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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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은 도미니크를 존중해 주거나 아껴주지도 않고 오히려 베르트랑이 더 사랑해 주는 것 같은데 왜 뤽에게 끌리는 것일까?

내 가치 따위는 무시하는 늙은 남자 뤽에게 왜 빠지게 된 건지 그냥 일탈인지, 내가 가질 수 없는 타인의 소유이기 때문인지 그 계기조차조 파악하기가 힘들다. 시작이 힘들었지 뤽과의 일탈은 점점 쉬워졌고, 프랑수아즈가 여행을 가거나 자리만 비우면 그녀의 눈을 피해서 자연스레 뤽과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고향집에 가 있던 도미니크에게 뤽의 편지가 도착하는데 9월에 그가 아비뇽에 있을 거란 내용이다. 답장을 기다리겠다는 뤽의 말은 도미니크와의 시간을 고대하고 있는 듯했다. 답장을 보내고, 짐을 꾸리고, 아비뇽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타는 도미니크는 자신을 배웅하는 부모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았을까?

뤽과의 시간은 즐겁지만 슬프고, 쾌활한 척하지만 당황스럽고, 두려웠지만 설레고, 무례하게 느껴지지만 떨렸다.

일주일만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 다시 일주일을 더 함께 보내기로 하는 둘은 별것도 아닌 걸로 화를 내기도 하고 가볍게 말다툼도 하고 뭐 나름 일반적인 연인처럼 잘 지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뤽은 프랑수아즈와 헤어질 생각이 전혀 없었고 도미니크의 감정은 깊어가지만 그건 혼자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그리고 결국 예상했던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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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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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튼이 죽었고 루엘라가 죽었다.

이쯤 되자 도로시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최근 두 달 사이에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가 두 명이나 죽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맹목적인 사랑으로 도로시를 제한 모든 인간은 선량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루이스의 말이 뭔가 이상하다.

어느 날 폴과 도로시, 루이스 이렇게 셋은 함께 클럽으로 춤을 추러 갔고 거기서 한 불량스러운 청년이 도로시에게 나이 먹은 아줌마 여기서 뭐 하냐고 시비를 걸게 된다. [지는 나이 안 먹을 줄 아나?]

루이스는 약을 했는지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그 불량스러운 청년을 거의 죽일 뻔한 사건이 일어난다.

뭔가 정상이 아닌 듯한 루이스에 대해서 폴과 도로시는 한참을 이야기 나누고, 그 불량스러운 청년을 죽이지 못했다고 중얼중얼 거리는

약에 취한 루이스를 바라보는 도로시의 감정은 어떤 것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다음날 도로시는 루이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네가 그들을 죽인 거니?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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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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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동그란 눈과 커트머리의 예쁘장한 얼굴인데 내게 사강의 문학은 그녀의 외모와 삶보다 조금은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보게 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 이름이 조제였고 그녀가 닳아빠지게 읽었던 책이 사강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당시엔 절판이었던 [한 달 후, 일 년 후] 이 책을 최근 소담출판사에서 리커버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하며 드디어 읽을 수 있었다.

공중전화에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하며 받기를 바라다가 막상 부모님이 받으면 끊어버리던 그런 설렘이 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늦은 시간 외워둔 전화번호를 어렵게 누를 정도로 바보가 되어버린 베르나르는 결국 혼자 잠들어있는 아내에게 돌아간다.

50대인 말리그라스 부부는 젊은이들을 관찰하고 함께 즐기기 위해 매주 월요일 살롱을 개최하고,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바보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아름답고 난폭한 베아트리스가 나는 무척 궁금해진다. 얼마나 매력적이길래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지... 궁금하다 이 여자...

라디에이터가 켜져 있지만 한기가 달려들었다. 그는 한기에 떠는 나이 든 남자였다.

그리고 문학은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p.19

이 문장이 왜 그렇게 슬픈지.. 중년 남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놓은 듯해서 괜히 찌르르하다.

한 달 후, 일 년 후, 우리는 어떤 고통을 느끼게 될까요?

주인님, 드넓은 바다가 저를 당신에게서 갈라놓고 있습니다.

티투스가 베레니스를 만나지 못하는 동안,

그 얼마나 많은 날이 다시 시작되고 끝났는지요. p.20

베르나르는 니콜을 혼자 남겨두고 푸아티에로 떠나버렸다.

어찌 보면 철없는 그의 가출은 조제를 만나려 애쓰지 않기 위한 나름 그의 노력이었고, 쓰기 시작한 그의 소설은 형편없었다.

에두아르는 베아트리스와 밤을 지새운 이후 그녀에게 빠지며 맹목적인 사랑으로 변해버린다. 아마도 그 밤의 감미로운 기억들이 그를 그녀와의 사랑에 각성하게 만들었으리라.

니콜을 만나기로 했던 베아트리스는 조제에게 자기 대신 니콜을 만나달라고 부탁했고 니콜을 찾아간 조제는 살이 오른 니콜에게 베르나르의 아기를 가졌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손을 붙잡는 니콜의 간절한 목소리에 등을 두드려주며 그녀의 삶에 지독한 연민을 느끼는 조제다.

'당신 남편이 나를 사랑해요.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고요. 난 당신에게서 그를 빼앗지 않을 거고, 그도 이 상황을 잘 넘길 거예요.'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조제에겐 베르나르의 지성을 배반하는 행위로 여겨졌다. 또한 니콜의 얼굴을 마주 보고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은 사형집행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p.91

남편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지 않는 니콜도, 베르나르에게 돌아오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애쓰는 조제의 노력도 나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함께 베르나르에게 가자는 조제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는 자크는 뭔가 다 눈치채고 있는 듯했는데, 자기 할 일 똑 부러지게 하고, 사랑에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단호하고 침착한 자크가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다.

여자를 대할 때 서투르고 사랑의 표현이 어색해서 조제는 자크를 곰 같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투덜대며 재킷을 벗어주는 그가 나는 너무 사랑스러웠으므로 조제 곁을 떠났을 때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50세의 야윈 몸을 가진 앙드레 졸리오는 매력적인 베아트리스를 자신의 정부로 삼기로 마음먹는데, 야망녀인 베아트리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는 약간의 역할만 주어주면 되는 것이기에 그에게는 너무 손쉬운 일이었다.

베아트리스는 에두아르와의 사랑과 졸리오와의 권력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자신이 좀 더 비중을 두었던 권력에 이끌려 졸리오를 선택해서 다음 연극의 여주인공 역할까지 손에 넣게 된다.

젊은 에두아르의 잘생긴 외모는 함께 외출할 때만 행복감을 주었다는 그녀의 솔직함이 묻어난 글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알랭은 아직도 베아트리스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사랑하고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신문을 볼 때 공연 란부터 읽으며 베아트리스의 소식을 알려고 하는 것뿐이었다. 그런 알랭에게 알코올만이 위로가 되었고 그의 삶은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아름답고 난폭한 여자 베아트리스는 알랭, 졸리오, 그리고 에두아르까지 세 남자의 삶을 그렇게 바꿔가고 있었다.


인물들이 모두 사랑을 하고 있다. 사랑을 한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다.

조제는 베르나르와 자크를 모두 사랑했는데, 다만 조금 더 사랑하고 조금 덜 사랑하고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베아트리스의 사랑은 조제와 다른 필요에 의한 사랑이었다. 알랭, 에두아르, 그리고 졸리오도 그녀의 필요에 의한 선택과 만남이었을 뿐이다.

알랭의 아내 파니는 남편의 방황이 자신들의 삶을 망가뜨리고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를 달래보려고 했고 그가 돌아올 거라고 헛된 기대를 품기도 했다. 그 기대도 사랑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눈을 가리고 진실을 외면하려는 것 그것도 모두 사랑인 것이다.

프랑스 하면 낭만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책의 등장인물들의 사랑이 왜 낭만적인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감상적인 태도나 감정들.. 이들은 모두 사랑이 없으면 죽을 것처럼 보인다. 나에게 있어서의 사랑과 그들에게 있어서의 사랑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이 든다. 사강의 글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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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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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도 뤽도 베르트랑도 모두 도미니크를좋아한다.

너와 연애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거라고 말하는 뤽이 바보스러워 한참을 웃고 그에게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도미니크도,

그런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뤽도, 그러면서 자신의 아내인 프랑스 와즈가 도미니크를 좋아한다는 말은 왜 하는 건지 도통 이해하기 힘들다.

굉장히 부적절한 일이지만 그만큼 흔해 빠진 평범한 일처럼 아주 편안하게 툭 내뱉듯 이야기하는 그가 신기해 보일 정도다.

즐거울 거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도미니크는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100점을 맞을 수 있었던 시험 문제지에서 딱 한 문제 헷갈리는 문제가 있었다면 굉장히 찝찝하지 않을까? 도미니크에게 뤽의 제안은 그런 찝찝함을 남기는 문제를 던진 것이었다. 자신이 사랑에 빠진 건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그런 문제를 말이다.

베르트랑을 좋아하고 있지만 뤽의 제안도 그에 대한 감정도 무시할 수가 없는 데다가, 그런 선택에 갈등하고 무너지는 자신이 너무 연약하다 느낀다. 남의 남자를 탐내는 자신의 파렴치함을 느끼면서도 사랑에 열광적이며 슬퍼하는 그녀의 젊음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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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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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을 하는 도중에 폴에게 긴급한 일이라며 연락을 받은 도로시는 두 번째 남편인 프랭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도로시는 공포에 질린 채 프랭크가 죽었다며 울었고 비서인 캔디는 그런 도로시를 안아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고, 프랭크의 시체를 봐야 하는 도로시의 마음이 어떨지는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온 도로시는 루이스에게 프랭크의 죽음을 알리고 오열한다.

바람핀 전 남편이지만 오랫동안 사랑했던 프랭크의 죽음을 도로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고 생전에 그 누구도 프랭크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지 않았던 사람들이 전화로 그의 죽음에 대해서 위로라고 몇 마디 내뱉는 그 뻔뻔함이 도로시는 소름 끼치게 싫었다.

그 후로 몇일 뒤 루이스는 자신의 다리가 다 나았음을 도로시에게 보여주며 계속 이 집에 머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당황스럽고, 거북하고, 어찌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인데도 도로시는 그런 루이스의 뻔뻔함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가 환자였을 때는 이 집에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다 나은 후에도 계속 도로시의 집에 남는다면 타인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루이스에게 설명하는 도로시와, 왜 타인의 이해를 받아야 되냐며 의아해 하는 루이스 그 둘은 결국 루이스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다른 숙소도 조금씩 천천히 알아보는 것으로 타협을 하게 된다.

그리고 루이스의 독립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배우 오디션을 보게 되는데, 너무나 잘생긴데다 카메라 렌즈로 보는 그의 얼굴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기에 너무나 쉽게 계약을 하게 된다.

루이스는 조연이지만 영화를 찍기 시작했고 점점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된다. 그렇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루이스를 볼튼은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자기와 계약하자고 한다. 도리스가 너무 싫어하는 인간유형중 하나인 볼튼이 루이스를 원한다 하니 왠지 도로시의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그리고 루이스의 엉뚱함이 보여졌던 도로시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롤스로이스 구입은 정말 웃음밖에 안나왔다..

계약금으로 도로시에게 롤스로이스 한 대를 사주고 싶었다니, 그것도 오래된 구형이라 한참 손이 가는 그런 롤스로이스를 말이다.

돈 주고 쓰레기 사왔다고 화내지 않는 도로시와, 당연히 도로시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는 루이스 이 둘은 어쩌면 너무 잘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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