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마인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성인용'이란 말은 '성과 관련된'이란 의미로 종종 쓰이곤 하지만, 그런 뉘앙스와 상관 없이 아이가 아닌 성인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훌륭하게 다루어주었다는 의미에서 영화 '메가 마인드'는 매력적이고 유쾌한 '성인용' 애니메이션이었다.  

3D 영상도 아주 적절했고, 쉴새없이 이어지는 위트는 물오른 장인의 솜씨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음악... 한스 짐머의 음악 선택은 나무랄 나위가 없다!! 

전체적으로 코미디 영화의 외양을 띠고 있으나, 아래에 깔린 정서, 혹은 웃음의 코드는 삶의 페이소스를 적절히 건드리고 있다. '만인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메트로맨의 잠적'은 일종의 '중년의 위기'를 상기시키고, '악행에 싫증을 느끼게 된 메가 마인드' 역시 선악의 이분법적 도식 위에 형성된 자신의 정체성이 상대방의 잠적으로 인해 휘청거리면서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이 성찰 없는 타자의 대립항에 불과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설정은 이 영화가 소위 미국적 세계관의 허실에 대한 내부로부터의 고발이자, 자신들도 이 정도는 고민한다는 점을 은근히 내비치는 쿨한 헐리우드 진보파들의 자의식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영화는 전형적의 '선한 영웅의 귀환'으로 마감되지 않고, '덜 악한 자가 더 악한 자를 견제하는 역할을 부여받는' 약간은 변형된 영웅 내러티브로 귀결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것은 미국사회가 바탕에 깔고 있는 시민적 민주주의의 자기이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나도, 너도 선인은 아니야, 그러나 악당이 이 도시를 위기에 빠뜨리게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란 상식으로의 귀환인 것이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이 내보이는 넉살 좋은 웃음은 풍자를 깔고, 한번 더 꼬아서 내뱉는 유머 코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소중한 선물이다. DVD를 구해서 두고 두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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