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란 영화가 나올 때, 나는 문득 1사람이 생각이 났다. 그의 이름은 데이빗 보위, 영국 글램락의 대부이자, 상당히 멋지고 잘생긴 미의 노인(老人)이다. 그가 생각난 이유는 그의 노래보단, 퀸의 곡 중에 “Under Pressure"이란 곡에서 데이빗 보위가 프레디 머큐리와 듀엣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머큐리의 고음 속에 왠지 모를 감칠맛 나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머큐리의 고음에도 중후한 목소리가 허밍의 조화는 상당히 인상이 깊다. 물론 “Under Pressure"는 프레디의 목소리보단 처음 베이스기타의 둥둥둥 둥두둥둥 하는 소리에 감이 온다. 퀸은 프레디의 맨 파워가 강한 것은 사실이나, 기타리스트나 드러머, 물론 베이시스트 역시 실력을 갖추었다.

 

단지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 그가 가진 음악적 센스, 더 나아가 관객과 하나 되는 그 열기가 퀸이란 그룹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퀸이란 그룹이 영국과 세계에서 활약한 시대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이다. 이때 세계는 락의 전성시대였다. 보통 사람은 퀸은 어느 정도 알지 모르겠으나, 락을 아는 사람들은 퀸보다 레드 제플린이나 딥 퍼플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퀸의 실력이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퀸은 보컬리스트 머큐리의 카리스마가 모든 것을 가졌기 때문이다. 레드 제플린의 보컬 로버트 플랜트와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 드러머 존 본햄의 연주력이 더 돋보였기 때문이다.

 

레드 제플린의 “Moby Dick"을 들으면 많은 충격이 온다. 보컬의 목소리와 기타의 에드립은 멜로디의 음악적 흐름을 느끼지만, 드럼은 멜로디보단 박자의 비트감을 준다. 그런데 “Moby Dick"을 들으면 그 생각이 달라진다. 드럼이 중심이 되어 기타와 베이스 음이 진행된다. 더구나 라이브 10분짜리를 연주를 들으면 더 놀란다. 뜬금없이 레드 제플린이 나온 이유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제목처럼 "Bohemian Rhapsody"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오페라에 팝송 락을 이래저래 뒤죽박죽 섞어 넣었다. 클래식에 락을 이래저래 오고가는 과정에서 레드 제플린의 곡을 들으면 여러 가지 장르를 뒤섞은 것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레드 제플린이란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지미 페이지는 전설의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 에릭 클랩튼, 제프 벡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였다. 물론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도 훌륭한 기타리스트이다. 다른 기타리스트들을 보면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 또는 깁슨 레스폴 전자기타에 마샬 앰프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그는 VOX 앰프에 자신만의 기타를 사용한다. 기타 사운드나 베이스 음에서 같은 음을 내더라도 기타의 나무재질과 픽업, 그리고 앰프와 이펙터에 연결하는 것에 따라 사운드가 천지만별로 나온다.

 

그래서 음악이 재미있는 것이다. 같은 종류의 기타와 앰프를 들고 같은 곡을 연주해도 그 연주자가 누구냐에 따라 음악은 엄청난 개성을 가지게 된다. 퀸의 노래는 계속 들리지만,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의 퀸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퀸은 프레디 머큐리로 시작했지만, 결국 퀸이란 밴드로 계속 이어져왔다. 데이빗 보위를 추모하는 이유는 그가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타계할 때, 그가 프레디 머큐리와 노래를 같이 부른 보컬이란 점, 프레디 머큐리 사후 “Under Pressure"를 다른 가수와 부를 때, 퀸의 멤버들과 같이 공연에 올랐다는 점이다. 퀸의 대단함은 바로 이런 것이다.

 

메인 보컬 천재 싱어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에 없더라도 퀸은 사라지지 않고, 그들만의 음악적 감각을 관객에게 전해주는 것이다. 머큐리가 없어도 머큐리를 좋아하는 보컬과 관객이 있다면 얼마든지 모일 수 있는 게 퀸이다. 다행히 멤버들이 건강하고 자주 모이는 게 중요하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 처음 시작은 프레디 머큐리와 브라이언 메이의 주도로 시작한다. 그 옆에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있었고 후에 베이시스트 존 디콘이 영입되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란 인물이 가난한 이민자 노동자에서 성공한 보컬리스트로 보여주는 과정을 그린다. 단순히 그의 성공만을 그린 것이 아니다. 그의 절망과 고독 더 나아가 죽음에 대한 딜레마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에게 단순한 벽에 불과했다. 그에겐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의 열정은 왜 인간에게 희열과 감동을 주는가? 음악이란 인간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1편을 2~3번만 봐도 지겹게 다가온다. 하지만 음악은 어느 곡을 매일 1번씩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 음악이란 우리의 귀를 통해 머리로 들어와 상상력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바로 이런 음악적 요소를 영상으로 드러나게 하는 게 관건이었다. 주옥같은 퀸의 노래가 나오면서 관객 중에는 입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 이게 퀸의 노래이었구나! 하는 것은 모두 다 느꼈을 것이다. 영화는 재현성을 매우 충실하게 구성했다. 프레디 머큐리가 멤버를 떠나 혼자 활동할 때 에이즈에 감염되고, 외로움과 적막함에 힘겨워 했을 때, 우연히 자선모금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멤버와 만나고, 오랜 시간 떨어져 있어도 합주를 막상 진행하니 모두 잘 맞아 떨어졌다.

 

합주나 공연은 오랜 연습을 해야 좋은 사운드가 나온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시작하면 제대로 사운드가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공연 전 연습에서 곡은 다 맞아떨어졌다. 단지 프레디의 건강과 컨디션만이 관건이었다. 공연 본방송이 시작할 때 프레디의 진가는 드러나고, 모든 관객과 TV앞의 사람들은 퀸의 음악에 빠진다. 음악은 나만 좋은 게 아니라 모두 다 같이 즐기고 느끼는 게 최고이다. 물론 어느 유명한 가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삼류는 관객은 멀쩡한데 가수만 흥에 취할 때, 이류는 관객과 가수가 같이 흥에 취할 때, 일류는 관객은 흥에 취하는데 가수는 멀쩡한 경우다.

 

그렇다면 퀸의 어느 뮤지션인가? 이류에 가까울지 모르나, 팬들은 자신들이 2류가 되기를 바랄 것이다. 퀸이 "We will Rock you!”처럼 관객을 흔들어 대는 것이 곧 반주가 되고 음악이 된다. 퀸의 곡이 좋은 곡이 많은 이유는 아마 그들은 많은 충돌과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머큐리는 본래 이민자이고, 가난한 노동계급이었다. 그 속에서 음악을 하고 싶은 열정이 있었고,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사랑하는 여자하고 헤어졌다. 동성애와 마약, 알콜과 담배의 수렁에 빠진 프레디는 결국 에이즈란 최악의 질병에 걸린다. 결국 모든 것을 잃었다는 그 순간에 그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오직 내가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것을 관객에게 던지고 싶다는 일념 아래서 말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동료들에게 말한다. 그가 솔로음반을 준비할 때, 다른 스텝들은 오직 내 말에만 따르지 그 이상은 없었다. 자신들의 의견은 없었고, 오직 기계적인 반응으로 작업만 진행할 뿐이란 점을 말이다. 서로 다투고 갈등을 빚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이란 다 자기만의 가치관과 삶이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그런 삶의 충돌로 서로에게 빠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던 곡이 1년이 지나든, 10년 지나든 심지어 30~40년이 지나도 좋아하는 곡이고,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도 그 곡을 좋아하게 된다.

 

영화 제목처럼 <보헤미안 랩소디>이란 곡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온 곡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세상을 떠날 때, 나는 아직까지 어린아이였다. 그래도 나는 퀸을 알고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안다. 음악이란 그런 것 같다. 수 십 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고 알아주는 그 감동을 말이다. 그리고 그 감동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들이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갔다는 것을 안다는 자체만으로도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18-11-20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탓인지 요즘 10대들한테 퀸의 노래가 상당히 인기가 만다고 하더군요^^

만화애니비평 2018-11-21 11:03   좋아요 0 | URL
락이란 그런 강렬한 느낌이 젊은 친구의 하트를 잡는 게 아닐까합니다.
저도 고교시절에 그랬거든요

뒷북소녀 2018-11-20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꼭 봐야 할 것 같네요^^

만화애니비평 2018-11-21 11:03   좋아요 0 | URL
재미있습니다. 신나는 영상과 음악~

겨울호랑이 2018-11-20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91년도 머큐리가 죽었을 때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네요...

만화애니비평 2018-11-21 11:04   좋아요 1 | URL
에이즈로 판단 이후 그 시기까지 살았다면 제법 머큐리도 많이 견뎌낸 겁니다. 그떄는 머큐리의 죽음이 충격이면, 지금은 머큐리를 모르던 이들이 그 음악을 들어 충격이겠죠

2018-11-21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1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