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뜰 안에
초봄의 뜰 안에 들어오면
서편으로 난 난간문 밖의 풍경은
모름지기
보이지 않고
황폐한 강변을
영혼보다도 더 새로운 해빙의 파편이
저 멀리
흐른다
보석 같은 아내와 아들은
화롯불을 피워가며 병아리를 기르고
짓이긴 파 냄새가 술 취한
내 이마에 신약 (神藥 ) 처럼 생긋하다
흐린 하늘에 이는 바람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른데
옷을 벗어놓은 나의 정신은
늙은 바위에 앉은 이끼처럼 추워라
겨울이 지나간 밭고랑 사이에 남은
고독은 신의 무재주와 사기라고
하여도 좋았다
< 1958 >
p. 141 ,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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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 143 페이지를 같이 보다
.
비˝
비가 오고 있다
여보
움직이는 비애를 알고 있느냐
......
초봄과 비 사이에서 나는 여보 ㅡ하는 소릴 듣는다.
부를 일 없고
부를 이 없건만,
어찌나 생생한지
시인의 일상으로 시 안으로
들어오는 일상이 그대로 보이니
한 참을 좋아서 그저 ,
나를 부르는 듯...
그 호젓한 부름에 겨워 웃었다.
대답 할 수 있었다면 ...아, 아,
했을 것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