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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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문과형 인간인 나는 누군가가 수학공식이나 과학 용어를 마구 섞어가며 이야기하면 그것이 사실인지 팩트체크를 해보려고 하기 전에 '우와~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먼저 끄덕이게 된다.

뭐랄까~ 과학적인 것은 실험과 통계를 거친 사실인 것만 같다고나 할까?

그런데 거기다 논문이 권위 있는 과학 전문잡지에 실렸다거나 발표가 되었다고 하면 무조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왜 오류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거나 제대로 된 지식을 알아보지 않는 것일까?

 

2005년 황우석 사건도 그런 일이 아니었나 싶다. 과학실험을 위한 더 많은 난자를 얻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논문을 조작하는데 너무 수준 낮은 조작이라 서울대까지 나온 사람이 설마 그랬겠냐 넘겨짚고 깊게 생각하지 않은 우리들의 바보스러움도 있다.

그들의 업적과 학력에 속아 과학계의 더러운 이면을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들의 이면을 파헤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학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교한 사기극, 실험과 가설 검증결과를 위한 부정행위들, 실패를 감추고 논문을 조작하는 과학자들과 실수투성이 통계 결과와 그들의 과장된 언어들과 대량 생산되는 논문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과학 사기와 조작이었다.

 

쉽게 말해 재미였지만 충격도 크고 이래선 안되는 거 아닌가, 싶어 화도 났었다. 피부과 의사 윌리엄 서머린과 인도수의학자들의 이야기는 정말 그럴싸해 보였다.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검정 펜으로 칠한 검은 쥐의 피부이식수술 성공담이나 기생충 사진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황당한 조작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 같은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손뼉을 쳤을 테지만 책을 읽은 후에 생각하니 의심한 번 안 하는 이런 바보가 또 없었다

이런 조작된 일들을 사실이라 믿고 살았다면 나의 바보스러움에 한탄과 후회가 흘러넘쳤을지 모르겠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실험을 하고 성공 여부와 내용들을 논문으로 보고하고 발표한다.

 

정말 모든 획기적인 보고들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여전히 그렇지 않고 그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속인 자들은 있으나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밝히려는 자는 없다.

저자는 많은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지만 지금껏 익숙해져 있는 그들의 관행이 개선되기는 하는 걸까?

아마도 이제 과학을 무조건 신뢰하진 않게 될 듯하다. 하지만 불신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조작도 줄어들 테고 관행이라고 불리는 많은 불합리함들이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선행이 필요하고 우리도 이제는 과학을 현실로 끌고 내려와 미화되지 않은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진리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사이언스픽션

#스튜어트리치

#더난출판

#지원도서

#과학의민낯

#인간의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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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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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에 금장 스케치와 제목이 너무 아름다운 책이다.

영화로 먼저 만났었던 안나 카레니나를 문학동네 버전으로 접하고 이 책이 두 번째가 되겠다.

책 제목처럼 안나의 삶이 중심적으로 그려졌던 게 영화라면 책은 그렇지 않아서 신선했었는데 읽은 지 오래되기도 했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남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안나의 오빠인 오블론스키의 외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그의 아내 돌리가 제일 안쓰럽고 마음 쓰이는 인물이었다

아이들만 줄줄이 낳고 키우다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자신의 삶은 사라져버린 여자 왠지 그녀의 앞날이 가시밭길일것만 같다.

돌리의 동생 키티는 아직 너무 젊고 사랑스럽다.

레빈과 키티의 스케이트장 장면에서 난 작은 아씨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조와 로리가 에이미를 따돌리고 스케이트를 타던 그 장면이 말이다.

키티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레닌과 그들을 지켜보는 오블론스키는 그에게 멋지고 모범적인 청년 브론스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바람피우는 남자를 배부르게 먹고 나서 빵집을 지나다 빵을 훔치는 것으로 비교한 그의 생각이 너무 재미있다.

그렇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훔치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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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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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 먼저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많은 이야기에 늘 헷갈렸었다.

결혼을 해라, 애도 낳아봐라, 하다가 어느 순간은 그냥 혼자 살아라~, 결혼을 뭐하려고 하느냐, 라며 왔다 갔다 하는 친구들의 충고가 오히려 결혼에 대한 내 생각을 흔들리게 만든 것이다.

행복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잘했다 싶기도 하고, 잘못된 결정 같기도 한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확신이 없었으리라.

불확실한 미래지만 그래도 남들에게는 행복하게 보이고 싶은 본능이 크게 작용했는지 마구마구 시댁 흉을 보다가도 마무리는 그래도 난 행복하다로 끝이 나는 이야기를 듣고 또 들으며 왜 그렇게 사는지 몰랐었다.

[석류의 씨] 작가 이디스 워튼은 순수의 시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섬세한 감정 표현과 시대별 가치관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이 무척 인상 깊었다. 편지, 빗장 지른 문, 석류의 씨, 하녀의 종 이렇게 4편의 단편이 실린 [석류의 씨]는 '여성과 공포'라는 주제로 출간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중 한 권인데 한가지 주제로 묶어서 발표하는 시즌제 도서라니 더욱 흥미가 생긴다.

주제가 주제인지라 여성들의 선택과 후회, 갈등, 그리고 허세까지 모든 감정들이 그려져 있어 왜 첫 시리즈에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편 지]

제발 그 남자를 버리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라고~~라고 말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다.

2년째 가정교사로 일하는 리지 웨스트는 빈센트 디어링 씨의 딸인 줄리엣을 가르치고 있다.

선생님으로서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찾았을 뿐인데 갑자기 입맞춤이라니 이런 초스피드 전개 보소~~라며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 고구마가 목구멍에 얹힌듯한 이 기분을 어찌해야 할지...

헤어지고 만나고 하면서 쌓인 감정을 사랑으로 느껴서 결혼까지 한 것인지, 못 했던 걸 해냈다는 정복감같은 걸 느낀 것인지, 실망을 해도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나로서는 절대 이해가 안 가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궁금해하며 따라갔던 단편이다.

[빗장 지른 문]

휴버트 그래니스는 희곡을 쓰고 자신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은 간절함을 가지고 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신의 삶은 너무 단조롭고 무기력하고 지루함뿐이라 지치고 짜증만 난다.

뜬금없이 본인의 지난 죄를 고백하기 시작한 그래니스는 믿어주지 않는 이들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고, 삶을 그만 끝내고 싶지만 또 죽을 용기는 없어서 남의 손을 빌리고자 한다.

지루한 삶을 벗어나 감옥으로 도망가고 싶은 건지 왜 자꾸 자신의 죄를 믿어달라고 하는 걸까.

자신의 삶은 실패했다 생각하고, 간절함을 뛰어넘어 집착같이 느껴지는 희곡도 마음 같지 않은데 유일하게 성공한 일이 살인이라서 그렇게 증명하고 싶어 하는 건지 궁금해진다.

[석류의 씨]

샬럿 애슈비는 첫 번째 아내와 사별한 케네스 애슈비와 결혼 후 몇 달에 걸쳐 집을 바꿔나갔다.

샬럿은 그를 무척 사랑하지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 그 회색 봉투의 편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뭔가 불안해진다.

그 회색 봉투를 보고 달라진 남편의 시선이나 하얗게 질려 당황하는 표정과 두통들이 그녀의 신경을 건드린 것일까?

발신인은 분명 여자인 듯하고 남편의 과거의 인연인듯해서 샬럿은 더욱 불안하다.

불안이 그녀에게 의심을 갖게 하고 결국 샬럿은 케네스의 편지를 뜯어보자고 마음먹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한다.

숨어있다 편지를 뜯어서 읽어보는 케네스의 행동을 관찰하다 못 참고 따져 묻기 시작하고 남편은 편지를 보여주기는커녕 누가 보낸 것인지조차 말해줄 수 없다고 한다.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당한 후 지옥에 갇혀있다가 제우스와의 서약을 깨고 먹은 유일한 음식이 석류 씨 몇 알이다.

왜 이 단편의 제목이 석류의 씨였을까? 금단의 열매 같은 느낌이었을까?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거나 뜯어보지 말아야 할 편지를 뜯는 것처럼 말이다.

계속 대답을 피하는 남편과 뭔가 알면서도 말을 돌리는 시어머니는 왜 그러는 것인지​ 읽는 내내 답답함이 목을 뚫고 올라올 뻔했다

[하녀의 종]

장티푸스를 앓고 난 후 쇠약해진 몸은 점점 더 살이 빠지고 직업을 구하기도 힘이 들어 생계가 걱정이었는데 내 사정을 들은 레일턴 부인이 조카딸인 브림프턴 부인을 소개해 준다.

크고 음침한 집에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인 주인이라니 썩 좋은 일자리는 아닌들 해도 나는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찜찜한 마음이 크지만 우선 출발하고 가서 생각하자!

괜히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저택은 예상보다 괜찮았고 요리사와 하인들은 유쾌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여인이 자꾸 내 눈에만 보이기 시작한데다 하인을 부르는 안주인은 벨을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인 브림프턴씨를 좋아하는 이들은 없지만 부인의 독서 짝꿍인 랜퍼드씨는 모두가 좋아한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마님과 하인들 모두 친절했지만 뭔가 계속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도대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것은 어떤 감정일까? 왜 그러는 것일까? 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활기를 잃어간다.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공포스럽고 신비한 분위기의 낭만주의 소설 양식 중 하나인 고딕소설은 18~19세기에 유행하였다. 뭔가 기괴한 분위기의 이야기들이 독자의 상상력을 끌어내고 으스스 한 공포를 선물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책 [석류의 씨]는 고딕소설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결론이 어떻게 되는지 말해주지도 않고 왜 이러는지 등장인물의 속내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4편의 단편을 읽는 동안 수백 번 명치가 꽉 막히고 목구멍이 답답하고 두통까지 힘들었다.

재미가 없단 말이 아니다.

이디스 워튼의 섬세한 필력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고 끝까지 덮지 못하게 하지만 내 상상력이 한계가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왜 그러는지 도대체가 이해도 안 되고 뒷장면이 상상도 되지 않아서 더 안달내하며 읽었던 것 같다. 두려움의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고 읽게 만드는게 더 대단하지 않은가?

모두 다른 색깔의 공포물을 쭈욱 읽어갈 수 있게 쓴 작가 이디스 워튼의 단편 모음집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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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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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아인이 나오는 지옥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 일상에 갑자기 나타난 천사의 예고와 지옥 사도들의 심판이라는 신선한 내용이라서 무척 흥미로웠다.

끝까지 몰아붙이는 상황과 인간들의 공포,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마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보았는데 이 책은 무려 천사들의 강림이란다. 진심 이런 특수 설정 너무 사랑한다.

트릭이 많이 깔리고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재미도 있겠지만 설정만으로 흥미를 뺏어가는 이 책 속에는 커다란 규칙이 있다.

한 명만 죽이면 괜찮지만 두 명 이상을 살인하면 천사가 나타나 지옥으로 끌고 간다는 게 그것인데, 두 명 이상 살인을 저지른 인간들을 심판하는 그들의 외관은 혐오감을 자아낼 정도로 기이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하얗고 풍성한 깃털의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천사가 아니라 혈관이 비쳐 보이는 잿빛 날개와 민둥민둥한 얼굴이라니... 게다가 평평한 얼굴에 이목구비도 없다. 정말 천사가 맞긴 한 걸까?

살인 심판의 규칙을 파악하게 된 인간들의 관념도 변하게 되고 그 와중에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인간들의 모습이 정말 추악하다.

이야기는 탐정 아오기시가 천사들의 섬에 쓰네키의 초대를 받아 가는 것부터 시작된다.

섬에는 관리인과 주인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머무르게 되고, 천사들의 섬으로 유명한 섬에서 살인과 심판이라니 더더욱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천사들이 쉬지 않고 열심히 심판을 하고 다녀 탐정의 업무는 줄어들면서 아오기시의 사무실도 한산해지고, 아오기시가 2년 전 납치 사건에서 구해준 피해자 아카기를 시작으로 탐정사무소에는 다양한 직원들이 들어오게 된다.

전직 경찰 시마노, 해커였던 고노카, 운전을 좋아했던 시야쿠지도 모두 정의의 사도를 꿈꾸었고 아오기시와 탐정사무소에서 함께한 직원들인데 급작스러운 사고를 겪게 되고 아오기시는 그들의 부재를 힘겨워한다.

쓰네키가 도코요지마섬에 아오기시를 초대한 이유가 서서히 드러나고, 말하는 천사의 등장만으로도 충격적인데 아오기시에게 하는 행동은 더욱 기괴하다.

천국은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천사의 축복도 기적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는 것인지 궁금하고 미스터리한 일 투성이다.

모두가 용의자고 누가 또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 배도 뜨지 않는 고립된 섬이라는 상황이 더욱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두 명을 죽이지만 않으면 지옥에 끌려가지 않으니 더 이상의 살인은 없을 거라고 안심하는 사람들도, 두 명 죽이나 더 많은 사람을 죽이나 심판받는 것도 같으니 목숨을 가성비로 따지는 사람이나 모두 이해하긴 힘들다.

'왜 악마도 아닌 천사가 죄를 지은 악인들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일까?'

'그래도 천사라면 선한 사람들을 천국으로 데려가는 게 더 어울리지 않는가?'

"이런 세상에 탐정이 존재할 의미는 없다는 말을 부정하는 꿈이야....

탐정의 역할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거고, 그건 천사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p.313

탐정은 정의의 사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아오기시가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탐정의 의미를 찾을 때까지 스토리는 쳐짐 없이 쭉쭉 전개된다.

간단하지만 광범위한 규칙이다. 그리고 나름 세밀한 구분도 짓고 있다. 의사의 의료사고라든지, 지옥에 끌고 가기 전에 먼저 죽으면 끌려갈 수 없다든지, 직접적으로 죽인 사람을 심판한다든지 말이다. 늘 새로운 걸 찾는 나 같은 독자에게 특수 설정이 주는 매력은 무한대였고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의 묘미를 느끼고 즐기게 해준 책 [낙원은 탐정의 부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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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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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를 앓고 난 후 쇠약해진 몸은 점점 더 살이 빠지고 직업을 구하기도 힘이 들어 생계가 걱정이었는데 내 사정을 들은 레일턴 부인이 조카딸인 브림프턴 부인을 소개해 준다.

크고 음침한 집에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인 주인이라니 썩 좋은 일자리는 아닌들 해도 나는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찜찜한 마음이 크지만 우선 출발하고 가서 생각하자!

괜히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저택은 예상보다 괜찮았고 요리사와 하인들은 유쾌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여인이 자꾸 내 눈에만 보이기 시작한데다 하인을 부르는 안주인은 벨을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인 브림프턴씨를 좋아하는 이들은 없지만 부인의 독서 짝꿍인 랜퍼드씨는 모두가 좋아한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마님과 하인들 모두 친절했지만 뭔가 계속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도대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것은 어떤 감정일까? 왜 그러는 것일까? 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활기를 잃어간다.

4편의 단편 중 제일 무섭다. 읽는 동안 내가 앨리스 하틀리가 되어 그 집에서 사는 것처럼 몰입해서 읽었다.

역시 공포물이었다. 내게 초자연적인 것은 곧 무서움이었다. 모두 다른 색깔의 공포물을 일관된 감정으로 쭈욱 읽어갈 수 있게 쓴 작가 이디스 워튼의 단편 모음집이라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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