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여름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해서 여름옷만 넣어갔는데, 내가 간 날부터는 며칠 계속 비가 내려 몹시 추웠다. 혹시나 해서 넣어간 비상용 남방으로도 추위는막아지지 않았다.

할슈탈트의 거리를 걸어가는데 니트가 딱 한 벌만 전시된 가게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너무 예뻐서 위로 올라가니 젊은 여자가 혼자 뜨게질을 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가게였는데 짜 놓은 옷들이 거의 예술이었다.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옷들 중에서 우선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니트를 하나 샀다.-몇 년 전에 수입실로 겨울 니트 짰는데 실 값만 20만원 가까이 들었는데, 이 집의 예쁜 니트가 140유로 밖에 하지 않았다.- 그 니트 덕분에 한여름에도 비가 오면 초겨울 같이 느껴지는 포스토이아 동굴 체험과 꽃보다 누나에 나왔던 플리트비체 국립 공원도 잘 돌아볼 수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니트, 하나도 평범한 디자인이 없었던 할슈타트의 작은 니트집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혹시 니트를 종아하고 체코의 할슈타트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집에 꼭 한 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아주 작은 마을이고, 마을 입구 얼마 안 둘어가서 있다. 내가 알기로는 니트집이 그 곳 하나였기에 찾기는 쉬울 것이다.

저작권이 걸리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집 옷이 너무 예뻐서 처음 내 눈길을 끌었던 쇼윈도의 니트 옷 사진을 올린다. 아래는 내가 산 니트. 앞으로 망토처럼 입을 수도 있고 뒤로 돌리면 니트 티처럼 연출도 가능함. 사진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정말 기발하고 아름다운 작품이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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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5-08-07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슈타트에서 아주 좋은 니트를 장만하셨군요. 준비 부족 때문에 오히려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멋진 니트를 장만하셨으니 전화위복이 된 듯하네요. ㅎㅎ

저는 작년 7월과 올해 5월에 두 번씩이나 할슈타트를 거푸 갔었는데, 올해는 그 아름답고 작은 마을에서 아예 하룻밤을 묵었답니다. 유럽은 예상 밖으로 `추운 기온` 때문에 고생할 경우가 자주 생기더라구요. 저는 작년 7월에 뮌헨 공항에 내리자말자 날씨가 얼마나 쌀쌀하던지, 우리 일행만 여름 반팔 셔츠를 입고 오들오들 떨며 돌아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올해 5월 하순에 가봤던 오스트리아(빈, 잘츠부르크,할슈타트 등)에서도 여행 내내 비가 내려 추위 때문에 적잖이 떨었었지요. 잘츠부르크에서는 하루 가운데 최고 기온이라고 해봐야 겨우 11도 정도에 머물더군요.

혜덕화 2015-08-07 19:18   좋아요 0 | URL
할슈타트가 오스트리아군요.^^
생각지도 않은 추위 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니트를 많이 봤어요.
지금 생각하니 한 두벌 더 사 올 걸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1.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합리화 하며 살아간다.

일어난 상황과 그 상황을 설명하는 말 사이의 간격은 아무리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해도 아득한 차이를 품고 있다. 실제 상황을 보면서 중계를 할 때조차 사람들의 생각은 천 갈래 만 갈래로 갈라져서 판단하며 듣고 본다.

내가 명백하게 잘못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 할 때, 내가 잘못한 부분은 축소하고 다른 이가 왜 나를 화나게 했는지, 상황이 어떻게 되어서 내가 잘못하게 이끌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더 치중하게 된다.

 

역사가들은 사건에 대한 당사자 본인의 설명에 어느 정도 회의적으로 접근해야 해.”

p36

 

이 말에 동의한다. 실제로 내가 본 상황에서는 정말 모질게, 상대가 화를 낼 말을 해 놓고도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는 나는 그냥 이렇게 말했는데-그 당시의 억양과는 다른 평이한 말투로- 상대가 오버해서 받아들였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 다 읽고 나서는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다.

왜 토니의 전 여자 친구의 어머니가 토니에게 유산을 남겼는지, 내가 건성으로 뛰어 넘어간 곳이 있어서 내용을 이해 못한 것인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첫 페이지를 펼치고 있었다.

두 번째 읽을 때에도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정신 차려서 한 문장도 건너뛰지 않고 읽었는데도 더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머리가 나쁜 사람인가?’

딸이 가끔 영화를 다 보고도 엄마 저 영화 뭘 말하는 거야?” 할 때 나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마지막 몇 페이지 남겨두고 갑자기 !’ 하는 감탄사와 함께 이야기 전편에 깔렸던 문장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기억과 실제 상황과의 간격, 기억의 왜곡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해서 스스로를 알고 사는 것은 아니다.

자기를 바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작가는 알고 있을 것 같다.

 

 

2.

 

에이드리안의 유서

그는 검시관에게 자신의 자살 이유를 설명해 놓았다. 그는 삶이 바란 적이 없음에도 받게 된 선물이며, 사유하는 자는 삶의 본질과 그 삶에 딸린 조건 모두를 시험할 철학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만약 바란 적이 없는 그 선물을 포기하겠다고 결정했다면, 결정대로 행동을 취할 윤리적, 인간적 의무가 있다는 것이었다. p88

 

 

내가 만약 아주 오랫동안 산다면, 건강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내 한 몸도 못 가누고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면, 수면제를 먹고 내 생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살이라는 말은 무언가 포기’ ‘절망’ ‘견딜 수 없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불교를 믿고 인과를 믿는 사람이 시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생을 인간답게 정리할 수 있는생의 마지막 결정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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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03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리 똑똑한 편이 아닌데 워낙 이 책의 결말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긴장하며 읽어서 그런가 이해는 했지만 또 읽고 싶어요!! 그래도 놓친 것이 많은 것 같아서요. ^^;; 잘 읽었습니다. ^^
 
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연이 어떻게 생을 지배하는가, 인과응보의 서양식 이야기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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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01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작가의 말대로 두 번 읽었다. 소설을 읽고 줄거리 이해도 못할만큼 내가 머리가 나쁜가, 하는 순간 전율이 일었다. 기억과 사실의 간격. 결국 인간은 평생 자기 우주 속에서 사는 거다. 최근 읽은 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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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0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한번 읽은 상태인데 꼭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에요!!ㅎ

혜덕화 2015-07-0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을 이해하셨나요? 저는 한 번 읽고는 몰라서 다시 읽은 거예요.^^
 
센트럴파크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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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의 필력이 떨어졌나?
황당한 로맨스와 억지로 끼워맞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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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0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욤 뮈소는 읽어 본 적이 없는 작가에요~~~^^;;

혜덕화 2015-07-01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 작품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건 좀 별로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