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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읽는 힘
메르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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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작가는 똑똑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세상의 정보를 연결해서 기회를 포착하는 생각의 혁신>이란 소제목과 <1%를 읽는 힘>이란 큰제목인 책의 작가, '미르' 는 필명이다.

책의 소개를 보면 국내 최고의 자본시장 분석가이자, 경제.주식 분야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삼성이나 GE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엄청난 활약을 했던 사람이며 금융사 4곳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책을 읽으면 나도 경제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확장할수 있을것 같은 충동이 막 솟았다.

나에게 경제, 주식 분야는 늘 관심밖의 분야였었다. 금리 인상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어떻게 주는지, 왜 주식을 하는건지, 그런것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어릴때 부터 도통 관심이 가질 않았다. 그래서 신문을 보면 경제란은 통채로 그냥 넘겨버리는 섹션이다.

경제 수치나 도표, 금리 같은 용어는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세상의 용어였다. 관심이 없으니 도표나 수치에 대해 볼 줄도 모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몰랐으니...

하지만 더 이상 늙기전에 이런 분야도 모르면 안된다는 강박증이 생겼다.

몇년뒤에 한국에 들어가서 생활하다 머리좋은 사기들꾼에게 사기라도 당하지 않을려면 조금이라도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책한권 읽었다고 당장 뭔가 바꿔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일단 읽어라도 봐야 쉽게 당하진 않겠지'.라는 일종의 보험을 드는셈치고 책을 들었다.

이책은 내 관심밖의 분야라 읽기가 어렵지 않을까 약간의 망설임도 있었지만 막상 읽어 보니 재미가 있다.

신기한게 소설도 아닌데 중국, 미국, 일본, 유럽, 호주, 사우디, 러시아, 폴란드, 베네수엘라, 그린란드와 우리나라 까지의 나라가 각각의 챕터에서 주인공이 되어 독자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는 묘한 흡인력이 있다.

어떤 허구도 없는 단순한 사실과 통계,  % 만 등장시켜도 국가와 국가간의 갈등이 마치 소설속의 인물들간의 갈등대립 구조처럼 변모해 긴장을 줄수 있다는걸 알았다.

삼성전자와 대만 그룹 TSMC와의 반도체 경쟁,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분쟁, 중국과 호주와의 무역 마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한국, 중국, 미국의 개발 추세, 미국이 이기주의적으로 변하는 이유, 석유 파동 시점부터 현재까지 석유로 인한 각 국가간의 입장, 과거 IMF 가 일어난 배경, 금리로 인한 경제 문제, 폴란드로 K방산품 수출 등등 그동안 살면서 알게 모르게 접했던 사안들에 대한 자세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무척 흥미진지하게 읽혀진다.

아, 그렇구나. 이제 좀 이해가 간다. 내가 나이를 헛 먹은게 아닌것 같았다.

경제는 나에게는 관심 없는 분야라고 했지만 막상 살면서 나도 모르게 시사와 경제의 많은 분야를 접했었던것이다. 그러니 그다지 생소하지 않았던것이다. 사실 경제 용어도 그렇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였었다는걸 알았다.

내 삶의 경험치가 독서를 하는데 자양분이 됐었던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작가의 필력이 상당한 공도 있었을 것이다. 읽으면서 내심 작가의 필력이 부러웠다.

원래대로 라면 아무 재미 없는 내용인데, 이렇게 쉽게 읽혀진다니...하고 말이다.

작가는 한달에 14권의 책을 도서관을 통해 빌려 읽는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자신의 블로그에다 0시 10분에 글을 올린다고 한다. (0시 10분에 글을 올리는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런데 평소 경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재테크에 열심인 독자들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이책은 신문기사 경제면과 국제 정세와 시사부분을 짜집기 한것에 지나지 않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은 경제 문외한에게 경제와 시사를 이해하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작가는 '세상은 연결 되어있다. 단순히 일어나는 현상만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을 해서는 안된다' 고 한다. '<나비효과> 처럼 뒤에 벌어질 여러가지 상황과 변수들을 고려하여 생각을 확장하라' 고 한다.

어쩌면 되게 단순한 조언이지만.

국가간의 대립과 갈등 사이, 특히 자원으로 얽힌 갈등, 희토류나 석유, 광물질의 정보를 통해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것이 1%를 읽는 힘이라고 하는것 같다. 이게 단순히 투자에 관한것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현상을 통해 그 뒤에 숨겨진 맥락을 파악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읽고난후 드는 아쉬운점 몇가지도 언급해야 겠다.

먼저 책값이 너무 비싸게 책정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음식 잘 먹어 놓고 '맛은 있는데 이거 너무 비싸요.' 하는것과 같은셈이다.

책의 지식면에서 분명 나에겐 도움이 됐지만, 그외 책값에 버금가는 무슨 특별한 내용이 있는것은 아닌것 같다.

작가의 글은 평소 블로그 활동을 통해 책에 나오는 글들을 이미 올린바가 있다고 한다. 출간된 책은 자신의 블로그 글들을 잘 다듬어서 출판한셈인데 그런셈 치고는 너무 비싼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보면 아주 잘짜집기한 내용에 지나지 않는데 이렇게 비싸게 팔면 될까? (그런데, 된다. 경제분야 1등이란다.)

책 가운데 줄이 있는 무슨 양장판 책도 아니고 그냥 일반책 표지와 디자인에 불과 한데....

이건 작가보다 출판사가 '물들어 올때 노젓는' 셈으로 이번에 가격을 '확' 올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중 여러 책을 봐도 이만큼 비싼게 없었다.)

두번째는 책 내용상 분명히 작가의 입장에서 여러번 검증을 하고 쓴 내용이겠지만 확실히 틀린곳이 있었다.

< 반면 전기차는 추첨없이 구매 할수있고, 등록 수수료까지 면제해주는 예외를 두어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P. 222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장려를 위해 중국의 대도시 북경과 상해등의 정책에 대해 설명한것인데, 상해 같은 경우는 책의 내용이 맞다.

하지만 북경의 전기차 구매시 수수료 면제는 맞지만 2021년 1월 1일부터 추첨을 해야한다.

또한 상해에서 구매시 세부조건을 보면 구매자는 구매전에 6개월 기간동안 사회 보험과 소득세를 납부해야하는 사항이 있어야지만 추첨없이 구매 할수가 있다. 즉,조건부라는 것이다.

아마도 좀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옥의 티' 수준이 보였다.

셋째, '임진왜란을 통해 보는 정보의 중요성' 이란 부분을 보면,

일본이 조선침략을 한후 농민의병 활동이 시작된 이유가 좀 어이가 없는 부분으로 생각되었다. 작가의 글에서는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후 농민들에게 일본보다 싼 세율을 제시(30~40%) 했지만 원래 조선은 당시 일본보다 훨씬 적은 세율(25%) 로 냈었기 때문에 농민의 입장에서 세금이 가중된것이다. 그래서 세금 문제가 되어서 농민 의병이 일어난 이유이다' 라고 설명 했다.

결론은 히데요시가 조선 세율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정보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히데요시가 세율을 15% 정도로 낮췄다면 의병 활동이 안일어 났다는 말인가?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싶다. 왜 작가는 굳이 이런 내용을 끼워 넣었을까?

책 전체 구성된 4장의 부분은 작가가 직접 쓴게 맞나 싶은, 작가의 논조가 다른 부분들이 몇개 있는거 같다. (물론 내 생각이다.)

이 모두 '옥의 티'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 볼만 책은 맞다.

 

정리를 해보면 이책은 아주 훌륭히 짜집기한 경제와 시사, 지하자원과 얽힌 국가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는 충분히 볼만하다.

하지만 전체 내용은 참고만 하고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부가 필요한것 같다.

(그중, 책에 나오는 퍼센트 '%' 맞는지 여부는 각자가 검증해야 한다. 그외 출처도 각자가 알아서 맞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그렇지만 그러기엔 우리에게 시간이 없는 관계로 작가를 믿을수 밖에... )

, 1% 읽는 힘은 적어도 120% 배경 지식을 쌓아야만 작가가 의도하는 '세상 모든 것은 연결 되어 있다' 핵심에 가까이 다가갈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배경지식없이 단순히 깊게 생각만으로 현상을 통해 사고를 연결시킬수는 없다고 본다.

작가는 똑똑해서 가능 할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문외한은 불가능할것 같다.

대안으로 여러개의 시각을 지닌 신문들을 매일 꾸준히 읽으면 좋은데... 그럴수가 없으니... 책을 통해 볼수 밖에...

그렇게 따지면 출판사는 이런 류의 책을 계속 내야한다. 다만 다음번엔 가격은 너무 높게 책정하진 말라고 충고 하고싶다.

(물론 출판사도 먹고 살아야지만...같은류의 다른 출판사의 , <세이노의 가르침> 비교하면 쉽게 납득이 것이다. 역시 먹고 사는게 우선 이겠지만....)

반값 할인 성형수술과 제값 내는 성형수술에 차이가 있나요?
의사 선생님의 수술방법, 수술에 들어가는 장비,약품 등은 할인을 하나 정상으로 오나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바늘 땀이 달라요.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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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수학의 힘 - 수학은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류쉐펑 지음, 이서연 옮김,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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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가 피타고라스, 삼각함수, 미적분 같은 공식 외워도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아무 쓸모없다고 생각 하제? 시장에서 물건 살때 계산만 알면 되지. 이런 수학 공식 같은건 쓸모 없다고 생각 할꺼야. 근데 아니라고 봐요. 반드시 사회 생활 할때에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될꺼라고 봐요. 대학 갈려고 하는것보다 중요한게 있다고. 수학문제 한문제 풀려고 할때 니네의 대뇌에서 모든 화학작용이 일어 나거든, 수학이 그런 훈련을 한다고 .그러니 수학 포기 하지 말고 열심히 풀어봐요."

 

고딩 시절 어느날 오후,금방 점심 밥먹고 대다수 반아이들이 비몽사몽 할때 담임선생님이 수업중에 하신 말씀이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윤리 과목을 맡으셨는데 전후 맥락은 기억에 없지만 이날 하신 말씀과 뉘앙스는 가끔 기억의 수면위로 떠오른다.

30년도 지난 시간이지만 , 기억의 파편은 시간을 뚫는다.

그런데 말씀이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칠만큼 대단한 말씀이였는가?

그건 아닌것 같다...

문과 출신이고 수학은 문과 애들한테는 공공의 적이나 다름 없었다.

<수학의 정석> 겉표지는 흰색 칼라의 종이였는데, 그걸 벗겨내 본적이 없다.

그래서 책의 겉표지를 떼내면 책의 껍데기가 무슨 색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빨강색 같기도 한데...

대부분의 문과 학생도 수학의 정석을 들고 다니지만 단원만 손때가 있고 뒤로 갈수록 깨끗하다. 우린 문과였으니...

 

단순히 계산만 할줄 아는 산수는 도움이 되지만 공식을 적용해야 하는 수학은 실생활에 분명 도움이 안된다고 살아왔다. 우린 문과 였으니...

 

결국 나는 수학과 상관없는 대학 전공을 택하고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고딩때 담임선생님 말씀대로 '수학공식이 실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줬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제는 어쩌면 맞는것 같기도 한것 같다.이제는 점점 그때의 일이 선명해진다.

 

수포자라고 해도 '학교 공부의 수학' 포기 했을지라도 '생활속의 수학' 자기도 모르게 이미 적용하고 있었던것은 아니였을까?

이제와서 보면 수학은 어쩌면 다른 언어이기도 한것 같다.

세상을 해석하는 다른 언어.

우리 대다수는 언어를 배우다 포기했지만 어쩌면 아이들이 문법은 몰라도 말은 할줄 아는것 처럼 이미 나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다른 언어가 아니였을까?

 

그러한 의미에서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수학의 > 수학의 언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준다.

 

책의 저자는 중국인 류쉬에펑(刘雪峰: LIU XUE FENG),북경 항공우주대학 교수이다.

사실 이책의 저자를 보고 책을 고른것이 아니다. 같은 하늘아래에 있지만 내가 어찌 그런분을 알수 있을텐가?

이책의 감수자는 김지혜, 북경한국국제 학교 수학교사 이시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이 <감수>인것을 보고 전혀 일면식이 없지만, 나름 학연(?) 때문에 읽게 되었다.

또한 수학에 대한 고딩때 부터 저장되어 있는 기억의 파편이 이책을 읽는 동기도 작용했지만..

 

읽고 난후, 뜻밖의 횡재를 한듯한 기분.

곧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게 책이 되버렸다. (물론 아직도 아이들은 읽지 않고 있지만..)

 

이책을 보고 세상을 보는 창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된다.

특히 문과 출신으로서 수학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이 아닌 수학에 대한 편협했던 시야을 한층 넓혀준것 같다.

때늦게 독서바람이 분들이나(혹은 수포자 였을지라도) 고등학교 수준의 독서 능력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한 책이다.

 

'세상은 노력하면 성공할수 있다' 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과 '세상일은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 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어느것이 맞는가?

해석보다 중요한 예측,소확행과 대확행중 어느것이 행복한가?

복잡해 보이는 현상에 숨겨진 단순성, 사건뒤에 숨겨진 배후를 찾는것, 도박하지 말아야 하는 수학적 이유.

수학과 공자의 중용과의 관계.

신기술과 자석을 이용한 전기 밭솥의 원리.

비행기는 날개를 새처럼 퍼덕이지 않는지에 대한 공기역학 적용.

학위를 위한 공부와 취업을 위한 공부 어느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드라마를 어떻게 시청해야 하는가? 등등

우리 생활에서 접하는 소소하지만 다양한 문제꺼리들을 제시한다.

 

작자는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인문학자들은 생각할수도 없는 방식을 제시한다.

공학 교수님 답게 확률을 사용하고, 과학적 방법론, 연립 방정식, 합성곱,휴리스틱 알고리즘,조건부 독립,칼만 필터,양성 피드백, 멀티 태스크 학습법 등등 다양한 수학적 이론과 방법을 연결 시켜 제시 한다. 어려운 내용을 아주 쉽게. 그렇다고 공식이 쉬운것은 아니다.

 

중간 중간 수학공식과 풀이 과정은 그냥 건너 뛰면 된다. 작가 역시 이렇게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가 그동안 많은 지면을 할애혜 다양한 공식을 사용해 추론한 최적화가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인 상위 최적화는 첫번째 단계인 선택 보다 중요하지 않다.> p.147

 

예를 들어 작가의 딸아이가 볶음요리를 먹는데 젓가락질을 못해 콩을 못집어 먹었단다.

그래서 콩을 집어 먹기 위해 젓가락질 훈련을 시켰는데 결론은 시간 낭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숟가락으로 퍼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게 대단한 거냐 하지만 사실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완벽을 추구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힘들게 노력하고 고생했지만 결국에는 되지도 않고 포기하고 경우도 많지 않는가?

어쩌면 최초의 선택을 잘못하여 소위 삽질만 한적이 한두번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적으로 공식을 이용한 최적화 보다 아예 선택만 옳은 결정을 하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책에는 삶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각에 대한 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문제 해결을 위해 혼자 단독 조사 하는팀 하나. 비교적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로 팀을 꾸린것 .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구성원들로 이뤄진 . 모두 셋팀을 문제 해결한것으로 비교해보니 다양한 관점을 가진 팀이 훨씬 문제 해결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회가 오히려 발전 할수있는 가능성을 추론 할수있겠다.

물론 그러한것이 맞다는 것이 아니다.

완벽을 추구하다 잘못 되면 오히려 편향된 사고를 가지게 될수 있다는것이다. 그래서 가능성이 다양한 확률적으로 세상을 읽어 보자는 얘기일것이다.

 

처럼 이책은 수학적 사고 방식이라고 해서 딱딱한 수학 공식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의 경험과 수학이론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관점의 필요성과 한번에 완벽해 지려고 하지 말고 불완전 하지만 여러번의 시도와 피드백을 통해 점차 완성해 가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외에도 곳곳에 삶을 대하는 수학적 태도를 참고하고 적용할 만한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두고 두고 볼만한 책이라 할것 같다.

일반 웬만한 자기 계발서 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

이러한 책들을 많이 발견했으면 좋겠다.

 

나같이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난이도가 높으면 어쩔수 없이 휴독기(休讀期) 들어간다.

쉽게 읽힌다고 쉬운책은 아니지만 이처럼 세상을 보는 지혜를 넓혀줄수 있는 책을 만난것은 독서를 하면서 기분 좋아지는 일인것은 분명하다.

 

고딩때의 담임선생님은 지금은 퇴직 하셨겠지?

보이는 모습은 건달 같으셨는데 실제는 철학적인 사고를 하셨었는데...

그래서 지금도 서양 철학책을 접하면 담임선생님이 자주 떠오른다.

지금와서 문득 떠오르는게 그때 말씀 하신것은 수학과 철학이 사실은 태생이 같아서가 아니였을까?

신은 만물을 수로써,즉 무게와 크기로써 만들었다.
진실은 복잡함이나 혼란 속에 있지 않고,
언제나 단순함 속에서 찾을수 있다.
아이작 뉴턴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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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자유로운 삶
향봉 지음 / 불광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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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유투브에서 한겨례 조현기자와 향봉 스님의 대담 영상을 보게되었다.

그런데 하시는 말씀중에 하나가 꽃였다.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이냐?' 는 질문에 스님의 대답은 '내가 있는 곳이 중심이고 나를 기준으로 동서 남북이 있다는 것' 이다.

일반적으로 태양이 뜨는곳이 동쪽이고, 태양이 지는곳이 서쪽이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세상의 방향은 정해진것이 아니란것이다. 나는 항상 동서남북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임제 선사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入處皆眞: 내가 가는곳 마다 주인이 되고, 서있는곳 마다 진리가 된다.) 의 뜻이 된다는 것이라.

이 스님 뭐지?

스님의 외모는 중국에 있는 포대화상을 연상시키는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인상을 주셨다.

말투도 시골 스님의 푸근한 말투인데 말속에 선기(禪氣) 살아 있다.

보통 큰스님이라 하실만한 스님들의 법문을 들으면 그냥 평범한것 같은데 갑자기 뭔가 한방을 먹여주는것이 있다.

특히나 선을 수행하신 스님들의 말 한마디는 그냥 벼락이 되어 버린다.

그렇게 유투브를 통해 알게 된 책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이다.

스님의 말에 의하면 아주 늦게 철이 들어 중국과 티벳, 네팔,인도로 떠나 해외에서 15년을 구도행을 하셨다고 한다.

스님의 표현으로 '늦게 철이 들었다' 고 하셨는데 이건 '진짜 수행자의 본분' 을 자각하신것이 아닐까 싶다. 스님들 마다  출가의 사연은 다 다를것이다.

하지만 출가의 이유가 어쨓든 목적은 하나라고 짐작된다.

깨달아 부처를 이루겠다는것.

출가하여 스님이 되겠다는것은 '금생에 기필코 부처를 이루겠다' 는것의 다른 표현이라 생각된다.

세간과 출세간이 둘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걸 깨닫기 전에는 여전히 다르다.

스님의 늦게 철들었다는 표현대로 겉으로 보이는 스님 노릇을 벗어난 진짜 '속공부' 를 하려고 15년간의 만행(萬行)을 하신것이다.

책의 초반에는 전전생(前前生)이라고 표현 한것처럼 까마득하게 여겨질 어린 속가 시절일화로 가볍게 시작된다.

초딩시절 길자년과 개구장이들과의 추억, 해인사시절 아련했던 러브스토리, 혈기 넘칠때 방장스님께 똥물을 뿌린사건과 현재 익산 미륵산 사자암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있다.

책의 중반부에는 중국과 티벳, 인도에서 만행중 체험하고 겪은 내용들로 구성 되어있다.

그중 인도 만행중에 우연히 만났던 영국인 부부 이야기는 긴 여운을 준다.

스님과 영국인 부부가 만났을 당시 부인은 말기암 환자였고 얼마남지 않은 생을 남편과 함께 인도를 여행하는 중이였다고 한다. 그렇게 잠깐의 인연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한후 스님과 이들 부부는 헤어졌었다고 한다. 이후 부인은 인도 다람살라에 가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불교에 귀의한뒤 얼마안가 죽었다고 한다. 그뒤에 남편은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티벳의 승려가 되어 스님과 다시 한번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티벳에선 사람이 죽으면 자루에 넣어 천장()이라고 하여 독수리 밥으로 작두질하여 뿌린다고 한다. 그런 작두질 하던 수행승이 바로 영국인 부부의 남편이었다고 한다.

점점 인연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장이었다.

책의 후반부의 내용은 스님의 완전히 철들고 난후의 소식이다.

중도, 윤회, 무아와 연기, 선에 대한 스님의 견처를 내보이고 있다.

짧지만 곱씹어 볼 내용들이다.

<깨닫기 이전에도 사람이요 깨달은 이후에도 사람이다. 깨닫기 이전엔 '눈,귀,코,입,몸,뜻'으로 경계에 따라 윤회를 거듭하는 사람이지만,깨달은 이후엔 오온과 육정에서 집착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의 주인공이 되는것이다.> p.216

이 구절에서 보면 결국 스님이 표현하신 철이 든다는 것은 사람이 되는것이 아닐까 싶다.

참사람. 자유로운 주인공처럼 사는 사람을 말한것이다.

오늘 이 순간에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자.

사자암의 화려한 점심 , 언제간 한번 맛 볼수 있지 않을까?

집착은 키울수록 병이 되고
욕심은 버릴수록 아름답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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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다는 착각 - 어른들을 위한 문해력 수업
조병영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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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EBS 에서 나온 책을 읽게 될줄은 몰랐다.

30년도 더 된 옛날, 고등학교때 EBS 방송교재를 사서 TV방송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땐 대학 입시에 도움 된다고 방송을 들었었는데, 나에게는 별로 도움이 된것 같지는 않은것 같다. 집중도 안했고, 몇번 듣다가 말았던 기억만 있다. (지금으로 치면 인강인데... 난 왜 그때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EBS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의 교육을 위해 항상 열심히 일 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어른이 되면서 먹고 살기 바쁘느라 EBS를 찾을일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어쩌다 알라딘에서 이책의 제목만 보고선 반드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나는 분명 읽은것 같은 책인데... 책의 내용을 떠올릴려고 해도 도무지 생각이 안날때가 있다. 책 제목 조차도 모르겠다. 그런데 읽기는 분명 읽은것 같은데...

나이탓인가? 기억력의 문제인가?

이책은 나같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어른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지어진 책.

문해력(: , : 이해할 : ), 글뜻 그대로 글을 이해 할수있는 힘을 기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영어로는 '리터러시(Literacy: 문자화된 기록물에서 지식과 정보를 얻고 이해할수 있는 능력)' 라고 한다. 요즈음은 앞에다 인터넷이나 핸드폰같은 정보의 디지털화로 인해 디지털을 넣는다. '디지털 리터리시'  

이책의 서두에 밝히길 문해력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은 학교에 다니면서 교과서라도 읽지만 어른들은 일년에 책 한권도 읽지 않는 통계를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현실에서 각종 언론 매체나 업무상의 메일, 각종 도표나 수치, 재테크를 위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계약서, 법률 문서등을 마주 해야 한다.

그런데 어른들이 만일 문해력이 낮다면? 이러한 상태라면 각종 문서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에 대해서 심히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실의 각종 정보의 홍수속에서 어떻게 하면 정보의 편향이나 함정속에서 지켜낼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를 접할때 항상 질문하고, 관찰하고, 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왜, 어떠한 목적으로 썼는지(올렸는지) 에 대한 무조건 비판적인 의심보다는 합리적인 의심으로 전체 맥락의 의미를 살펴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책에서는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 독서만을 해야된다고 제시하지 않는다.

물론 독서량이 많다는 것은 문해력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것 이다.

하지만 책에서의 요지는 글의 의미만 해석하는 것을 넘어선 '세상을 읽을줄 알아야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것으로 이해하고 기억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된다고 한다.

결국 문해력이란 '세상을 읽고 쓰는 능력과도 통할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7명으로 구성된 전현직 국어 교육과 교수님과 연구원들이다.

출판사는 EBS.

이책엔 독서를 넘어선 이메일 관련 작성 요령이나 인터넷의 가짜 뉴스 판별법, 수치에 관련된 의미 해석, 계약서 작성및 법률 문서까지 실생활에서 접할수 있는 모든 기록물에 대한 읽기가 언급되어졌다.

학교선생님 같은 교과서적인 어투로 하나하나 잘 설명되어 있다. 그것도 친절하게.

마지막 부록엔 책을 본 이후에 이에 대한 테스트 개념인 문해력 검사지가 있었다.

이거 부록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그래 맞다. 공부를 했다면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역시  EBS 답다.

주말에 혼자 책상에 앉아 아이들처럼 시험을 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의 문해력 테스트 검사를 해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받아 들이기 힘들게도 종합 점수가 70점도 안됐다.  

내 딴에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했는데도 이게 현실이었다. 더구나 난 문과 였는데...

애들 보고 공부 못한다고 잔소리 할 수가 없다. 그게 다 내 유전자탓이다.

이책은 또 한가지 가르침을 줬다.

그동안에 읽고나서 내용이 가물가물한 독서였었다면 결국 수박 겉핡기 식의 독서를 한 셈인것이다.

그렇다면 독서후 내용에 대한 독후감을 써보는것이다.

읽기 와 쓰기. 독서와 독후감.

실과 바늘의 관계가 되는구나.

잘 꿰메야 할텐데... 어느 순간 끊기지는 말아야 할텐데...

 

많은 경우 주장의 차이는 그 주장 자체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전제(warrant)‘의 차이에서 연유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P268

우리는 늘 자신이 편향되고 기울어질 수 있음에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혹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믿음이나 가정이 글 내용의 이해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즉,자신의 전제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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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발의 시대 - 경제혁명, 종교개혁, 르네상스, 그리고 세계를 뒤흔든 40년의 역사
패트릭 와이먼 지음, 장영재 옮김 / 커넥팅(Connecting)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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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년 7월 천둥과 폭풍우를 헤치며 말을 달리던 22살의 젊은 마르틴은 두려움에 떨며 광부의 수호 성인을 부르며 찾았다.

'성안나여! 이 폭풍우 속에서 살아남는다면 곧 바로 수도원으로 들어가 수사되겠습니다' 라고 맹세를 한다.

기적과 같이 천둥번개가 멈추자 이 젊은 마르틴은 경건함과 금욕으로 유명한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로 들어간다. > 책의 내용 일부 요약.

이 사람이 바로 1517년, '비텐베르크 성당' 대문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으로 시작하는 95개조 선언문을 못으로 박아 종교개혁의 첫 도화선을 이끈 '마르틴 루터'  이다.

이책에서는 이와 같은 형식으로 여러 대표적인 인물들을 만날수 있다.

이책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실 그 시대를 만드는 일에 서로 연결되어 이어져 있음을 알수있다.

'상상을 현실화한 '콜롬버스', 운명을 개척한 '이사벨라 여왕', 역전의 용사 '베를리힘엔', 최고의 투자자 '아코프 푸거', 출판업자 '마누티우스', 양모상인 '존 해리티지', 오스만투르크 '쉴레이만 대제', 유럽 최고의 금수저이자 주걱턱 대제 '카를 5세' 등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책속에서 우리가 잘아는 역사적 인물들로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처음들어 보는 생소한 사람들도 만날수 있다. 마치 <사마천 사기 열전>의 서양 중세판이라고도 볼수 있겠다.

이책엔 현대에 이르러 <서양이 어떻게 동양보다 더 잘살게 되었나?> 라는 수많은 동서양의 학자들이 갖는 의문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담겨져있다.

작가의 이에 대한 대답, <낙후됐었던 서양이 세계의 중심이 될수 있었던 이유는 1490년에서 1530년 까지 40년의 기간동안에 경제, 정치, 기술, 문화, 사회, 종교가  동시다발적인 발전과 변화가 충돌하고 연결하면서 창발을 일으켰기 때문에 현대 세계의 토대가 되었음>을 제시한다.

즉 작가의 요지는 1490년에서 1530년, 이 40년의 시기가 창발이 일어난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작가의 통찰에 공감할수 있는점은 혁명적인 기술이나 참신한 사건들은 대개 단순히 한가지 원인만으로는 발생할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개의 원인이 동시에 합쳐지고 반응하여 발생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서양이 급속도로 앞서나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창발의 시대라 일컫는 시기부터 빌드업을 했다고 통찰한것이다.

이시기에 유럽전체가 르네상스 시기의 인간중심의 사상이 싹을 텄고, 신대륙 발견으로 항해술과 무역업이 발전했으며, 또한 더불어 인쇄술로 인한 지식보급의 확산, 크고 작은 전쟁으로 인한 화포의 발달, 게다가 그 모든것의 뒷받침이 될수 있는 금융업이 발달하고 마지막으로 종교개혁까지 이어진것이다.

책의 작가 '패트릭 와이먼' 은 현재는 역사 팟케스트 진행자이다. 

한때는 대학원에서 유전학, 법의학적 분석,동위원소 분석, 전염병 연구를 통해 과학적 분석론으로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의 경력이 창발의 시대라는 통찰을 지닌 책으로 나올수 있게 된것이다.

그렇다면 서양에서의 창발의 시기에 우리 동양은 어떠했을까?

작가의 책에는 당시 동양의 상황이 없는것이 유감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별도로 동양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먼저 내가 생각하는 동양은 동남아시아를 무시하는것은 아니지만 동양이라 하면 어쩔수 없이 한,중,일 세나라가 중심으로 본다. (물론 인도로 포함할수 있지만 오늘은 일단은 제외하기로 하고...)

그래서 한중일 위주로 살펴보았다.

이 시기때(1490~1530) 우리나라 조선은 9대 성종, 10대 연산군, 11대 중종으로 3대가 이어지는 시기였다.

옆의 명나라도 9대 홍치제, 10대 정덕제, 11대 가정제로 역시 신기하게도

똑같이 3대로 이어지는 시기였다.

이때 일본은 조선과 명처럼 중앙집권체제가 아닌 각 지방의 사무라이들의 세력 싸움으로 얽혀있었다. 히데요시가 통일(1585)하기 전까지 혼란의 전국시대였었다.

즉 일본과 달리 조선과 명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조선 임금과 명 황제의 집정시기와 두나라 왕실과 황실의 성향도 서로 이상하리 만치 비슷하게 겹쳐보인다. (둘이 운명 공동체냐? )

이때만 해도 명나라는 단연 세계 최고의 국력이였다.

'창발의 시기'보다 70~80년이나 앞선 시기에 명나라의 환관 '정화' 는 군단(2만 7천명 규모) 을 이끌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까지 원정을 다녔다. (그것도 7차례나.)

명은 콜럼버스가 유럽왕실의 재정을 지원받아 겨우 마련한 몇척의  항해와는 비교도 안되는 규모로 압도적인 국력을 자랑했다.

조선과 명의 국가초기는 왕권이 안정됐었고 이때 유럽의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국력은 앞선것으로 봐도 될것 같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자세히 조선부터 살펴보면 먼저 9대 성종재위시기 (1469~1495)는 세종대왕 이후의 성군으로 칭송 받을만큼 나라를 안정시키고 잘 다스렸다.

그러나 10대 연산군 재위시기(1495~1506)는 임금이 조선역사상 유래 없는 막장과 폭군짓을 해버린다.

참다못한 신하들에 의해 결국 중종 반정(1506)이 일어난다.

11대 중종 재위시기(1506~1544) 때 왕은 신하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면서 조선은 서서히 당파싸움으로 내부의 힘이 결속이 안되고 그러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어야 했다.

즉 이시기 부터 조선은 서서히 왕권이 약화되기 시작한것이라 봐도 될것같다.

명도 살펴보면 9대 홍치제 때(1487~1505)는 명의 역대 황제중 성군으로 칭송을 받는다.

이때는 조선의 9대 성종이나 명의 9대 홍치제도 똑같이 성군이란 칭호로 평가한다.

하지만 명도 조선과 비슷하게 그의 아들 10대 정덕제 시기 (1505~1521) 부터 황제가 국정보다 '어떻하면 재미있게 놀까?' 에만 심취한다.

예를 들어 황제가 스스로 1인 2역 놀이에 빠져버린다.

자기가 자기한테 벼슬을 내려 스스로를 장군으로 임명하여 전쟁에 나가 오랑캐에 직접 토벌하고 공을 세우기까지 한다. 그리고 또 자신에게 상을 내린다. 역대 중국 황제중 가장 독특한 인물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또 막무가내로 황궁을 벗어나 기행을 하고 말리는 신하들을 벌하기도 한다. 그렇게 황제놀이도 질렸는지 뱃놀이를 하다 어찌 물에 빠져 결국 창창한 나이 30에 후손도 없이 황당하게 죽어버렸다.

자손이 없으니 직계도 아닌 방계인 사촌 '가정제(1521~1567)' 가 11대 황제로 등극하게된다.  가정제는 재위기간 내내 도교술에 빠져버린다.

명나라 역사는 이때부터 본격적인 암군(暗君) 의 시기로 점차 국력이 쇠퇴하는 시기로 향해간다.

결국 서양이 창발의 시대를 겪는동안 일본은 혼란중이고 조선과 중국은 안정기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그 이후 역사를 보면 일본은 노부나가가 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혼노지의 변' 으로 죽게 된다. 바로 그때 혼란한 틈을 탄 그의 부하 히데요시가 일본을 순식간에 장악해 해버린다.

하지만 히데요시의 과한 망상으로 인해 임진왜란을 일으키는 패악질로 한중일 삼국이 혼란에 휩싸인다. 결국 7년 전쟁후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다시 통일된다.

그후 막부시대를 거쳐 메이지유신시기 혼란, 일본 제국주의, 일본패망, 다시 현대 일본순으로 거쳤다.

한편 명은 임진왜란을 겪고난 후 얼마 안가서 완전히 멸망해 버린다.

오랑캐 이민족 청이 들어서고 100년간 전성기를 유지하는듯 하다가 외세에 의해 혼란, 결국 청이 망하고, 또 혼란, 그러다 중국이 내전으로 혼란, 최후엔 공산당이 대륙을 차지하여 지금까지로 이어진다.

조선은 임진왜란 시기에 망하지는 않았으나 곧 병자호란을 겪고 이후 쇠망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다가 근대엔 결국 일본에게 치욕적인 식민지 지배, 후에 해방됐으나 다시 6.25사변등을 혼란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이게지금까지 이어진 역사이다.

좀 멀리 나가긴 했지만 이렇게 전체를 보면 세상의 이치가 조금 보이는것 같다.

세상의 이치는 혼란과 안정, 다시 혼란, 다시 또 안정으로 반복되는것 아닌가 싶다.

서양적인 사고에서는 시간과 역사는 앞으로 전진한다.

그러나 동양적인 사고에서는 시간과 역사는 순환한다. '발전과 쇠퇴', '혼란과 안정' 이란 식으로 길게 보면 세상은 순환하는것이다.

혼란이 있으면 질서가 생긴다. 질서라고 해서 늘 고정된것은 아니다.

물리학의 엔트로피 법칙처럼 다시 또 시간이 흐르면 무질서로 되어 버린다.

혼란은 나쁘고 질서는 좋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다. 모든것은 변한다.

항상 고정된게 아니다. 혼란속에서 질서를 찾고 , 그 질서를 계속 유지하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간다. 동양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게 세상이치라고도 볼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현대 시점으로 봤을때 동양이 서양보다 뒤쳐졌다는 의문은 애초에 잘못된 질문이 아닐까 싶다. 긴 안목으로 본다면 결국 다 똑같지 않을까?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기근, 전염병을 극복한 현대시기가 과거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시대였다면 이제 곧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는 준비를 해야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 이시기(2023)를 우리 후손들이 미래에서 돌아본다면 제 2의 창발의 시기로 부를수도 있지 않을까?

4차 산업혁명과  GPT와 인공지능의 부상, 지구 온난화와 기후문제, 탈원전문제, 탄소중립문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등등 이미 겪고 있는 문제와 다가올 문제들로 혼란을 겪게 되었다. 또한 경제의 성장 둔화, 가짜 뉴스의 범람, 정치와 사회의 양극화, 물질 만능주의의 심화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넘치고 또 넘친다.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절망이 더 앞서 보인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기인것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헤쳐나온것 처럼 역사속에서 답을 찾아보는것도 좋은 방법일것 같다.

안정은 지속되지 않고 곧 무질서가 찾아왔고 혼란스러울 수록 오히려 변화를 통한 발전이 있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워 보이는 지금이 곧 변화와 발전의 시기일수도, 그러니 절망은 하지 말자.

세상에 대한 공부와 자신을 성찰하는 길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Deus enim et proficuum
(신과 이익을 위하여)
중세 상인의 장부에 흔히 기록된 문구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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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나들이 2023-10-04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공이 느껴지며 상당히 알찬 글이네요. 적극 공감합니다.

마힐 2023-10-09 11:10   좋아요 0 | URL
글쓰기가 서툴러 너무 길다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 주시고 공감까지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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