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블루레이] 베르디 : 운명의 힘
카우프만 (Jonas Kaufmann) 외, 베르디 (Giuseppe Verdi) 외, 바 / 소니뮤직(DVD)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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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힘은 처음이다.

음반(마리아 칼라스)으로 먼저 접했는데, 서곡(신포니아)가 '대부' 같은 갱스터무비의 느낌이어서, 이탈리아인들이 제작한 할리우드 갱스터영화 음악의 뿌리가 베르디였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현대적으로 꾸민 이 공연의 연출이 다소 그런 느낌을 주는데, 단란한 가정에서 출발하고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칙칙하게 전개된다. 군대가 군대같지 않고 갱스터 같으며, 전쟁터는 도시의 뒷골목 같다.

 

문제는 그런 점이 공연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합스부르크 왕가나 스페인의 이탈리아 전쟁 참여 같은 역사적 배경이나 맥락을 모르니 괴리감이 크다. 그러므로 이 작품을 처음 볼 때는 이 공연물은 피하기를 권한다. 두번째로 본 공연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잉카의 후예로, 긴머리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요나스 카우프만은 목소리도 시원한 게 야성미가 넘친다. 아나 하스테로스는 자신만의 매력을 뿜뿜하는게, '돈 카를로'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대단한 소프라노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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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 : 돈 카를로 - 한글자막 제공 (2disc) -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3차 명연시리즈 박종호와 함께하는 유럽오페라하우스 명연시리즈 13
로얄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외 / OPUS ARTE(오퍼스 아르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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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번쨰 돈 카를로.

다만, 처음 본 건 5막의 풀버전인데 반해, 이건 볼로냐 판 4막 버전. 돈 카를로와 엘리자베타의 첫 만남 없이, 처음부터 '아버지한테 약혼녀를 빼앗겼네...' 이러는 거 듣고 좀 당황.

 

남자들이 레깅스 입고 출연하는 정통 스페인 사극 연출이다. 두번째 보면서 새삼 느낀 걸 정리해보면,

 

1) 돈 카를로와 로드리고의 브로맨스가 생각보다 진하다는 점.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의 전우애를 동성애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이 공연물이 연출 상 둘을 너무 가깝게 묘사했는지 모르지만)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2) 다양한 2중창을 선보이는데, 테너-소프라노나 테너-바리톤은 기본이고, 보기 드문 베이스-베이스 이중창은 이 작품만의 매력이자 베르디의 실험정신이 돋보인다.

 

롤란드 비야존은 참으로 매력적인 테너이다. 매 공연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몰입하는 것 같다. 요새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좋은 공연으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무대는 2005년 잘츠부르크 '라 트라비아타'를 연출한 빌리 데커의 연출로 꾸며졌으며 역시 절제미가 돋보인다. 한글자막은 다 제공되지는 않고, 90%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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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
강양구 외 지음 / 천년의상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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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이니, 그런 말은 늘어놓지 않겠다.

그런 수식어는 되레 팩트와 논리를 지향하는 이 책의 의미를 퇴색시킬 것 같아서.

 

후딱 읽은 후기를 짧게 남겨보면...

 

1. 1~3장, 6~7장은 정치 얘기인데, 진중권 페이스북에서 많이 보던 얘기들이라, 그의 글들을 섭렵한 사람들이라면, 진중권 + 기타등등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시면 되겠다.

 

2. 4~5장은 조국일가와 사모펀드에 관한 내용이다. 평소 권경애의 페북이나 뉴스에 이 내용이 나오면 무슨 말인지 몰라 스킵하곤 했다. 재판부가 알아서 갈무리해주면 읽으려 했지. 그런데, 조국흑서의 핵심은 바로 이 부분이다. 조국이 왜 고위공직을 맡으면 안되는 것인지를 설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부인 정경심은 금융시장의 최순실을 꿈꾼 듯 하다. 이는 시대변화를 반영하는 건데, 즉 돈이 굴러다니는 분야가 토건에서 금융, 주식으로 바뀐 것이다. 토건은 한나라당 시대의 정치인들이 많이 해처먹었고, 금융은 586 세대들이 해처먹고 있는 분야라는 것.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 198명 중 조국이 유일하게 사모펀드에 가입하고 있었기에 권경애가 이에 주목했고, 주가조작, 무자본 M&A, 횡령 등의 의혹에 관련 시장의 케이스 스터디 소재로 생각했다고 한다. 현재 이것을 이해충돌로 보아 사람들의 고위공직 취임을 금하는 법률에 일정부분 공백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권경애와 김경율이 조국은 이런 자리에 있으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 그러나 주식을 가진 자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 해당 정보를 통해 이익을 취하거나 주가조작할 유인이 충분한 만큼, 우선은 윤리 측면에서 이들의 공직 취임을 막아야 하며, 향후 법률 제정을 통해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 있는 자들이 그렇게 해처먹고 있는데 법률 제정이 가능할까? 자기들한테 칼날이 들어오니 검찰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해체해 버린 정부와 여당이?

 

3. 주목할 만한 사람은 강양구 기자. 황우석을 깠던 의학전문기자 '개양구'로만 알고 있었고, 그 당시 나를 상당히 불편하게 했다. 이 책에서는 미디어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식과 철학을 보여준다. 대담 형식의 책이기에 ㅎㅎ 하고 웃고 넘어갔지만, 토론상대로 맞붙는다면 진중권도 식은땀을 흘릴 만큼 논리력을 갖추고 있다. 그의 페북에 주목한다.

 

4. 서민은, 그가 블로그에 남겼던 후기처럼 별 역할이 없었다.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열거하거나, 본인이 경험한 클리앙, 엠엘비파크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그친 거 보니, 고백대로 대담 후 내용을 끼워넣은 것 같다. 별을 하나 뺀 이유. 그래도 지금 현실을 기생충 사회에 비유한 '나가는 말'은 재밌다. 그래도 그의 블로그는 재미있으니 계속 볼 것.

 

나처럼 문재인을 지지하던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그 주변세력들의 타락을 고발하는 내용들이 처음으로 책으로 출간되어 반갑다. 민주당의 미통당에 대한 윤리적 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성폭력 사건이 민주당만 있지 미통당은 더이상 없다. 그것은 미통당의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 쪽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리라. 4.15 선거 때부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지만, 윤미향 쉴드 쳐주는 게 그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 본격적인 계기가 되었다. 주변에서 후원금을 막 쓰는 사람을 봤기에  그들의 행태를 어느 정도 안다. 검찰개혁이라는 구호는 위선으로 보이기에 역겹기만 하고, '촛불'이라는 용어를 독점하려 드는 짓은 '태극기'를 독점한 것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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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20-08-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이 책 리뷰를 보려고 계속 인터넷서점을 기웃거리는데, 제대로 된 리뷰가 거의 없더라고요. 일방적 찬양과 폄하 둘 중 하나고, 대부분이 책을 안읽은 분들이 남긴 것 같더군요. 근데 님의 리뷰는 책의 핵심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어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제가 한 일이 없다는 솔직한 평까지 남겨주셔서 리뷰의 신뢰를 더 높여주네요. 건승하시기 빕니다.
 
[수입] [블루레이] 모차르트 : 마술피리 - M22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 Decca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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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는 숄티 경의 음반으로 꽤 들었는데, 희한하에 공연물은 이제사 처음 접한다.

 

판타지물이므로, 이 공연도 무대장치를 그쪽으로 극대화했다. 시대도, 장소도 알 수 없는 희한한 공간. 어떻게 설명이 안된다. '마술피리'의 대사에 딱 맞는 무대공간이라는 표현 밖에는.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불렀길래, '어떤 실력있는 소프라노지?' 했는데 무려 디아나 담라우. 그녀를 처음으로 영접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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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블루레이] 푸치니 : 투란도트 [한글자막] [블루레이] 브렌겐츠 페스티벌 실황 4
푸치니 (Giacomo Puccini) 외 / C Major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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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차별화된 무대 때문인지 중박 이상은 하는 것 같다. 중국냄새 물씬 풍기게 하려고 만리장성에, 진시황릉 병마용에, 마오쩌둥 식 인민복장에 중국 서커스에 볼거리 하나는 풍성하다. 성악 부분이 다소 아쉬움(메타-파바로티 음반만 들어봐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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