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4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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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 여성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결혼 골대를 향해서만 온통 열정을 쏟으며 사는 존재로 비쳐서 참으로 답답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내가 너무 요즘 시대의 잣대로 그녀들을 이해하려 했음이 문제였단 걸 책을 읽는 동안 깨달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남녀 주인공의 밀당에 초점을 잡고 보았던지라 밑바탕에 깔린 영국 사회의 관습과 제도는 간과했었다. 그랬기에 소설의 첫 문장이 뜻하는 바가 여성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 베넷 부인의 그 난리 법석이 그럴 수밖에는 없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야기는 베넷가 딸들의 결혼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엘리자베스라는 인물을 통해 소극적이고 전통적이었던 여성상을 좀 더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작가의 분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실린 힘과 재치에 속이 후련하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자신 없어하고 늘 천사표를 자처하는 제인이 답답할 지경이다.

 

당시 영국 상류사회는 온통 오만과 편견, 편견과 무지가 난무한다. 보수적 도덕주의, 엄숙, 허영, 위선, 교만이 깊이 뿌리내려진 사회였기에 가진 자의 오만함과 덜 가진 자를 향한 편견, 무지가 낳은 오해와 편협한 사고들이 여러 인물들에게서 드러난다. 당차고 현명한 스스로 분별력이 있다고 자부한 엘리자베스조차도 비껴갈 수 없는 감정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베넷 부부, 다섯 딸들, 그들의 친인척, 베넷가 아가씨들과 맺어질 빙리와 다아시 쪽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은 부를 가진 자들이고 그 부를 중심으로 관계망이 형성된다. 그랬기에 두 남녀의 감정에 외부 감정들의 개입은 당연한 것이고 눈높이가 맞지 않을 경우 한쪽 집안은 물론 당사자의 자존심에 베이는 상처는 깊을 수도 있다.

 

이 소설은 처음에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고 한다. 초반 몇몇 구절만 보아도 첫인상의 양면성을 꼬집고 있음이 보인다. 최종 판결을 내렸다.-p.19, 판정이 내려졌다.-p. 27 첫인상만으로 쉽게 상대를 판단하는 경솔함은 누구나 저지르는 실수다. 그랬기에 우리는 늘 이러한 판단을 경계하고 주의해야 한다. 이 책이 몇 번의 퇴고를 거치며 <오만과 편견>으로 자리 잡은 이유가 이런 점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있는 자는 좀 오만해도 된다고 말하는 장면에선 왜 끄덕이게 되는건지.ㅋㅋ

 

돈 쓰는 습관이 우리를 너무 의존적으로 만들지요. -p.239

당시 여자들의 삶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 보조 역할을 하는 존재였으니 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미모가 출중해야 하고 게다 교양과 다양한 스펙은 결혼의 중요 덕목이었다. 딸뿐인 베넷가의 큰 숙제 또한 딸들을 좋은 집으로 시집보내는 것이었다. 재산에 대한 법적 권리가 딸들에게는 별로 없었던 것이다.

 

이야기는 신데렐라의 환상이 주는 기대감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적 감성이 깔려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유치하지 않은 이유는 그러한 돈의 계급으로 세분화된 관계를 개인의 자질로 깨부순다는 데 재미가 있다. 물론 이런 플롯은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루어져 왔지만 좀 더 매너 있고 격식 있는 대사와 재치와 활력 덕에 더 쫄깃하게 읽힌다. 극도의 분노 없이도 부드럽게 상대를 K.O 시키는 능력! 이 얼마나 지성인 다운 면모인가.

 

베넷 부인의 호들갑과 경박스러움, 텅 빈 머리로 남자들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는 동생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변변치 않은 조건으로 결혼에 골인하는 루커스의 선택도 이해가 된다. 사랑보다 안정된 가정을 갖기 위해서 여자들이 희생해야 하는 것이 이것뿐이라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결론도 얻게 된다.

 

다아시의 오만함과 위컴의 거짓 증언에 모든 정황을 오판한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의 솔직함과 당당함에 반기를 든 빙리 양과 캐서린 드 버그 귀부인. 이 다양한 편견들이 낳은 인간들의 속내와 위선을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기에 갈등이 해소되고 사랑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정말 즐겁다. 마치 내가 엘리자베스가 된 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기까지 한다.

 

서재에서 베넷 부인을 쫓아내는 베넷 씨의 모습에 빵 터졌고 안정된 부만 보장되면 딸들이 행복할 거라고 착각하며 편할 대로 상황을 받아들이는 베넷 부인의 모습과 교양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어린 동생들의 철딱서니 없는 모습은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그런 가족의 흠을 꼼꼼하게 지적질 하는 다아시의 솔직한 견해에 수긍하는 엘리자베스를 보며 그 또한 솔직 담백해서 웃음이 난다. 리디아의 철부지 없는 사랑 도피를 수습한 다아시와 늘 자신보다 언니를 더 걱정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참으로 배려가 넘친다. 두 자매 사이가 으찌나 각별한지.

 

그럼에도 나는 엘리자베스가 그 먼 길을 언니의 병환 때문에 걸었을까? 혹 그곳에 디아시가 있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녀 또한 스스로 아닌척했지만 그를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역시 말이란 건 양쪽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하는 법이고 인간은 절대 바뀌지 않는 법이며 밀당은 적당히 하는 것이 좋고 될 수 있으면 주위에 적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위에 휘둘리지 말고 내 인생은 스스로 일구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핵심이 아닐까.^^

 

유행가 가사처럼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인 시대지만 여전히 돈이 목적인 결혼과 분별 있는 결혼의 차이점을 모르는 이들이 있으며 오만과 편견으로 눈앞에 인연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베넷씨처럼 상대를 젊음과 미모만 보고 선택할 경우 포기해야 할 것들(진정한 애정, 존경, 존중, 신뢰)이 많아질 수도 있다. 그가 시골생활과 책에서 위안을 얻지 않았다면 큰일날뻔 했다.ㅋㅋ

 

편견은 내가 상대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상대가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한다는 점을 깊이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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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3 - 4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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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쉬었다. 이놈의 귀차니즘이 또 발동을 해서 도서관까지 가는 길이 우째 이리도 더뎠던지. 다른 책을 미뤄두고 토지 원정대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4부와 5부 반을 빌려 왔다.

읽다 보니 희미해진 캐릭터들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4부에선 가장 좋아하는 주갑 아재가 소문으로만 살짝 등장해서 아쉽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사람이라 맘이 든든하다.

 

불안에 쫓기어 사는 사람들. 그들의 삶은 여전히 굴곡지게 흘러가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타격이 크진 않다. 3.1운동과 광주학생사건 등으로 일본은 더욱 조선을 압박하고 목을 죄어 온다. 기워놓은 시간 곳곳에서 피고름이 새어 나오고 딱지가 엉겨 붙어 형편없지만 세대를 이어받은 이들은 식민지 시대를 가엽게 버텨낸다.

 

점점 조선인들의 생활은 마른 풀과 같다. 일본인들 아래서 소작을 하니 삶의 궁핍함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식민지가 길어질수록 허무주의도 만연하다. 허무주의는 소비를 촉진한다. - 13권, p.14 라는 말인즉 자포자기 심정으로 사는 이들이 늘어만 간다는 얘기다. 바가지를 들고 전전하는 사람들이나 방구석이 있어도 손가락 빠는 건 매한가지다.

 

일진이 사나운 강쇠의 하루를 보고 있자니 시작부터 열불 터진다. 시비 건 놈은 일본놈인데 되려 얻어맞은 건 강쇠다. 일제 치하 이 정도 설움은 설움 측에도 끼지 않겠지만 생전 이런 일을 처음 겪은 강쇠는 분노가 치민다. 이리가 도 저리 가 도 사방이 벽이니 여기저기서 터지는 한숨소리에 독립의 꿈마저 사라져 버릴 것 같다.

 

도대체 사람은 열쇠를 몇 개나 가지고 살아야 합니까. -13권, p.145

 

독립이 되리라는 희망을 쥘 수밖에 없는 자들은 생존을 포기할 수 없기에 희망의 끈이라도 붙잡고 있지만 친일 덕에 목숨을 부지하는 자들은 희망을 불신하며 동족의 피에 빨대를 꽂는다. 만세를 부른 죄로 이미 한 번씩 옥고를 치른 아이들. 부모들의 심정 또한 살얼음일 수밖에 없다. 일본인들의 표적이 되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처지가 되자 지식인들의 고민과 방황도 깊어진다. 오죽하면 환국은 톨스토이의 작품에서조차 고민에 빠진 톨스토이만 보았다고 했을까.

 

두 형제 사이에서 껍데기뿐인 삶을 살던 명희는 드디어 조용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촌구석으로 숨어버린다. 인실을 잊지 못하는 오가타, 그런 오가타의 아이마저 매몰차게 남겨둔 채 만주로 떠난 인실, 자신을 버리고 중이 된 남자를 기어이 만나 이유를 따져 묻는 지연, 그런 지연이 부담스러워 또다시 떠나버린 일진,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거짓으로 얼룩진 사랑에 마음이 찢겨나가고 그렇듯 아픔은 혼자만의 몫이다. 그만큼 아픔을 덜어 줄 이도 위로해 줄 이도 남아 있질 않다.

 

세월은 흘렀어도 부모가 지은 죄는 대를 이어 따라붙고 신분이 격상해도 미천했던 신분 또한 여전히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무식한 농사꾼이나 식자 들어간 지식인이나 눈밖에 나면 초주검이 되는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몸 사리고 납작 엎드려 세월이 흐르기만을 기다리기엔 불안함이 크다.

 

동네 남정네의 칼부림을 말리다 죽다 살아난 홍이, 그런 홍이를 찾아온 김두수, 조강지처에게 화풀이를 일삼고 돈독이 오를 대로 오른 두만, 독립운동을 위해 딸자식을 급히 혼인시키고 떠나는 관수, 일본에서 거의 망가질 대로 망가진 후 악기쟁이가 된 영광, 드디어 옥에서 나온 길상, 환국은 그림 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거쳐를 옮겼고 윤국 또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가출을 하기도 한다. 임이네 딸 임이의 존재도 등장하고(피는 못 속이나 보다. 그 엄마의 그 딸!) 숙이라는 처자도 처음 등장한다. 윤국이와 얽힌 것 때문에 영호의 미움을 받는 걸 보니 우째 앞날이 평탄해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술이 없었다면 어찌 버텨내었을까 싶을 정도로 수없는 술상은 차려지고 내뱉는 신세한탄을 안주 삼아 설움을 마시는 이들 투성이다. 비록 지배국과 피지배국 사이이지만 찬하와 인실과 오카타같은 인물들이 만나 벌이는 심도 있는 관점은 토지라는 대하소설을 더욱 가치있게 만든다. 읽으면서도 이 많은 역사적 사료를 어떻게 정리하셨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 박경리 선생님의 해박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인지 실제 역사 속에서 인물들이 존재했던 것 마냥 읽힌다.

 

세월은 그냥 세월이 아니외다. 세월은 만들어 놓고 가는 거요. 다듬어 놓고 가는 거요. 갈아놓고 가는 거요.

물(物)만 그러하더니까 생각도 만들어놓고 다듬어놓고 갈아놓고 가는 거요. 왜 만들며 다듬으며 갈아놓는가. 삼라만상 생명 있는 것이 그 생명을 부지하기 위함이요, 부지하더라도 좀 더 편안하게 부지하기 위함이 아니겠소이까.- 14권, p.473

 

영만의 한방에 기세등등하던 두만이의 공허하고 한풀 꺾인 웃음소리를 들으며 다행스럽다고 해야 하는 건지 김두수의 역적질이 끝나감을 안도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지만 다롄 학살에 관한 대화 내용을 듣자니 일본의 천벌이 원자폭탄으로 끝날 것 같진 않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세상이 이치가 맞는다면 일본은 진즉에 가라앉았어야 했고 동족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한 친일파들 또한 삼족이 멸해야 했을 텐데. 신이 있기나 한 건지, 업보라는 통하기는 하는 건지 의문은 매한가지다.

 

4부의 끝은 오가타로 끝나서였을까. 그의 고뇌와 번민에 마음이 쓰라리다. 사랑하는 여인을 품을 수 없는 현실, 어디선가 자라고 있을 자신의 혈육에 대한 진실도 모른 채 자신도 공범자라는 죄책감에 소멸돼가고 있는 그가 안타깝다.

 

5부에선 다시 그들의 삶이 어떤 끈으로 이어지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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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양이 1~2 세트-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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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있다. 베르나르의 책이 두 번째인데 작가의 스타일을 알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 하지만 여러 방면에 걸친 톡 쏘는 사유가 돋보인다. 그의 책을 언제 다보나~~~^^

 

고양이는 제목 그대로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세계.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임에도 비판적 시각이 돋보여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게다가 전하고자 하는 의도도 명확하고. 청소년도서로 강추! 그런데 굳이 1,2권으로 쪼갤 필요가 있었나 싶다.

암고양이 바스테트와 수고양이 피타고라스.

이 두 마리 냥이의 이름에 담긴 뜻을 뒤쫓다 보면 고양이의 역사까지 쭉 펼쳐진다.

작가는 고양이의 습성과 매력을 잘 잡아내었다. 게다 고양이에 얽힌 신화와 고양이들의 굴곡진 생과 사를 훑어보는 재미도 있다. 고양이들의 삶이 어떤 형태로 달라졌는지를 보면 인간들의 어리석은 탐욕과 무지가 드러난다. 전쟁과 종교에 올라타 자행되는 살육전. 인간은 서로를 죽이고 다른 개체도 죽이다 결국 자멸의 길로 간다. 그럼에도 고양이는 복수가 아닌 포용을 택한다. 인간과의 교감을 믿고 서로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집사의 살가운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그녀는 집사가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오인하지만.^^ 집사와의 교감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나름 콧대가 높은 고양이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왕성한 호기심을 지녔다. 게다 자존감도 꽤 높은 아가씨다. 이웃집 샴고양이가 자신을 본체만체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한다. 콧대를 꺾어놓을 요량으로 그에게 접근했지만 인간들의 행동을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는 그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피타고라스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USB가 장착된 수고양이다. 오로지 실험용으로 태어나 가장 적합하게 테스트되고 훈련을 받았다. 그는 인간의 컴퓨터와 연결해서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같은 종족에게 전하게 된다. 즉 그의 집사는 다른 개체 간의 소통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피타고라스는 바스테트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방대한 정보를 하나하나씩 풀어 낸다.

인간들의 생활방식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각종 테러의 조짐이 곧 전쟁으로 나타날 거라는 예견, 게다가 질병으로 인간이 멸종하게 될 거라는 사실까지도. 고양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과 종교에 대한 해석도 그럴싸하다. 전쟁은 인구 과밀을 의식한 인간들이 무의식적으로 벌이는 행위이며 종교란 인간들을 갉아먹고 자기 파괴로 내 모는 것이라는 말이 어쩜 그리도 와닿는 건지.

 

새로운 지식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보다는 안도감을 주는 것 같다. -p.91

 

바스테트에게 새로운 지식은 안도감도 주었지만 희망도 제시한다. 즉 무지해선 결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없단 말이겠지. 자신의 새끼를 죽인 인간에게 복수를 다짐하지만 니가 굳이 힘쓰지 않아도 인간은 자멸하게 돼 있다는 피타고라스의 논리가 서글프다. 그럼에도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은 소수의 인간에게 희망을 건다. 영혼의 교감을 의심했지만 그것이 일어난 순간. 그녀는 엄청난 깨달음도 얻게 된다.

 

내가 믿는 것이 곧 나다.

나는 나 이상이 될 수 있다

나는 무한하다

 

이런 생각의 시작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기인한다. 즉 종과의 소통은 전기적 신호 그 이상의 체계를 넘어선 정신과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 살아남을 수 있다.

욕망이 없으면 고통도 없지만 욕망이 과하면 자멸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무지는 더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

 

주어진 정보 체계를 활용하는 능력은 피타고라스가 했지만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 준 건 암고양이 바스테트였다. 작가 또한 남성보다 여성의 교감능력을 더 신뢰한 것이 아니었을까.

쥐들과의 일차 전이 끝난 뒤 피타고라스는 인간들이 지식의 창고인 책을 부러워한다. 말로만 전달할 수밖에 없는 역사는 진실이 퇴색되기 마련이니까. 책의 중요성 또한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다.

 

오늘 빨간 불빛에 농락당했어. -p.100

 

암고양이 대사에 빵 터졌다. 집사라면 백퍼 공감할 이야기가 아닐까. 고양이는 레이저 포인터에 환장을 한다. 나도 우리 냥이들을 자주 농락시켰었는데 지금은 하지 않는다. 어느 책에서 냥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말이 더 일리가 있어 보여서 그 짓은 그만~~~^^

 

그런데 새끼 고양이를 익사시키는 장면은 생소하다. 정말 그런다고? 막 태어난 꼬물이들을! 아니 할 짓이 따로 있지 어디 살아있는 생명을. 아~ 화난다! 진짜 진짜.

토마 이 나쁜 삐리리야!

 

개판인 세상을 고양이가 구할줄이야.ㅎㅎ

역시 개보단 고양이?! 음 두 종류 다 기르고 있는 입장에선 고양이가 더 매력이 넘친다는 사실에 반박할 수가 없다. 고양이와 인간이 엄청난 쥐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 세문 <고양이와 쥐>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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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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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신화에 관심이 없었다. 이솝이야기나 동화는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는 관심이 가지 않았다. 신화하면 왠지 종교적 색채가 짙을 것 같고 인간이 만들어낸 신들 이야기에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림은 좋아하지만 고전 작품 속 신화를 볼 때는 솔직히 별 감흥 없이 지나치는 편이기도 했다.

 

독서 모임 덕에 <키르케>를 읽지 않았다면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오래도록 책장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이벤트 당첨 선물도 서로 받은 책이라 더더욱. 물론 이 작가의 전작인지도 몰랐다.

말했다시피 그닥 기대 없이 펼쳤다. 일단 신화의 신자도 모르니까.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맘 편히 고전 동화처럼 읽었다. 미운 오리 새끼도 떠오르고 라푼젤도 떠오르고. 신이 아닌 신과 인간의 중간쯤인 마녀 이야기라 더 신선하기도 했다.

물론 이름 암기가 걸림돌이 되긴 했지만 가계도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제일 헷갈렸던 건 오디세우스의 두 아들 이름뿐. 그 시대에 돌림자라니^^

 

키르케는 그닥 주목받지 못하는 신으로 태어났다. 외모도, 눈빛도, 어떠한 능력도 없는 지나치게 평범해서 볼품없는 신. 그런 이유로 그녀는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찬밥 신세 이상의 대우를 받는다. 조롱과 모욕은 기본이고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취급받는다. 그럼에도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일말의 자존심이 있었고 그래서 다행이었다. -p.110

 

결국 그녀는 외롭게 신들 세상을 겉돌다가 인간 세상을 찾는다. 그곳에서 만난 인간 남자에게 애정을 품고 그를 신으로 변신시켜 영원히 함께하고자 했으나 인간 남자가 그렇듯 딴 곳으로 눈이 돌아간다. 첫사랑의 고통은 그녀에게 강한 질투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녀는 신비의 약초를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아무도 몰랐던 그녀의 정체가 드러난다.

파르마키스, 마녀라는 사실.

 

키르케는 마법을 멋대로 쓴 대가로 벌을 받는다. 그녀의 능력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에 더 힘이 실리긴 하지만. 암튼 뭐 엄청난 벌인 줄 알았더니 지중해 외딴섬에 영원히 혼자 살아야 한단다. 나도 같이 갇히고 싶다. 딱 한 달만. 책 싸 들고. 엉뚱한 생각이지만 아빠가 그녀를 무인도로 보낸 건 좀 진지하게 마법 연구나 하라고 보낸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했다. 어찌 되었든 더 이상의 빈정거리는 소음이 차단된 곳에서 그녀는 독학하느라 진지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키르케가 여성의 이야기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신들에 묻혀 한 줄로 끝나버릴 인물을 살려냈다는 점. 그리고 나처럼 신화를 전혀 모르는 이들의 호감도를 끌어낸 점은 인정할만하다. 한 여인의 성장기로도 충분히 전달력이 있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이들을 만나며 느낀 동질감. 특히 육아전쟁은 신이나 인간이나 어쩜 그리 중노동인건지.ㅎ 하지만 남자없인 안되는 거였나? 남자와 함께 해피엔딩이라니. 내가 너무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원했었나보다.

 

불우한 성장기, 첫사랑의 배신, 게다가 인간남자들의 일그러진 욕정앞에서 자꾸만 마녀의 본성(사악함)이 눈을 뜨려 하지만 그녀는 줄이 하나뿐인 하프에 낼 줄 아는 음이라고는 자기자신뿐. -p.470인 이기적인 신들보다 좀 더 인간적인 면모에 가깝고자 했다. 때론 형제들을 그리워했고(여동생의 부름을 거절하지 않았다) 인간을 시험했고(처음부터 사악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질투의 대가로 괴물이 된 스킬라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그녀 때문에 죽어간 인간들을 위한 죄책감까지도.

 

이런 그녀가 어딜 봐서 신에 가깝단 말인가. 그녀는 사랑이 그리웠고 사람이 그리웠다. 오디세우스와 한 달 정도 지내는 동안 그녀는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가 떠날 때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다. 아들을 위해 무리하게 쳐 둔 실드 때문에 오디세우스가 죽었다고 자책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될 운명이었다. 신들이 말하는 운명론을 맹신하고 노력조차 놓아버린다면 그것 또한 재미없을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운명을 거슬러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했다. 통하는 마법이란 좋은 재료보다 그 마법을 향한 진정성이니까.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신 아테나로부터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섬에 마법을 건 것도 모자라 과잉보호를 한다. 세상의 사악함과 추함만을 알린 라푼젤의 엄마와는 다르게 세상의 아름다움만을 가르치고자 했지만 아들의 호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자식 교육은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지.ㅋ

 

철떡 같이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성향을 닮았다고 여겼건만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결정적 증언을 한다. 당신의 아들은 당신을 쏙 빼닮았다고.

부모도 자식과 함께 성장한다고 하듯 텔레고노스의 모험심은 그녀를 다시 깨운다. 유배를 풀기 위해 이번에야말로 아버지와 제대로 된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그녀의 마지막 한마디가 찌릿한다.

그냥 제 마음대로 살 테니까 앞으로 자식을 꼽을 때 저는 빼주세요. -p.470

 

태어날 때부터 걸맞은 이름이 없어 키르케가 된 키르케.

이름이 자신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믿는 인간들은 맘에 들지 않으면 개명도 한다던데 키르케는 키르케답게 자신의 삶의 영역을 잘 일구어 나간다. 행운에 감사하고 불운에 어떻게든 또 맞서기 위해 뭔가를 준비한다. 그녀는 누구보다 인내했다. 때론 감내하고 때론 맞서며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갔다. 혼자여서 외로웠고 아팠고 아픔을 공유했고 다른 이의 경험을 통해 사악함을 내려놓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인내심을 다져가고 페넬로페를 만난 후 따스함을 배워간다.

 

페넬로페와 그녀의 아들 이야기를 읽다 보니 페넬로피아드를 읽었던 기억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그 책도 재독을 해야겠구나. 아이들 읽히기 위해 들였던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 전집도 독파 계획에 넣었다. 권장도서 0순위라고.ㅋ 신화를 보면 다양한 인간사가 보인다. 신화는 해석하는 이들에 따라 같은 캐릭터라도 이미지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아킬레우스의 노래>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도 궁금하다. 신화를 알고 나면 예술 작품도 달리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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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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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 이상하게도 존치버 단편집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토란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걸까. 그 간절함을 이기지 못하고 작가님의 다른 책에 손을 뻗었다. 어쩌면 외쿡!정서보다 우리네 정서가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라는 말의 의미도 뭉클하지만 표지 그림 속 그녀의 질끈 묶은 머리끈으로 자꾸만 시선이 고정된다. 가닥가닥 흩어진 관계들. 한치 건너 또 한치 건너 이어져 있는 관계들. 그런 관계들이 서로 엮여 들려고 할 때 생기는 다양한 심리들. 아마 대충 그런 이야기들이 아닐까 짐작해보며 시작했다.

 

아직까지 나는 정체가 의심스러운 사람은 만나본 적은 없다. 간혹 개명한 사람이 주위에 한둘 있긴 하지만 그 사람의 삶이 의심스러운 사람은 없었다. <리플리 부인>과 <마리나 나의 마리나>에 등장하는 여인은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많다. 그런 사람과 얽혀 있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지속적인 의심을 품게 만든다.

 

의류 매장을 전전하다 지방 의류매장으로 이직을 한 여자는 <리플리 부인>이라 불리는 사장의 정체에 의심을 품는다. 그녀가 자랑하듯 떠벌리는 과거와 짝퉁 옷을 라벨갈이 하며 고객을 속이는 모습에서 그녀의 과장된 과거와 거짓된 삶을 의심한다.

정복순. 정하연. 정혜경. 리플리 부인.

그녀는 그녀의 이름이 바뀔 때마다 내버린 인생과 숨겨둔 자아를 늘려갔고 여자는 그런 그녀를 자신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한심하게도 자신의 이름마저 내버리고 온갖 고생 끝에 선택하려는 종착지가 돈 많고 명 짧은 영감이라니. 싼티난다고 해야 하나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온통 거짓뿐인 그녀의 삶에 진저리를 느끼며 다시 가방을 싼 여자는 계속되는 의문이 자신을 누르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진실 따윈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병신처럼 당하지 말라던 선임 직원의 말이 낳은 파동이 워낙에 강력하니까.

 

순수하고 청아하게 태어난 인간은 일생을 사는 동안 자신이 지닌 눈부신 빚덩어리를 힘껏 훼손하기만 하다가 결국 유해한 존재로 세상과 작별한다. -p.64

 

<마리나 나의 마리나>편의 영숙씨는 그런 믿음을 더욱 뒤흔들어 놓은 인물이다. 사람을 믿는 근간은 무엇일까. 그들의 관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믿음의 방향이 변화는 과정을 보게 된다. 민자씨에게 영숙씨는 그저 안으로 조여진 느낌이 없는 선명하지 않은 사람일 뿐이었으나 민자씨 딸에게는 눈빛부터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의심의 폭은 돈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금전적으로 얽히지만 않았어도 영숙씨는 그저 괜찮은 이웃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도움을 주던 외삼촌마저도 돈 앞에 계산적으로 돌변하지 않았던가.

 

<돈의 수사학>도 돈이 문제다. 아래층 집 도배하는 소리를 돈 세는 소리로 들은 조. 그는 돈을 귀하게 여기라던 아버지의 가르침을 여태 받들며 살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버지로서는 귀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이 집의 가정사가 외손자의 한 마디로 귀결되버렸다. 영감, 존나 기 빨리게 하더니....

돈돈했던 아버지는 딸들에게는 원망스러운 돈줄이고 그런 관계를 지켜본 외손자 또한 마찬가지다. 자식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게 당연하다는 딸의 논리는 그 집안만의 법인가. 돈의 귀함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한 조가 딸들에게도 다른 방식으로 이해시킨 것 같아 씁쓸했다. 노년이 외로운 사람은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과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 그런 거래요. -p.133 라는 말이 딸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다면 백 프로 공감했을 것이다.

 

 

 

 

<천사는 이렇게 탄생한다>와 <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전쟁통에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할아버지와 얽히게 된 은주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는 사람을 찾기 위해 은주네 회사를 방문했고 몇 번의 만남 속에서 은주는 알 수 없는 연민에 사로잡힌다. 이 두 가지의 질문이 은주의 심경을 자극했을는지도.

흐르지 않는 시간에 갇혀 있다면 서은주씨는 어떤 기분일 것 같습니까? -p.170

모든 기억을 깡그리 잃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가씨는 어떤 선택을 하시겠소. -p.186

 

양념한 가지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은주네 집은 성실하지 못한 엄마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색깔별로 슬리퍼를 사는 엄마를 은주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들으며 어떤 공통점을 발견한다. 오로지 홀로 견디고 구축하며 삶의 불가능에 맞서왔다는 점은 은주의 나면 속 천사의 얼굴을 흔들어 깨운다. 할아버지에게 가족이란 단어를 연상하게 해 준 선물을 하면서도 그냥 무언가에 살짝 미쳤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은주도 할아버지도 서로 첫눈에 알아본 건 상실감의 눈빛이었다. 그 빈틈을 채워주고 싶었던 마음이 은주의 혈관에 흘러들어 진심이라는 연결고리로 엮은 것이다.

 

별사탕 한 알을 입안에 던져 넣고 이리저리 굴려가며 단물을 빼내는 동안 믿음과 진심이란 단어에 얽힌 관계의 의미를 굴려 보았다.

우리는 사람을 향한 믿음의 뿌리를 어디에 둬야 하고 무얼 근거로 그 믿음을 다져야 할까. 눈빛이 선하지 못함을 끝까지 의심해야 할지, 얼굴선의 선명하지 못함을 의심해야 할지, 관계의 시간 속에서 흐려진 의심을 믿어야 할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애매한 건 돋보기를 들이댈수록 거짓이 확대되어 보이는 자보다 믿음의 조직이 성글어져 보이는 자다. 사람 보는 눈을 기르는데 경험밖에 답이 없는 것일까. 하긴 진심이라는 것 또한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니까.

 

작가님의 글은 익숙한 지명이 등장하고 역사적 사건 속에서 파생된 이야기 때문에 친근하기도 하지만 가끔 군침도 돌게 한다. 조기의 연한 살점을 고사리로 휘감아 먹는 고사리 조기찜은 어떤 맛일까.

아쉬운 마음에 남은 별사탕 세 개를 마저 털어 넣었다.

 

평론가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님은 이해하지 못할 악인을 쓰는 게 꿈이라고 하셨다. 캐릭터를 자꾸만 이해하려 들어서 선과 악의 경계가 자꾸 모호해진다고. 그 말씀을 들으니 사이코 패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책에 가졌던 의문이 조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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