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클레지오 ㅡ사막 ㅡ중에서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ㅡ
(이 말이 그리웠던건가..)

길고 긴 서사 ...
걸어도 걸을 뿐이어도 사막같은 생..
갈증이 나서 사막을 꺼냈다.
아주 큰 사막을 불러올 도리가 없어서
다행스럽게도 내 책장에 있는 사막을 불렀다.
갑자기 뭐에 이런 갈증을 느끼나...싶어..
숨은 샘을 찾아 구릉과 언덕 ㅡ
발이 빠지는 모래 위를 ...느닷없이
걷는다.


아무것도 , 아무도 , 없었던 ...
길 없는 길 ㅡ위의 사막 ...


2016 . 03 . 06 .사이새벽에...


르 클레지오 ㅡ사막 ㅡ중에서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ㅡ
(이 말이 그리웠던건가..)

그 밖에는 아무것도 지상에 없었다. 아무것도 , 아무도 ,
그 어떤 길도 사막에서 태어난 그들을 인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모래언덕 위에 아무도 존재하디 않는 것처럼 , 바람은 그들
위로 , 그들을 관통하여 지나갔다 . 그들은 첫 새벽부터 멈
추지 않고 걸었다 . 피곤과 갈증이 폐석(廢石) 처럼 그들을
감쌌다.
입술과 혀가 말라서 굳어지고 , 허기가 그들을 갉아들었다 .
말을 할 수도 없었으리라 . 아주 오래전부터 그들은 사막과
같이 말을 잊었다 .
.
고독 저쪽 끝을 향해 , 밤을 향해 그들을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흔적 위로 전진하고 있는 것 같았다 .
.
그들은 모래와 바람과 빛과 밤의 남자와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마치 꿈속에서처럼 모래언덕 꼭대기에 나타났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내려온 듯 , 공간의 혹독함이
사지 속에 배인 듯한 모습으로 .
허기 , 입술이 갈라 터져 피가 배어 나오는 갈증 , 태양만이
번득이는 잔혹한 침묵 , 추운 밤 , 은하수의 섬광 그리고 달 ,
이 모든 것을 그들은 몸속에 품고 있었다 .
그들은 또한 석양에 내리깔리는 거대한 그림자와 벌어진 발
가락에 밟히는 파도처럼 펼쳐진 순결한 모래둔덕들 그리고
도달할 수 없는 지평선을 지니고 있었다 .

(p. 8 , 9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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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3-06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클라마칸 사막을 가다가 만나는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갈구 같은 것^^..

[그장소] 2016-03-06 07:42   좋아요 1 | URL
몰랐지만 ㅡ저 들이 품고있는게 ㅡ맞다면 ..
장소만 다를 뿐 ...저도 저 큰 사막 과 지평선 ..뭐 다 품을 수 있겠죠...?

stella.K 2016-03-06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저 있는데 아직도 못 읽고 있어요.
괜찮던가요? 읽을만 한가요?ㅠ

[그장소] 2016-03-06 20:49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아합니다^^ 문장이 좋아서 이따금 꺼내봅니다. 사건만 나열된 책에 진저리 날때 보면 좋더라고요.^^ 표현이 풍성해서...!

yamoo 2016-03-07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게 르 클레지오 작품이 8권 있었습니다. 근데, 2권 빼고 전부 정리했습니다. 지루해서 읽을 수가 없어요...ㅜㅜ

[그장소] 2016-03-07 20:50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죠. ^^반복되는표현들이 지겨울수도..
그래도 8권이나 읽으셨단 거죠? 그마만큼 읽으시고 하는 말이면 경청 ㅡ^^
저야 매일 매일 노트 한두바닥 하는 정도로 ..읽어요. 말 그대로 표현이 그리울때 꺼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