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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장티푸스를 앓고 난 후 쇠약해진 몸은 점점 더 살이 빠지고 직업을 구하기도 힘이 들어 생계가 걱정이었는데 내 사정을 들은 레일턴 부인이 조카딸인 브림프턴 부인을 소개해 준다.
크고 음침한 집에 예민한 신경의 소유자인 주인이라니 썩 좋은 일자리는 아닌들 해도 나는 이것저것 따질 처지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찜찜한 마음이 크지만 우선 출발하고 가서 생각하자!
괜히 고민했나 싶을 정도로 저택은 예상보다 괜찮았고 요리사와 하인들은 유쾌해 보였다. 그런데 이상한 여인이 자꾸 내 눈에만 보이기 시작한데다 하인을 부르는 안주인은 벨을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집안의 가장인 브림프턴씨를 좋아하는 이들은 없지만 부인의 독서 짝꿍인 랜퍼드씨는 모두가 좋아한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마님과 하인들 모두 친절했지만 뭔가 계속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도대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것은 어떤 감정일까? 왜 그러는 것일까? 나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활기를 잃어간다.
4편의 단편 중 제일 무섭다. 읽는 동안 내가 앨리스 하틀리가 되어 그 집에서 사는 것처럼 몰입해서 읽었다.
역시 공포물이었다. 내게 초자연적인 것은 곧 무서움이었다. 모두 다른 색깔의 공포물을 일관된 감정으로 쭈욱 읽어갈 수 있게 쓴 작가 이디스 워튼의 단편 모음집이라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