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살을 시도했던 자신과 주변의 모든 모습을 이렇게 상세히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연구했고, 자신의 흔적을 찾아 다녔고 많은 이들로부터 증언받았다.

​그속에 내 모습이 보인다면, 분명 나를 이해하고 나 스스로를 돕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면의 방 - 우울의 심연에서 쓰다
메리 크리건 지음, 김승욱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면의 방>- 치유에세이 심리학

에필로그시작하며 바로 밑줄을 긋기 시작한다. 그녀가 되돌리고 싶어했던 순간들이다. 현실을 부정한 탓에 미처 치료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일들을 경험으로 알려준다.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자신 역시 도와 줄 사람을 애타게 기다렸다고 고백한다.

심리상담자가 내담자를 통해 들은 고통들이 아니라 직접 겪어낸 일들이기에 그 아픔을 마주하고 헤쳐나온 저자로부터 많은 분들이 도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이 책은 자살에 대해 아주 직접적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자신과 주변의 모든 모습을 이렇게 상세히 기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연구했고, 자신의 흔적을 찾아 다녔고 많은 이들로부터 증언받았다.

그속에 내 모습이 보인다면, 분명 나를 이해하고 나 스스로를 돕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 나는 가족사의 미묘한 감정을 얘기하며 이것이 나의 감정의 밑바닥이라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얘기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 감정에 솔직해져 본 것은 참 다행한 일이었다. 그 글로 인해 자신의 아픈 이야기를 나와 나누어 주시는 감사한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받은 치유는 이책이 주는 치유와 비슷하다.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다만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되는 기회를 얻었음을 말하고 싶다.

아픔의 종류가 무엇이건 사람은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내 안의 우물이 그렇게 어둡고 깊게 느껴지더니 이 책을 대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우물이 참 얕다는 생각으로 차라리 행복에 가까움을 느끼며 모든 것이 뒤짚이고 있다.

감정의 고통에 레벨이 있다면 자식을 잃은 아픔이 단연코 최고의 고통이라고 알고 있다. 세월호 희생자들 유가족의 아픔이 그렇고, 많은 이유로 자식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들은 가슴에 고통을 묻고 산다.

저자 역시 출산후 2주만에 심장질환으로 아이를 잃고서 자신의 임신과정의 어떤 실수가 원인일거라는 자책으로 우울증이 깊어가고 자살충동에 휩싸이고 급기야 자신도 모르게 실행한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사진 두 장

출산을 앞둔 베이비샤워 파티에서 베냇가운을 들고 태어날 아이를 축복하며 친구들과 행복해 보이는 사진 한 장과 13년 뒤 이혼과 재혼을 거쳐 생후 9개월의 아이와 찍은 사진. 그 시간 사이에 있었던 많은 아픔을 보며 함께 했다.

책은 아이를 잃은 슬픔만을 마주하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는 태양 같았고, 태양을 잃은 우주는 주변 사람들과 일상을 정상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모든 것의 궤도가 빗나가고 있다.

그녀가 아이를 낳으려고 병원을 간 날과 자살시도로 폐쇄병동에 입원하기 위해 간 날 사이의 100여일은 살아 있으나 죽은 것 같은 상태였다.

일반적이지 않게 그녀의 목에 선명하게 남은 상처에 대해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이제껏의 모든 고통들은 한꺼번에 되살아 난다. 그리고 이 책의 원 제목이 '흉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303 그러나 내 흉터는 내 정체성의 흔적이 이니다. 나는 그런 행동으로 나를 몰아간 정신 상태와 나를 동일시할 수 없다. 이 흉터는 나를 규정하는 두 가지 정신적 상처를 상징한다. 아이를 잃은 것과 나 자신을 잃은 것. 이 흉터는 내 과거의 토대가 된 병의 흔적이다...

숨기고 싶은 자신의 깊은 아픔을 드러낸다는 것이 보통의 각오로는 힘든 일이고, 아픔은 아픔을 낳아 더 숨기고 싶은 덧난 상처가 되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세상 밖으로 꺼내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저자에게 감사하다.

정신병과 자살이라는 상황에 놓이게 된 사람들이 결국 수치심에 놓이고 낙인이 찍히는 것을 저자는 원치 않는다. 우울증을 앓으며 최악의 순간들을 경험해본 내부자의 관점. 그것이 우리에게 약이 되고 있다.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은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 인생 최악의 시기를 굳이 되돌아본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돕고자 한다.

자살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해도 우리는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만날 때가 있다. 그때 "도와 주세요" 할 수 있는 용기를 책을 통해 마주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6
이시형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심히 읽고 끝 페이지를 본 나를 자축하기도 하고, 영화였다면 박수로 클로징 하지 않았을까~~ 하고 여운을 전하고 싶다.


SF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여러 이유들을 역시나 포함하고 있는 그래비티 16번째, 장르소설로 앞선 단편보다 몰입도와 완성도에 손뼉 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6
이시형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것은 갑자기 생겨났다.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허를 찌르듯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선뜻 이것의 존재를 인장하기 어려웠다...

파멸로부터의 생존자들 - 이시형 SF 장편소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오로라처럼 아름다운 이것. 새로 생겨난 어떤 것을 길게 설명하면서 시작되는 소설은~~~

스무 고개처럼 아주 관념적이었다.

저자도 말했지만, 이 소설은 인간 본성에 대해 은유적이고 풍자적이다. 소설 속 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의 많은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소통과 단절을 보여 주었다.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 다 알지만 개인과 집단의 이익 추구로 풀 수 없게 된 실타래를 풀고 싶어 한다.

공동체 속에서 살면서 상처받고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 불신과 절망 이후의 소통이 주는 연대. 무엇이 인간적이고 무엇이 인간성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지 생각한다.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지금 닥친 상황에 대한 지루한 탁상공론을 지나 중반 이후 저자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시작하면서 이 소설은 내게서 커지기 시작했다.

열심히 읽고 끝 페이지를 본 나를 자축하기도 하고, 영화였다면 박수로 클로징 하지 않았을까~~ 하고 여운을 전하고 싶다.

SF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여러 이유들을 역시나 포함하고 있는 그래비티 16번째, 장르소설로 앞선 단편보다 몰입도와 완성도에 손뼉 친다.

 

인간의 이기심, 욕망, 편가르기, 담합, 안전욕구 등은 공동의 적이 생긴 이후에 함께 살기 위한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잠잠해졌으나 그것은 언젠가 다시 나타날 잠재적 위험이었다.

공동의 적은 적을 동지로 만들었다.

소설 속에서는 엄청난 도마뱀 무리와 베일에 싸인 정체와 싸워야 했지만, 현실에선 그 대상이 지금 같은 바이러스 질병이나, 환경파괴의 결과들, 남북문제들이 될 수 있다.

동시성을 가진 네트워크 환경이 소설 속 도매뱀 무리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이 모든 것이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인 만큼 긴박한 현실감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이지만 나는 소설 <페스트>를 대하듯 인간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소설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기적 유전자>나 <종의 기원>, <만들어진 신>, <코스모스>, <걸리버 여행기>등의 저서들이 떠오르며 인간으로서의 한계와 갈등에 맞서는 인간 본성에 대해 빠져들기도 했다.

시간에 쫓겨 여러 번 책을 펴고 덮으며 읽었지만 그때마다 생생했고 바로 몰입이 되는 만큼 글로만 표현했어도 전해지는 바가 많았다.

전투신에 대해 배경지식이 적어 현장 묘사들이 어색하게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잘 읽히고 훌륭히 상상되며 마지막 장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고조되는 긴장감에 400페이지 소설을 이틀에 나누어 읽었다.

장 ㆍ벽ㆍ이ㆍ생ㆍ기ㆍ고

인류를 갈등의 파멸로 치닫게 했던

장벽 이후 드러난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어느 날 생겨난 높은 오로라 같은 장벽에 의해 대한민국은 가로 3.8선보다 높은 세로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남북의 단절을 넘어 길게 동서로 나뉘게 된 이 높고 아름다운 장벽으로 교류가 끊기고 물자 수송이 끊기고 그러자 사람들은 서로를 적이라는 이름하에 두고 이기적인 집단이 되어간다.

무서운 순간들이었다. 같은 나라라고 볼 수도 없게 다른 생각으로 서로를 향해 총알을 퍼붓기도 하며 주고 죽이기를 반복하며 서로를 인간으로 보지 않는 시간이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했듯이 인간은 절박하게 살고자 했지만 모두 전쟁터다.

또 ㆍ다ㆍ른 ㆍ적

그 장벽이 가져온 문제가 전부일 거라는 생각을 뒤엎으며 생겨난 공공의 적, 장벽이 까맣게 변해가고 그 안에서 그놈들이 기어 나왔다. 하나, 둘에서 시작해서 이제 모든 곳을 덮었다.

그래도 아름다움다웠던 장벽은 인간의 실수로 검게 변하며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더 큰 위기 속에서 서로를 적으로 대하던 사람들은 다시 살기 위해 합동작전으로 점점 거대해지는 도마뱀 무리와 대응해야 했다.

반전과 의심이 거듭되면서 도마뱀 무리와의 싸움은 허상에 불과할 뿐이고, 인간이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나 자신으로 돌아온다.

그것은 갑자기 생겨났다.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에 허를 찌르듯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눈앞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은 선뜻 이것의 존재를 인장하기 어려웠다...

소설의 도입이 가리키는 이것?

아무리 인간이... 노력해도 ...

인간의 결말은 똑같아...

이젠 마치 인간이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군...

p330

인간의 갈등과 변화를 보여주는 풍자들은 나 스스로와 우리를 생각하게 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등지고 한 치의 기준에 따라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된다. 이것이 참 단순하지 않은 어려운 문제라는 것에 동의했고 희생 없이 거저 얻어지는 소통도 아니라는 것으로 영원히 인간의 숙제로 남는다.

"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답답하네요. 늘 느끼는 거지만 다른 것보다 인간끼리의 갈등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파충류들과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대처하면 되지만 인간은 여러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고 그에 따라 다르게 움직이니 쉬운 게 없는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프 미스터리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5
정명섭 외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그래비티 북스에서 출간되는 SF 소설들을 나름 쫓아가며 읽고 있다. 스프(SF) 미스터리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기술을 소재로 한 SF와 사건의 숨겨진 이야기를 뒤쫓는 미스터리를 결합시킨 새로운 장르를 말한다.

4편의 소설 모두 적절했고 함께 구성됨으로써 커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4편의 소설 중에서 3편은 무너진 지구에서 인류가 선택한 4가지 버전의 갈림길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첫째, 고도로 발달된 기술의 수혜자와 소외자

둘째, 파괴된 지구에서 살 수 없어서 또 다른 살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찬가지로 화성을 파괴해야 건설 가능한 인류의 숙제

셋 째, 바이러스가 퍼지고 이대로 살 수 없다면 종의 변이를 통해 진화하게 되는 인간

넷 째, 넘치는 정보가 인간에게 득인지 실인지를 보게 했던 데이터 스릴

한국 작가들의 SF라서 소설 속에 있는 한국 지명들을 볼 때마다 자랑스러웠던 것 같다. 새로운 기술들을 보는 재미와 미래를 상상하는 재미, 그리고 공포물에서나 느끼던 스릴까지 챙길 수 있었던 시간으로 한국 SF를 더욱 응원해 본다.

헤븐

저자 정명섭, SF를 비롯해서 역사와 추리, 좀비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그들이 세상을 지배할 때>, <폐쇄 구역 서울>,<달이 부서진 밤>, <좀비 제너레이션>,<한성 프리메이슨>,<조선의 명탐정들>, <일상 감시구역>등

 

                              

'헤븐 Heaven 고속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낮은 안개가 낀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미래도시의 한 장면을 떠올리다 보면 상상이 된다. 상상이 된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실현 가능한 기술이 우리에게 있다는 얘기였고 기술로 인한 문제 제기 역시 필요한 시점을 보여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가 천국일까? 헤븐?

한국이지만 한국의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 대한민국보다 평균 3배나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일체 세금이 없고 북유럽 수준의 복지 혜택에 비싼 명품들을 면세로 구입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헤븐에서 쫓겨나고 싶어 하는 거 주민들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그러한 헤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살을 위장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헤븐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서 분리된 특권층의 땅이다. 상상 가능한 미래이기도 하다.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가진 타워들이 세워지고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은 돈과 명예를 누린다.

그 안에 추방자나 망명자가 있고 배후 세력들의 음모가 있다. 최첨단 사회로 모든 것이 전파와 연결된다는 것은 개인이 비밀을 가질 수 없는 환경이기도 했다.

"헤븐 스타일은 아니지."

"하긴 천국에서 살인 사건이 나면 안 되겠죠."

헤븐이라 불리는 곳으로 분리된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을 빗덴 소설로 이해하려 한다. 천국이 가지는 이미지로 사람들의 기대 이면의 실체를 알아간다. 이 시대의 천국은 어떤 곳을 말하는가?

"지상에 천국이 하나 있는 것도 나쁘진 않잖습니까?"

"껍데기만 천국이지, 사실은 가진 자들의 왕국이잖아"

 

화성의 폐허

저자 김이환, <양말 줍는 소년>, <절망의 구>, <디저트 월드>, <초인은 지금>등

 

 

화성은 광부의 예상보다 훨씬 기이한 곳이었다. 이렇게 시작하는 화성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의 결말이 무척 맘에 들었다. 인간이 지구를 쓸모없게 만들어 놓은 상태로 또다시 달이든 화성으로 가서 처음부터 우리 것이었다는 듯 자원을 착취하는 것은 소집단의 익익을 위함이지 인류를 위한 일도 아니다. 화성인이 있다면 물론 달가워하지 않을 일이다. 화성을 지키려 하는 문지기가 등장하고 인간을 막고자 하는 진화 로봇이 있어서 재밌게 봤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 연상되기도 하는 화성인의 문명이 있는 동굴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여러 번 화성으로 쏘아 올려진 우주선으로 얼마나 많은 인간이 화성의 자원을 탐내는가를 보여준다. 처음엔 금을 캐러 갔지만 금 외에도 필요한 광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인공지능 진화 기계를 보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며 자원들을 끌어오려 한다.

실체가 없는 화성인~ 화성인이 존재했었고 화성인도 화성을 파괴하고 자멸한 상태로 이해된다. 지구인이 화성을 찾으면서 바이러스와 오염을 건넨 것은 아닌가, 그렇게 멸망된 문명이 있던 화성의 유일한 존재인 문지기는 화성이 화성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인간도 화성인도 단지 화성을

파괴했을 뿐이니까요.

          화성에서 진정한 주인은 누가 인가?

액체는 이곳을 지키는 문지기이다. 그동안은 지키기만 했지만 지구인이 오면서 화성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고 이곳의 정보를 기록했다. 막다른 곳도 연장되고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광부의 경우처럼 지구인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영화의 장면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는 소설이라 재밌게 봤다. 화성의 문지기를 이해하고, 인간의 생각을 아는 인간의 산물인 로봇 하오란의 역할이 특히 좋았고, 마지막 장면도 여운이 남으며 좋았다.

불면의 밤은 끝나고

저자 장아미, 신화적인 색채를 띤 장편 소설 <오직 달님만이>,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수록 <비님이여 오시어>등

해수로 침식된 아스팔트 도로, 담장이며 가로등의 머리가 거꾸로 박혀 있던 표지판에는 '송도 5킬로'미터라고 적혀 있었다. 매립지에 세워진 도시에서 컨테이너에 의지해 살아가던 해인 앞에 바다로 뛰어든 작은 소녀가 나타난다. 이 소녀를 위해 홀로 고립되기를 원했던 해인은 움직이게 된다. 해이니 고립되고자 했던 이유와 이 소녀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가 궁금해지면서 소설을 이어간다.

각 지구 간의 교류가 제한된 곳에서 둘은 6지구로 가기 위해 나섰다. 사람들은 공동체를 만들고 벽을 높이 쌓아 공동체로의 접근과 이탈을 막았다.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공동체가 있고, 지구마다 퍼진 질병의 공포는 어디로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유지하던 공동체 역시 무너져 간다.

아마도 네 편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미래인 동시에 먼 미래로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바이러스가 인류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지금 읽다 보니 더 소름 끼치는 공포가 된 것 같다. 세상을 지배하던 지금의 이분법 남자와 여자가 종의 변이를 겪는 미래는 상상 이상이었다.

다시 소설의 첫 문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분명 의미가 담긴 문장임을 소설 말미에 알았다. 무언가가 바뀌었고 그것은 졌다는 의미로 흔드는 손수건처럼 느껴졌다.

풍향이 바뀌었다.

소나무 가지에 묶어둔

손수건이 나부꼈다.

                             

p143

결국은 어느 지구에도 속하지 못하고 버려졌겠죠. 인구는 손쓸 수 없을 만큼 줄고 있는 데다, 해안가에 지어진 도시들을 보존하기에는 비용이 감당 못할 수준이었으니까 방파제를 높이는데도 한계가 있었을 테고...

 

미래 뉴스

저자 남유하, <미래의 여자>,<푸른 머리카락>등

 

아직은 살아 있어?

어떻게 할 거야?

어떡하긴 죽여야지.

그래도...저렇게 어린애를...

우리 딱 하나만 생각하자. 우리 아들만~

 

                              

미래뉴스를 알 수 있다면 축복일까? 저주일까?

인간에게 축복의 결말을 미리 알려준다 해도 사소한 선택들로 인해 달라지는 미래를 살 것만 같다. 다소 예상 가능했던 스토리지만 범죄 스릴러 라기엔 미흡하고 쉽게 마무리 짓는 소설이 다른 의미를 가졌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소설의 시작과 내용이 그야말로 소설이라 시원하게 읽어갔다. SF와의 연결점은 미래뉴스를 들려주는 라디오 하나를 주었다는 것뿐이어서 조금 의아했지만 미래를 해킹한다는 관점으로 읽었다.

누군가는 분명 일반인보다 시간을 앞서는 결과지를 볼 수 있는 세상이라 생각한다. 주식의 등락도 세계정세도, 바이러스의 등장이 가져오는 변화도 먼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늘 있다. 정보가 인류를 위해 쓰이거나 소수의 약자를 위해 쓰일 리가 없는 씁쓸함이 남는다.

미래 정보가 개인과 소수의 집단의 이익을 불리는데 쓰이고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