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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우리는 손안에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는 보상회로스위치를 가지고 다닙니다. 바야흐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보상회로를 수시로 자극하고 중독에 빠지는 시대, 그와 동시에 더 큰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탓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 강력한 중독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발명해내는 호모 아딕투스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즉, 호모 아딕투스 시대는 중독경제의 시대입니다.
기존의 중독물질과는 다르게 한계도 없고, 부가적인 비용이 지출되지도 않을뿐더러 쉽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또한 자신이 중독상태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자신의 모든 행위가 데이터가 되어서 제공되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큰 중독을 만들수 있도록 스스로 돕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이에 따라 인간관계, 소비생활, 일자리, 여가 등 우리 삶 전반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런 변화가 인류에게 발전일지, 퇴보일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대한 인지는 필요합니다.
피할수 없는 중독의 시대,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고 그를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1부에서는 호모 아딕투스와 중독경제에 관해 설명합니다. 2부에서는 중독경제 시대의 대표적인 5가지 비즈니스 모델인 소셜미디어, 콘텐츠, 쇼핑, 뉴스, 게임 비즈니스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3부에서는 중독경제시대에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려는 사업자를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6가지 구체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합니다. 4부에서는 중독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독경제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중독을 관리하고, 현명한 소비를 해야하는지등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소비재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제품경제시대 => 관심경제시대 => 중독경제시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세기 초반은 제품경제시대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되고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소비욕구로서 불러일으키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광고와 마케팅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이때를 관심경제시대라고 부릅니다.
텔레비전을 통한 광고와 마케팅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없애기 위해 도래한 오늘날의 시대, 중독경제시대로 도래합니다. 이는 1인가구의 증가, 개인화된 삶의 증가에 따라 더욱 탄력을 받게 됩니다. 인간의 느끼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좀 더 쉽게 중독경제에 빠져들게 합니다.
중독경제시대에는 소비의 형태가 단편적이지않고 연속성을 띕니다. 이용자가 더 많은 시간은 해당앱에 머물게 하여 더 많은 제품을 인지하여 소비를 이끌어내는 형태입니다. 연속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이끄는것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 자신의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은 게시물에 대한 타인의 반응을 궁금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게시물을 보고 좋아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런 사람들의 욕망이 그대로 드러난것이 '좋아요'버튼입니다. 기존의 표현방식인 댓글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표현해야하지만, '좋아요' 버튼은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게시글을 올리고 그에 따른 반응인 '좋아요' 숫자를 확인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더 자주 접속하게 됩니다. 더 많은 '좋아요'가 달리는 게시물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합니다. 사람들을 칭찬에 중독시키는 버튼인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학자들 중에는 '좋아요'버튼을 '디지털 마약'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앱에 머무를수록 더 많은 광고공간이 생겨나고 그로인한 광고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데이터를 토대로 소비자가 클릭할 확률이 높은 광고를 선별적으로 보냄으로서 광고의 효과성 또한 높아졌습니다.
2021년 1월 애플은 아이폰의 OS인 iOS 14.4를 배포하면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중요한 업데이트를 포함시킵니다. 바로 앱 트랙(추적) 투명성 이라는 업데이트입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해당앱을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있는 다른 앱을 사용할 때의 데이터까지 트랙하는 기능의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사용자의 앱을 트랙하는 이유는 개개인에게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고메시지를 띄움으로서 사용자들에게 앱 추적금지를 선택하도록 하는것입니다. 이로인해서 앱추적을 허용하는 사람들은 70%에서 10~15%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정말 사용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조치를 한 것일까?
애플이 아이폰에 설치된 앱들이 사용자 데이터를 추적하지 못하게 하면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에는 큰 타격이 생깁니다. 디지털 광고의 효과성은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하니까요. 반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광고를 하려는 사업자들은 페이스북의 광고 서비스보다는 애플의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곧 애플의 광고매출로 이어질것입니다.
즉, 이들은 가장 중요한 자원인 데이터를 두고 싸운것입니다.
요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의 글들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웹페이지에 머무르는 시간은 평균 8초에 불과하고, 웹페이지 글자의 28% 밖에는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는 8초안에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이야기이기에 글의 길이는 짧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와 다르게 긴 글이 메인이 되는 플랫폼들이 있습니다. 미디엄, 브런치 같은 곳입니다. 오랜시간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는 좋은 글들이 대세를 이루는 공간입니다.
미디엄은 자신들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좋은 글을 선별해서 게제합니다. 화제성이 강한 글보다는 읽는 데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싣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공간에도 한 가지 문제가 존재합니다. 배너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것이 미디엄의 가장 큰 강점이기는 하지만, 광고수익이 없다보니 개인작가들에게 보상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빠르게 소비되는 글과 광고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마운 공간이지만 그곳을 운영하는 회사나 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