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16

오늘의정진:  誰無念誰無生(수무념수무생)  어느 누가 무념하고 무생하는가?


- 100일 정진, 12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열 한번째 구절은

<比來塵境未曾磨, 今日分明須剖析/ 비래진경미증마, 금일분명수부석

예전엔 때 낀 거울 미처 갈지 못했 더니, 오늘에야 분명히 닦아 내었도다.> 였다.

나의 본래 청정한 성품은 닦을 것 조차도 없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 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부지런히 닦아야 한다.

분명히 닦아 내었다면 닦을 것 조차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오늘은 열두 번째 구절

誰無念誰無生 (누구 수, 없을 무, 생각 념, 누구 수, 없을 무, 날 생 ) 수무념수무생

어느 누가 무념하고 무생하는가?

若實無生無不生 (같을 약,열매 실,날 생,없을 무, 아닐 불, 날 생) 약실무생무불생

만약 무생이 진실이라면 불생 또한 없다.


이건 무슨 말인가?

無念(무념) , 생각이 없고, 無生(무생) , 태어남이 없다니?

그리고 무생이 진실()이라면 不生(무불생) , 안 태어남도 없다라니?  

무념, 무생, 무불생 같은 간단한 단어이지만 그 속 뜻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누가? ? (중국어로 발음하면 '쉐이'? (shéi))

도대체  누가? 무념, 무생, 무불생 한단 말인가?

사실은 이건 증도가(證道歌) 전체 노래에 흐르는 변주 된 멜로디에 불과 하다.


바로 증도가에서 가장 핵심 구절인 두 번째 구절

<絶學無爲休道人, 不除妄想不求眞 (절학무위휴도인, 불구망상불구진)

배움이 끊어진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추구하지도 참됨도 구하지 않나니>

의 서곡을 변주했다.

누가 어떻게?  바로 배움이 끊어진 한가한 도인은, 망상도 참됨도 구하지 않는 바로 그 자가 바로 무념, 무생, 무불생 하다는 것이다.

생각이 끊어지고, 태어남이 없고, 또한 안 태어남도 없는 그 자리를 증득한 사람이 바로 증도가를 노래하고 있다.


본래 우리의 성품(性品)은 태어남도 태어나지 않음도 없고, 생각이 있다, 없다도 없다.

이는 반야심경의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물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垢不淨, 不增不減) "이 모든 법은 공()하여 태어남도 없고, 멸 함도 없고, 더러운 것도 깨끗함도 없으며, 늘지도 줄지도 않느니라"과 같은 뜻과 상통(相通) 한다.

다시말해 우리의 본 성품은 공() 하다는 것이다.


본래 우리의 자성(自性)은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불생불멸의 자리이고, 더럽고 깨끗함도 없으며, 또한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증도가는 시종일관 도의 본체, 자성의 본체를 노래하고 있다.

오로지 내 본성(本性)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닦아도 닦을 것 조차 없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면서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한 그 자리, 바로 본성품을 노래하는 것이다.


증도가의 첫 구절이 군불견() 이었다.

그대 보이지 않는가의 첫 물음, 당신의 마음의 눈에는 보여지지 않는가 하는 묻는 것은 그냥 묻는 물음이 아니다.

誰無念誰無生, 若實無生無不生 / 수무념수무생, 약실무생무불생

누가 생각이 없으며 , 태어남이 없는가?  만약 진실로 태어남이 없다면 태어나지 않음도 없다.

그 누가는 바로 깨달은 사람, ()과 무()의 자리를 깨달은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그런 깨달음을 얻은 도인(道人)이 특별한 사람이란 말인가?

아니다. 바로 그대()여야 한다. 바로 그대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대와 나는 다르지 않다.

군불견(), 그대 보여지는가? 나는 보았다. 이제 그대 또한 보여질 것이다.

"내가 노래하는 깨달음의 노래는 그대에게 곧 들릴 것이고 그대에게 보여질 것이다" 라고 영가현각 (永嘉玄覺스님(674~713)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엄청난 비약(飛躍)같지만 바로 진실이기도 하다. 무념(無念) 해야 들린다.

()은 비약이며 진실이기 때문이다.


<일일소견>

업식에 끌려다니지 말고 , 업식의 주인이 되려면

내 근본 마음 , 자성에 맡겨야 한다. 믿지 못하니 맡기지 못한다.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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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없는데이터 2025-01-0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식에 끌려다니지 말고, 업식의 주인이 되라˝는 문장은 우리의 행동과 선택을 좌우하는 과거의 습관적 사고와 행동에서 벗어나, 이를 주체적으로 통제하며 살아가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현대 사회에서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외부의 기준과 환경에 휩쓸리며 자신의 본질을 잃고 살아가지만, 이 글은 내면의 자성과 본질로 돌아가라는 진지한 요청처럼 느껴집니다. 한 해의 시작에 깊은 울림을 주는 글로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힐 2025-01-06 16:36   좋아요 0 | URL
제가 업식에 많이 끄달려서요. 더 이상 끌려 다니면서 살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내 자성의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여 할 것 같아서요. 함께 자각하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 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