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 1월2일
오늘의정진: 頓覺了如來禪 (돈각료여래선) 여래선을 단박에 깨치니
- 100일 정진, 8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일곱 번째 구절은
<若將妄語誑衆生, 自招拔舌塵沙劫
약장망어광중생, 자초발설진사겁
만약 거짓말로 중생을 속인다면, 혀를 뽑는 지옥의 고통을 스스로 부르리다.> 였다.
영가 현각스님(永嘉玄覺665~713)은 증도가(證道歌)에서 노래하는 깨달음의 경지는 절대로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만일 자신의 말이 중생들을 속이는 것이라면 스스로 혀를 뽑는 지옥의 고통을 받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는 곧 진리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뜻한다.
오늘은 여덟 번째 구절
頓覺了如來禪 (조아릴 돈, 깨칠 각, 마칠 료, 같을 여, 올 래, 고요할 선)
돈각료여래선
여래선을 단박에 깨치니
六度萬行體中圓 (여섯 육, 법도 도, 일만 만, 행할 행, 몸 체, 가운데 중, 둥글 원)
육도만행체중원
육도만행이 본체 속에 둥글게 돌아간다.
돈각(頓覺)은 돈오(頓悟)라. 단박에 깨닫는 것을 뜻한다.
여래의 선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경지를 뜻한다.
본래 선의 종지(宗旨)는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 (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性成佛)이다.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교학외에 전하는 가르침이며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서 성품을 보고 부처를 이루는 것이다.
깨달음은 분별과 차별이 없는 평등한 중도(中道)자리 이고 선은 그 깨닫음을 얻기 위한 수행의 방편(方便)이기도 하다.
부처님 열반 후 500년이 지나자 인도에서 불법은 쇠퇴하기에 이르렀다.
부처님의 법을 이어 받은 28대조 보리달마(菩提達磨 ?~ 530년 이후 )는 부처님 법이 인도에서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다고 판단하여 동쪽으로 가서 그 법을 다시 펼치기로 마음 먹는다.
선어록중에 가장 유명한 공안(公案) 화두(話頭) 중 하나가 바로 여기서 유래 되었다.
달마서래의(達磨西來意),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참구(參究)하고 참구할 일이다.
달마대사는 선종(禪宗)의 초조(初祖)가 되어 이조 혜가(二祖慧可 487~593), 삼조 승찬(僧璨 ?~606), 사조 도신(四祖 道信 580~651)), 오조 홍인(五祖 弘忍 601~674)을 거쳐 육조 혜능(六祖 慧能 638~713)에 이르기 까지 선(禪)을 이었다.
그렇게 부처의 선, 즉 여래의 선은 중국에서 다시 꽃을 피우게 되었던 것이다.
혜능대사 이후 선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이르기 까지 동북아시아 불교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육조 이후 선종은 스님들의 성향과 인연에 따라5가(家) 7종(宗) 으로 나뉘어 지게 된다. 즉 선의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다.
여기서 여래선(如來禪)은 부처님에게서 이어져 온 깨달음의 경지를 뜻한다.
이후에 여래선을 뛰어 넘는 경지가 등장하는데 바로 조사선(祖師禪)이다.
조사의 선은 육조 이후 위산스님(潙山771~853)과 앙산 스님(仰山 807~883)에 의해 제창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사선이 과연 여래선보다 높은 경지 인지는 알 수가 없다.
마치 법성게(法性偈)의 증지소지비여경(證智所知非餘境) 처럼 깨친 지혜로 알 일이지 다른 경계로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육도만행은 육바라밀(六波羅蜜) 즉 여섯 가지 바라밀다(波羅蜜多)를 닦는 것을 뜻한다.
육바라밀이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반야, 선정 (布施,持戒,忍慾,精進,般若,禪定) 을 말한다. 부처가 되고자 발심을 하고 원(願)을 세우는 것을 서원(誓願) 이라고 한다.
사홍서원(四弘誓願) 이 바로 대표적인 서원이다.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 번뇌를 다 녹이오리다. 법문을 다 배우오리다. 불도를 다 이루오리다.>
이 서원을 하고 실천을 하는 것이 바로 육바라밀을 행하는 것이다.
만행은 바로 육바라밀을 닦는 보살도(菩薩道)를 뜻한다.
보살(菩薩) 은 부처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아직 부처가 되지 않고 지극한 자비심으로 이타심을 발휘하여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가진 경지의 수행자를 일컫는다.
그런데 보살이 행하는 이 육도만행은 어디서 닦아야 하는가?
바로 본체(本體), 즉 내 근본 마음에서 둥글게 (圓) 돌아가야 한다.
따라서 頓覺了如來禪 六度萬行體中圓 돈각료여래선, 육도만행체중원 은
<단박에 여래선을 깨닫고 보니, 육도만행이 본래 내 근본 체안에서 둥글게 돌아 가더라.> 로 풀이할 수 있다.
육도만행과 더불어 육도윤회(六道輪廻) 가 있다.
육도는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아수라(阿修羅), 인도(人道), 천도(天道)를 말한다. 깨닫지 못한이들은 끊임없이 이러한 육도를 업(業) 에 따라 윤회를 한다고 한다.윤회는 바퀴 처럼 돌고 돈다.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육도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육도윤회 조차도 내 본체(本體) 안에 있다.
즉 내 근본 마음에 육도만행과 육도윤회가 다 있다는 것이다.
돌고 돌아 원(圓)이요, 돌고 돌아 윤회(輪廻)이다.
따라서 보살의 행인 육도만행과 업의 결과인 육도윤회가 모두 내 근본마음에 있는 것이다.
오늘의 구절 자체 내용은 어렵지 않지만 배경 설명이 길었다.
깨달음의 경지를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작업이다.
또 다른 미혹(迷惑)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단박에 깨닫는 경지이든 미혹에서 빠져 헤메고 도는 미망(迷妄)의 경지이든 모두가 내 근본 본체 즉 내 마음에서 나오는 것임은 확실하다.
<일일소견>
지혜롭고 자비로운 마음이 끊이지 않기를...
유위법을 육안으로만 보지 않고 심안으로 볼 수 있기를...
일체를 둥글려 행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