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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의 비밀 - 하나님 나라 내러티브와 교회의 비전과 사명
스캇 맥나이트 지음, 김광남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1월
평점 :
매우 논쟁적인 책이 하나 나왔다. 처음 2 장을 불편한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나머지 부분은 빨려들어가며 먹어치울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 대해 우리가 들어왔고, 배웠던 것들이 모두 재검토 대상으로 올려졌다. 거기에는 조지 래드를 비롯한 성서학자, 아브라함 카이퍼, 리차드 니버, 구스타브 구티예레즈 등의 익숙한 이름들, 제임스 헌터 같이 미국 기독교의 문화변혁 논리에 대한 괴멸적 비판을 가한 종교사회학자까지 망라된다. 그러나 스콧 맥나이트의 주 작업은 성경 본문으로부터 그가 발견하는 '하나님 나라'의 의미와 작동방식을 찾아내고 일목요연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그 결과물은 아마도 아나뱁티스트적 관점으로 이 논의를 다룬 가장 세련되고, 치밀한 논증으로 간주할 만하다. "하나님 나라가 교회와 직결된다"는 다소 단순한 주장을 이렇게 폭넓은 독서와 새로운 논리로 제시한 탓에 완전히 설득당할뻔 했다. 읽고 토론하자.
나는 종종 스콧 맥나이트의 책에 추천사를 써왔다. 그는 빼어난 성서학자이고, 목회적 감수성과 교회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갖고 저술하는 사람이다. 헌데 이번 책은 간단치 않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버전의 '하나님 나라 신학' 전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나도 종종 언급하는 '하나님 나라는 교회 보다 크다'는 주장은 옳은가 되묻는다. 그는 조지 래드, 아브라함 카이퍼, 리차드 니버, 월터 라우셴부쉬, 위르겐 몰트만, 구스타브 구티예레즈, 제임스 헌터, 짐 월리스, 토니 캠폴로, 쉐인 클레이본 등을 검토하며 이들이 주장하는 '하나님 나라'가 성경적이냐고 되묻는다. 현재 성공회 목회자인 그는, 이 책에서 아나뱁티스트 전통을 강력한 신학적 자원으로 삼아 논의를 펼치고 있다. 나는 '완전히 설득당할뻔 했다'고 추천사에 썼다. 자칫 하면 그의 주장은 '교회가 곧 하나님 나라'란 단순환원론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 그가 공적 영역에 대해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복음, 구원, 하나님 나라를 풀어가는 대목에서는 성서학적으로 강력하나, 정치사회학적 언어와 개념의 활용에는 그만큼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다는 아쉬움을 느낀다. 제대로 읽힌다면 '하나님 나라 신학' 논의에 상당히 격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 파장이 벌어질까? 나는 그냥 수근수근하다 말지는 않았으면 싶다. 좀 기다려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