런 유의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라기보단 서툰 청춘들을 위한 에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법하다.

에세이라는 것이 인생 경험담 우려내어 작가와 독자 사이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책은 읽는 내내 아마도 독자들로 하여금 맞아. 그렇지..라고 끄덕이게 되는 부분들이 많은 책이다. 이렇게 사세요.. 저렇게 하세요.. 훈계보다는 전 그랬어요.. 그래서 이젠 안 그러려고요..라고 말하는 작가의 문체에 같이 반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노보노는 소심하고 걱정도 많고 그리 특출난 것이 없는 친구이지만 사랑과 우정을 아는 친구다. 배려도 알고 공감도 알고 다정하기도 하다. 또한 함께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캐릭터 또한 늘 그렇듯 다양하다. 그래서 이런 모습이 그냥 보통의 사람들의 모습들이기에 충분히 대입이 가능한 것이다.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는 생각들이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것들이 결국은 행복한 삶을 위한 것들이니까..

 

 

 

뭐 해? 우리가 누군가와 통화할 때 무심히 건네보는 말로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말로 많이들 한다.
그리고 밥 먹었어? 이 말은 우리가 그 누군가에게 가장 많이 들려주어야 하는 말로 많은 걸 이야기하지 않아도 관심이 녹아있는 말이다. 인간관계에 서툴다는 건 아니면 인생이 서툴다는 걸로 대변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나 자신과의 감정 타협과 타인과의 감정싸움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관계에 있어서 선한 마음, 위로, 공감이라는 용어는 현대인들에게 절대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요 덕목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해달은 사람이 접근하면 자신의 조개를 준다고 한다. 그건 '나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줄 테니 해치지 말아요'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해달을 잡아가고 세상에서 해달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그러고 보면 관계에 있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선하게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아닐까. 모든 관계는 그로 인해 시작되니까. -p.33

 

건전한 심리를 유지하기,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기, 걱정은 미리 사서 하지 않기. 독서 많이 하고 깨달음을 온몸으로 맞이하기. 기분이 괜찮을 때를 즐기면서 심각해지지 않기. 심호흡 한 번하고 화 덜 내기. 편견 버리기, 기대치를 낮추고 현재에 충실하기. 욕심 많은 다짐 말기 등등 나와의 감정 타협을 위해 하는 많은 다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무언가 할 수 있다. 무언가 할 수 없다.
다들 분명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겠지.
모두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고 있다면
우리들은 뭐랄까.
굉장히 부지런한 거 아닐까?
-p.148

작가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지나치게 소심해서 일까.. 내겐 조금은 우울하고 단조로운 느낌의 에세이 같다.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했다. 삶의 가르침은 넘어져서 아픔을 느끼고 피가 나고 상처가 아물어야 하는 것처럼 경험과 시간으로 배우게 되기에 내가 작가보다 더 많은 인생을 살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기에 작가의 생각들은 이미 내겐 지나온 터널 같은 느낌이 더 크다.
그래서 내겐 보노보노보단 [빨강머리 앤]이 더 와 닿고 [안녕 자두야]속 솔직발랄터프한 자두와 자두엄마가 툭툭 던지는 대사에 더 공감을 하나보다.

우리는 서툴다..

그래서 서툼을 서로 인정하는 삶,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조금은 긍정적인 삶의 자세는 반드시 필요덕목이다.
그런 마음이라면 나자신에게 겨우어 놓은 잣내나 사람과의 관계도 지나치게 헝클어져 상처받는 일은 드물지 않을까..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의 일상을 통해 혹사당했든 혹사시켰든 흐트러진 마음을 치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작가는 솔직함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 있다. 솔직하지 못해서 크게 아파보았었기에 이 부분은 작가의 의견에 백프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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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순간 영작문 - 말하기와 영작문을 둘 다 잡는 하이퍼 트레이닝 670제
송지현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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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으면 말할 수 없다고 하여 듣기위주의 오디오공부를 하다가 독해가 안되면 이해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

열심히 독해공연습도 하고
문장쓰기연습을 하면 영어가 쑥쑥 향상될것이라는 얘기에 팔랑거려 쓰기공부에 또다시 열을 올려 보신분들이

많을꺼라고 생각합니다.ㅎ
물론 저도 그런 사람들중에 하나였으니까요.
또한 지금은 맘만 먹으면 더 좋고 발빠른 방법으로 공부할수 있는 여건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확장이 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공부법이 출시되어 우리의 입맛을 맞추고 있긴 하나 선택의 범위가 늘어난 만큼
이리저리 메뚜기 마냥 한가지 방법을 오래 고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흔하죠.
시간과 여건이 충분하다면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보는것이 제일 좋겠지만
언어에 대한 조바심과 갈증은 자꾸만 커져 쉬우면서도 빨리 배울수 있는 방법만을 찾게 되죠.
더욱이 초보자일경우엔 더할꺼라 생각합니다.

'영어가 안되면 시원스쿨닷컴' 이라는 노랫말이 귀에 익으실텐데요.
시원스쿨닷컴의 장점을 꼽자면 쉽게 배울수 있는 교재들이 많이 나오며
단계별, 분야별로 교재나 강의등이 알차게 잘 구성이 되어 있다는점이에요.
이번에 만난 교재도 그런데요. 초급 수준의 영어교재로 기초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말하기와 영작이라는 두가지 효과를 기대해볼수 있는 교재로 이 교재한권을 끝내시면 자신감을 상승시키는데 도움이 될꺼같았어요.
60개의 영작공식을 응용한 다양한 문장과 비슷한 유형으로 반복학습을 통해 입을 열게 끔 도와줍니다.
첫장과 끝장을 비교해보면 어느정도의 수준으로 진행되는지 느껴지실 꺼에요.

교재의 진행 방식은
영작에 대한 기본문법을 익히고 워밍업으로 빈칸을 채워가며 연습을 해 보아요.
그리고 어순으로 모든 문장을 쓰고 말해보는 단계를 충분히 연습합니다.
테스트를 해 볼겸 생활속 실전영작을 통해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문장을 연습해보고
문단속 빈문장을 채워보는 연습으로 한장을 마무리하죠.

 

 

 




1장에서는 Be동사의 기본변형을 다루어요.
주어+be동사로 이루어진 간단한 예문을 연습으로 문장쓰기와 말하기를 연습하죠.
정말 기초단계랍니다. 저 같은 경우는 문장을 만들때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 답답한경우가 많은데요.
아무래도 쓰고 말하다 보면 머릿속에 붙어있지 않을까 해서 초보교재를 선택하였답니다.
기초단계라고 무시할일이 아니랍니다.^^
동영상 강의와 함께 들으시면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온답니다.

 

 

 

 

이건 거의 마지막장입니다. 실전영작을 보시면 문장이 길어짐을 확실히 보실수 있을꺼에요.
문장쓰기보다 말하기에 훈련이 안되어 있는 저에게 연습용 교재로 정말 좋을것 같았어요. 
아이들에게 영어동화그림책을 읽어주긴 하지만 막상 짧은 대화를 영어로 이야기해주어 귀에 자주 익혀주고 싶은데
막상 입을 열려고 하니 쉬운 단어조차 막히기 시작하더라고요.
방법은 반복훈련뿐이다라는 결론을 가지고 책의 구성을 살펴보니 만족스럽습니다.

영작비법에도 나와 있지만 머릿속에 기승전결을 미리 그리는 작업이 제일 어려운 일인데요.
아무래도 한글과 영어의 어순이 다른점 때문이겠지요.
중간에 쉼없이 부지런히 교재한권을 무사히 끝내면 말하기엔 어느정도 자신감이 생길것 같네요.
맨뒷장에는 알아두면 좋을 영어 줄임말 표현도 수록이 되어 있어요.
외국인과의 대화 특히 문자로 주고 받으실때 아주 유용하답니다.

 무료동영상 강의는 위런시원스쿨닷컴(http://welearn.siwonschool.com/)에서 제공받으실 수 있어요.
저자인 엠마선생님의 강의가 귀에 쏙쏙 들어와서 정말 좋았답니다.
사이트접속하셔서 무료컨텐츠-> 동영상으로 들어가시면 컨텐츠가 여러가지 보이실 꺼에요.
컨텐츠중 영작문동영상을 활용하시면 되요.
클릭하시면 프로그램파일이 자동으로 깔린후 영상이 재생됩니다.동영상은 로그인하지 않아도 이용하실 수 있어요.
또한 영작법 요약노트와 실력확인 진단평가, 원어민 MP3파일은
커뮤니티->공부자료실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어요. 요건 로그인하셔야 하는데요.
네이버아이디와 연동되니 네이버아이디로 로그인하시면 파일을 다운받으실수 있답니다.

 

 

책한권에 제공되는 서비스가 빵빵하지요~^^
탄탄한 컨텐츠만큼 실력있는 강사분들이 알찬 강의를 제공해서 정말 마음에 드네요.
혼자 공부하시기 정말로 좋은 교재인것 같아요.
또한 로그인 안하셔도 강의를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사용자를 배려한점도 좋고요.
아쉬운 점은 스마트폰으로는 들으실 수가 없으니 반드시 PC에서 하셔야 됩니다.
지금 영어말하기에 자신감이 필요하신 분은 이 교재 한권이면 충분히 가능할꺼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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