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는 관성 -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
김지영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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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10여 년 만에 여고 동창을 만난 적이 있다.

제일 친했던 친구였는데 결혼 후 서로 다른 지역으로 가서 지내다 보니 얼굴 안 본 지 벌써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뭐가 그리 바빠 만날 마음도 못 먹고살았던지, 나를 보자마자 울면서 껴안는 친구를 보며 나는 무방비 상태가 되고 말았다.

고작 가서 만나면 되는 것을 3시간이 넘는 먼 거리나 육아를 핑계 대고 서로에게 얼굴을 보이지 못했던 것이다.

고작 그 정도의 마음밖에 되지 않았던 것인가 싶다가도 결코 아니라고 확신해본다.

이 책 [행복해지려는 관성]은 내 주변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표지에도 쓰여있지 않은가. [딱 그만큼의 긍정과 그만큼의 용기면 충분한 것]이라고 말이다.

대부분 불행한 사람들인 우리들에게 인생의 이벤트와 같은 행복한 일들이 매번 일어나긴 어렵지 않을까.

더 나은 곳을 바라보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나중이 아닌 지금을 살자고,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하자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슬펐지만 그래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불행했지만 그래도'라는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살아가자고 말이다.

'그래도'라는 한 문장으로 끝내 행복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행복을 선택하며 살다 보면 그 행복이 관성이 된다고 한다.

- 반드시 돌아가고야 마는 최종적 감정 상태 -

행복을 위해서 노력하는 내 모습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책은 발견하기, 정의하기, 유지하기 이렇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누어져 있고, 저자는 사람들마다 자신만의 행복해지려는 관성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이 책이 쓰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책의 중간중간 주제가 끝날 때마다 답변 란 그리고 질문과 여백,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들이 들어가 있다.

삶은 눈물과 슬픔과 불행의 연속이지만 그렇다 해도 결국 웃게 되고 끝끝내 행복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확신이 나의 불안한 마음을 조금

느슨하게 해주는 것 같다. 어찌 됐든 결국에 행복해진다는 건 너무 멋진 경험일 테니까 말이다.

일상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봄에 피는 벚꽃을 봐도 행복하고, 나만의 핫스폿을 찾아도 행복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 작은 이벤트들도 행복하니 찾고자만 한다면 쉽지 않은가!

내가 생각한 행복은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져야 행복할 것 같은지 내 생각을 다시 한번 추려보게 하고, 그 소소한 행복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뭔가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읽을 때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덱스를 사용했다.

일상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책이라서인지 유난히 많이 공감이 됐고 각각의 이야기다 저자의 명언들과 다양한 이야기들이 줄줄이 나온다.

별거 아닌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 마음만 달리 먹으면 매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는 결코 용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라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책 속에 나온다.

완벽한 엄마인 여주인공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려고 호텔의 19호실로 매일 향한다는 내용인데, 솔직히 나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 책 속 주인공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지는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다 보면 나를 잊고 종종 놓치고 살아갈 때가 있다.

내가 어떤 책, 어떤 작가를 좋아했었는지, 좋아하는 노래가 무엇이었는지, 혼자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내가 기분이 좋거나 안 좋을 때 무엇을 했었지,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무엇이었던가, 나라는 인간이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행복은 성취가 아니라 과정이라 했던가. 완벽한 성취에 '그날'은 없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여기, 삶의 순간순간은 그 자체로 여정이자 도착지여야 한다. P.206

나도 젊은 시절 늘 꿈을 꾸며 살았었던 것 같은데 그런 희망사항과 꿈들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처럼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행복해 나가는 그 과정이 아무리 험난할지라도 꼭 이뤄낼 수 있기를 책을 덮으며 바라본다

나는 어쨌든 지금 한 아이의 엄마고,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살아가고 있고 또 직장에서도 나름 나만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이 또한 물론 행복으로 가는 여정일 것이라 생각한다.

요즈음 문학 작품에 빠져 있다 보니 에세이를 무척 오랜만에 읽었다. 쉽게 읽히는 글인데 가슴속에 뭉클함이 진하게 남는다.

나를 돌아보는 일은 나이가 들면서 잘 안 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보단 아이가 원하는 것, 내가 먹고 싶은 것보단 가족이 먹고 싶은 것, 늘 내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이제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루틴을 찾아 만들어보고 지켜나가는 연습을 하며 지금, 여기서, 끝끝내 행복해지려고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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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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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비 텅의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을 읽고 두 번째로 읽게 된 책이다.

딱 하나만....이 책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나'를 좀 더 바라보는 책이라고나 할까?

책 표지에 딱 쓰여있다.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라고 말이다.

대략 어떤 성격의 작가인지 알고 있었으나 대놓고 MBTI 성향을 적어놓고 어떤 글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적으려는 걸까 싶어 궁금해졌다.

성향이 나랑 정 반대라 공감할 이야기들이 있을지 호기심을 잔뜩 가지고 읽어간 이 책에는 내가 잘 모르던, 그리고 내가 꽁꽁 숨겨놓고 살았던 새로운 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아~~나도 이럴 때가 있지, 이럴 때 난 어떻게 했더라?라며 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나 할까?

첫 시작은 나와 다른 사람들(내성적)을 좀 더 이해해 보자는 방향으로 책을 읽어나간 것 같다.

혼자 책을 읽거나, 혼자 차를 마시거나, 혼자 서점이나 도서관에 간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고, 아무도 없는 곳, 고요 속에서 책을 펼치면 너무 행복하지 않았던가?.

나와는 정반대인 사람의 특징인데 공감 포인트가 조금씩 생겨나가는 게 신기했다.

정반대인 작가와 나의 공통점은 오직 책뿐이라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우선 내지르는 게 먼저인 행동파 나는 결정 전에 생각이 많은 사람의 뒤늦은 답장에 열불 내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런 스타일의 사람은 나름대로 고민이 많다는 걸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진짜 다 사고 싶은데, 장바구니에 책은 몇 백 권이 들어가 있는데 다 가지지 못하는 책 덕후가 고르고 골라서 두 권 중에 선택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을 그린 그녀의 모습은 정말 딱 내 모습이었다.

어? 나랑 다르다 생각했는데 뭐지? 왜 조금씩 비슷한 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까?

게다가 혼자에서 둘이 되는 과정인 결혼식과 그 식을 치러내기까지 다른 점들을 알아보고 맞춰가던 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생각하며 피식 웃게 된다. 무거운 부케에 손목은 나갈 것 같았고 허리를 꽉 조이는 드레스에 숨이 막혀서 쓰러지는 줄 알았던 그 시간을 버텨내고, 데비처럼 웨딩드레스를 벗어던지던 그 시간은 정말 프리덤~~ 자체였었는데라며 회상하는 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제 시작인 줄도 모르고....



신비로울 정도로 사람을 녹이는 마력의 차 한 잔이면 모든 게 거짓말처럼 괜찮아진다는 작가처럼 나 또 한 커피 한잔 이면 순간 사르르 녹아버릴 때가 종종 있다.

방금 전까지 나를 화나게 했던 그 삐리리~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내 마음을 무겁게 누르던 돌덩이가 따뜻한 차 한 잔이면 그 순간만큼은 잊어버리는 거다. 나는 차보단 커피를 마시는데, 향긋하고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마셔야지만 오후의 남은 일정을 소화해낼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일을 하며 겪는 사회화 후유증들을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 몇 가지 중에서 내게 제일 잘 맞는 건 맛있는 음식과 책 그리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과 대화하는 스타일, 그리고 감정 표현이 어땠었는지도 돌아보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이대로 충분히 완벽하다.

그러니 더욱 완벽해지려 애쓰지 말자.

​휴직 후 뭔가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내 모습이 낯설었지만 편안해지려 그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공간을 스스로 찾아 파고들어가 안정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분명 외향적인 사람이었는데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향성도 함께 키워왔던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내 방식대로 무엇이든 시도해 보고, 내 인생만큼은 내가 주체가 되어 보는 것!

늘 인생은 타인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물론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돌아볼 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이 카툰 에세이 한 권이 내 성격, 사회적인 모습, 고민 해결 방법 등 다양한 나를 돌아보게 했고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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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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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신비롭거나 비밀스러운 게 아니라 그저 물려받은 가족의 자산 같은 거예요."

마녀란 전통적인 도우미 시스템이었다 표현하는 글이 신선했다.

그리고 그런 마녀들을 사냥이 아니라 주변인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인 사람들도 많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찡했다.

그 많은 수의 마녀사냥은 그럼 누가 원한 것이었을까?

애거서 크리스티가 관상을 무척 맹신했다고 한다.

얼굴 생김새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들을 가지고 책 속의 캐릭터들이 나왔다니 새로웠다.

그녀의 작품을 한 번도 이렇게 파고들어가며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었다.

역사를 전공한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작품 속 다양한 이야기들은 그동안 내가 한 번도 접근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로 다가왔다.

이 힘든 코로나 시국에 나는 움직이지 않고 집에서 책만 읽으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데, 작가는 좋아하던 작가의 추억과 향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전혀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들을 찾아내서 우리에게 들려주려 책까지 썼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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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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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퇴사를 하고 늘 책과 함께 하는 나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보는 것.

내 방식대로 무엇이든 시도해 보는 것, 내가 주체가 되어 내 인생을 꾸려나가 보는 것

늘 인생은 타인과 함께 공존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물론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돌아볼 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이 카툰 에세이 한 권이 내 성격, 사회적인 모습, 고민 해결 방법 등 다양한 나를 돌아보게 했고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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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읽기 - 역사가가 찾은 16가지 단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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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그녀가 어떤 시대를 살았는지는 작품 속 배경으로 많이 등장합니다.

전쟁 속 배급제를 통해서 인간관계와 그 와중에 생겨나는 비리와 권력들을 들여다보게 되는데요.

애거서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인맥이다'라는 평생 유용하게 사용할 가장 큰 교훈을 전쟁 보급제를 경험하며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돈!!

"오직 세 가지 방법이 있어! 물려받거나, 결혼하거나, 직접 벌거나."

어쩜 이렇게 현실적일까요? 지금도 그렇잖아요. 금수저거나 시집, 장가를 잘가거나, 능력이 뛰어나서 직접 벌거나 말에요.

시대가 변해도 돈에 관해선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는 듯해요. 돈이 돈을 만들어내고, 부가 곧 서열이 되는 것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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