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 세계기독교 관점에서 보는 복음주의 역사
이재근 지음 / 복있는사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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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우리 손으로 그린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지도'라고 평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복음주의',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실체였던 '복음주의'를 용어와 기원, 역사적 전개와 안팎의 이슈까지 잘 정리해냄으로써 또렷한 상이 잡히게 해주었다. 그간 이 주제를 다룬 책들이 대체로 외국 학자들의 문헌을 짜깁기한 듯한 어색함이 있었다면, 이 책은 강연록을 풀어낸 덕분에 우리의 문제의식과 궁금증에 바로 답하며 술술 읽히는 미덕을 갖고 있다. 또한 그는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현재 스펙트럼을 잘 소개해주고 있는데, 이를테면 오순절운동 및 은사운동과의 교섭을 한 장을 할애해서 비중있게 다루었고, 로잔운동을 통해 강화된 공공성 및 사회선교적 흐름도 잘 개관해주고 있어서 국내의 협소한 진영논리를 훌쩍 넘어선 지점에서 그려볼 수 있는 복음주의의 면모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복음주의 운동의 양대 흐름이라고 할 영국과 미국의 전개양상이 어떻게 다른지도 일관되게 비교해줌으로써 국내의 복음주의 이해가 미국적 논리에 과도하게 치우친 경향도 교정해주고 있다는 점은 가외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그간 꼼꼼한 번역작업으로 한국 복음주의를 풍성하게 해준 소장 학자가 이제 자신의 저술을 내어놓기 시작했으니, 기대가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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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기도 -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 찾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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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 기도'를 권하는 수많은 책에 질려버린 사람들이라면 팀 켈러의 이 책을 권하겠다. 목차와 책 만듦새를 보면 상당히 실용적이고 목회적인 관점에서 기도를 가르치는 책처럼 되어 있는데, 정작 본문은 무게감이 상당하다. 그는 어거스틴, 루터, 칼뱅, 청교도들, 로이드존스, 존 스토트, C. S. 루이스, 유진 피터슨 등을 종횡으로 인용하며 한편의 묵직한 기도의 신학을 써내려간다. 그런데 그 모든 통찰을 자신의 기도의 여정과 탐구를 따라 배치하면서 독자들을 그 순례에 초청하는 겸손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팀 켈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힙'한 교회인 뉴욕 맨하탄의 리디머 교회를 개척하였고, 최근 점점 더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이 되어가는 복음주의권의 보수적 지도자들 가운데 돋보이게 차분하고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존경받는 목회자이다. 그의 언행은 언뜻 20 세기의 복음주의자인 영국의 존 스토트를 생각나게 한다. 21세기 미국 상황에서 그는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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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 세례, 성경, 성찬례, 기도 로완 윌리엄스 신앙의 기초 3부작
로완 윌리엄스 지음,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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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공회의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를 역임한 로완 윌리암스는 원래 일찍부터 옥스퍼드대와 캠브리지대를 오가며 신학을 가르친 석학이다. 그가 2002-2010년 캔터베리 대주교 직에 있을 때에도 아마 그 직에 오른 이들 중 가장 학문적 이력이 우월한 사람일 것이란 평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그의 대중서들은 다른 차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Being Christian)>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기초적인 4가지 주제 '세례', '성경', '성찬', '기도'에 대한 빼어난 소개서이고, <신뢰하는 삶(Tokens of Trust)>은 사도신경과 니케아신조를 바탕에 둔 신조 해설서이다. 나는 전자의 책에 추천사를 쓰면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이 얇은 분량에 한 문장도 허비하지 않고 빈틈없이 담아내었다. ... 20세기에 존 스토트를 읽었다면, 21세기는 로완 윌리암스이다"라고 박아놓았다. 그는 전형적인 의미에서 '복음주의자'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존 스토트를 바로 계승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존 스토트를 열심히 읽어왔고, 그의 문장과 신학적 통찰에 깊이 공감한 이들이라면, 로완 윌리암스에게서는 그 못지 않은 명징하고 아름다운 문장과 그 속에 광대역의 신학적 사고가 응축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청어람에서는 올해 초에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을 영어로 함께 읽는 세미나를 진행했었는데, 다들 '왜 우리는 기독교 신앙을 이렇게 배우지 못했던가' 한탄했었다. 별 것 없는 재료로 성의 없이 지어낸 장삿집 밥에 너무 오래 불만을 가져왔다면, 이 책들이야말로 전통의 명가에서는 어떻게 밥을 차려내는지 맛 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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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리스 - 교회 밖 사람들이 절대 교회에 말하지 않는 이야기
조지 바나 & 데이비드 키네먼 지음, 장택수 옮김 / 터치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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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바나 그룹의 데이비드 키네먼은 매번 새로운 파트너와 손을 잡고 미국 그리스도인들의 내부 변동 추이를 분석한 책을 내어왔다. <나쁜 그리스도인(UnChristian, 2007)>(살림, 2008), <청년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You Lost Me, 2011)>(국제제자훈련원, 2015), <처치리스(Churchless, 2014)>(터치북스, 2015)로 이어지는 내용을 요약하면 최근 20년 사이 미국의 종교인구 구성은 교회 적극 참여자(actively churched, 49%), 교회 최소 참여자(minimally churched, 8%), 교회 이탈자(de-churched, 33%), 교회 무관자(un-churched, 10%)의 4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18쪽)는 것인데, 이 중 뒤의 두 그룹을 합해서 '교회 밖 사람들'이 43%로 증가했다는 것을 쇼킹한 사실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가나안 성도' 현상과 연결지어 의미있게 보이는 통계는 교회밖 사람들 중에 '거듭난 그리스도인'이 20년 사이에 8%에서 두배인 16%(1,800만명)으로 증가했다는 사실(102쪽)이다. 미국의 상황을 우리 현실에 바로 대입해서 읽어들이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일이 되겠으나, 적절한 긴장과 해석적 필터를 활용한다면 한국의 급격한 세대간 변화 양상에 대한 타산지석으로 삼을 바가 많다. 이 책이 모든 논의를 너무 나이브하게 제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내가 '교회 밖 신앙'을 옹호하는 입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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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종교의 다양성 -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재고찰
찰스 테일러 지음, 송재룡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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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단언컨대 복음주의권 지식인 그룹에게 향후 10년은 읽히게 될 학자인 '찰스 테일러'의 저술 하나가 소개되었다. 이 책은 1999년 그가 유서깊은 에딘버러대의 기포드 강연(Gifford Lecture)에서 자신보다 100년 전에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이란 제목으로 기포드 강연을 했던 윌리엄 제임스의 책을 재검토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논지를 내어놓았다. 종교란 근본적으로 '개인이 신성한 것과 대면하면서 갖는 감정, 행위, 경험'이며, '신학, 철학, 교회 조직 등은 2차적이다'는 제임스의 근대적 개인주의적 종교관이 오늘날에 얼마나 더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그 가치와 한계를 꼼꼼히 평가하면서, 자신의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견해를 피력한다. 오늘날의 교회론 논의는 '세속성'과 '개인성'이란 두 주제를 피할 수 없는데, 현재 이 주제에 대한 가장 거대한 지적 산맥은 찰스 테일러이다. 그의 질문은 치명적으로 매력적이고, 그가 답하는 방식은 불가항력적으로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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