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창비 2014
이 소설은 80년 광주의 이야기이다.
80년 광주얘기를 하려면 목이 막힌다.
읽을때도 말하려해도 쓰려해도 막힌다.
80년에 노은리시골에서 4.50십분을 걸어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광주에 빨갱이들이 폭동을 일으켜 무법천지이고,
군인들이 목숨을 무릅쓰고 자유민주를 지키러
들어갔단이야기를 KBS뉴스로 들었다.
그리고 전두환이 뉴스에 자주 나왔었고,
도덕시간에 윤리선생이 전두환이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고 비장한 목소리로 알려줬었다.
방송과 정보로부터 완전히 차단당했다기보다
사회에 관심이 없던 때여서, 내마을 내가정 내학교로부터 먼데 일이라고 별 신경이 안쓰였었다.
대학들어가고 첫 축제때 학생회관에서 광주학살 사진전을 보고나서 내가 얼마나 세상을 모르고 살아왔는지 알게되었다.
상상할수없었던 잔인함과 폭력과 찢김과 군홧발아래 짓이겨진 무른 살덩어리들을 사진으로 만 보았을뿐인데 다리가 후덜거렸다.
시민들, 인간들의 자유와 인권은 국가권력을 앞세운 총과 몽둥이 대검아래 무참히 쑤셔져 선혈을 낭자히 도로가운데 흐르고 메말라가던 그사진들, 너무 어지럽고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소설은 여러편 읽었다.
한강작가는 낮은 목소리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작가라서 좋아한다.
읽은지 오래된 <내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두작품 모두 생각난다.
동호라는 15살 소년이 친구 정대와 함께 시위대에 섞여있다가 친구정대가 발포한 총에 맞아 쓰러진다. 동호는 정대를 구하고싶지만 몸은 마음과 달리 정신없이 그현장을 벗어난다.
동호는 정대의 시신을 찾아 도청엘 찾아가고
그곳에서 시신을 닦아주고 찾아오는 유족들이 죽은 가족을 찾을수있게 도와주는 일을 하게된다.
도청에 탱크를 앞세운 군인들이 시민군을 진압하러온 그날 새벽까지 동호는 도청을 떠나지 못한다. 엄마와 형이 데리러왔을때 곧 집에 가겠다고 하곤 끝까지 남아있었다.
설마 자수하는 어린 학생들을 쏘진 않을것이라 생각한 동호와 중학생 네명은 일렬로 손을 들고 나오다 총을 맞고 일렬로 쓰러져 죽음을 맞는다.
이 소설엔 다중화자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한다.
때론 일인칭으로, 때론 이인칭으로 자기가 죽게된 이야기, 생포된 시민군이 고문받은 이야기, 고문받고 살아돌아왔다가 자살한 이야기, 살아돌아와 평생 보안경찰의 감시를 받고 사는 이야기, 아들의 죽음앞에 오열하는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들이 자식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싸우는 이야기들이다.
얼핏 화자가 많아 헛갈릴듯하지만 다중화자들이 하는 이야기는 소설의 허구성을 현실속에 치밀하게 다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위해 자료와 취재 인터뷰에 충실한 역량을 쏟았다고한다.
소년의 어머니가 말한다.
우리 동호는 어릴적에 길을 가면서도 자꾸만 꽃이 있는 쪽으로 손을 끌었어.
˝엄마 밝은쪽으로 가요˝ 이러면서.
<소년이 온다>는 2014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14소설부문 베스트셀러였었다.
왜 이런 걸 굳이 밝히냐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서이다.
다 아는 이야기 머하러 다시 꺼내냐고
고통스러운 이야기
힘들다 할수도있다.
역사는 그들이 만드는게 아니다.
그들이 권력으로 만든 학살은 역사가 아니다.
권력은 탄압의 역사를 숨기고 폭력으로 민중의 입을 막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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