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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뿟따 이야기 ㅣ 법륜 14
냐나뽀나까 지음, 이준승 옮김 / 고요한소리 / 1999년 5월
평점 :
책 제목: 사아리 뿟다 이야기
지은이: 냐나뽀니까 스님/ 이준승 옮김
제 목: 위대했던 제자 사리 붓다.
<세상의 주인이시여, 위대한 대각 세존이시여!
저는 곧 이 삶에서 풀려납니다.
다시는 오고 감이 없으리니 세존을 우러르는 것도 이것이 마지막입니다.
제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레만 지나면 짐 다 벗고 이 몸을 누이게 될 것입니다.
스승이시여, 들어주소서! 세존이시여! 허락하소서!
마침내 제가 열반할 때가 되었나이다.
이제 저는 삶의 의지를 놓았습니다.>
사아리 뿟다(번역에 따라서는 '사리 붓다' 라 하기도 하고 '사리불' 또는 '사리자' 로 표기 한다)는 스승이신 부처님을 찾아갔다.
상수(上首)제자인 사리 붓다는 스승 고타마 붓다 보다 먼저 열반에 들기를 청하였다.
"저는 세존 앞에 엎드려 경배할 수 있기 까지 무량겁에 걸쳐 십바라밀을 구족하게 닦아왔습니다. 제 간절한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는 만날 일도 스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이제 그 두텁던 인연도 다하였습니다. 저는 곧 늙음도 죽음도 없이 평화롭고 복되고 번뇌 없이 안온한 곳, 수만의 부처께서 들어가셨던 그곳, 열반으로 들어 갑니다.
저의 말이나 행동이 세존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점이 있다면, 세존이시여, 용서하소서! 이제 가야 할 시간 입니다. "
앞으로 다시는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은 모든 인연이 다했다는 뜻이다.
인연이 다 했으므로 스승 곁을 떠난 다는 말이 내게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승보다 먼저 열반에 들어야 하는 상수제자의 숙명이란 어떤 것인지?
상수제자가 대체 무엇이길래?
왜 제자가 스승보다 먼저 떠나야 한다는 것인가?
거의 동시대 다른 공간이었던 중국에서는 공자의 수제자 안회 또한 공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 또한 상수제자의 숙명 이었을까?
상수제자, 우두머리 제자? 수 많은 제자들중 우두머리 였던 사리 붓다는 어떤 삶을 살았나?
이 책< 사아리 뿟다 이야기>는 부처님 당시 상수제자로 살았던 사리 붓다의 일생을 조명한 책이다.
불교 경전들 속에 등장하는 사리 붓다의 일화를 중심으로 스리랑카 승려인 ‘냐나뽀니까’ 스님이 재구성하여 저술 한 것이다.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리 불에 대한 일화들을 이 책을 통해 좀 더 선명하게 각인 시키게 되었다.
싯다르타가 보리수 아래 새벽 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된 후 자신의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전하게 되는 사건을 불교용어로
‘초전법륜(初轉法輪)’ 이라고 부른다.
처음으로 법의 바퀴를 굴렸다는 뜻이다.
그 당시 붓다의 첫 제자들은 고타마 시절 함께 고행을 했었던 다섯명의 비구 수행자들 이었다.
초전법륜이후 다섯 제자를 비롯한 수 많은 제자들이 붓다의 가르침과 수행을 통해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사리불은 그들보다 뒤늦게 제자가 되었음에도 그의 친구였던 목건련과 함께 교단의 상수 제자로 호명되어 졌다.
어떻게 사리불과 목건련은 먼저 제자가 된 다섯 비구 같은 장로 비구들을 제치고 우두머리 제자가 될
수 있었을까?
붓다 당시 많은 제자들이 이처럼 의구심을 품었다.
이에 대하여 스승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여래는 어떤 제자도 편애하지 않고 각자 서원대로 성취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안냐 꼰단냐의 서원은 누구보다 먼저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 하는 것이었고 결국 그리되었다. 그러나 여러 겁 전 아노마닷시 부처님 때에 사리불과 목건련은 상수 제자가 되고자 원을 세웠다. 이제 그 서원이 성취될 조건이 무르익은 것이다.
그러니 여래는 서원했던 바를 성취토록 한 것이지 편애심에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스승 붓다는 의심을 품은 제자들에게 자신과 사리불 그리고 목건련이 얽힌 전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
준다.
그들은 과거 500생이 넘는 생애 동안 한 때는 거위, 토끼, 원숭이 코끼리 등의 동물로 살았던 적이 있었고 , 또 한 때는 고행자, 왕, 성자 등 같은 인간의 모습으로 수 많은 환생을 했다.
<본생경> 에는 마지막으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고타마 싯다르타’ 의 몸으로 태어나기 전550번의 전생에 대한 행적이 남겨져 있다.
오랜 과거생 전 부터 이어져 온 인연으로 사리불과 목건련은 부처님의 상수제자가 되길 서원을 세웠던
것이었다.
본래 사리 붓다와 목건련은 부처님의 교단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유행승 산자야의 제자 였으며 그의 교단을 이끌고 있는 상태였었다.
하지만 부처님의 초전법륜때의 첫 제자 오비구중의 한명인 ‘앗사지’ 의 모습을 보고 단박에 자신이 모셔야 할 참스승이 고타마 붓다임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스승이 누군인지를 아는 것은 수행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게 사리붓다와 목건련은 부처님의 상수제자가 되어
수행 공동체를 훌륭히 이끌며 교단의 크고 작은 일을 처리 했으니 모든 수행자들은 그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사리 붓다는 지혜의 상징으로 목건련은 신통력의 상징으로 붓다를 협시하게 된다.
이는 부처의 법신(法身)인 비로자나불 옆의 상수보살인 지혜의 상징인 문수 보살, 실천력의 상징인 보현 보살처럼 본존불을 협시(夾侍:끼고 모시는)하는 면에서 똑같이 짝을 이룬다.
사리 붓다는 우리나라 불자라면 모두 외우는 반야심경에도 등장한다.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 이는 “사리자여 물질과 마음이 다르지 않고 마음은
물질적 현상과 다르지 않나니, 색이 즉 공이요, 공이 즉 색이라” 는 뜻으로 풀이한다. 반야경의 핵심 사상을 260자로 압축한 반야심경에서는 관세음 보살의 깨달은 바를 사리 붓다에게 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관세음 보살은 자비의 화신이다. 지혜의 상징인 사리 붓다는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 보살에게 가르침을
얻는 것이다. 이것은 참 신묘한 진리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는 참다운 지혜는 자비로운 행에서 나온다는 수행의 도리와 일치하는 것이다.

열반에 이르기
전, 사리 붓다는 선정을 통해 자신의 친어머니를 자기 외에는 깨닫게 해 줄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스승보다 먼저 열반에 들기를 그리고 어머니의 은혜를 갚길 청하며 붓다의 허락을 받고 열반할 장소로 떠난다. 그곳은 어머니가 계신 곳이며 자신이 태어난 곳이다.
이는 사리
붓다에게는 태어난 곳이 곧 무여열반 자리 라는 것을 뜻한다.
사리 붓다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깨달음에 이르게 해준 후 자신의 이번 생의 은혜를 갚았다.
그는 지금까지 과거생으로 부터 이어온 세속의 모든 인연의 불꽃을 완전히 소멸 시켜 버리며 무여열반에 들어갔다.
넓은 지혜, 밝은 지혜, 민첩한 지혜, 꿰뚫어 보는 지혜를 가졌던 자, 사리 붓다는 그렇게 떠났다.
책을 읽으며 상수제자의 숙명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지만 그것이 전생의 오랜 인연에 의한 서원이었음에는 의심이 없이 느껴진다.
지금은 불교는
하나의 종교이지만 2600년 전 당시에는 수행 공동체에서 출발 했다.
교조 석가모니
부처는 자신을 섬기라고 하지 않았다. 그 분이 무여열반에 들때의 유훈은 법을
등불 삼아 의지하고 스스로 자신을 등불 삼아 의지하고 정진 하라고 하셨다.
이는 곧 자신의 불성(佛性)을 믿으라는 뜻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주체적이지 못한 나약한 태도를 정면으로 거부한다.
그래서 선(禪)에서는 살불살조(殺佛殺祖)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것 까지도 서슴없이 할(喝) 을 외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바탕에는 자비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혜를 가져야 한다.
사리 붓다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나의 내면이 정화가 되는 것 같다.
사리 붓다. 그는 위대한 제자 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일주일 내내 존경심으로 당신의 머리 위에 꽃의 차양을 받쳐드린 공덕이 있다면 신들을 지배할 수 있는 힘도 대범천의 지위도 그 어떤 보답도 아니고 다만 미래에 정득각자의 상수제자가 되기를 서원할 뿐 입니다. - P33
제가 모르는 사이에라도 이 스님을 편치 않게 했다면 이 분도 저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 P74
왜 어떤 사람은 사업에 실패하고 어떤 사람은 사업에 성공하며 어떤 사람은 기대한 것 보다 더 발전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비구들을 위한 보시의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씀하신다. - P137
우리를 존재에 묶어두는 족쇄는 감각도 감각대상도 아니고 그것에 대한 우리의 욕망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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