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쿠리코 언덕에서 (2disc)
미야자키 고로 감독, 오카다 준이치 외 목소리, 미야자키 하야오 / 대원DVD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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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어쩌면 이렇게 사실적이면서도 추억스러울 수가 있는지,

그림으로 추억을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은 천부적인 재능인가 싶다.

미야자키 부자는 정말 천재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전인가 보다.

그 시절의 유행가인 듯 싶게 느껴지는 노래를 선택한 것은 무척 탁월한 듯 싶었고,

적절한 곳에 아주 적절한 노래들이 멋진 그림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무엇하나 놓치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런 애니를 볼 때마다 나는 "골목길"이 그리워진다. "흙길"이 그리워진다.

일본 역시 지금은 이런 아름다운 길들이 모두 사라졌겠지?

더이상의 "개발"은 이제 없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기게 하는 애니였다.

 

참아낸다는 것은, 묵묵히 견디어낸다는 것은 사람을 성장하게 하는 것인가 싶으면서도

참 마음 아픈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우미가 엄마 품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것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에 대한 그 그리움을 어떻게 견디어낸 것일까?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공부하고, 집안일하면서 키워진 것일까?

 

<가장 이상적인 교육은 놀이와 학습과 노동이 하나로 통일된 생활의 어떤 멋진

덩어리-일감-를 안겨주는 것이라 합니다. (...) 생활 속의 즐거움이나 일거리와는

하등의 인연도 없이 칠판에 백묵으로 적어놓은 것이나 종이에 인쇄된 것을 '진리'라고

믿으라는 '요구'는 심하게 표현 한다면 어른들의 폭력이라 해야 합니다.>

 

<신영복>의 위의 글이 떠오른다.

 

<바다가 들린다>라는 제목이 차라리 이 애니와 제격인데,

바다와 배가 매번 진짜보다 더 멋져보였으며,

그 바다와 배를 끼고 있는 동네는 꼭이나 구룡포같았다.

<바다가 들린다>, 정말 이 애니와 꼭 맞는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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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2018-07-19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쿠리코 언덕에서] 는 보지 못한 애니인데, 가만보면 일본 애니는 전체적으로 마을 전경이 나오는 부분이 꼭 있어도 묘하게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일까요?

몇해전 모 방송에서 상영되며 추억팔이 하던 드라마 [응답하라 ~ ] 시리즈 처럼, 지나온 옛추억을 예쁘게 채색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것은 가슴 울림도 동반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Grace 2018-07-20 16:34   좋아요 1 | URL
재패니메이션에 나오는 개발되기 전의 마을들을 무척 좋아해요.
아마도 추억을 예쁘게 채색하고 향수를 자극하면서
가슴까지 실컷 울려주기 때문인가 봐요.
별이랑님의 인동초 사진에서 진한 향내를 맡을 수 있듯이
재패니메이션에서도 그 시절 옛향내가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