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능행 지음, 신상문 사진 / 도솔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한 장, 한 장마다 누군가 죽는다. 아파서 죽는다. 아이도 죽고, 엄마도 죽고, 아내도 죽고,

남편도 죽고, 할머니도 죽는다.

오분의 일 정도 읽었나...나도 곧 죽을것인가?... 죽는가?... 죽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자꾸 이상한 흐름으로 내닫고 있는 것이다. 눈물이 눈물이 눈물이...

법정스님의 글을 읽으면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더는 못 읽겠다는 친구가 있다.

꼭 그러네.

책으로 죽음을 대하는 이사람도 가슴이 미어져서 더 나아가지를 못하겠거늘, 늘상 죽음을

보살펴주고, 안내해 주어야하는 능행스님은 어떤 마음일까? 그 미어짐을 어떻게 삼키고

계실까?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책을 덮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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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서정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처럼> 한구절인걸요~

Grace 2010-10-0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를 잘 모릅니다. 함축된 의미가 많을수록 골치가 아프더라구요.^^
그닥 시를 좋아하진 않죠. 그러나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아~ 너무 아름다운 구절들이라 외우고 싶을지경이군요!
시란 모름지기 이렇듯 쉬운 단어들로 절절해야 하지 않을까요?
훌륭한 시들은 읽는 순간 가슴을 찌른다는 겁니다.

고마워요!!
다른 서재를 들락거려봐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득때문인가 봅니다.^^
 

손자를 위하여

하루에 삼천 번을 만난대도
어찌 반갑지 않으랴
웃는모습도
우는 모습도
참으로 눈부셔라

봄 다음에도
봄만 오게 하는 아이야
잎이 피고 자라고
꽃이 피어 만개해

앞으로 오는
100년 내내 봄이거라

          김초혜 시집<사람이 그리워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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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0-10-0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할머니가 되면 꼭 저런 마음일 것이다. 어쩜 표현도 저리 잘 했는지!ㅎㅎ
(양철나무꾼님의 서재에서 가져옴)

hnine 2010-10-04 22:03   좋아요 0 | URL
표지의 얼굴 그림도 참 정겹네요.
이제 아이가 열살인 저는, 손자까지 상상이 잘 안되네요 ^^

Grace 2010-10-04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의 서재가 워낙 많은 사람들의 왕래로 북적이니, 그곳에 댓글 남긴 저의 서재까지
평소같지 않게 방문객이 많아져서...^^ 그저 책 참고만 할 뿐 서재에 댓글은 거의 달지
않습니다.ㅎㅎ그런데 허나인(hnine을 전 혼자 이렇게 부릅니다)님때문에, 허나인님 때문에...중얼중얼ㅎㅎ
오늘하루도 즐거우셨나요?

양철나무꾼 2010-10-05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 제 서재에서 볼때랑은 느낌이 또 다른 걸요~^^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 당신을 위해 차리는 29가지 밥상
임지호 지음 / 샘터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차라리 그의 자서전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싶은 생각이 든다. 

그의 요리는 정확한 레시피, 정확한 용량과 용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머리에서 가슴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임을 TV를 통해서 여러번 보았다. 그의 요리책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은연중에 새겨지게 되는데...또한 임지호씨의 말이 모두가 아니고  한 작가의 말이 섞였다.  

그래서 별을 하나 제할 수 밖에 없다. 책으로썬 시큰둥하다.   

 

'요리'가 이방인들의 경계를 풀어주고 소통의 역할을, 더 나아가 하나의 테두리 안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을 수 조차 있다는 것을 임지호씨를 통해서 알게된다.  

그가 찾아가는 곳은 굳이 시골이 많고, 서민들이 많다. 어쩌면 그가 정말 그곳이 좋아서일 수도  

있겠고, TV가 그리 유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제인가...SBS스페셜을 통해 보았던 곳도 역시  

일본의 한 마을-한국인들이 사는 초라한, 어쩌면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역사적인 마을 

이었다.  

어느곳이나 처음엔 모두가 경계와 의심의 눈으로 보지만, 그가 한바탕 요리의 향연을 펼치고,  

모두가 같이 나누어 먹고난 후 그를 배웅하는 이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온순하고 평온하고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 됨을 볼 수있다. 행복한 미소다.

그를 배웅하는 이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평온은 세상의 어느 곳이나 매한가지였다.  

얼마나 감동적인가! 낯선 세계에 한 이방인 뛰어들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그들과 

나를 기꺼이 묶어주고, 평화로 엮어주는 것이 바로 '음식'인 것이다. 

'문화의 전도사'란 바로 이런 임지호씨를 일컬어 하는 말이 아닐까!  

그의 '음식'은 단지 먹는 것이 아니다. 평화이고, 자연이며, 경계를 허무는,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임, 바로 그것이다. 어느 칠성급 호텔의 주방장이 최고의 자리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 주는  

임지호씨, 그를 보면 마음이 평화스러워진다. 종교계에서, 연예계에서 본받아야하고,  

그들이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바로 임지호씨같은 문화의 전도사가 아닐까!  

모두를 평화스럽게 하는 능력, 경계를 풀어주게 하는 능력, 모두 감싸안고 감사해하는 마음이  

일게하는 능력... 

참으로 훌륭한 재능을 세상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그는, 그의 요리못지않게 훌륭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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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4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Grace 2010-10-04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서재를 들렀던 방문객이 10명 이하면 상당히 편안합니다.
아~~그런데 오늘은 21명씩이나.. 불편합니다.^^
그러나 **님은 고맙습니다.

어찌하여 ****꾼이란 말입니까?ㅎㅎ
분명 hnine님의 서재처럼 가득가득 훌륭하겠죠?
지금 들리면 성격상ㅋㅋ이 밤이 깊도록 허대지 싶은데...
그래도 지금 들러 볼께요!!
 

빼곡히 한치의 틈도 없이 돼지들이 갇혀 실려 가는 트럭의 뒷모습에도 눈물이 이리 나는 건, 

'나이'가 아니고 그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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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밤새 목이 너무 아파 잠을 설쳤다. 눈물이 찔끔일 정도로 목이 아팠다.

병원물리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Je Kim전화가 온다.

날 걱정해서 온 전화인 줄 알고 미소를 날리는데...ㅋㅋ

'그 애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편지라도 꼭 적어주고 이별을 해라!"

이런이런, 내 걱정이 아닌거다.ㅎㅎ

 

 

he, she, I you it  다섯 글자를 오늘 공부했다.

6학년이다. 그러나 내일이면 이 다섯 글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날마다 알파벳을 한번씩 적은지가 5~6개월은 되었다.

2학년이다. 이제서야 읽을 수 있다. 키가 22kg, 몸무게가 122-꼭 이렇게 말하고도 무엇이 틀린지

모른다.

 

이 두 학생들이 학교나 그 밖의 다른 학원들에서 받았을 대우를 이해할 수 있는가?

그것도 모르냐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을 것이며, 선생님들의 한숨은 또 얼마나 깊이 이들의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져 왔겠는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이는 또 얼마나 될 것이며,

느린 학습으로 받아야 할 상처- 그 주눅듬과 기죽음은 앞으로 또 얼마이겠는가?

'테스트'라는 말에 벌써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며 얼굴표정이 굳어진다.

'그냥 보고 적어봐. 테스트는 안할거야.'라는 말에는 기꺼이 세번씩도 적는다, 즐겁게 웃으며!

 

난 이들을 혼낼 수가 없다. 그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거듭거듭의 칭찬으로

그동안 수없이 받았을 어른들의 '한숨'을 하나씩 녹여주고 싶을뿐이다.

웃어주고 싶고 자꾸만 보듬어 주고 싶을뿐이다.

난 늘 의문이다.

그러하더라도, 이들은 학원에서 반나절을 보내는게 더 나은 일인가,

운동장에서 반나절을 신나게 뛰어 노는것이 더 나은 일인가?

Je Kim, 아침에 이 이야길 하니 측은지심으로 눈물을 글썽인다.

당신의 나이도 너무 많이 들어버렸다.

 

오늘 난 이들과 편지대신 즐거운 웃음으로만 혼자 이별을 했다.

한껏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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