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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진실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3년 10월
평점 :
내가 어릴 적에 많이 듣고 부르던 노래 중 가사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말이다. 통일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대부분 군에를 복무한다. 군대복무가 문제인 이유는 사실 많은 젊은이를 2년 내외의 시간을 무상으로 보내게 하는 것과 더불어 그들을 위험한 곳에 보내야 하는 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군대는 있어야 하고, 남성이 군에 가는 것은 인정한다. 단순히 남북한 휴전만이 아니라 군사력은 단순히 안보와 평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외교, 경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판단해야 한다. 단지 그것을 위해 많은 젊은 청춘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이 단지 안타깝다. 매년 군 안에서 훈련에 의한 사고로 사망 내지 부상당하는 군인이 발생되고, 구시대의 문물을 청산되지 못해 구타 및 가혹행위로 의문사 내지 자살, 그리고 극단적인 살인행위도 등장한다. 인간의 이율배반적인 게 군대는 필요한데 내 자식은 안 되라는 심정을 가진 부모는 많을 것이다. 그게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어찌 해야 할 지 모른다.
남북의 긴장감이 군대 내에서 폭발하면 어찌 되는가? 예전에 북한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수많은 도발과 위기를 주었다. 그러면 우리는 당연히 대응하는 것이 바른 것이며, 그 위기를 넘어서서 다시 안정을 찾는 것이 옳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부터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면 결과가 있고, 결과가 있다면 성과도 있어야 한다. 계속 되는 긴장관계에서 같은 일이 반복된다. 영화 <연평해전> 개봉처럼, 분명 해군장병의 죽음은 숭고하고 안타까우나, 정작 중요한 일들은 다시는 그런 아픈 일들이 없어야 할 것이고, 그 원인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전투가 일어나면 국민 입장에서는 군인이 사망하나, 군인의 가족에겐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 일로 다들 해군과 해병대를 지원한다고 해도 막상 죽음이 눈앞에서 너울거리면 집에 계시는 부모님과 학교친구들이 그리워진다.
군대서 내가 죽으면 그 본인은 거기서 끝이나 가족들은 영원한 고통과 분노를 안고 살아야만 한다. 군인도 사람이고, 군인 이전에 가족이 있는 한국인이다. 전쟁에 대한 억제는 단순히 연평해전과 서해교전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고, 이런 불상사가 터지면 외국자본도 빠져나가 경제적으로 좋지 않다. 진짜 전반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냉전시대를 지나 이제 국제적으로 고립된 국가는 몇 개가 되지 않는다.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려고 했던 미국조차도 쿠바와 직항 항공노선을 개설했다. 게다가 쿠바와 사회주의 영향이 남은 국가조차도 한국과 수교를 맺어 많은 한국인이 그곳에 가서 관광과 경제활동을 한다. 21세기는 이념으로 대립되는 세상이 아니라 경제와 문화의 교역으로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런 조건은 바로 평화와 소통이다.
북한은 외국처럼 우리가 영어, 일어, 중국어를 안 배워도 말이 통하는 국가다. 국가라고 헌법적으로 인정할 수 없겠지만, 이미 국제법이나 외교적으로 국가로서 활동하는 조직이다. 항상 북한의 도발과 이데올로기적인 정의노선은 우리 사회의 모태가 되었다. 반공노선이라 하여 북한 사회주의체제를 부정했지만, 막상 사회주의 관련 도서를 비교해도 북한은 사회주의도 아니고, 공산당이 북한을 지배해도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과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한국에 자유민주주의라고 하여 한국인 대부분이 자국의 헌법을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게다가 자유주의철학까지 연구했다는 사람 역시 드물다. 한국 플라톤 철학 대가인 박종현 교수가 번역 저술한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을 읽다보면 중우주의가 등장한다. 박종현 교수의 해설에서 중우주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물론 1970년대 교수로 있으면서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아는 그분이 그런 말을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모순으로 가득하나, 그가 지적한 문제는 확실하다. 정보의 전달력에서 한국인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눈앞의 문제를 제대로 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자기가 알고 싶어 하고, 그렇게 여기기 바라는 것만 본다. 내가 언론과 미디어를 경멸하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몽타주의 대가들이기 때문이다. 영화와 범인수사에서 몽타주와 다르게 그들은 영상보다는 글자와 말소리로 왜곡한다. 일부 문장만 들고 와서 모든 것처럼 확대해석하여 그 내막을 전후관계로 보는 게 아니라 그런 것처럼 꾸민다. 예를 들어 “그렇다고 보더라, 이렇게 말하더라.” 등등을 말이다.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이데올로기 반공주의다.
그래서 올바른 정보에 사람들은 찾아보기보단 그저 눈앞의 영상만 바라보고 신문도 몽타주로 꾸며 진실은 은폐한다. 후에 문제의 몽타주가 거짓말로 들통 나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나가지만, 이미 몽타주를 접하던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자신의 어리석음 멍청함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 믿음을 밀고 간다. 인간의 정의는 이성의 논리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인 정체성이 기반 된다. 이성의 사고로 접하지 않기에 말도 안 되는 자신의 신념에 복종한다. 아마 전에 대선과 총선에서 이게 가장 잘 먹힌 일이 있었다. NLL, 북한한계선에서 참여정부에서 넘겨주었는지 안 했는지가 관건이 된 적이 있었다.
일단 나는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 정말 참여정부에서 한국의 영토 내지 영해를 주려고 했을까? 다음 생각으로 만일 사실이라면 왜 저것을 일반 국회의원이 말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군대에 복무한 사람에게 군사보안은 제한되어 있다. 장교들도 2급 보안에만 겨우 통제적으로 접근하고, 1급 이상은 극히 극소수 사람에게만 열람이 가능하다. 군사보안 1급은 국가에 아주 치명적인 위기를 줄 수 있는 정보다. 치명적인 안보문제를 아무렇게나 떠벌리는 국회의원, 그리고 그것을 들은 후에 대선 직접 거리에서 연설하는 현재의 국회의원, 보안법 위반이다. 군사보안을 누설하는 자는 국가에 대한 반역죄다.
그런데 그 반역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사실 그 발언이 한국이 북한에게 NLL을 주려한 게 아니라 그 수역을 공동어로로 삼아 군사적인 관계에서 갈등을 이완하고, 어민의 이익을 증대하고 국가경제를 발전하자는 논의였다. 그 후에 그 발언을 한 현재의 국회의원은 찌라시를 봤다고 한다. 찌라시, 종이 쪼가리, 어디 길거리에 뒹굴고 있는 종이라니 무슨 장난인가? 논객이 나와 토론을 하는데, 보수논객이 이겼다. 그런데 그가 제시한 근거가 사실 거짓말이고, 그 거짓말로 드러나자 자신의 논파를 부정하면 명예훼손이라 한 일화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거짓말이 드러나도 아직도 그것을 믿는 사람이 있다. 인간의 뇌가 이성적이란 사실보다 단지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란 점이 강한 점을 알 수 있다.
북한의 외교 갈등에서 왜 이런 요소가 중요한가? 북한에 대한 관점에서 통일은 다들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방법론적인 요소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의 내부붕괴로 인해 쿠데타 내지 혁명이 일어나면 그 일에 대한 감당을 누가 하는가?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이다. 세금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화적인 대립이 일어난다. 일단 이데올로기에 반대되는 세력을 악으로 규정하여 응징만 하면 정의실현이란 아주 단순히 만화책 내용을 주장하고 있으니 대안의 영역이 없는 게 유감이다. 통일이 되려면 방법은 북한을 잡아먹든지 아니면 결합을 하는 것이다. 전자의 문제는 전쟁과 쿠데타로 일어나야 하므로, 만약 전쟁이나 소요사태로 군사충돌이 일어나면 무슨 재앙이 생기냐는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 핵이 터지면 적어도 반경 50~100㎞는 초토화다. 핵이 내린 자리에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없다. 심지어 동식물 생태계와 수질 및 대기권과 같은 자연공간도 파괴된다.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방사능공화국이 되고, 한국인은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이나 망명을 가야 한다. 핵이 떨어지면 핵만이 아니다. 지하에 매설된 기름보관소나 병원의 방사능기계 수많은 위험인자들이 파괴되어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주유소 하나가 폭발하면 그 주변을 초토화하는데, 핵폭발은 광역적으로 반응이 일어난다. 북한의 외교가 단순히 통일문제만이 아니라 핵무기를 해제하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길가에서 북한의 핵문제를 두고 시위하고 분노해도 북한 독재자의 귓구멍에 들어가지도 않고, 쓸데없는 일이다.
그럴 것이라면 외교적으로 국가가 해결하여 비핵화를 도모하여 동북아시아 평화를 보장해야 하나, 막상 현실은 이상하게 돌아간다. 북한의 경제압박이 북한정권을 위기에 내몰 것이라 보나, 오히려 테러를 일으키거나 국제적으로 문제가 많은 국가에 무기를 팔아먹고 있으니 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외교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우리가 손해 보는 점은 분명 많다. 그런데 북한에서 계속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실험을 하고, 전쟁준비만 하고 있다면 우리에게 좋은 일이 아니다. 연평도 폭격사건에서 사람이 죽고, 마을주민이 불안에 치를 떨었다. 방아쇠만 걸면 수 초 안에 무기가 발사되어 우리 땅을 타격하는데,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은 매일 불안해 떨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화와 소통만이 해결인데, 지금의 모습은 오히려 적으로 간주하여 국민들에게 불안을 유도하고, 그들을 적대하는 게 정의라고 말한다면 그 갈등은 계속 지속된다. 전쟁의 고통과 분노 그로 인해 겪은 피해는 우리 사회의 비극이다. 그것을 직접 겪거나 간접적으로 겪은 자들 역시 피해자다. 하지만 그것에 얽매일 경우 우리는 그 시대의 고통을 뛰어넘지 못한다.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문제다. 외교의 관점은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다. 자국의 이익과 관련하여 일본의 우경화와 독도 문제, 게다가 중국과 대만의 영토문제는 우리나라에 불화의 씨를 주고 있다.
한국은 자국에서 자원이 생산되지 않고, 2차적 가공으로 원료를 상품으로 만들어야 교역이 가능하다. 문화적으로 우수성이 있지만, 그 문화개발과 보존이 취약하더라도 국제관광교류가 활발하다. 한국이 북한과의 외교문제로 갈등을 빚으면 우리에겐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된다. 식량과 원자재를 수익에 의존하는 점과 특히 식량안보가 약한 한국에서 평화문제는 한국인들의 생존전략으로 이어진다.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고, 일어난다고 해도 장기전으로 가면 안 된다. 과거의 무기는 총칼로 이루어진 백병전이지만, 지금은 미사일과 핵으로 이루어진 첨단전이다. 무기의 위력이 강력해지면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들의 학살이 대규모로 일어난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북외교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문제를 두고 정말 100% 있는 것만 보여준 게 아니라 왜곡 및 오류로서 전달된다면 심각한 상황이다. 2013년에 발간된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은 바로 그런 문제를 지적하여 나온 도서다. 주지 않았는데도 NLL를 준 것을 허위로 폭로하고 군사기밀을 들춘 인간들을 보고, 그것을 아직도 믿는 사람들을 볼 때 한국의 미래는 과연 청신호인가? 분명 말하지만, 최근에 일어난 폭격이나 해전에서는 비교적 근대적인 방법으로 전투가 발생되었다. 만약 최신현대무기로 전투가 일어나면 그 피해 범위를 예상조차 할 수 없다. 전쟁에서 이겨도 과연 승리한 게 될 것인가? 북한의 도발은 아무리 군사적으로 경계해도 계속 일어난다.
대안의 대화와 소통이나, 그 소통에서 어느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주는 게 바르나, 현실은 손보단 서로 칼날 뒷면을 보여주고 있다. 앞면으로 바뀌는 순간, 피를 피로 씻는 아비규환만 볼 것이다. NLL와 관련된 진실공방에서 거짓으로 만든 게 사실이 되는 순간, 사실인 진실은 밝히기 어렵다. 거짓은 처음부터 거짓이므로 자신의 의견이 사살로 만들기 위해 그럴듯하게 꾸며댄다. 오해를 푸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은 항상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그 이외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논리성에서 계산적인 요소를 빼고 감정적으로 대한다면 현실의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을 채 악화될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