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의 생
신 용목 시
창밖으로 검은 재가 흩날렸다 달에 대하여
경적 소리가 달을 때리고 있었다
그림자에 대하여
어느 정오에는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었다 왜 다음
생에 입을 바지를 질질 끌고 다니냐고
그림자에 대하여 나는 그것을 개켜 넣을 수납장이
없는 사람이라고
어김없는 자정에는 발가벗고 뛰어다녔다
불을 끄고 누웠다
그리움에도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밤
신은 지옥에서 가장 잘 보인다
지옥의 거울이 가장 맑다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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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한은형 소설 속 하석이 그림자 안치소를 생각하듯
그림자를 벗고 넣어두고 찾으러오고 하는 장면 생각이
난다.
그림자를 넣을 서랍 ...
그림자를 잃은 피터팬
그것을 꿰매주던 웬디.
황정은 소설 속 그림자는 불행을 말하는 거라고 했다.
그러나 모두 그걸 혼 처럼 읽는다.
불행이 자주 오면 못이겨 죽으니 결국 죽음과 다를게 없고
시인은
누군가를 보내고 온 모양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